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230)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30화(1230/1230)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30화
함대의 주포 사격을 단신으로 버텨낸 시그문드가 함성과 함께 히에로미르에게 달려들었다.
승리를 향한 굳건한 믿음.
정의감.
그리고 자신이 입고 있는 셀레스티얼 프로텍터가 있는 이상 두려울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하아아아아아아!]시그문드가 신성이 가득 실린 성검을 횡으로 휘둘렀다. 히에로미르가 어깨를 젖혀 피해냈고, 시그문드가 다시 반대쪽에서부터 성검을 휘두르려는데.
터업!
히에로미르가 순간적으로 접근해 팔을 붙잡더니 무릎으로 손목을 강하게 올려 쳤다.
‘?!’
거짓말처럼 성검을 놓쳐 버린 시그문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바, 방금 뭐에 당한 거지? 분명 꽉 잡고 있었는데!’
[아직 그 갑옷에 익숙하지 않나 보군.]히에로미르가 바닥에 공간의 구멍을 만들고, 떨어진 성검을 발로 차서 그쪽으로 밀어버렸다.
잠시 후 창밖에 열린 허공의 구멍에서 성검이 떨어져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크윽!]뒤로 몇 발짝 물러난 시그문드가 이내 두 주먹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맨손이라 어색하다가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성투 자세에 스스로 감탄하며 더더욱 자신감을 다졌다.
히에로미르 또한 두 팔을 세우는 격투 자세를 취했다. 두 사람이 탐색전을 벌이듯 거리를 둔 채 조금씩 원을 그리며 움직였다.
[하아압!]혈기 넘치는 시그문드가 먼저 기합을 내지르며 달려들었다. 맹렬하게 내뻗는 스트레이트가 이번에도 히에로미르의 손에 막혔지만.
‘몸의 감각을 일깨워!’
역으로 손목을 돌려 그의 손목을 잡아당긴 뒤, 팔꿈치로 머리를 가격했다.
꿍! 하는 소리와 함께 히에로미르가 뇌진탕이 일어난 것처럼 비틀거렸다.
‘나는 절대로 지지 않아!’
믿음으로 무장한 시그문드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온몸을 쏟아내듯 주먹을 퍼붓기 시작했다. 성투의 오의, 에프넬에서 배운 모든 가르침이 몸을 타고 퍼져 나간다.
퍼억! 퍽! 퍼버버버버벅!
연속기로 맹렬하게 히에로미르의 몸뚱이를 다져대던 시그문드가 허리를 거칠게 회전하며 돌려차기까지 복부에 꽂아 넣었다.
뒤로 밀려난 히에로미르가 벽에 쿵! 부딪히며 반탄력으로 크게 앞으로 튕겨져 나오고, 바로 그의 안면을 향해 시그문드의 주먹이 꽂힌다.
퍼어어어어어억!
강렬한 맞바람이 불어닥친다.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철벽의 히에로미르가 뒤로 무너져 내린다. 시그문드가 고양감에 휩싸여 있는 그때.
[즐거웠나.]뒤로 쓰러지는 줄 알았던 히에로미르가 경악스러운 허리힘으로 오뚝이처럼 우뚝 올라왔다. 주먹을 휘두른 채 자세를 고치지 못한 시그문드의 동작이 굳었고.
찌이이이이이잉!
시야가 한 차례 덜컹거리더니, 귀에서 윙윙거리는 잡음이 울려 퍼진다.
하늘이 노랗게 변했다. 코가 터질 듯이 시큰하고 눈물이 핑 돌았다.
‘어?’
펀치 한 방에 세상이 빙그르르 돌아가는 것 같다. 너무 큰 고통과 충격을 뇌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감각이 둥둥 부유한다.
투둑.
툭.
덜덜 떨리는 걸음으로 두 걸음 물러서던 시그문드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셀레스티얼 프로텍터의 파편들이 후두둑 바닥에 떨어졌다.
‘……왜?’
[기억을 잃은 자들은 신물이 나도록 상대해 봤지.]저벅 저벅.
무릎을 꿇은 시그문드의 옆으로 느긋하게 걸어가며 히에로미르가 말했다.
[그들은 몸에 남겨진 기억에 집착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래, 몸의 기억을 일깨우는 건 대단한 쾌락이지. 상대에게 제대로 타격이 먹히는지는 생각지도 않고 자신의 움직임에 심취하더군. 나 사실 잘 싸우는구나? 하고 말이야.]꾸욱.
시그문드가 바닥을 짚고 간신히 몸을 일으켜 두 주먹을 세웠다.
하지만 아까 한 방이 너무 강렬했다. 충격에 뇌가 마비된 것처럼 판단력이 흐려졌다. 다리에 힘이 잘 들어가질 않았다.
[아아, 시그문드. 너는 그래도 강했다. 그 갑옷을 입는다면…… 어디 보자.]기억을 더듬는 듯 히에로미르가 콧잔등을 구겼다.
[암흑연합의 쥴 빈체레보다 배는 더 강한 것 같군. 하지만 기억이 돌아오지 않은 점이 아쉽겠구나.] [아아아아아아!]그래도 아직 믿음과 신성은 남아 있다. 시그문드가 두 손에 다시 한번 신성을 최대치로 불어넣은 뒤 맹렬한 스트레이트를 날렸으나.
부웅!
어깨를 가볍게 틀고 몸의 각도를 살짝 낮추는 것으로 피한 히에로미르가 그의 옆구리에 펀치를 꽂아 넣었다.
시그문드가 억! 하고 신음을 흘렸지만 지지 않고 반대쪽 주먹을 휘둘렀다.
꽈득!
히에로미르는 반격의 펀치를 마찬가지로 어깨를 트는 것으로 피한 뒤 시그문드의 다리를 강하게 짓밟아 균형을 뒤틀리게 했다. 동시에 복부에 주먹을 연달아 세 방 먹였다.
[제이지이이이이!]부웅! 부웅! 부아아앙!
시그문드가 신성을 담다 못해 폭발할 만한 크기로 일으키며 주먹을 휘둘러 댔지만, 히에로미르는 요리조리 너무나 쉽게 공세를 피하며 그의 몸에 타격을 누적시켰다.
퍽! 소리가 날 때마다 파편이 떨어져 내리고, 갑옷이 깨져 나간다. 곳곳에 시그문드의 맨몸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너무 강하다!’
묵직하면서도 기민하다. 몸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어떤 동작을 취하는 게 유리한지, 근육의 움직임과 힘의 전달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
터업!
하지만 시그문드도 가만히 당하지는 않았다. 내질러지는 히에로미르의 팔을 역으로 강하게 붙잡은 것이다.
[더는!]고오오오오오오!
그의 오른 주먹에 휘감긴 신성이 방을 뒤덮을 정도로 커졌다.
[피하지 못해!]시그문드가 내지른 주먹이 마침내 히에로미르의 뺨을 일그러뜨리며 제대로 안면에 꽂혔다. 히에로미르의 고개가 옆으로 크게 돌아가는가 싶었으나.
[유감이로군.]주먹이 내지른 힘을, 그저 고개를 돌리는 힘으로 압도한 히에로미르가 고개를 쭈우욱 세워 시그문드의 얼굴 앞에 내밀었다.
[너는 날 죽일 수 없겠어.]쩌어어어어어어어엉!
히에로미르의 주먹이 시그문드가 입은 셀레스티얼 프로텍터의 복부 중앙에 제대로 틀어박혔다.
갑주가 완전히 산산조각 나며, 죄수복 차림의 시그문드가 날아가 벽에 우당탕탕 부딪히다 추욱 늘어졌다.
히에로미르는 어깨를 빙빙 돌린 뒤 등을 돌렸다.
[그래도 그럭저럭 기억에는 남을 강자였다.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거기서 지켜보도록 해주마.]그가 다시 걸어가 화로의 탑 기관실의 문을 덜컹! 소리와 함께 열어젖혔다.
[이 도시 최후의 순간을.]쿠구구구구구!
화로의 탑 중앙은 텅 비어 있는 구조였다.
그리고 그 중앙에는 마치 심장을 연상케 하는 금속 구조물이 떠 있었고, 벽과 연결된 열 개의 철근 파이프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 금속 구조물의 숭숭 뚫린 구멍에서 보라색 온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구조물 안에 들어 있는 건 이 행성에서 나는 퍼틸리움과 볼카리움을 섞어 만든 거대한 ‘코랄’ 덩어리였다.
[나는 나를 죽일 수 있는 것들에 관심이 많다. 시그문드.]그가 팔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금속 구조물에 연결된 열 개의 철근 파이프를 공간의 힘으로 하나하나 제거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곳의 사람들에게 저것이 생명의 불, 혹은 화로의 탑이라 불렸을 때 나는 코웃음 쳤다. 그래, 그들의 무지를 비웃는 의미에서 정정하지 않았지. 사실 이건 편리한 난로 따위가 아니다.]벌써 여섯 개째 철근 파이프가 사라졌다.
네 개의 파이프만 남자 금속 구조물이 덜렁거리며 흔들린다.
[이것은 일종의 태양 병기다. 코랄 스피어나 코랄 주포 따위는 결국 이 병기를 실험해 보기 위한 중간 과정일 뿐.]이제 심장 모양의 금속 구조물을 지탱하고 있는 건 단 두 개의 파이프.
히에로미르가 모니터의 장치를 직접 조작하는 것으로 냉각수 투입과 온도 조절 기능이 중지되고, 피쉭! 소리와 함께 코랄의 보랏빛이 점점 강해지기 시작했다.
[자, 이제 마무리…….]그때 벽을 향해 있던 히에로미르의 한쪽 귀가 쫑긋하고 움직였다.
쿠우우-!
벽 너머로 들리는 소음을 들은 그가 통신 장비를 작동시켰다.
[뭐지? 나는 주포 발포를 명령한 적이 없다.]-예? 저희는 주포를 쏜 적이 없는―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갑자기 탑의 벽면이 박살 나며 거대한 별이 들이닥쳤다.
탑 내부가 빛으로 새하얗게 변했다.
“찾았다!”
그리고 별똥별과 함께 나타난 채 히에로미르의 멱살을 붙잡은 레테가 살벌한 미소를 지었다.
“구원자 나부랭이!”
별이 그대로 히에로미르를 이끌고 탑의 반대편 벽을 박살 낸 뒤 계속 나아갔다. 순식간에 주위 경관이 쌩쌩 지나가며 화로의 탑과 멀어졌다.
쿠콰콰콰콰콰콰콰콰!
그대로 별똥별이 도시를 가로지르며 전진하다가 지면에 충돌하며 충격파를 일으키고, 지면에 닿은 뒤에도 히에로미르를 한참을 밀어내어 도로를 박살 내고 공장을 무너뜨리며 뻗어 나갔다.
쩌엉!
쩌엉!
쩌어어어엉!
별똥별과 하나가 된 레테가 별빛을 휘감은 주먹으로 히에로미르를 미친 듯이 강타하기 시작했다. 히에로미르가 커헉! 소리를 내며 피를 토했다.
[잠……!]“죽어. 이 새끼야.”
공중으로 떠오른 레테가 오른팔을 하늘로 뻗었다. 즉시 날아온 새 별 하나가 그녀의 손에 붙잡혔고, 그녀는 그대로 옆으로 물러나며 그 별을 얼굴에 박아 넣었다.
콰콰콰콰콰콰콰!
히에로미르의 얼굴이 갈려 나가며 도시 끝까지 갈 기세로 뻗어갔다. 일방적으로 당하던 히에로미르가 일순 불끈 주먹을 쥐더니 레테에게 휘둘렀다.
레테가 뒤로 물러나 피하는 것으로 마침내 공세가 끝났다.
쿠구구구구구!
뿌연 흙먼지 속에서, 자리에 드러누운 히에로미르가 콜록거리며 흐흐흐 웃고 있었다.
[소문 그 이상이구나. 별의 성녀.]그가 입가를 닦으며 상체를 일으켰다.
[네가 서부의 구원자를 죽인-]채 말을 끝맺기도 전에 레테는 움직였다. 그녀의 발끝이 히에로미르의 뒤통수를 짓밟은 채 지면을 깊게 파고들어 갔다.
콰콰콰콰!
거대한 크레이터가 도시 한복판에 생겨났다.
“말 섞으려 들지 마.”
고오오!
그녀의 별 모양의 황금빛 눈동자가 번뜩였다.
후욱.
뒤통수를 짓밟힌 채 파르르 떨던 히에로미르가 갑자기 두 팔을 뒤로 휙 움직이더니 레테의 발목을 덥석 붙잡았다.
그대로 일어나며 몸을 회전시켜 레테를 반대편 건물을 향해 던져 버렸으나, 레테는 뒤쪽으로 신성을 뿜어내는 것으로 밀려나는 것을 버티고 자리에 착지했다.
[대륙의 위대한 성녀라더니 망나니가 따로 없군.]뿌드드득!
다시 어깨를 빙글 돌려 팔을 원래대로 되돌린 히에로미르가 목을 붙잡고 뿌득뿌득 소리를 냈다.
레테가 중지 손가락을 내밀며 희끄무레하게 웃었다.
“나긋나긋한 반응이라도 기대했냐? 이 씹새끼야.”
[하하!]히에로미르가 레테를 상대로는 웃음기를 싹 빼고는 통신 장비를 작동시켰다.
[제1주포부터 전탄 사격하라.]그러나.
이번에는 공중 전함에서부터 코랄 주포가 날아오지 않았다.
<레테 오리지널 – 유성우>
콰콰콰콰콰콰콰!
펼쳐진 밤하늘에서 무수한 별들이 다시 한번 전함들을 맹렬하게 공격하기 시작한 것. 배리어를 펼쳐 버티는 것만으로 벅찼다.
“그 빌어먹을 포격 지원은 없어.”
그녀가 상큼하게 웃으며 양손에 신성을 일으킨 채 걸어왔다.
“그냥 여기서 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