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25)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5화
시몬이 소환학 수업에서 배운 바에 따르면,
시체를 좀비로 일으키는 네크로맨서의 흑마법은 간단히 두 가지로 나뉜다.
레이즈 좀비(Raise Zombie).
서먼 좀비(Summon Zombie).
레이즈 좀비는 급박한 전장에서 몇 시간 정도만 싸워줄 인스턴트 좀비를 만들어내는 흑마법이다.
반면 서먼 좀비는 소환수로 데리고 쓸 생각으로 시간을 들여 반영구적인 좀비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아론의 평가대상은 당연히 ‘서먼 좀비’였다.
시몬은 혼자서 다 할 생각이었지만, 어느새 다른 조원들도 각자 자리를 잡고 시몬을 보조하고 있었다.
“시몬, 마법진의 ‘광분’ 수식이 시체와 거부 반응을 일으키고 있어. 이건 통째로 교체해야 해.”
“아, 응.”
“소환 마법이 활성화되면서 체내 악토미오신이 이상반응을 일으키고 있어요!”
“데스랜드에선 부패가 일어나지 않는 곳이라 그럴 거야. 그냥 이대로 진행하면 될 듯.”
시몬은 조금은 뭉클한 기분을 느끼면서도 마법진 제작에 박차를 가했다.
‘집중하자. 데스랜드라는 장소적 특징을 최대한 활용해야 해. 유지와 부패에 관련된 수식은 전부 소거한다.’
시몬은 이곳의 환경을 고려해 복잡한 수식을 최대한 간소화한 다음, 마법진을 활성화시켰다.
덜컹 덜컹.
죽어 있던 갑옷을 입은 경비병이 발작이 일어난 것처럼 몸을 흔들었다.
“다들 물러나!”
딕이 말했다.
“소환 마법이 발동된 직후에는 산자에 대한 공격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했어!”
네 사람이 모두 거리를 두고 물러났다.
마침내 시체가 스르륵 몸을 일으켰다. 다행히 공격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았고 입을 벌린 채 멍하니 있었다.
“서, 성공인 거죠?”
“그래 보여.”
네 사람이 동시에 안도했다.
이어서 시전자인 시몬이 좀비의 사념에 접속해 보았다. 거부 반응이나 부작용도 없었다.
“공격해 볼게.”
시몬이 사념으로 근처의 나무를 공격하도록 명령했다.
경비병 좀비는 갑옷을 질질 끌고 달려가 나무를 이빨로 물어뜯었다. 손톱으로 박박 긁으며 적극적으로 나무를 밀어붙이는 모습.
“으음.”
메이린이 허리를 굽히며 좀비의 움직임을 살폈다.
“공격성은 완벽히 구현됐고, 이빨이랑 손톱에 시독(屍毒)도 묻어나오네. 생전에 다리를 다쳐서 조금 절뚝이는 게 아쉽지만, 이 정도면 양호해.”
허리를 세운 메이린이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이 정도 퀄리티의 좀비면 중위권 이상은 확정이야.”
“다들 고생하셨어요!”
드디어 힘든 건 다 끝났다.
다들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좀비는 시전자인 시몬이 아공간에 보관하기로 했다.
“으읏- 아!”
메이린이 기지개를 켜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제 다시 왔던 길 그대로 하수도 타고 캠프로 돌아가서 교수님께 검사 맡으면 되는 거지?”
딕이 눈을 깜빡였다.
“어, 의외네.”
“뭐 또.”
“너라면 더 좋은 좀비가 나올 때까지 무덤들 싹 다 뒤져보자고 할 줄 알았는데.”
“됐네요.”
메이린이 고개를 휙휙 저었다.
“여기서 그렇게까지 하긴 싫어. 아까 탈헤른 이야기 들어서 괜히 기분만 찜찜하고. 캠프로 돌아가자.”
“좋아요!”
다른 세 사람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주위를 눈으로 슥 훑고 있던 시몬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돌아가기도 쉽진 않을 것 같네.”
“음? 왜?”
휘이이잉.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수풀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저기 뭐가 있어요?”
시몬이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잠시 후, 수풀에서 허리를 뒤로 꺾은 시체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조, 좀비들!”
“여기도 있었어?”
쨍!
와장창!
이번에는 저택의 유리창들이 깨져나갔다.
고개를 돌리자 창문에서 좀비들이 우르르 쏟아지는 모습이 보였다. 4층, 5층에서 떨어져 바닥에 추락한 개체들이 벌떡벌떡 몸을 일으켰다.
“와 씨! 뭔데 갑자기?!”
“뛰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좀비들이 몰려오는 반대 방향으로 달렸다.
좀비를 수색하느라 저택의 뒤편까지 오는 바람에 하수도로 돌아가려면 꽤 달려야 했다.
‘벌써 이렇게까지…….’
정원 쪽을 응시한 시몬이 침음성을 흘렸다. 어느새 아름다운 정원이 곳곳에서 몰려든 좀비들로 바글거리고 있었다.
대체 뭘까?
좀비들은 저택에도 있었다. 공격하려면 처음부터 공격하던가, 마치 지원병력이 올 때까지 일부러 자신들을 깊게 끌어들인 것만 같지 않은가?
물론 좀비에게 그 정도의 지능이나 전술이 있을 리가 없다. 머릿속의 의심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쪽으로!”
정원에는 언데드가 너무 많다. 시몬 일행은 저택 옆에 보이는 창고 건물 뒤편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하지만 이쪽에도 좀비들이 지키고 있었다.
“진짜 끝도 없네!”
“가자!”
이렇게 되면 억지로라도 포위망을 뚫는 수밖에 없다.
딕과 메이린이 앞장서서 정신없이 좀비들을 쓰러뜨리고 있는 가운데, 시몬만은 슬쩍 걸음을 멈췄다. 그러곤 창고 건물의 뒤편에 서서 가상의 레버를 잡아당겼다.
‘이대로는 누가 다치겠어. 여기선 힘 좀 빌려야겠어요. 피어.’
우웅!
창고 건물이 가려주는 이 각도에서는 조원들이 아공간을 볼 수 없다.
아공간이 열리고 피어와 군단화된 스켈레톤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크흐흐! 나야 날뛰는 건 언제든 환영이다만!]피어가 대검을 어깨에 짊어지며 말했다.
[이대로 싸우면 친구들에게 네가 군단장이란 사실이 들킬 텐데?]‘안 들켜요.’
시몬이 씩 웃었다.
‘여긴 데스랜드고, 언데드들의 천국이잖아요. 스켈레톤이 좀비와 싸우는 그림이 이상한 건 아니죠.’
[아하!]‘피어는 별동대로 활동해 주세요. 저와는 서로 모르는 것처럼 움직이는 겁니다.’
[크하하하! 이해했다!]한마디로 데스랜드의 토착 몬스터인 시늉을 하란 소리였다.
피어가 군단화된 스켈레톤들을 데리고 움직였고, 시몬은 얼른 일행 쪽으로 달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합류했다.
“와, 이건 진짜 위험한데.”
딕이 중얼거렸다.
앞을 막고 있던 좀비들을 해치웠지만, 하수도로 가는 길을 100마리 가까이 되는 좀비들이 막고 있었다. 게다가 실시간으로 좀비들의 수가 불어나며 포위망도 좁혀지는 상황.
메이린은 입술을 깨물며 텅패드를 바라보았다. 구조신호를 보낼지 주저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의 고민은 한 번에 날아갔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
밀집된 좀비들의 진형을 거대한 참격이 양단하며 지나갔다.
[크하하하하!]새하얀 대검을 짊어진 키 큰 스켈레톤이 좀비 떼로 뛰어들었다. 그가 한번 대검을 휘두르는 것만으로 좀비가 수십 마리씩 도륙된다. 뒤를 이어 군단화된 스켈레톤들이 피어와 함께 좀비들을 처치하기 시작했다.
“……응?”
“스켈레톤과 좀비들의 싸움? 영역 다툼인가?”
시몬은 애써 모른 척하며 말했다.
“뭔진 모르겠지만 지금이 기회야! 달려!”
시몬 일행이 하수도를 향해 달렸고, 피어와 스켈레톤 부대도 별동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해주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그냥 닥치는 대로 싸우는 것 같았지만 피어는 좀비들의 시선을 끌면서 시몬 일행을 따라갔다. 종종 참격을 쏘아 보내 시몬 일행 쪽으로 가는 좀비들을 파괴해 주기도 했다.
“와! 와! X나 멋있어!”
딕은 살기 위해 달리는 와중에도 두 눈은 피어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저 검에, 망토에, 와! 네크로맨서의 로망이야! 미쳤지 않냐 시몬? 저런 언데드 하나 가져봤으면 진짜 소원이 없겠다!”
시몬이 애써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 그러네.”
“근데 쫌 이상하지 않냐?”
메이린이 말했다.
“저거 데스랜드에 사는 스켈레톤들 맞아? 왜 우릴 도와주는 것 같지?”
“뭐래, 우연이겠지.”
딕이 그렇게 대꾸했지만 시몬은 뜨끔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끙, 역시 좀 작위적인가.’
시몬 일행과 군단의 진행 방향이 비슷하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다. 시몬이 피어의 분신을 손가락으로 쿡쿡 눌렀다.
‘피어, 제 위치 보이죠?’
[어, 보인다.]‘저희들 위치로 정밀 조준해서 참격 한번 날려주세요. 제가 어떻게든 보고 반응할게요.’
[크하하하! 이런 미친 새끼!]그래도 바로 시키는 대로 할 생각인 듯, 피어 쪽에서 섬광이 번쩍였다.
[지금 네 위치에서 10보 앞이다.]시몬은 즉각 반응했다. 거대한 참격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메이린!”
시몬이 앞서 달리고 있던 메이린을 와락 끌어안고 몸을 던졌다. 그 즉시 참격이 두 사람이 있던 자리를 휩쓸고 지나갔다.
딕과 카미바레즈는 기겁하며 제자리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쿠구구구구구구구!
자욱한 연기와 함께 지면에 거대한 흉터가 남았다.
“와우 씨…….”
참격의 흔적을 보며 딕이 헛웃음을 흘렸다.
“아까 저 괴물이 같은 편이라고 한 사람?”
시몬이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메이린! 괜찮아?”
“…….”
얼굴이 벌게진 채 멍하니 있던 그녀가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아! 응, 땡큐.”
“또 온다!”
피어가 사방에 무차별적인 참격을 날리고 있었다.
지면이 미친 듯이 뒤흔들었다. 건물이 무너지며 잔해가 떨어지기도 했다. 후두둑 떨어지는 파편들을 맞으며 네 사람은 미친 듯이 달렸다.
[연기 괜찮았나?]‘나이스!’
시몬이 도망치면서 슬쩍 피어의 분신 쪽으로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분신이 낄낄 웃어댔다.
“저기예요! 하수도가 보여요!”
피어와 스켈레톤들이 좀비 떼를 막아주는 사이, 시몬 일행은 무사히 하수도 뚜껑까지 도착했다.
이번에도 메이린이 칠흑 화염계로 시야를 가리고, 딕이 곳곳에 소리가 나는 오르골을 뿌렸다.
시몬이 뚜껑을 열자 세 사람이 신속한 동작으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갔다. 마지막으로 시몬이 내려와 티가 나지 않게 뚜껑을 닫았다. 딕은 인챈트로 단단히 고정까지 해두었다.
“하아아아.”
“살았다.”
다들 기다렸다는 듯 한숨을 푹 쉬었다.
“빨리 캠프로 돌아가자. 역시 여긴 정상이 아니야.”
“백번 천번 동의합니다.”
네 사람은 사다리를 내려와 하수도를 걸었다. 위쪽의 좀비들은 내려오지 않았기에, 몸을 죄던 긴장감도 슬슬 풀려갔다.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었다.
“그건 그렇고, 아까 그 스켈레톤 포스 개쩔었지 않냐? 와! 아마 그 개체가 데스랜드의 지배자겠지?”
“1절만 해. 밥팅아.”
메이린이 핀잔을 주었다.
시몬은 말 나온 김에 피어의 분신을 손가락 끝으로 툭툭 두들겼다.
‘피어, 어때요?’
[수만 더럽게 많지 문제없다. 적당히 싸우다가 물러나서 합류하도록 하마.]‘네. 부탁해요.’
어떻게 어떻게 이번 임무도 무사히 넘어간 것 같다. 아쉬운 점이라면 프린스에 대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는 점?
시몬은 조금 더 이 데스랜드를 둘러보고 싶었다.
하지만 여기서 조원들을 내버려 두고 혼자서 수색을 강행할 만한 명목이 떠오르지 않았다. 혼자 간다고 하면 다들 위험하다면서 따라올 테니까.
‘……!’
시몬은 걸음을 멈췄다. 갑작스럽게 소름이 등줄기를 쭉 스치고 지나갔다.
바람에 실려 온 것은 지독한 시체 냄새.
옆에서 나란히 걸어가고 있던 카미바레즈가 의아한 눈으로 시몬을 보았다.
“왜 그래요 시몬?”
“다들 멈춰.”
앞장서서 걷던 딕이 팔을 올리며 말했다.
“반대편에서 누가 오고 있어.”
차박. 차박.
하수도에서 발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위아래가 막혀 있는 곳이라 그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메이린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누구지? 좀비인가?”
“좀비치고는 발소리가 정상적인데.”
“우리처럼 하수도로 들어온 키젠 학생들 아닐까요?”
시몬은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최소 두 명 이상의 발소리가 들려야 해. 이런 위험한 장소를 키젠 학생 혼자 다니진 않을 테니까.”
저벅- 저벅-
질질질-
모두가 침을 꿀꺽 삼키며 기다렸다.
[흠.]그리고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질적인 외모의 소년이었다.
외견은 12세 정도로 어려 보였고 회색빛의 피부가 인상적이었다. 귀족 도련님들이 입는 고급스러운 예복을 걸쳤고 머리에는 왕관을 쓰고 있었다.
소년은 바닥에 뭔가를 질질 끌고 오고 있었다.
그것은 지독한 악취를 풍기는 말의 사체였다. 옆구리 쪽이 들짐승에게 파먹혔는지 커다란 구멍이 나 있었다.
‘누, 누구야?’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모두가 긴장하고 있는 그때, 소년이 말의 사체를 네 사람 앞에 던졌다. 징그러운 외견에 그들이 움찔하며 물러났다.
[내 이름은 프린스.]소년이 말했다.
[데스랜드의 지배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