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205)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05화(1205/1230)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05화
시몬과 레테의 행동력은 대단했다.
옷이 마르고 각자 칠흑과 신성이 회복되자, 두 사람은 바로 호수숲 밖으로 나갈 채비를 했다.
레테는 두 마리의 신수를 꺼내 이것저것 기술들을 조합해 보더니, 둥둥 떠오르는 신성 물방울을 만들어냈다.
두 사람은 신수 위에 올라타 호수숲의 천장으로 날아간 뒤, 물방울에 들어갈 준비를 했다.
‘이번 룬 리그는 평생 기억에 남겠네.’
시몬은 마지막으로 언더링의 호수숲의 경관을 눈에 담고는, 레테와 함께 물방울에 들어갔다.
이 물방울 덕분에 바닷물에 젖지 않고 무사히 수면 위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바다를 빠져나와 빙판 위에 발을 딛고 섰다.
‘밖이다.’
곳곳에 회색 눈송이가 내리고, 주위에는 온갖 폐허가 가득한 경관이 펼쳐져 있다.
주위는 적막이 흐를 만큼 조용했다.
“춥네요.”
두 뺨이 뽀얗게 변한 레테가 두 손을 모아 입김을 호호 불었다. 시몬은 익숙한 동작으로 겉옷을 벗어서 그녀의 어깨에 둘러주었다.
놀랐는지 레테의 어깨가 한 차례 작게 떨렸다. 이내 시몬의 재킷을 붙잡고는 눈웃음을 흘렸다.
“자연스러운 걸 보니 다른 여자들한테도 많이 해줬나 봄다? 메이린 씨나 카미 씨?”
“……눈이 무서워, 레테.”
그녀는 더 쏘아붙이려다 입을 다물고 시몬을 바라보았다. 이번엔 겉옷을 내어준 시몬이 역으로 추워 보였다.
레테는 손바닥을 펼치고 마법진을 만들었다.
“당신은 물리력을 담는 게 아니면 신성에 면역을 가지고 있으니 부담 없이 할게요.”
<웜스(Warmth)>
그녀가 축복 하나를 시몬에게 걸어주었다. 입김을 흘리며 추워하던 시몬이 금방 변화를 깨닫고는 ‘오’ 하고 탄성을 흘렸다.
“따뜻해졌어! 신기하다.”
“제가 괜히 성녀겠슴까.”
레테가 잘난 척 콧대를 세우며 자신에게도 같은 축복을 걸었다. 한결 따뜻해진 두 사람이 마주 보며 쿡쿡 웃었다.
“그럼 이제 따뜻해졌으니까 그 옷 돌려주…….”
“가죠.”
레테가 어림없다는 듯 어깨에 걸친 시몬의 옷을 두 팔로 꼭 붙잡은 채 걸었다. 시몬이 옅게 웃음 지으며 뒤를 따랐다.
그렇게 둘은 흔들리는 바다 위 빙판을 조심조심 걸었다. 그런데 몇 걸음 걷다 보니 목이 턱턱 막히고 매캐했다.
“우리가 살던 대륙과 대기가 다른 걸까?”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잠깐만요.”
레테는 마법진을 펼치고 다시 한번 끄적끄적 룬어와 마나 회로를 즉석으로 조합하더니, 새로운 축복을 자신과 시몬에게 걸어주었다.
시몬은 몇 번 숨을 쉬다가 환호했다.
“숨 쉬기 훨씬 편해졌어! 고마워 레테!”
“다음번부턴 돈 받을 거예요. 50실버씩.”
“……너무하네. 코코 메시아가 가졌던 바훔 복음이랑 성물도 전해줬잖아.”
“대신 당신도 에이션트 언데드 시체를 가져갔죠.”
두 사람은 이런저런 농담과 잡담을 나누며 걸음을 옮겼다. 축복의 도움을 받기도 했고, 점점 몸이 이 세계에 적응하는 것 같았다.
몸이 편해지니 주위를 둘러보고 탐색할 여유도 가질 수 있었다.
이곳은 어떤 세상의 겨울 바다 같았다. 다만 빙판 위 곳곳에 폐허가 된 건축물이나 사원 따위가 세워진 모습은 이질적이었고, 지붕에는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다.
“원래 이곳에 번성했던 문명이 물에 잠기고 추위가 찾아와 멸망했다…… 뭐 그런 스토리는 아닌 것 같슴다.”
레테가 덩그러니 버려진 기둥을 손바닥으로 짚으며 말을 이었다.
“각 건물마다 건축양식이 전부 달라요. 재질도 열대림이나 침엽수림, 전혀 다른 곳에서 자라는 나무로 만든 것들이 섞여 있고요.”
“강제로 이 세계로 옮겨진 우리처럼, 다양한 세계에서 이쪽 세계로 넘어온 게 아닐까?”
무수한 문명의 잔해가 뒤섞인 쓰레기 바다.
신비하면서도 음침한 분위기가 흘렀다.
그렇게 새로운 단서를 찾기 위해 주위를 열심히 돌아다니던 레테가, 뭔가를 발견하고는 그쪽으로 달려갔다.
“레테?”
시몬도 얼른 뒤를 따랐다.
그녀가 도착한 것은 어딘가 익숙한 건축양식의 건물 안이었다.
“이건……!”
오래된 성당의 모습. 틀림없는 신성연방의 성당이었다.
그 중앙에는 바닥에 떨어져 박살 난 채 방치된 데바 여신상이 보인다. 그 모습을 본 레테가 눈을 지그시 감았다.
“1분만 주시겠슴까.”
“응. 천천히 해.”
레테가 박살 난 여신상 앞에 다소곳이 무릎을 꿇은 뒤 눈을 감고 두 손을 부드럽게 모아 기도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레테는 기도할 때만큼은 분위기가 달랐다. 기도하는 그녀의 모습은 진정한 성녀다웠다.
이내 기도를 마친 그녀가 방치된 여신상을 백마법으로 서서히 가루로 만들어 사라지게끔 했다.
“아무래도 우리가 제대로 온 것 같아요.”
레테가 두 손을 무릎 위에 얹은 채 시몬을 돌아보았다.
“도시 일부가 아무런 전조도 없이 사라지는 이상현상 ‘배니쉬’. 아마 이 배니쉬 현상을 주도하는 결사의 구원자가 이 세계에 있을 검다.”
“그리고 우리의 목숨을 노리고 있겠지.”
킬로바니안, 아락무라드, 라우라.
지금까지 시몬이 상대한 결사의 구원자는 하나같이 강력했다. 특히 유령궁에서 만난 라우라는 유령궁 내부에서는 거의 무적에 가까운 힘을 휘둘렀다. 당시 군단장인 유령왕녀 테네리페마저, 유령궁에 들어온 라우라는 자신이라도 막을 수 없다고 단언할 정도였다.
아마 이번에 상대할 구원자도 마찬가지, 이 세계라면 시몬과 레테를 압도할 자신이 있기에 두 사람을 전이시켰을 것이다.
‘물론 우리 둘이서만 싸우진 않겠지만.’
시몬이 등 뒤에 둘러맨 기기에 한 차례 시선을 준 뒤 그녀를 보았다.
“계속 가보자, 레테.”
“네. 그러죠.”
하늘은 온통 뿌옇고, 눈과 함께 잿더미가 불어온다. 어디가 육지로 가는 방향인지는 명확히 알 수 없었지만 부지런히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거의 두 시간 정도 바다 위 빙판을 돌아다녔다.
“배니쉬로 이 세계에 넘어온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
시몬이 얼음을 징검다리처럼 통통 튀어가 폐허가 된 건물이 있는 큰 빙판 위로 올라서며 말했다.
“혹시 살아 있다면…….”
덥석!
레테가 갑자기 손바닥으로 시몬의 입을 가리더니, 자신 쪽으로 확 끌어당겼다. 그녀의 머릿결에서 나는 향기로운 냄새가 콧가로 훅 다가왔다.
‘레, 레테?’
쉿.
레테가 반대쪽 손으로 검지를 입술에 올려 보인 뒤, 턱짓으로 폐허가 된 건물 너머를 가리켰다. 시몬의 시선이 천천히 그쪽으로 움직였다.
‘!’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이리로 오고 있었다.
대륙에서는 본 적 없는 배를 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옷은 새까만 잠수복 같은 것을 입었으며, 얼굴 전체를 덮는 두꺼운 가스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후욱- 크훕-
그들의 입에서 특이한 숨소리가 울려 퍼진다.
시몬과 레테는 벽에 착 붙은 채 그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한두 명이 아니야.’
당장 보이는 것만 해도 여섯 명 정도가 보트에 타 있었고, 그런 보트가 주위에 수십 척이나 있었다.
그들은 뭔가를 조사하는 듯 바다에 조명을 비추고, 손에 든 갈퀴 같은 것으로 주위를 휘휘 휘젓고 있었다. 무기로 잔뜩 무장한 걸 보니 결코 평화로운 분위기로 이곳을 조사하는 건 아닌 모양이었다.
‘구원자의 수하들인가.’
배니쉬를 일으킨 게 정말로 구원자의 소행이라면, 그 구원자는 시몬과 레테가 이 세계에 온 걸 알고 있다. 구원자가 두 사람을 찾기 위해 사람을 보냈다고 생각하면 아귀가 맞아떨어진다.
‘시몬.’
옆에서 시몬의 팔을 휙휙 끌어당겨 주위를 끈 레테가 입을 뻐금거리며 말했다.
‘일단-’
그때 시몬이 레테의 정수리에 손바닥을 얹고 자세를 낮추게 했다. 갑자기 고개를 푹 숙이게 된 레테가 심술난 표정으로 시몬을 올려보았지만, 마침 그들이 있던 창밖으로 조명이 반짝이며 건물 안을 훑었다.
두 사람은 벽에 착 붙은 채 숨도 쉬지 않고 기다렸다. 이내 조명이 폐허 건물을 한 차례 훑어보더니 다른 곳을 비추었다.
레테가 시몬에게 수신호로 물었다.
‘싸울까요?’
시몬은 두 검지로 X자를 만들며 반대 의사를 보였다.
‘안 돼.’
당장 저들과 싸워봐야 득이 될 게 없다. 붙잡아서 심문을 시도한다고 해도, 결사의 특성상 정보를 유출하는 즉시 금제로 머리가 터져 죽어버릴 게 뻔하기 때문.
게다가 시몬과 레테는 아직 룬 리그의 피로가 풀리지 않았다. 저런 자들이 얼마나 더 있을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여기는 바다 위고 발판이 불안정해서 큰 전투를 벌이기엔 적절하지 못하다.
싸워서 얻을 이득은 적고, 잃을 리스크는 크다.
의견을 조율한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인 뒤 살금살금 그들을 피해 빠져나갔다.
첨벙!
첨벙!
잠수복 차림의 사람들은 급기야 직접 바다에 들어가 수색을 시작했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전이된 ‘언더링의 호수숲’을 찾으려는 움직임이었다.
대략적으로 어느 위치에 전이됐는지도 알고 있는 모양.
시몬과 레테는 호수숲에 남아 있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빠르게 빠져나갔다.
* * *
그렇게 시몬과 레테는 결사의 일원들이 탄 배가 왔던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전진했고, 마침내 제대로 된 육지에 발을 디뎠다.
물론 이쪽 세계는 육지도 온통 눈이었다. 계속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었고, 발이 푹푹 빠져서 걷기 쉽지 않았다.
‘아까 그 사람들을 만나서 차라리 다행이야.’
만약 아까 그 무장한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냥 멸망하거나 버려진 행성에 갇힌 게 아닐까 생각하고 절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이 행성 어딘가 사람이 사는 마을이나 도시가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희망을 가지고, 두 사람은 몇 시간이고 눈보라를 헤치며 걸었다.
“아, 저기!”
레테가 올망졸망한 눈을 반짝이며 앞을 가리켰다.
“불빛이 보였슴다!”
“진짜?”
“네, 확실해요.”
지금은 불빛이 보이지 않았지만, 레테가 헛것을 봤을 리는 없다.
시몬은 그녀가 가리킨 방향으로 발이 푹푹 빠지는 눈밭을 걸었다.
그러다.
철컥!
철컥!
눈 밑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한 무리의 사람들과 조우했다. 사냥꾼 같은 행색의 그들은 조잡한 작살총 같은 것으로 시몬과 레테를 겨냥한 채 고함을 질렀다.
-%$^(*&!
그들이 뭐라 이상한 발음으로 내뱉었다. 시몬이 레테를 보았다.
“바다에서 본 결사의 일원들과는 다른 것 같지?”
“네, 나쁜 사람들은 아닌 것 같아요.”
표정에는 두려움과 경계심이 가득했고, 딱 봐도 볼이 움푹 파인 게 영양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아 보였다.
시몬과 레테는 싸울 의지가 없다는 뜻으로 두 손을 가볍게 머리 위로 들어 보였다.
그러자 그들 중 꽤 젊어 보이는 남자가 작살총을 겨눈 채 성큼성큼 걸어왔다.
“키니-나! 빠끄-테사리!”
전혀 이해하지 못한 시몬과 레테가 서로를 보았다.
“무슨 말이지?”
“빡대가리라고 한 거 아니에요?”
남자가 표정을 구기며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더니 다시 내뱉었다.
“펙또르또 베게구기스시아!”
“?”
“&*@%@@? *&!”
“?”
뭔가 여러 언어를 내뱉고 있는데 말이 통하지 않았다. 남자의 참을성이 떨어지는 것 같자 시몬과 레테는 초조해하며 집중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너희들! 어디서 왔나!”
드디어 아는 말이 나왔다.
시몬과 레테가 먼 이국에서 동포라도 만난 사람들처럼 얼굴을 환하게 펴며 외쳤다.
“대륙어 할 줄 아시네요! 안녕하세요!”
“저희도 조난당했어요!”
두 사람이 앞다투어 말했지만 남자는 여전히 경계를 풀지 않고 외쳤다.
“가까이 오지 마! 손 계속 들어!”
반가움에 다가오려던 시몬과 레테가 다시 손을 번쩍 들었다. 하지만 표정은 이미 안도하듯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남자가 뒤쪽의 동료들에게 뭐라뭐라 보고하고는, 가까이 다가왔다.
“히에로미르의 부하들일지도 모르니 조사해 봐야겠다! 손 올린 채로 그대로 있어!”
‘누구의 부하라고?’
시몬이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때.
쿠쿠쿠쿵!
갑자기 등 뒤 쪽에서 눈이 솟구치며 이세계의 몬스터가 튀어나왔다.
거대한 괴물곰들이었다. 새하얀 털에, 눈은 뭔가에 홀린 듯 시뻘겋고 입가에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작살총을 든 남자들이 기겁하며 비명을 질렀다.
“니브락스다!”
“다들 도망쳐!”
퍼엉! 퍼엉!
새하얀 몬스터들이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은 도망치기 시작했다. 싸울 의지도 없이 혼비백산 도망치는 걸 보니 이 지역에서는 꽤 강한 개체들인 모양.
시몬이 뒤를 돌아보며 그 니브락스라는 몬스터가 자신에게 앞발을 휘두르는 걸 보았다.
물론 가만히 당해줄 생각은 없었다.
“개문.”
촤르르르륵!
촤르르륵!
시몬의 발밑에서 촉수칼날이 솟구쳐 그것을 베어 넘겼다. 레테가 빙빙 팔을 돌리며 웃었다.
“몸이나 한번 풀어볼까요.”
두 사람의 신형이 빠르게 쏘아져 나갔다. 저주와 축복이 이어지고, 이내 맨손으로 니브락스를 때려잡는 두 남녀의 모습에 사냥꾼들의 표정이 아연실색하게 변했다.
퍽!
쩍!
으적! 꽈득!
여섯 마리가 모두 처치되는 데 몇 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시몬이 스켈레톤을 꺼내 괴수들의 시체를 아공간으로 회수했고, 레테는 괴물곰의 머리를 박살 낸 주먹을 쓱쓱 손수건으로 문질러 닦은 뒤, 두 손을 모으고 해맑게 웃었다.
“참, 무슨 이야기를 하다 말았죠?”
후두둑!
사냥꾼들이 일제히 무기를 버리고 역으로 두 팔을 들어 올렸다.
* * *
“이, 이리로 오시죠! 두 분 나으리!”
시몬과 레테는 바로 귀빈 대접을 받으며 마을로 안내받았다.
이곳은 다양한 인종들의 사람이 뒤섞여 있는 작은 텐트촌이었다.
이색적인 옷차림인 시몬과 레테가 낯설었던 걸까, 텐트촌 여자들은 아이들의 눈을 가린 채 집으로 돌려보냈다. 텐트촌 중앙에는 특이하게 생긴 금속 난로에서 온기가 나오고 있었다. 이게 마을에 온기를 전달하고 있었다.
‘결사의 일원들이 타고 있던 보트에서 나오던 동력의 불꽃 색깔과 똑같네.’
아무래도 이 세계만의 자원이 있는 모양이다.
이내 두 사람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우유 같은 것을 받아 든 채 넓은 천막으로 안내받았다. 레테가 우유를 한 모금 마시더니 하아- 하고 행복한 듯 웃음을 흘렸다.
“살 것 같다~”
시몬도 씩 웃으며 옆자리에 앉아 남자를 바라보았다.
“묻고 싶은 게 산더미처럼 많지만, 일단 하나만 물어보겠습니다.”
“예, 예. 제가 답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요.”
“히에로미르가 누구죠?”
그 단어 자체도 불쾌한 듯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구겼다가, 시몬의 강함을 떠올렸는지 얼른 얼굴을 펴고는 말했다.
“이쪽으로 넘어온 지 얼마 안 된 분들 같군요. 우리가 있는 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자입니다.”
그가 잡동사니 중에서 한 액자를 꺼내 내밀었다.
한 남자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시몬과 레테가 즉시 몸을 일으켜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레테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시몬, 이 남자.”
“맞아.”
시몬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받은 비밀 임무 문서의 프로필에 있던 그 남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