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232)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32화(1232/1267)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32화
시몬과 히에로미르가 이를 악물고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시몬이 거칠게 파멸의 대검을 휘둘렀고 히에로미르가 두 팔을 세워 그 칼날을 받아냈다. 두 남자의 충돌에 도로가 갈라지고 주변 건물의 유리창이 모조리 깨져 나갔다.
카가가가각!
치열한 힘겨루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히에로미르가 고개를 불쑥 내밀며 말했다.
[네 여자를 건드렸다고 화가 났나? 시몬 폴렌티아.]“…….”
[흐흐흐흐! 새삼스럽구나! 모든 건 네가 라우라를 죽여서 벌어진 일이다.]카가가가각!
히에로미르가 다리에 힘을 주고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몬의 몸이 뒤로 조금씩 밀려났다.
[구원자 라우라는 내 영혼의 안식처였지! 사령의 힘을 이용해 진정으로 나를 죽일 수 있는 존재였다! 아아! 나는 그녀에게 빠져들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를-]그때 시몬이 싸늘하게 식은 표정으로 검에 힘을 확 주었다. 갑자기 역전된 힘에 히에로미르가 흠칫하며 움직임이 굳었다.
“사견이네.”
칼날이 파르르 떨리며 히에로미르의 이마에 닿기 직전까지 왔다.
[뭐?]“그동안 이곳의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전부 지켜봐 왔어. 전쟁이든 뭐든 어떤 대의를 가지고 있어서 이런 짓을 벌이는 줄 알았다. 그런데.”
꾸우우욱!
시몬의 대검에 칠흑이 가득 흘러나오며 히에로미르의 이마에 칼끝이 닿기 시작했다.
“지금 나를 만나서 하는 소리가 고작 그거냐.”
[크크!]이마에 피 한 줄기가 흘러나오는 걸 본 히에로미르가 입꼬리를 올렸다.
[나는 구원의 주체이며 이 세계 전체를 합친 것보다 위대하다! 내 세계를 내 마음대로 하는 건 당연한 논리!]쿠웅!
히에로미르가 거칠게 발을 굴렀다. 일순 지면이 뒤흔들리며 시몬의 균형이 살짝 쏠렸고, 그 틈을 통해 옆으로 눕듯이 빠져나온 히에로미르가 허공을 열었다.
[너를 죽일 날만을 기다려 왔다! 군단장 시몬 폴렌티아!]후콰아아아아아악!
코랄 광선이 쏟아진다. 시몬은 성큼 발을 뻗어 그 공격을 가볍게 피하며 움직였다. 쏟아지는 포격 속에서 냉정함과 침착함을 관조할 수 있을 때 나올 수 있는 움직임.
저렇게 빠르기만 한 일직선 공격은 시몬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히에로미르가 입꼬리를 올렸다.
[결사 킬러라는 명성이 과장된 건 아닌가.]그가 시몬의 정면을 노리고 다시 한번 코랄 광선을 발사하기 위해 팔을 뻗는 순간.
쩌어어어어엉!
그의 몸에 큼지막한 검상이 일어나며 핏줄기가 뿜어져 나온다.
늘 태연했던 히에로미르의 표정이 굳어졌다.
‘빠르다.’
그의 앞에 있던 건물이나 바위 따위도 갈라지는 모습이 보였다.
‘아직 불완전한 단계지만 공간을 통째로 벤 건가.’
스릅.
그가 이마에서 내려오는 핏방울을 혓바닥으로 맛보며 통신 장비를 작동시켰다.
[제1주포부터 포격 개시.]즉시 하늘의 전함으로부터 포격을 지시했으나, 이번에도 포격이 이어지지 않았다.
그가 불쾌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휘오오오오오오오!
이번엔 함선이 뭉쳐 있는 곳에 붉은 회오리가 일어나 있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피의 섬유 같은 게 그 거대한 함선을 띠처럼 묶고 있었다.
섬유들이 함선을 회오리의 한복판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히에로미르의 이마에 핏줄이 마구 솟아올랐다.
‘……별의 성녀에 이어서 카미바레즈 우르슬라인가! 이놈들이 차례차례 귀찮게!’
“뭐 다른 건 더 없어?”
어느새 그의 옆으로 나타난 시몬이 따분한 표정으로 파멸의 대검을 내리그었다.
터어어엉!
히에로미르가 급히 오른팔을 들어 방어 자세를 취했으나 그의 대검이 그의 팔을 반쯤 가른 채 멈춰 섰다. 피가 퓨슈슉! 소리를 내며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없으면 여기서 너는 끝이야.”
대검을 회수한 시몬이 몸을 회전하며 그의 턱에 발차기를 꽂아 넣었다. 히에로미르의 몸이 한참을 날아가 근처의 건물 벽에 쿵 소리를 내며 흙먼지를 일으켰다.
[그야.]쿠구구구구!
히에로미르가 연기 속에서 뒷목을 주물럭거리며 나타났다.
[없을 리가 없지.]타아!
히에로미르가 달리기 시작했다. 시몬도 바로 무형의 망토를 휘날리며 뒤쫓았다.
남은 코랄 광선을 뿜어내 시몬을 견제한 히에로미르가, 공간을 열고 근처의 거대한 발전기를 통째로 공간에 집어넣었다.
이내 그가 눈을 감고 조율하듯 손끝을 움직이다가 이내 눈을 확 뜨며 팔을 뻗었다.
콰지지지지지지직!
시릴 정도로 파란 전격이 히에로 미르가 열어젖힌 공간에서 쏟아져 나왔다. 시몬이 즉각 지면을 딛고 날아올랐다.
[하하하하하하!]파지직!
지지지지지지지직!
사방에서 쏟아진 푸른 전격이 지면과 충돌하고, 튕겨져 나와 다시금 시몬을 노렸다.
시몬이 건물 벽을 딛고 뛰어올라 거리를 벌린 뒤 파멸의 대검을 휘둘렀다.
쩌어엉!
히에로미르의 어깨에 깊은 검상이 생기며 핏줄기가 튀었다. 그가 인상을 쓰며 전격을 날려댔지만 시몬의 움직임이 워낙 좋았기에 맞지 않았다.
[여기는 나의 왕국이다!]히에로미르는 달리면서 근처의 공장과 설비를 모조리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뒤이어 시몬의 머리 위에 공간이 열렸고, 삐져나온 전선으로부터 전기가 흘러나오고 강철 기둥이 창끝처럼 내려왔다. 뜨거운 용광로의 쇳물이 쏟아지기도 했다.
촤아아아아아!
용광로의 뜨거운 쇳물을 베어내며 돌진하는 시몬. 이에 맞서는 히에로미르가 이번엔 팔을 뒤쪽으로 향했다.
마치 거대한 창고처럼 보이는 화물차가 히에로미르를 깔아뭉갤 기세로 다가왔다. 히에로미르가 공간을 열어 그것을 받아들였고.
스으!
이어서 히에로미르가 바로 그 공간에 팔을 집어넣는 모습이 보인다. 시몬이 그의 앞으로 착지한 뒤 목을 노리고 파멸의 대검을 휘둘렀으나.
터어어어엉!
간발의 차이로 공간에서 팔을 빼낸 히에로미르의 오른팔은 매끈한 금속 건틀릿에 뒤덮여 있었다. 금속 위로 보라색 코랄이 마치 핏줄처럼 맥동하고 있었다.
“카르보스 장군의 갑옷……!”
[훨씬 최신판이지.]터어어어어엉!
이제는 완력이 역전된 히에로미르가 팔을 휘둘러 시몬을 밀어냈다.
그가 주먹을 펼치며 압력을 조율했다.
[카르보스 장군이나 수호단들도 결국 평범한 인간이고, 코랄에 맨몸을 노출시키면 죽어가는 게 당연하지. 전부 내 실험쥐들일 뿐이다. 주민도 병사도 일말의 예외조차 없이 모두 나를 위해 봉사해야만 한다!]“단 한 부분이라도.”
시몬도 자세를 낮추었다.
“질색하지 않을 구석이 없어! 구원자!”
까아아아아아아아앙!
쩌어어어어엉!
두 사람의 대검과 건틀릿이 연달아 부딪힌다. 서로 방어를 도외시하는 처절한 맹공이 터져 나온다. 칼끝이 목을 얇게 베면서 지나가고, 건틀릿이 피어의 투구를 가격해도 서로 멈추지 않고 싸운다.
쩌저저저정!
한 차례 맹공 후 물러난 히에로미르가 건틀릿을 작동시킨 채 팔을 옆으로 뻗는다.
키이이이잉!
각 공장에서 이에 연동되듯 반응하더니 지붕이나 벽이 열리며 거대한 갑주와 또 다른 건틀릿, 각반 등이 튀어나와 히에로미르를 향해 다가간다.
<시몬 오리지널 – 친위대>
더 무장하는 걸 눈 뜨고 지켜볼 수는 없었다.
시몬이 아공간을 열고 하늘에 마법진을 펼친다. 친위대의 힘으로 강화된 스켈레톤들이 에메랄드빛 망토를 휘날린 채 날아가 히에로미르에게 다가오던 갑주 파츠에 검을 박아 넣으며 강제로 지상에 내리꽂는다.
[더러운 망자들이 내 걸작을!]시몬의 대검을 쳐낸 히에로미르가 이번엔 건틀릿을 뒤쪽으로 향한다. 공장 하나의 지붕이 통째로 열리고, 신형 코랄 전함 한 척이 살벌한 속도로 시몬을 향해 쇄도해 왔다.
이에 시몬도 준비 중이던 거대한 마법진을 펼쳤다.
<서먼 베히모스>
쿠콰콰콰콰콰!
베히모스의 사체로 이루어진 언데드 전함이 튀어나와 코랄 전함을 들이받는다. 두 전함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듯 공중으로 치솟고, 그 안에서 튀어나온 스컬윙들과 요격기들이 맹렬한 공격을 주고받는다.
“지금부터 시작이야.”
뒤로 한 발짝 물러난 시몬이 허리에서 자줏빛 벼락을 꺼내 들었다.
<카오스 스피어>
콰릉!
콰르르르르르릉!
혼돈의 힘을 담은 벼락이 연이어 히에로미르를 향해 쏘아져 나갔다. 히에로미르가 히죽 웃으며 자신의 전면으로 공간을 열었지만.
[?!]갑자기 카오스 스피어의 방향이 급격히 틀어졌다.
정면으로 날아오던 벼락이 위로 홱 솟구치더니 하늘에서 지그재그를 그리다 마지막으로 그의 등 뒤로 날아와 연달아 작렬했다.
[크으으!]‘타격이 있어!’
이미 싸우는 도중 저주와 맹독이 통하지 않는 건 확인했다.
히에로미르를 확실히 이길 수 있는 건 혼돈뿐이다.
콰릉! 콰르르릉!
시몬이 연달아 혼돈을 쏘아보냈고 히에로미르가 그것을 받아내기 위해 사방에 공간을 펼쳤다.
혼돈을 흡수한 그가 만족스럽게 웃었지만.
[?!]그가 다시 공간을 열어서 혼돈을 발사하니, 시몬을 향해 쏘아진 혼돈이 빙빙 돌다가 역으로 히에로미르의 몸에 꽂혔다. 그의 무릎이 꺾이며 지면에 닿았다.
‘컨트롤이 아무리 좋아도 혼돈을 읽을 수는 없어!’
기회를 잡은 시몬이 파멸의 대검을 움켜쥐고 달려들었다.
동시에 히에로미르의 건틀릿 형태가 변화하더니, 손바닥 부분에 포대 같은 게 일어났다.
슈콰아앙!
코랄 사격.
시몬이 급히 걸음을 멈추고 그 공격을 피했다. 바닥에 보라색 구멍이 커다랗게 피어올랐다.
슈콰아앙!
슈콰앙!
혼돈을 몸으로 맞으며 히에로미르가 계속해서 코랄 사격을 가했고, 시몬이 그 공격을 피하거나 파멸의 대검으로 베어버리며 침착하게 거리를 좁혀가고 있는데.
‘!’
갑자기 시몬의 얼굴 앞으로 그 건틀릿이 날아왔다. 히에로미르가 직접 건틀릿을 발사해 날린 것이다.
시몬이 급히 파멸의 대검을 앞세웠고, 건틀릿이 대검을 세운 시몬을 붙잡은 채로 계속 뻗어 나가 시몬을 근처의 바위에 강하게 꽂았다.
‘침착하게!’
시몬이 바로 대처하려 했으나 일순 히에로미르가 번개처럼 나타났다.
[너희 같은 강자들을 상대하는 방법이 있지.]촤아아아아아!
그가 공간을 기이하게 열어젖힌 채 시몬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공간을 문처럼 열고 닫은 게 아니라, 마치 공간을 파장처럼 통과시켰을 뿐이다.
싸아아아아아아아아-
주위가 잠시 정적으로 내려앉았다. 혼돈에 연달아 맞아 지끈거리는 이마를 부여잡은 히에로미르가 히죽 웃었다.
“…….”
시몬의 동공이 일순 탁하게 물들었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히에로미르는 섣불리 시몬을 공격하지 않고 저벅 저벅 걸어와 손바닥을 펼쳐보였다.
[괜찮나? 친구.]긴 정적 끝에.
바위에 앉은 시몬의 눈동자가 떠졌다.
“…….”
시몬은 잠시 주위를 한 차례 가만히 둘러보았다.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기억이 나지 않나 보군. 나는 너를 구해낸 동료다. 너는 전쟁 중에 머리를 강하게 받혀서 기절했었지.]히에로미르가 두 팔을 펼치며 주위를 보라는 시늉을 했다.
시몬의 시선이 움직였다.
온통 전쟁 중인 듯 비명과 함성, 매캐한 연기가 가득했다.
[너의 이름은 시몬 폴렌티아다.]“……시몬 폴렌티아.”
[혼란스럽겠지만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 한다. 우선 우리 도시를 침략한 저 사악한 자들을 물리친 뒤에 이야기하지.]히에로미르가 히죽 웃으며 악수하듯 손을 내밀었다.
“네가 내 동료라고?”
[그럼.]“……그런데.”
갑자기 공기가 싸늘하게 바뀌었다.
히에로미르는 그와 눈빛을 마주하는 이 순간.
“왜 눈을 안 깔아?”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
시몬이 즉시 히에로미르의 뒤통수를 붙잡고 그대로 바닥에 찍어 눌렀다. 지면에 거대한 크레이터가 일어났다.
[커헉!]그의 입가에 피가 튀어나왔다.
말도 안 되는 힘이었다.
“동료란 새끼가 내가 하나하나 피곤하게 설명해야 하나. 새끼야.”
꽈아아아악!
그의 뒤통수를 강하게 내리누른 시몬의 눈에는 어두운 감정이 가득했다. 위험하다는 걸 느낀 히에로미르가 주먹을 움켜쥐고 시몬의 안면을 향해 내지르려 했으나.
쓰으.
갑자기 시간이 느려졌다.
시몬을 향해 뻗어가는 주먹의 속도가 한없이 느리고 느리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보다 빠르게.
그의 주먹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보다 빠르게 하늘에서 자줏빛 혼돈이 내려오고 있었다.
콰르르르르르르릉!
지금까지 모아둔 모든 혼돈의 창들이 한 줄기의 거대 벼락으로 집결해 히에로미르의 몸에 꽂혀 대폭발을 일으켰다. 그가 ‘커헉!’ 소리를 내며 비틀거렸다.
‘기억을 잃은 직후에 어떻게 이런 고등 기술을! 전투 도중에 기억을 지워서 전투에 대한 기억만큼은 확연히 남아 있는 건가!’
시몬이 손끝을 세웠다.
갑자기 모든 혼돈의 창들이 쏘아지더니 시몬의 몸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쿠릉! 쿠릉!
쿠르르르르릉!
그의 몸에서 파직 파직 자줏빛 스파크가 끊임없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전의 나 자신 덕분에 한 두 가지는 기억해.”
앞머리가 정전기에 반응하듯 떠오르며 이마가 드러난다. 머리색도 마치 혼돈처럼 자줏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눈동자에는 섬뜩한 안광이 일렁였다.
“첫째, 눈앞의 남자는 적이다.”
[!]“둘째.”
시몬이 손을 뻗었다.
쿠르르르르르르릉!
지금까지 시몬이 사용한 그 무엇보다 거대한 전격이 그의 손에 올라와 번뜩였다.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 모습은 마치 번개의 신, 혹은 혼돈의 신을 보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