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173)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173화(1173/1230)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173화
휘이이이이잉!
에이젤이 메이린, 엘리사를 이끌고 호수숲의 상공을 빠르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지금 바로 해야 할 일을 말해줄게!”
에이젤이 외쳤다.
“엘리사는 <2-B> 점령지로 가줘! 그 근방에 르바임이 우리 점령지를 점령하면서 돌아다니고 있을 거야! 네가 전담해서 막아줘!”
엘리사가 흠칫했다.
“르, 르바임이라면 4번 르바임 메델? 제가 이길 수 있을까요?”
“문제없어! 치유사제이기도 하고, 멀리서 화력을 퍼부으면 방어할 수단이 마땅치 않을 테니 엘리사가 적격이야.”
에이젤이 엘리사의 등을 가볍게 짚었다. 그녀의 등에 돌풍이 바람개비처럼 빙빙 휘몰아쳤다.
“그쪽으로 보낼 테니 잘 부탁해!”
“자, 잠깐만욧! 천천히……!”
에이젤이 그녀의 등을 밀자 ‘꺄아아아악!’ 하는 괴성과 함께 엘리사가 돌풍에 휘말려 날아갔다.
“흥, 하여간 호들갑은.”
메이린이 한심하다는 듯 중얼거리고는 에이젤을 바라보았다.
“저는 어떻게 할까요? 선배님.”
“메이린은 5번 디아나 쪽을 부탁해! 마침 카미바레즈가 디아나와 싸우고 있어!”
카미바레즈의 이름이 나오자 메이린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커졌다가 이내 진지하게 표정을 굳혔다.
에이젤이 두 손가락을 펼쳤다.
“카미바레즈가 디아나의 힘을 어느 정도 소모시켜 놨어. 여기에 네가 가면 2:1 구도가 될 테니까 다시 없을 기회야. 이번 둘째 날에 디아나와 테르곤은 꼭 잡고 가야 해!”
“맡겨주세요.”
에이젤이 메이린의 등에도 손을 얹았다. 돌풍이 바람개비 모양으로 빙빙 돌았다. 그녀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에이젤 선배님도 조심하세요!”
“으, 응! 고마워!”
화아아아악!
에이젤이 메이린의 등을 밀자, 그녀의 몸이 돌풍에 휘말려 날아갔다.
마치 하늘에 바람으로 이루어진 길을 만들고, 그 안으로 사람을 태워 보내는 느낌의 기술. 팀의 기동력을 담당하는 에이젤다운 흑마법이었다.
그렇게 메이린이 정신없이 하늘을 날아 이동하다 보니.
‘보인다!’
저 멀리서 카미바레즈와 디아나가 대치하는 광경이 보인다.
* * *
“하아, 하아.”
카미바레즈가 숨을 헐떡였다.
진이 빠진 얼굴에 눈은 반쯤 감겨 있었다. 상당히 지쳐 보이는 건 물론, 전형적인 빈혈 증상인 듯 혈색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디아나도 피곤해 보이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서 있기도 버거워하는 카미바레즈와는 달리 빛의 사슴에 올라탄 채 자세를 잡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까다롭게 나올 줄은 몰랐사옵니다. 10번 카미바레즈.”
그녀가 치유마법을 사용해 어깨의 상처를 치료하며 말을 이었다.
“첫째 날에도 무리했을 텐데, 연전을 거듭하면서도 제 발을 붙들어놓다니. 그 기개-”
부드럽게 이야기하던 디아나가 일순 얼굴을 팍 구겼다.
“상당히 불쾌하옵니다.”
“!”
마치 다른 사람처럼 분위기가 바뀌었다. 카미바레즈의 입술이 한 차례 떨렸다.
“네크로맨서들은 바퀴벌레와도 같사옵니다. 아무리 밟고 밟아도 계속 나타나고,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끝까지 늘어지지요. 마녀사냥 시대에 이들을 확실히 제거하지 못한 선조들이 원망스럽사옵니다.”
그녀가 손바닥을 펼치다가 주먹을 꾹 쥐었다.
“기사의 시대가 저물고 프리스트와 네크로맨서가 대립하는 구도가 되었을 때, 승패는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었사옵니다. 어둠은 빛에 걷히옵니다. 이단이 신앙에 짓밟히는 건 순리이옵니다. 왜 그렇게 흐름에 역행하려 발버둥 치시옵니까? 진심으로-”
그녀의 입가가 썩은 치즈처럼 쭉 찢어졌다.
“우릴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요?”
하아. 하아.
숨을 몰아쉰 카미바레즈가 힘주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 물론이에요.”
키이이이이이잉!
분노로 미간이 구겨진 디아나가 사슴뿔에 손을 얹었다. 사슴뿔에 신성이 급속도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제가 이번 합숙임무 내내 연습한 건, 배리어를 뚫고 네크로맨서의 몸을 일격에 소멸시키는 비기.”
작게 속삭이듯 말한 그녀가 입꼬리를 올렸다.
“룬 리그 개최자들이 머리를 썼는지, 배리어가 아니라 더미 기술로 즉사를 피하게 하는 원리로 바꾸었으나 상관없사옵니다. 강력한 힘으로 한 번에 확실히 죽이면 그만이죠.”
“……룬 리그는 살육전이 아니에요.”
“집에 돌아다니는 바퀴벌레는 밟아 죽여야 마땅하옵니다.”
디아나가 타고 있는 사슴뿔의 빛이 점점 더 커졌다.
“레테 성녀께서는 저를 용서하지 않으시겠지만, 언젠가 그분께서도 알아주실 날이 있겠지요.”
카미바레즈는 다리에 힘을 주려고 했지만, 부상이 깊어서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뿔의 빛이 최고조에 달하며 섬광이 뻗어 나가려는 순간.
<어스 필러(Earth Pillar)>
디아나와 빛의 사슴이 딛고 있는 지면이 솟구치며, 카미바레즈를 향해 있던 섬광의 각도가 틀어진 채 날아갔다.
갑작스럽게 방해를 받은 디아나가 인상을 쓰며 고개를 돌렸다.
휘오오오오!
바람에 휘감긴 채 서서히 내려오고 있는 하늘색 머리카락의 소녀가 보였다.
“또 보네. 멀레이니 가문.”
상아탑의 메이린 빌렌느.
그녀가 휘날리는 머리카락을 붙잡아 넘기며 훗 하고 웃었다.
“바퀴벌레니 뭐니 사람을 그런 식으로 부르는 꼴을 볼 때마다 웃겨. 너희들의 증오는 신앙인으로서의 종교적 신념도, 타국인으로서의 문화적 거부감도 아냐. 그저 선민의식. 우리는 우월하고 너희는 저질이니 없어지는 게 낫다. 그런 거지?”
어느새 하늘에는 메이린의 크고 작은 무수한 칠흑 마법진이 펼쳐져 있었다.
“지극히 저렴한 증오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녀가 검지를 아래로 내리긋는 것을 신호로, 하늘의 모든 마법진이 불을 뿜었다.
방금 강한 기술을 사용하며 힘이 빠진 디아나가 다급히 고삐를 잡아당기며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화아아아아아악!
내려오는 불의 재해가 더 빨랐다.
주위가 온통 화염으로 일그러졌다.
그사이 메이린이 카미바레즈가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카미바레즈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메이……!”
와락!
메이린이 달려와 카미바레즈를 힘껏 끌어안았다.
“다친 곳은 없어? 카미.”
목소리에 물기가 가득했다. 많이 걱정하고 놀란 것 같았다.
카미바레즈가 웃으며 메이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헤헤, 저는 괜찮아요.”
이내 진정한 두 사람이 몸을 일으켰다. 저 멀리 불길 속에서 고통스러워하는 디아나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메이린이 소매로 눈물을 쓱쓱 닦고는 주위를 훑어보았다.
‘주변의 지면이 전부 붉어.’
정보에 따르면 디아나가 가진 신수, 빛의 사슴은 녹지를 밟고 달릴 때 속도가 빨라진다.
그리고 디아나의 신수마법으로 강화된 빛의 사슴은 발이 닿는 곳에 풀이 자라나기에, 사실상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속도가 빨라진 상태를 끝없이 유지할 수 있었다.
바로 그것을 막기 위해, 카미바레즈가 자신의 칠흑이 섞인 피를 퍼뜨려 이 장소 전체를 붉게 물들인 것이다.
디아나가 이대로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면, 싸우고 있는 다른 동료들이 위험하다. 그렇게 판단했기에 이렇게까지 한 것이다.
‘대단해, 카미.’
파앗!
그때 뜨겁게 타오르는 불길 한복판에 신성이 퍼져 나가며 주위의 불길이 걷혔다.
머리에 불길이 옮겨붙었는지 머리카락이 반쯤 시커멓게 그을린 디아나가 서슬 퍼런 눈으로 메이린과 카미바레즈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의 아래에는 빛의 사슴이 쓰러져 있었다.
디아나의 상징이자, 가장 강력한 신수가 전투 불능이 된 것이다.
“벌레들아, 이걸로 이겼다고 생각해?”
이제는 모든 가식을 집어던진 디아나가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왜 벌써 싸움이 다 끝났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거야? 짜증 나게.”
그렇게 말한 그녀가 천천히 자세를 낮춰 쓰러진 빛의 사슴을 품에 안고 애정 어린 손길로 쓰다듬었다. 그렇게 귀중한 신수가 다쳤다면 어서 신성 아공간에 집어넣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어머니.”
그녀가 희끄무레하게 웃으며 말했다.
“거기서 꺼내 드릴게요.”
덥석!
디아나가 돌발 행동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그녀가 두 손으로 빛의 사슴의 뿔을 강하게 붙잡고, 다리로 강하게 목을 눌렀다. 그 상태로.
쫘아아아아아악!
힘주어 뿔을 뽑기 시작했다. 빛의 사슴이 괴성을 지르며 고통스러워했다. 지켜보는 메이린의 동공이 흔들렸고, 카미바레즈는 입을 틀어막았다.
털썩!
머리에 피를 흘리며 빛의 사슴이 쓰러졌다. 디아나는 헉헉 숨을 내뱉으며 방금 뽑은 뿔을 히히 웃으며 바라보았다. 뿔의 끝에는 피가 뚝뚝 떨어져 나오고 신경 같은 줄이 자라나 있었다.
“그거 알아? 빛의 사슴 같은 건 사실 진즉에 멸종했어.”
키이이잉!
디아나가 자신의 머리 위에 신성마법진을 펼쳤다.
“빛의 뿔이라고 부르는 ‘성물’이 있을 뿐이지. 이걸 머리에 끼운 사슴이 ‘빛의 사슴’이 되는 원리야. 어떻게 보면 나도 신수사제가 아니라 성물사제에 더 가깝다고나 할까?”
그녀가 방금 뽑은 뿔을 머리 위에 들어 올리고는.
뿌드드드득!
제 머리에 박아 넣었다. 머리가 피범벅이 되고, 방금 사슴에 있던 뿔이 그녀의 머리에 틀어박혀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아아- 어머니.”
우우우우웅!
그녀의 몸에서 신성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두 발이 허공으로 두둥실 떠올랐다.
“오랜만에 하나가 되옵니다.”
화아아아아악!
그녀의 발밑으로 꽃과 풀이 자라나 작은 화단으로 변했다.
빛의 사슴이 쓸 수 있는 발이 닿는 곳에 풀을 자라게 하는 바로 그 힘이었다. 디아나가 이내 손을 휘두르며 신수마법진을 연달아 펼쳤다.
<레스플란도르(Resplandor)>
<루스 데 푸레자(Luz de Pureza)>
<레시리엔시아(Resiliencia)>
인간이 아닌, 오로지 신성 적합도가 높은 신수에게만 적용되는 강력한 신수 축복 마법이 그녀의 몸을 휘감았다.
“뭘 그렇게 봐? 내가 바로 ‘선향의 주인’.”
자리에 내려온 그녀의 입가에 뒤틀린 미소가 걸렸다.
“인간의 신수화. 그게 바로 나 디아나 멀레이니의 진가야.”
키이이이이이이잉!
그녀의 머리 위에 달린 사슴뿔이 빛으로 번쩍였다. 마치 주위의 대기와 마나와 모든 신성한 것을 빨아들이는 안테나처럼 방대한 힘이 모여드는 듯하더니, 그 위로 초대형 마법진이 펼쳐졌다.
<디아나 오리지널 – 쿠에르노 사그라도(Cuerno Sagrado)>
쿠르르르르르르릉!
마법진에서 새하얀 신성 한 줄기가 공중으로 떠올랐다. 단번에 최대 높이까지 도달한 그것이 지상을 향해 여러 줄기로 갈라졌다.
콰릉!
한 줄기의 벼락이 마흔 갈래로 갈라져 동시에 지면을 타격하는 기술. 메이린과 카미바레즈가 다급히 몸을 던지며 방어마법진을 펼쳤다.
“……무슨 위력이!”
사실상 회피 불가능에 가까운 속도와, 다수의 지역을 무작위로 초토화하는 비기.
멀리서 보면 마치 사슴뿔이 지면에 박히는 듯한 광경이었다.
“아직이야!”
콰릉!
콰르르르릉!
갈래 벼락이 연달아 지면을 두들겼다. 주위에 폭연과 흙먼지가 가득 피어오르고, 메이린과 카미바레즈의 비명이 터져 나온다. 두 팔을 벌린 디아나가 와하학 웃어댄다.
“힘껏 발버둥 쳐봐! 벌레들아! 어디까지 피할 수 있을지-”
그 말을 채 잇기도 전에.
디아나의 코앞으로 커다란 빙하 하나가 날아왔다.
터어어어어엉!
간발의 차이로 방어마법진을 펼친 디아나가 뒤로 주르르륵 밀려났다. 깨진 얼음 파편이 그녀의 뺨과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며 상처를 냈다.
“머리에 재미있는 걸 썼네.”
휘오오오오오!
어느새 메이린이 공중으로 떠올라 있었다. 오색찬란한 오로라가 그녀의 몸을 휘감았다. 손에 잡힌 지팡이를 허공에 띄워놓고 빗자루처럼 엉덩이를 붙이고 앉은 그녀가 다리를 꼬았다.
다른 한손은 머리 위로 들어 올려 뭔가를 붙잡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오로라가 옷감처럼 그녀의 손안으로 들어와 챙이 높고 커다란 마녀 모자가 되었다.
<상아탑 고위 계승 – 엘리멘탈 마스터>
칠흑을 다루는 대마법사가 전장에 강림했다.
“과연 누가 이길지.”
메이린이 마녀 모자를 붙잡고 한쪽 눈을 가렸다. 엘리멘탈 마스터의 효과로 무수한 연산이 자동 실행되며 초대형 마법진이 꽃밭의 꽃처럼 피어났다.
“끝까지 해보자.”
“벌레 놈들이!”
지상과 하늘의 두 소녀가 동시에 적수를 향해 팔을 휘둘렀다.
<엘리멘탈 버스터>
<쿠에르노 사그라도>
두 광범위 화력 공세가 하늘에서 얽히고 폭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