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238)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38화(1238/1267)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38화
기억을 잃은 시몬이 세르네 아인다르크와 대면했다.
첫 대면에 오싹한 한기를 잠시 느꼈지만, 정작 세르네는 만나자마자 시몬이 반가웠는지 재잘재잘 수다를 떨었다.
“시몬을 만날 수 있다는 말만 철썩 믿고 자원했는데 말이에요. 포탈을 타고 눈을 뜨니 화이트랜드가 아니라 옐로우랜드였던 거예요! 거기 있던 까마귀에게 이건 계약 위반이라고 마구 따졌더니 글쎄-”
시몬은 그녀의 말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창가의 햇빛이 반사되어 반짝이는 화려한 상앗빛 머리카락.
깨끗하고 투명한 피부.
마치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목소리.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시몬이 문득 자신도 모르게 감상을 내뱉었다.
“예쁜데.”
옆에서 살랑거리며 이야기를 하던 세르네가 말을 멈추었다.
“지금-”
세르네가 자신을 가리켰다.
“나한테 한 말이에요?”
그녀의 분위기가 확 바뀌었기에, 시몬은 자신도 모르게 살짝 긴장했다.
-당신이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은 아직 이쪽 사람들은 모름다. 절대로 그 사실을 들키면 안 돼요!
이거 실수였나?
은은한 꽃향기를 흘리며 다가온 그녀가 시몬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이내 입가를 가리며 푸후훗 웃었다.
“고마워요. 나 뻔한 칭찬은 싫어한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기분 좋네?”
‘넘어갔나.’
시몬은 속으로 안도했다.
세르네는 귀밑머리를 쓸어 넘기며 고개를 치켜세웠다.
“사람의 보여지는 외견 또한 힘이자 권력이죠. 상아탑의 얼굴로서 열심히 관리한 보람이 있네요. 사실 우리 메이린이-”
시몬이 별생각 없이 건넨 칭찬 한마디의 효과가 컸던 건지, 세르네는 더더욱 들뜬 얼굴로 이야기했다.
“룬 리그 내내 시몬의 활약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니까요. 얼굴밖에 안 보여서 사실 제대로 집중은 못 했지만?”
시몬이 자리에 앉아 시엘에 대한 자료를 뒤적거렸고, 그녀는 옆에 찰싹 붙어서 목소리를 높였다.
녹은 설탕처럼 끈적이는 목소리가 귓가를 간질이고.
향수 섞인 살 내음이 콧가를 스치고 지나간다.
“로레인 아크볼드는 너무 꼴 보기 싫은 거 있죠? 제왕의 딸이라는 배경 외엔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지휘관 자리에 앉으니 진지한 척하는 것도 우습고, 자연스럽게 자기 자리인 것처럼 구는 것도 싫고-”
교태로운 웃음을 흘리며, 아양을 떠는 것처럼 점점 더 그녀의 몸이 밀착해 오는 게 느껴진다.
시몬은 자신도 모르게 목구멍에 침이 넘어가는 걸 느꼈다.
‘아주 노골적인데 이 여자.’
어느새 그녀는 시몬의 의자 옆에 같이 앉아 있었다. 시몬의 다리에 그녀의 다리가 닿는 감촉이 느껴진다. 세르네는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처럼 촉촉한 눈동자로 한 아름 웃음을 머금은 채 이야기한다.
고개만 돌리면 닿을 거리에 서로가 있다.
“특히 내가 메이린을 놀리니까 이번에 메이린이-”
결국 참지 못한 시몬이 고개를 기울여 그녀의 이마를 향해 다가가는 그때.
팟-
세르네가 즉시 뒤로 붕 부유하듯 물러나 바닥에 착지했다. 시몬만 다소 어정쩡한 자세가 되었다.
“어머나, 미안해요.”
세르네가 두 손을 오므린 채 어쩔줄 몰라 하는 미소를 지었다.
“살짝 놀라서 나도 모르게 피했네?”
‘본인이 다 꼬셔놓고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시몬이 짜증 섞인 눈으로 그녀를 보고 있는데, 세르네가 흐트러진 생머리를 긴 손가락으로 쓸어 넘겼다.
“오늘따라 평소의 시몬이라면 하지 않을 일들을 유독 많이 하네요? 시몬으로 변신한 다른 사람은 아닌 것 같고, 틀림없이 시몬 본인이 맞는 것 같은데. 으으음, 혹시…….”
그 순간.
그렇게 아름다웠던 그녀의 동공이 가늘어지며 마치 본색을 드러내듯 눈빛이 변했다.
“기억이라도 잃어버렸어요?”
온몸에 소름이 쫘아악 돋으며 시몬은 자신의 생각을 완전히 정정해야만 했다.
이 여자는 뭔가 다르다.
자신이 밀어붙인다고 해서 그저 좋다고 두 팔 벌려 기뻐하는 그런 여자가 아니다.
사람의 머리 꼭대기에서 올라서서 놀아야 적성이 풀리는 존재.
위험하다.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여자다.
“헛소리 그만하고 자료 찾는 거나 도와.”
시몬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최대한 냉정하게 말했다.
“구원자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모아야 하니까.”
“후후. 그럴게요.”
시몬이 앞으로 걸어가며 도서관 책장에 꽂힌 책을 한 권 뽑아 들었다. 자료 조사를 핑계로 나는 저 방을 뒤져보겠으니, 너는 저쪽을 찾으라고 지시를 내리는 방법 등 여러 계획을 떠올리고 있었다.
“미안해요. 그러고 보니 화이트랜드의 시간과, 대륙의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고 했죠? 뭔가 많은 일이 있었나 보네요.”
세르네가 그렇게 말하며 시몬의 뒤로 왔다.
섣부르게 움직이면 안 된다. 특히 여기서 빠져나가려는 것처럼 보이면 안 된다.
시몬은 그런 생각을 하며 답했다.
“많은 일이 있었지.”
“내 쪽에서 시몬이 살짝 낯설어 보였나 봐요. 그래도 기뻐요.”
세르네가 다가와 책을 고르며 말을 이었다.
“요즘 잘 안 했잖아요. 두 번째로 이마에 키스해 주나 싶어서.”
“못 할 것도 없지. 하지만 생각해 보니 지금은 임무가 더 급하다.”
시몬이 그렇게 답하며 옆으로 걸어가는 그때.
살랑-
등 뒤에서 세르네가 시몬을 끌어안았다.
“그럼 잠깐은 괜찮겠죠?”
말하고 있는 그녀의 목소리가 다가오는 게 느껴진다. 시몬도 저항하지 않고 몸에 힘을 뺐다.
꾸욱.
그때 뒷덜미에 뭔가가 닿는 감촉과 함께 갑자기 시야가 확 확대되었다.
과거의 일들이 갑자기 흐린 화면처럼 지나가기 시작했다.
-알았다, 알았어. 안 들키고 적당히 둘러대면 되는 거냐?
레테의 경고에 답하던 자신의 모습.
-도움만을 바라는 자들에게 미래는 없다. 진정으로 자유를 원하고 그 몸에 각인된 노예 본성을 씻어내길 원한다면, 치열하게 생각하고 행동해라.
주민들에게 연설하던 자신의 모습.
-왜 눈을 안 깔아?
그리고 기억을 잃었지만 히에로미르를 압도하던 모습까지.
기억을 잃은 뒤에 여기서 겪었던 여러 과거들이 찰나의 순간에 스쳐 지나쳐 갔다.
‘제길!’
확!
시몬이 거칠게 팔을 휘둘렀다. 세르네는 뒤로 물러나 피하며 우후훗 웃었다. 어느새 그녀의 손끝에는 시몬의 목덜미에 꽂혀 있던 깃털이 들려 있었다.
“역시 기억을 잃었었네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읽진 못했지만, 이 정도 훑어본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시몬은 그녀와 키스한 적이 없다.
물론 등 뒤를 무방비로 내어주는 일도 없었다. 목덜미에 깃털이 꽂힐 수도 있으니까.
등 뒤를 보이는 건 수업 시간에 세르네가 시몬의 뒷자리에 앉았을뿐이다. 그녀의 능력을 모르기에 무방비한 모습.
시몬이 살벌한 눈으로 저벅 저벅 걸어오며 손에 칠흑을 일으켰다.
“내 정신에 손을 대려 하다니, 이게 무슨 짓이지?”
“나는 정신계 이능을 가지고 있는 기억의 전문가예요. 그래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죠.”
세르네가 입술을 핥으며 시몬을 먹음직스러운 음식 바라보듯 바라보았다.
“사람이 기억을 잃었을 때야말로, 새로운 기억을 덧씌우기 가장 좋은 때라는 걸.”
“!”
“늘 시몬을 다른 곳에 빼앗기지 않을까. 우리의 적이 되면 어떨까 노심초사했어요. 하지만 아주 확실한 방법이-”
펄럭!
그녀의 등 뒤로 눈부신 천사의 날개가 펼쳐졌다.
“눈앞에 있네요!”
촤아아아아아아!
날개가 펄럭이며 퍼져 나간 깃털들이 온 세상을 뒤덮는 눈처럼 내려온다.
건물 곳곳에 펼쳐진 결계 또한 빠르게 닫히는 것이 느껴진다.
“피어!”
시몬이 빠르게 아공간을 열었다. 즉시 피어가 튀어나와 시몬의 몸에 착착 달라붙고 파멸의 대검도 손에 들렸다.
역시 싸움을 피할 수 없다.
“시몬을 손에 넣을 기회를 내가 놓칠 리가 있을까요?”
그녀가 손바닥을 펼치며 ‘후’ 하고 바람을 불자 손바닥 위에 있던 깃털이 화살처럼 쏘아져 나갔다. 시몬이 다급히 파멸의 대검을 휘둘러 쳐냈다.
까앙!
깡!
손잡이를 쥔 손이 아릿할 정도의 힘.
마치 금속과도 같은 깃털이 튕겨 나가 건물벽을 무너뜨리며 사라진다.
[죽여주마.]시몬이 피어의 투구를 얼굴 아래까지 뒤집어쓴 뒤 달려들었다. 그러나 세르네의 앞에는 무수한 깃털들이 하늘거리며 허공에 떠 있었다.
<카오스 스피어>
콰르르르르릉!
온갖 혼돈마법들이 쏘아져 깃털들을 쓸어버렸다. 동시에 그녀의 코앞까지 거리를 좁힌 시몬이 힘껏 파멸의 대검을 휘둘러 그녀의 허리를 양단했다.
“어머나.”
샤아아아아-!
양단된 그녀의 몸에서 피 대신 깃털이 뿜어져 나왔다.
“그 무서운 걸 망설임도 없이 나한테 휘두르는 거예요?”
그중에 몇 개의 깃털이 시몬의 몸에 닿는 순간 시몬은 극도의 고통을 느꼈다.
역으로 몸이 양단되고, 뜨거운 것에 닿은 듯한 거대한 통증.
놀라서 뒤로 한 발짝 물러나 확인해 보니 몸은 멀쩡했다.
그러다 어깨에 하늘하늘 내려온 깃털에 닿는 순간, 이번에는 그대로 몸이 나른해지며 무릎이 꺾일 뻔한 안락함이 뇌를 치고 들어왔다.
시몬은 힘겹게 무릎에 힘을 주고 버텨냈다.
“오호호! 괜찮아요?”
“여기예요 시몬! 여기!”
곳곳에 여러 명의 세르네들이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소년! 세르네 아인다르크는 환상과 정신계에 능한 강력한 네크로맨서다! 절대 쉬운 상대가 아니야!]피어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결계를 깨고 아래층에 내려가서 동맹과 협력해라!]‘여자 하나 혼자 못 이겨서 레테한테 쫄래쫄래 일러바치고 도움을 구걸하라고?’
시몬이 이를 악물었다.
‘그럴 수는 없지!’
시몬이 연달아 파멸의 대검을 휘둘러 세르네를 베어냈다. 그러자 환영처럼 더 많은 깃털들이 흩뿌려지며 시몬에게 날아왔다.
시몬이 급히 몸을 돌려 피하는데, 이번에는 창문을 타고 시몬의 뒤에서 날아온 깃털들이 펼쳐지며 마법진의 형태를 이루었다.
화아아아아아악!
상아탑이 자랑하는 무수한 원소 결박 마법들이 쏟아졌다.
화염과, 냉기, 전격이 사슬의 형태로 날아왔으나 시몬은 바닥을 박차고 사슬을 자르고 피했다.
[어디 있나, 세르네 아인다르크!]시몬이 위층으로 올라와 달리고 있는데, 저 뒤편에서 깃털로 만든 새하얀 갑옷을 입은 소환수들. ‘깃털 병사’들이 무기를 든 채 서 있었다. 그들의 호위를 받는 세르네가 고즈넉하게 차를 마시며 기다리고 있었다.
“결코 시몬의 정신을 더럽히겠다는 게 아니에요. 시몬의 자유의지는 그대로 보존해 드릴게요.”
시몬이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파멸의 대검을 던졌다.
순식간에 깃털 병사들의 틈을 지나 차를 마시던 세르네에 이마에 대검에 꽂혔지만 그녀의 몸이 이번에도 깃털처럼 분해되며 흩어졌다.
그녀의 목소리는 계속 울려 퍼졌다.
“다만 한 가지, 늘 나를 봐주고 내가 1순위가 되는 것. 그것만 기저의식 밑바닥에 깔아둘 거예요.”
시몬이 픽 웃으며 다시 팔을 들었다. 방금 날아간 파멸의 대검이 다시 손으로 들어왔다.
[그게 결국 정신을 더럽히는 거잖나.]“로맨스라고 해주세요.”
시몬이 깃털 병사를 연달아 베어 넘기며 세르네를 추적했다.
하지만 세르네는 역시 극도로 까다로운 상대였다. 시몬은 그녀의 본체를 찾아다녀야 했고, 그사이 세르네는 일방적으로 시몬을 속박하거나 정신적으로 흔들고 있었다. 깃털로 직접 뒤통수를 노리기도 했다.
거기에 사실상의 상아탑주로서 수천 종류의 흑마법을 알고 있는 칠흑 원소계의 달인.
이대로 소모전을 펼치면 불리하다.
‘세르네 아인다르크의 본체를 찾아낼 방법!’
촤아아아아아!
쏟아지는 깃털을 베어낸 시몬이 감각을 활성화시켰다.
‘분명 이전의 나는 그 방법을 알고 있다. 기억이 나지 않는 기술을 기억해 내 끄집어낸다!’
시몬이 머리를 굴리며 정신을 활성화했다.
보이지도 않고 멀리 떨어진 상대를 단번에 따라잡아 확실한 기습으로 베어낼 것.
어려워 보이는 조건이지만 어쩐지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세르네 아인다르크. 세르네 아인다르크.’
그녀의 얼굴을 계속 떠올리고 있는 어느 순간.
시몬은 묘한 감각에 사로잡혔다. 피어의 사념으로부터 한 가지 기술이 머릿속에 들어왔고, 그녀가 있는 위치가 어디일지 떠오르기 시작했다.
시몬이 지면을 밟고 몸을 날렸다.
<군단기 – 비월>
촤아아아아아아아아아!
대검으로 수많은 벽과 벽을 넘고 찢어발기며, 시몬의 몸이 차원을 비틀어 버리며 빠져나갔다.
마침내 등장한 곳.
“!”
이곳은 아예 시엘의 궁과는 다른 맞은편에 있던 별관 건물.
시몬은 창밖을 보고 있는 세르네의 등 뒤를 순식간에 점유했다.
[죽어라!]시몬의 파멸의 대검을 휘둘렀고, 세르네는 태연히 고개를 돌려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세르네라면 그 움직임에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었지만.
두근!
시몬이 공간을 찢고 나타난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한 장면이 떠올랐다.
-군단기?
로체스트에서 메이린과의 담소를 나누던 때.
시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조금 약을 올렸더니 메이린은 그 이야기를 했다.
-맞아. ‘군단기 비월’! 군단장이 자기 목숨보다 더 소중한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 시공간도 베어내고 도우러 오는 기술이야!
메이린이 흥분한 듯 주먹을 방방 흔들었다.
-시몬이 나를 구하러 시공간마저 찢고 도착했을 때 얼마나 감동했는지 알아?
그때 메이린의 득의양양한 웃음이 잊혀지지 않았다.
시몬이 목숨보다 소중한 사람들에게만 사용하는 기술.
심지어 룬 리그에서 레테와 싸울 때도 사용한 걸 봤다. 사람들은 군단장의 화려한 속도전에 감탄했지만, 그 기술의 이면을 알고 있는 세르네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었다.
그랬다.
누가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할까. 타인과 마음을 놓으면 불안해서, 타인의 정신을 지배하지 않으면 강박이 있는 나 같은 사람을.
그런데.
‘시몬이 나를…….’
세르네의 동공이 흔들렸다.
피할 수 있는 타이밍에, 마음이 흔들리는 바람에 피하지 못했다.
부아아아아아아아앙!
그리고 시몬의 파멸의 대검이.
처억!
바로 세르네의 목 밑에서 멈췄다.
털끝 하나 베지 않고, 세르네의 목에서 나아가지 않았다.
부르르르!
세르네는 놀란 눈으로 그 모습을 보았다. 시몬이 이를 악물고 파멸의 대검을 움직이려고 했으나 팔이 꿈쩍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마치 몸이 거부하는 것처럼.
[또 이러냐! 망할!]시몬이 자기자신에게 화를 내며 거칠게 파멸의 대검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한두 번도 아니고! 우리 기억을 조작하려고 한 저런 괴물이 뭐가 그렇게 소중한 거냐!]바락바락 소리 지르던 시몬이 허억 헉 숨을 내뱉는 사이.
“…….”
세르네는 감격으로 촉촉하게 젖은 채 시몬을 보고 있었다. 그녀의 두 뺨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동안 시몬과 함께 겪은 일들이 빠르게 머릿속에 떠올랐다가 지나갔다.
세르네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내 개인적인 마음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려본 적이 없었다고 자부했지만.
“기억을 되찾게 도와줄게요.”
이번만큼은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