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247)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47화(1247/1267)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47화
-330기 전체가 천둥성주에게 패배했습니다.
-천둥성은 정복되지 않았습니다.
“와아아아아!”
“휘이익!”
탈락 후 대기실에서 마나 스크린으로 지켜보던 2학년들은 속 편하게 환호하고 손뼉을 치고 있었다.
“미쳤다! 미쳤어! 역시 시몬 학생회장 선배님!”
“나 룬 리그 보는 줄 알았잖아! 어느샌가 시몬 선배님을 응원하게 되더라.”
“와, 심보 봐! 상위권들 다 떨어지라고 학생회장님 응원한 거지?”
앞서 탈락한 학생들은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왁자지껄하게 떠들고 있었다.
그때 대기실 내부의 텔레포트 마법진이 번쩍이더니, 천둥성에 올라갔던 마지막 학생들이 돌아왔다.
사샤와 아서, 몰리는 물론, 루어스만과 다른 학생들도 있었다.
“미안하다. 상대가 너무 강했다.”
한 손으로 기절한 사샤를 부축한 아서가 쩝 하고 웃으며 말했다. 그 옆에는 몰리가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무슨 소리!”
“도전해 줘서 고마워! 퇴학은 면했네!”
동기들이 우르르 몰려와 그들을 반겼다.
“시몬 학생회장 선배님과 싸우다니! 진짜 다시 못 할 경험을 했네!”
“근데 그거 아냐? 군단의 힘은 쓰지도 않았다는 거.”
“대체 얼마나 강한 거야?”
모두가 축제 분위기 속에서 정신없이 떠들어대고 있는 그때.
스으-
소란을 듣고 기절했던 사샤가 눈을 떴다.
몰리가 얼른 가까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사샤! 사샤! 괜찮니? 나 보여?”
“……어? 어어.”
운 나쁘게 쏟아지는 혼돈의 벼락 중 하나가 제대로 직격하는 바람에 일순 정신을 잃었고, 그대로 탈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훌륭한 협공이다.
시몬의 말을 떠올린 헤실헤실 웃었다.
“……시몬 오빠, 지금쯤 어디 있으려나.”
* * *
천둥섬 옆의 이름 없는 섬.
시험 관리 측 베이스캠프.
“어쩜 이러실 수 있습니까!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2학년 총괄교수인 필은 얼굴이 토마토처럼 시뻘게진 채 노발대발하고 있었다.
본인이 신이 나서 다 박살 내면 어떻게 하냐느니. 시험 감독관으로서 자각이 있어야 한다느니. 그런 무식한 광범위 타격기를 쓰면 어쩌냐느니.
필의 입장에서 이번 천둥성 단체 시험은 330기 전체의 성장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었으나, 그게 보란 듯이 깨지고 말았다.
시몬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야단을 듣고 있었다.
“……그런데요.”
학생회장을 관리 못 한 죄로 옆에서 두 손 모으고 같이 야단을 듣고 있던 메이린이 입술을 삐쭉이며 말했다.
“시몬한테 후배들 봐주지 말고 싸우라 지시하신 건 필 교수님이시잖아요.”
필 교수가 움찔하더니, 더더욱 얼굴이 붉어졌다.
“어머 어머, 지금 말대꾸를 하는 겁니까? 메이린 부회장! 시험에는 흐름이라는 게 있는 법입니다! 그것도 제대로 파악 못 하고 감정에 치우쳐 모든 걸 망쳐 버린 건 엄연히 잘못입니다! 이번 일은 제인 교수님께 항의하겠어요!”
‘……제인 교수님한테? 절대 항의 못 할 거면서.’
메이린은 여전히 입술이 툭 튀어나온 채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허허허! 그쯤 하시게나! 필 교수!”
바로 그때 두 어른들이 시몬과 메이린이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시몬의 눈이 반가움으로 커졌다.
‘외디프 교수님!’
2학년 소환학과 담당교수인 외디프 교수였다. 언데드 재료 예찬론자이자 만능론자, 그리고 시몬이 본 드래곤 미르미즈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 인물이었다.
그가 지팡이로 대기실을 비치는 마나 스크린을 가리켰다.
“저기 화면을 보게! 학생들 모두 좋아하지 않남!”
그 말대로 2학년들의 분위기와 열기는 최고조였다.
시몬 폴렌티아에 대한 이야기, 그에게 계속 도전하겠다는 목소리가 가득했다.
“만약 시몬 학생회장이 그대로 패배했다면 이런 상승욕 넘치는 분위기는 없었을 걸세!”
“제, 제가 학생들에게 훈계 중이지 않습니까 외디프 교수님! 이러시면 섭섭합니다!”
필 교수가 당황하며 따졌다.
그리고 어느새 엔돌라스 보드빌이 감격의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채 시몬의 양손을 붙잡았다.
“완벽한 엔딩이었소! 근래 만든 시험 중에서 최고였습니다!”
“엔돌라스 경!”
“내가 만드는 모든 시험장은 순수히 학생을 평가하기 위한 무대이기에, 무대 자체에 대한 예술성이 부족했습니다! 천둥성주가 승리하는 결말이야말로 최고의 엔딩입니다!”
“……하하.”
시몬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웃었다.
두 교수가 시몬의 편을 들어주자 필의 얼굴이 더더욱 부끄러움과 분노로 일그러지고 있었다.
“제가! 아직! 이야기하는 중이라고 했을 텐데요!”
그녀의 서슬 퍼런 목소리에 외디프와 엔돌라스가 흠칫하며 물러섰다. 그녀가 성큼성큼 시몬의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번 일은 절대로 가만히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
“에이이, 이 정도는 그냥 넘어가면 안 될까?”
“또 누굽니까!”
세 번째로 방해받은 그녀가 짜증 가득한 외침을 내지르며 뒤를 돌아보았다. 어느새 바위에 걸터앉아 아이스크림을 할짝대고 있는 은발의 소녀가 보인다.
하얀 겉옷과 셔츠, 그리고 연분홍색 스커트.
세상 태연한 얼굴로 튀어나온 소녀의 등장에, 누구도 말리지 못할 것 같던 필 교수가 허물어지듯 털썩 주저앉았다.
“네, 네프티스 니이임?!”
“다들 안뇽!”
헤헤 웃은 그녀가 번쩍 팔을 들며 손을 휘저었다. 모두가 식겁하며 황급히 손을 가슴에 얹고 예를 취했다.
“그리구 피-일.”
“예, 예. 네프티스 님……!”
필이 땀을 뻘뻘 흘리며 답했다. 마나 스크린에서 2학년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본 네프티스가 빵긋 웃었다.
“결과와 성과로 이야기하는 게 우리 키젠이잖아! 결과가 이렇게 좋은데 왜 열을 내는 거야?”
“그, 그게……!”
“키젠의 교육자라면 체면보다 학생의 성장을 우선시해야 하는 게 아닐까아? 혹시 체면 때문에 화를 내는 거면…… 우음- 시험에서 본인의 체면을 세운 감독관을 뭐라 하는 건 필이 할 일은 아니지 않나아?”
까맣게 얼굴빛이 변한 필이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고개를 푹 숙였다.
“죄송합니다.”
“헤헤. 혼내는 건 아냐.”
그녀가 폴짝 뛰어내려 필의 머리를 쓰담쓰담했다.
“하여간 학생 시절이랑 변한 게 없다니까! 학생회장 시절두 그러더니, 왜 그렇게 계획대로 안 되면 화부터 내는 거야?”
“……시, 시정하겠습니다.”
이어서 네프티스가 귓속말로 속닥속닥 지시를 내렸고, 필이 이번엔 하얗게 얼굴이 질린 채 고개를 끄덕이더니 직접 베이스캠프 철수를 진두지휘하러 떠났다.
네프티스가 몸을 빙글 돌렸다.
“시몬은 나 좀 보고 갈래?”
“아, 넵! 네프티스 님!”
* * *
쿠르르르릉!
섬 가장 높은 지대, 무너져 가는 언덕 위의 폭풍성.
카드의 네크로맨서 엔돌라스 보드빌과 다른 네크로맨서들의 힘으로 인공적으로 만든 이곳에서, 두 사람은 절벽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경치 좋지?”
네프티스가 아이스크림을 할짝대며 짧은 다리를 동동거렸다.
“곧 못 쓰게 될 텐데, 시험 한 번 치르고 버리는 건 아깝잖아!”
“그러네요.”
시몬이 네프티스로부터 받은 아이스크림을 한입 먹었다. 갑자기 확확 바뀌는 상황에 정신이 하나도 없긴 했다.
“아까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에헤헤! 별 이야기를 다 하네! 필을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마! 완벽주의자라서 그렇지 진짜 나쁜 사람은 아니니까.”
“그럼요.”
시몬이 조금 굳은 얼굴로 네프티스를 바라보았다.
“혹시 추가로 들어온 소식 같은 거 없을까요? 이번에 붙잡은 시엘은 어떤 정보를…….”
토옥.
네프티스가 시몬의 콧등 위에 가볍게 손끝을 올렸다.
“급해!”
“네, 네? 아…….”
최근 결사의 흉계에 대해 시몬은 너무 깊이 관여했다.
그리고 그들이 정말로 대륙을 대대적으로 침공할 것이라는 사실이 확실시됐다.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
불안감에 몸이 떨린다.
대체 이 대륙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걸까. 이렇게 학생으로서 즐거운 학창 시절을 보내기만 하면 되는 걸까. 그 전에 빨리 움직이면 더 큰 비극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약간의 강박도 생기려 했다.
바로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듯 네프티스는 웃었다.
“서두른다고 해결되지 않는 것들도 있어. 어른들이 열심히 움직이고 있으니까, 시몬은 절대 돌아오지 않을 학교생활을 즐겁게 누리고 있어.”
“가, 감사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친구들은 어떤지.
안나와 리처드는 잘 있는지.
요즘은 뭐 괴롭힘 같은 거 없는지.
어느새 시몬은 마음을 놓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했고, 네프티스는 깔깔 웃으며 이야기를 들었다.
‘뭔가.’
시몬이 크게 숨을 토해냈다.
‘안심되는 기분.’
“차암! 내 정신 좀 봐!”
네프티스가 손뼉을 짝 쳤다.
“이번에 화이트랜드에서 힘써줬는데, 보상으로 뭔가 갖고 싶은 건 없어?”
기다렸다는 듯이 시몬이 눈을 빛내며 말했다.
“화이트랜드에서 생산되는 자원인 ‘코랄’의 일정 비율을 매해 군단이 군수 보급 명목으로 확보하고 싶습니다.”
“오홍!”
네프티스가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귀엽게 웃었다.
“예리한걸. 독점 거래권 같은 건 애초에 불가능할 걸 아니까 군수 보급으로 확보? 머리 좋은데!”
“……하하.”
좀비집사의 아이디어였다. 네프티스가 은빛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회의 때 말해볼게!”
“감사합니다!”
잠깐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정적이 흘렀다. 그때 시몬의 시선이 한쪽으로 향한다.
사람들이 빠르게 텔레포트 마법진이나 비공정을 타고 철수하는 모습이 보인다. 벌써 장비들도 모두 수거한 뒤였다.
“벌써 다 철수했네요. 다들 왜 이렇게 서두르는 거예요?”
“흐흠-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진달까? 곧 알게 될 거야.”
그녀가 이능을 이용해 손목에 작은 시계를 만들어냈다. 시간을 체크한 그녀가 다시 시계를 없앤 뒤 말했다.
“이제 시작하겠네!”
“!”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
시몬의 시선이 움직였다.
거대한 해일.
아니, 마치 한층 높은 해수면이 그대로 밀고 올라오며 모든 것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근처의 작은 섬들은 물론, 이번에 학생들이 시험을 치른 섬까지 이 해수면이 집어삼켰다.
‘휴가 때 봤던 그 현상!’
시험을 치른 곳들이 물에 잠기고, 곳곳에 높은 지대만 남았다.
이번이 두 번째였다.
“네프티스 님, 이건……!”
“응응. 시몬이 다음에 가줄 임무와 연관이 있지!”
그녀가 헷 웃었다.
“다음은 바다야. 이제 곧 제3군단장, 제독을 만나러 가게 될 거야.”
그 말을 들은 시몬이 긴장감 반, 기대감 반으로 미소를 지었다.
‘……바다의 지배자, 남부 제독의 라즌 맥밀런!’
시몬의 입장에선 반드시 만나보고 싶었던 인물이었다.
* * *
삐걱. 삐걱. 삐걱.
갑판을 내리누르는 발소리가 들린다.
무수한 배들이 박살 난 파편 한복판, 제복을 입고 긴 챙의 모자를 쓴 한 남자가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걸어간다.
쏴아아아아아아-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있다.
파편 위에 앉은 그가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문다.
찰칵.
찰칵.
비가 내려서 잘 켜지지 않는 라이터를 켜서 담배에 불을 붙인 그가 이내 후우우 하고 연기를 내뿜는다.
지친 얼굴의 그는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이제부터 시작이란 건가.”
그는 박살 나고 으깨진 함대 위에 서 있었다.
그리고.
쏴아아아아아아아아!
긴 촉수를 늘어뜨린, 형언할 수 없이 거대한 괴생물체가 바다를 두 발로 걸으며 지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