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129)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129화
시몬은 왕가의 기술을 전수받는 것을 거절했다.
이유는 심플했다.
-당연히 조건이 따르겠죠?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겠지.
-키젠을 나가진 않을 겁니다.
시몬이 코트를 펄럭이며 등을 돌렸다.
-왕가의 기술을 전수해 주시겠다는 말씀은 가능 유무를 떠나서 제의만이라도 감사합니다. 하지만…….
시몬이 옅게 웃었다.
-제게는 다른 수단도 많아서요.
그렇게 말한 시몬이 키젠 학생들과 함께 물러나고, 하운드 키즈 크레이그는 보기 좋게 표정을 굳혔다.
-저놈, 군단장이라고 불손하게 구는 걸 언제까지 오냐오냐 넘어갈 겁니까. 왕자님.
크레이그가 따졌다.
-바보 아냐? 군단장 정도 되니까 불손하게 굴지.
아이비가 말했다. 크레이그가 살벌하게 아이비를 노려보았고, 아이비는 생글생글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묵묵히 생각에 잠겨 있던 왕자는 등을 돌렸다.
-훈련이나 계속하지.
* * *
시간이 흘렀다.
네프티스가 수정의 네크로맨서, 메도우를 이번 합숙 훈련의 책임자로 선정한 건 이유가 있었다.
과거 프리스트들과의 전쟁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경력도 높게 평가받았지만, 축제와 파티를 좋아하는 그는 보드빌 형제답게 ‘엔터테인먼트’에 강했다.
수업은 수업, 훈련은 훈련이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20명의 학생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각종 파티나 연회를 끊임없이 열었다.
낮에는 수영복을 입고 배 위에 설치된 온수풀에서 수영을 즐기게 했고, 저녁에는 선상 파티를 열거나 바비큐를 구웠다. 즉석으로 게임을 벌이고 경품을 걸기도 했다. 학생들이 웃고 즐기는 모습은 메모리얼 수정구로 촬영되었고, 각지의 암흑연합민들이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게 된다.
합숙 4일 차인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메도우는 합숙이라도 주말에는 쉬어줘야 한다며, 수업과 훈련 빈도를 크게 줄였다.
-휴식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룬 리그를 앞두고 바짝 긴장한 몸과 마음을 정돈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여러 키젠 학생들은 밖으로 나와서 배 위의 온수풀을 즐기며 간단한 음료를 즐겼다.
“으으음!”
수영장의 따뜻한 물에 다리를 담근 수영복 차림의 메이린이 기지개를 쭉 켰다. 그러다 아무 생각 없이 옆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며 제 몸을 감쌌다.
“까, 깜짝아! 갑자기 뭔데!”
“뭐긴 뭐야. 일하는 중이잖아.”
딕이 피곤한 눈으로 마력 촬영구를 끄적거리며 말했다.
놀랍게도 딕 헤이워드가 이 크리스탈호에 타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는 행사 책임자인 수정의 네크로맨서 메도우 측에 고용되었는데, 암흑연합 대표가 아니라 학생들을 지원하는 임무로 들어왔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로크섬에 있는 엔돌라스 보드빌의 소개를 받았다고.
선베드에 앉아 있던 시몬이 헛웃음을 흘렸다.
“……뭔가 숨기는 게 있을 거라곤 생각했는데 이런 식으로 들어올 줄은 몰랐네.”
“하하하! 이 정도야 내 인맥을 동원하면 쉽지! 내가 누구냐?”
온수풀에서 놀고 있던 카미바레즈도 헤헤 웃으며 다가왔다.
“결국 이렇게 넷이서 오게 되어 다행이에요!”
“그럼!”
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마력 촬영구를 들어 올렸다.
“야! 평민! 이쪽 찍지 마!”
메이린이 빽 소리 질렀다. 딕이 허허 웃었다.
“아니, 일하는 중인데 일하지 말라는 건 뭐야? 임무점수 0점 받으면 네가 책임질 거야?”
“내 알 바 아니거든!”
“무엇보다 너희를 대륙의 스타로 만들라는 게 메도우 님의 지시야. 지금 모든 신문 1면에 너희들 활약상이 들어가 있고, 월간 발행물도 만들고 있어. 촬영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건 암흑연합 대표인 너희들의 의무이기도 해.”
딕이 달칵하고 마력 촬영구 내부를 열어서 마력이 다한 메모리얼 수정구를 빼내고, 새로운 메모리얼 수정구를 집어넣었다.
“마침 저기 옆에도 인터뷰하고 있네.”
“?”
마력 촬영구 인터뷰 담당은 둘이었다.
실력 있는 네크로맨서이자 ‘종군기자’로 유명한 발리네타라는 남자였다. 발리네타는 헨릭 왕자를 촬영하고 있었다.
“왕자님! 낯선 환경에서 이렇게 백성들과 합숙 훈련을 하고 있는데 힘들지는 않으신지요?”
“물론이네.”
헨릭이 인자하게 웃으며 말했다.
“암흑연합을 대표해서 에프넬의 프리스트들과 자웅을 겨루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라네. 이곳은 현장이고, 신분은 중요하지 않지. 이 백성들을 이끌어 반드시 승리를 쟁취하겠네.”
“제 가슴이 다 뜨거워지는군요! 자, 그럼 송구하지만 꽤 민감한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20명 중에 누가 레귤러 멤버가 될 것 같은지 고견을 여쭈어도 될는지요!”
“레귤러에는 나를 비롯한 하운드 키즈 네 명은 확정적으로 들어갈 것 같군.”
그 말에 메이린을 비롯한 몇몇 키젠 학생들이 빠직하고 인상을 굳혔다.
“여기서 리더직을 맡고 있는 시몬 폴렌티아 군단장 또한 확실히 들어갈 테고, 헥토르 무어 군단장도 남들보단 확률은 높겠지. 남은 4자리를 두고 다른 이들이 경쟁하게 될 것이오만, 누가 되든 큰 관심은 없다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와 헨릭 왕자가 밝은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는 가운데, 발끈한 메이린이 딕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
“야! 평민! 그거 빨리 켜! 나한테 인터뷰든 뭐든 하라고!”
“엥?”
딕이 눈을 깜빡였다.
“이미 작동 중이었는데.”
샥!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메이린이 얼른 손을 내려서 등 뒤에 숨기더니, ‘아하하!’ 하고 웃었다.
“안녕하세요 기자님~ 아침부터 부지런하시네요. 오호호!”
발랄함과 친절함으로 정제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역시 메이린은 무대 경험이 많은 만큼, 대중 앞에서 강했다.
그녀는 딕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제 가슴에 손을 올리며 선수를 쳤다.
“저는 키젠 3학년이자 학생회의 부회장! 그리고 상아탑주를 목표로 하고 있는 메이린 빌렌느라고 해요!”
부회장이란 단어와 상아탑주란 단어를 발음할 때 힘이 빡 들어가 있었다.
“아, 옙! 반갑습니다. 메이린 부회장님!”
딕이 장난스럽게 툭 내뱉었다.
“수영복은 여기서 빌린 게 아니라 직접 가져오신 걸로 아는데요. 수영복이 상당히…….”
“누가 레귤러 멤버가 될 것 같은지 궁금하시다구요?”
메이린은 웃고 있었지만 목소리에서 살기가 흘러나왔다.
실제로 마력 촬영구를 들고 있는 딕의 등 뒤에 마법진이 펼쳐져 있고, 얼음의 송곳이 그의 뒤통수를 노리고 있었다. 딕이 다급히 말했다.
“바, 바로 그 점이 궁금합니다! 하하……!”
“룬 리그는 본래 키젠과 에프넬 간의 결투였어요.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개뼈다귀들이 껴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림도 없죠!”
그녀는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수영복 차림으로 지나가던 하운드 키즈, 크레이그와 아이비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저는 레귤러 10자리 전원! 키젠의 학생들로 채워질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의 지난 2년 반은 대륙의 그 어떤 네크로맨서들에게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 가치 있었으니까요!”
수영장에 들어가 있던 키젠 학생들이 기다렸다는 듯 휘파람을 불거나 환호했다. 헥토르마저도 당연한 이야기라는 듯 고개를 까닥거리고 있었다.
반면 하운드 키즈, 그중에서도 크레이그 슈텔츠헨의 표정은 점점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 * *
“키젠 녀석들이 그렇게 말했다고?”
선실 휴게실 앞.
크레이그 슈텔츠헨은 3대 네크로맨서 학교의 학생회장 세 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렇다니까.”
크레이그가 불타는 듯한 이글거리는 머리카락을 쓱 쓸어 넘겼다.
“3대 학교 같은 듣도 보도 못한 개뼉다구들은 절대 레귤러에 못 든다. 키젠으로만 10명을 채울 거다. 뭐 그렇게 말하던데? 아까 니들이 자리에 없었다고 그냥 흘려 넘기는 건 조금 아닌 것 같아서 이렇게 말해주는 거야.”
시에라의 학생회장은 격분한 표정으로 주먹을 벽에 내려쳤고, 모이란의 학생회장은 침음을 흘리며 눈을 감았다.
‘……그런 말이 아니었지 않나?’
알란드의 학생회장은 조금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사실 그는 바람을 쐬러 갑판에 나갔다가 그 이야기를 짧게나마 들은 뒤였다.
“내 생각엔 그거, 헨릭 왕자님이 먼저 도발을 시작하신거고 키젠의 부회장도 거기에 대응해서 말한-”
“그게 중요해?”
쾅!
여전히 분이 가시지 않은 시에라의 학생회장이 다시 한번 벽을 주먹으로 쳤다.
“키젠 놈들이 우릴 떨거지로 보는 건 사실이잖아!”
“그, 그건 그렇긴 한데…….”
3대 네크로맨서 학교의 학생들은 모두 지독한 자격지심과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알란드, 시에라, 모이란은 명문이지만 키젠과 비교했을 때는 그 격이 현저히 떨어진다. 오죽하면 이 세 학교는 키젠 입학시험에 떨어진 자들에게 ‘편입’이라는 기회를 주는 데 의의가 있을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실제로 3대 네크로맨서 학교 학생들은 1학년 생활을 가장 열심히 하고, 2학년 때 키젠 편입에 실패하면 남은 2년은 패배감에 짓눌려 세월아 네월아 시간을 보내다가 졸업하게 마련이었다.
그야말로 패배자의 낙인.
학생회장이 된 이 세 사람도 사실은 편입 시즌에 도전한 적이 있었으나, 결국 편입에 실패해서 학교에 남아 학생회장이 되었다. 학교의 톱이 됐지만 여전히 ‘패배자’라는 인식은 강하게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실제로 밖에 나가면 이들도 상당한 엘리트 학교 출신으로서 존중을 받지만 그런 사실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키젠 입학과 편입에 실패한 패배감이 졸업하는 순간까지도 가득 머리에 차 있었으니까.
“너희라면 이야기가 잘 통할 거라고 생각해.”
바로 그 사실을 아는 크레이그가 혀를 날름거리며 말했다.
“우리는 연합 쪽보다는 왕국 쪽에 더 가깝다는 공통점이 있잖아! 왕국에서 일하는 키젠 졸업생들을 봐. 나랏돈을 벌어먹으면서도 여전히 키젠에서의 생활을 그리워하고, 왕보다 죽음의 마녀의 눈치를 더 보게 되지. 그런 엘리트주의의 결과가 어땠지?”
크레이그가 두 팔을 벌렸다.
“결사라는 보잘것없는 놈들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둘리고만 있다고! 키젠 체제는 평화로운 시대였으면 모를까, 지금 같은 위기의 시대에는 무용지물이야! 이번 룬 리그도 그 의도가 수상해. 키젠과 에프넬의 대결이라는 뻔한 전통을 다시 부활시킨 것도 흔들리는 키젠 체제를 유지하기 위함일 거야. 약아빠진 놈들이니까.”
“……그런 정치적인 이야기는 관심 없다.”
시에라의 학생회장이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난 그저 우리 학교가 이토록 무시당하는 상황이 분하고 짜증 날 뿐이야.”
“그래, 그래. 움직일 동기가 어느 쪽이든 우리끼리 힘을 합쳐야 해.”
크레이그가 쓱 손을 내밀었다.
“한번 상상해 봐! 키젠이 어렵게 만든 판에 하운드 키즈 4명에 왕립 3대 학교 3명! 우리 7명이 레귤러 멤버가 된다면? 키젠에게 제대로 물먹이는 거야!”
이번엔 조용히 듣고 있던 모이란의 학생회장이 고개를 들었다.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하긴 한가? 키젠 놈들이 싫은 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그놈들 실력만큼은 확실하다.”
“합숙 기간 동안 모략을 짜서 하나둘 떨어뜨리자고.”
크레이그가 씩 웃었다.
“운이 따라주지 않은 비운의 사고 같은 것으로 말이야.”
그렇게 은밀한 이야기를 나눈 뒤 크레이그는 ‘왕자님이 부른다’며 등을 돌려 걸어갔다.
천천히 걸어가던 그가 3대 학교 학생회장들이 토론하는 모습을 돌아보며 픽 하고 비웃음을 흘린 뒤 이내 계단을 올랐다.
“쉽진 않을 거야.”
시에라의 학생회장이 말했다.
“일단 부상이나 컨디션 저하 같은 걸로 한 명 한 명 레귤러 자리를 포기하도록 만들면…….”
“실례합니다.”
드르륵!
마침 복도에 온갖 식재료를 실은 끌차를 밀며 한 남자가 걸어가고 있었다. 배에 근무하는 선원이겠거니 생각한 학생회장들이 옆으로 비켜섰다.
“아, 감사합니다.”
남자가 끌차를 끌고 좁은 복도를 지나가는데, 갑자기 시에라의 학생회장이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제츠! 너 제츠 시메라트 맞지?”
“음?”
제츠라고 불린 남자가 뒤를 돌아보았다.
복장은 요리사의 그것이었지만, 안에는 키젠 교복 셔츠가 보였다.
이내 제츠도 눈을 크게 떴다.
“어, 너 설마…….”
“하하하하! 역시 제츠 맞네! 이런 곳에서 보게 되다니!”
제츠 시메라트는 전 시에라 출신 편입생으로, 딕과 함께 메도우의 지원 업무로 넘어온 키젠 3학년이었다.
딕이 촬영 지원이라면, 제츠는 요리 지원이었다. 제츠가 머리를 긁적였다.
“……오랜만이다. 결국 네가 학생회장 됐나 보네? 축하해.”
“고맙다. 근데 제츠, 네가 왜 여기서 일하고 있냐?”
“아, 그게.”
제츠는 상황을 이야기했다.
중간고사가 끝난 후 키젠에서 점수 배점이 높은 임무를 찾고 있었는데, 마침 딕이 룬 리그 지원 임무를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제츠는 고민 끝에 승낙했다.
“아르바이트 같은 거야. 이것저것 잡일하면서 유사시에는 출동해서 도움을 주거나 선수들 보호하거나 하는 거. 나름 편하고 임무 배점도 높아서 좋아.”
바로 이 순간 시에라 학생회장의 가슴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그 감정은 놀랍게도.
“여기서 겨우 잡일이나 할 거면 왜 시에라에서 나간 거야? 제츠.”
우월감이었다.
방금 크레이그가 해준 이야기에 자극받아 악에 받친 감정이, 제츠를 보는 순간 이상한 형태로 터져 나왔다.
실제로 제츠는 1학년 내내 그보다 성적이 뛰어났고 자신을 누르고 키젠 편입에 성공했다. 그런 그가 지금 이런 꼴이라니!
“나를 봐! 시에라에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더니 대륙을 대표하는 20인 중 한 명이 됐잖아!”
시에라의 학생회장이 입꼬리를 쭉 찢었다.
“반면 너는 어떻지? 그냥 잡일 담당이지! 키젠을 졸업하겠다고 임무 점수 같은 거나 빌어먹는 신세인 거야! 한순간의 선택이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든다고!”
“…….”
제츠는 무표정한 얼굴로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왜 그렇게 망가졌냐? 너.”
와하하하!
시에라의 학생회장이 숨이 넘어갈 듯 웃었다.
“망가진 건 잡일이나 하는 너지 임마! 나는 연합대표 20인이라고!”
“진정해.”
다른 두 학생회장이 흥분한 그를 잡아당기며 말렸다. 제츠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오히려 안쓰러운 눈빛으로 시에라의 학생회장을 보다가 고개를 돌려 끌차를 끌고 갔다.
“키젠 1년 있었다고 태연한 척하는 건 다 똑같네! 너도 편입에 실패한 우릴 패배자라고 비웃었지?”
시에라의 학생회장이 제츠의 뒤통수에 대고 외쳤다.
“하지만 지금 현실을 봐!”
* * *
룬 리그 대표들은 신성연방으로 이동하는 길에 여러 수업과 훈련을 받았고, 종종 암흑연합에서 맡겨온 임무까지 수행하곤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배는 이제 암흑연합의 영해를 넘어 중립지대 측으로 넘어와 있었다.
“임무를 시작하겠습니다.”
훈련과 수업은 물론, 20인의 학생들은 평가를 기반으로 한 임무도 수행해야 했다.
“무작위로 호명된 3인이 1팀, 총 세 팀으로 나누어 바다로 출발하겠습니다. 호명하는 학생은 나와주시길 바랍니다!”
메도우가 입을 열었다.
“제나르, 쥴 빈체레, 하임스 사일록.”
마지막에 자신의 이름이 불렸다.
시에라의 학생회장이 굳은 얼굴로 앞으로 걸어 나왔다.
‘보여준다! 보여주겠어!’
그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시에라의 자존심을!’
“…….”
그리고 그런 그를 제츠가 멀찍이서 인상을 굳힌 채 지켜보고 있었다.
“헤이.”
그때 딕이 다가와 제츠의 어깨를 친근하게 툭 쳤다.
“무슨 일 있어?”
딕의 눈이 부담스럽게 반짝반짝 빛났다.
마치 무슨 일이 없으면 큰일 날 사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