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259)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59화(1259/1267)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59화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딱 그 꼴이군!”
한편 8구역에는, 유리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괴롭혔던 다르크 할렉이 있었다.
비웃음을 띤 그의 시선이 유리의 모습을 한 시몬에게로 향했다.
-이제 그만, 그만해!
자신에게 볼꼴 못 볼꼴 다 보인 멍청이가 저딴 식으로 세상만사에 달관한 표정으로 있는 것도, 자신보다 시험장에서 더 활약하는 것도 짜증나고 우스웠다.
저런 놈은 바로 자기 분수를 깨닫게 하는 게 중요했다.
“나는 할렉 가문의 다르크 할렉이다! 저 안경잽이를 붙잡아 탈락시키는 녀석에게는 시험 결과와는 상관없이 가문의 이름을 걸고 100골드를 포상하겠다!”
그 말에 근처 수험자들의 눈이 회까닥 돌아갔다.
이 시험에는 해상 지휘권, 혹은 바다에서의 일확천금을 위해 온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 당장 수험자 한 명을 탈락시키면 바로 한몫 든든하게 쥐여주겠다고 한다.
스슥.
슥.
할렉 가문이라면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을 터, 시선을 주고받은 몇몇 수험자들이 헤엄쳐서 눈을 감고 있는 시몬에게 다가왔다.
“그만두는 게 좋을걸.”
갑자기 흘러나오는 느릿한 음성에 수험자들이 움찔하며 동작을 멈췄다. 수면에 둥둥 떠 있는 시몬이 눈을 게슴츠레 뜨고 나른한 목소리로 타일렀다.
“난 이 시험에 최대한 관여하고 싶지 않아.”
“……이 자식이 뭐라는 거야?”
수험자 한 명이 발끈한 표정을 지었다. 돈 때문에 접근했지만, 막상 저 볼품없는 놈이 한마디 하니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났다.
“너 따위가 뭔데 함장 시험에 관여 어쩌고를 지껄이냐!”
촤르륵!
한 수험자의 팔이 칠흑 로프처럼 늘어났다. 그것으로 시몬을 붙잡고 뒤쪽의 보이는 벽에 처박아 탈락시킬 생각이었다.
“끝이다!”
그의 손이 시몬의 목덜미를 향해 다가오는 순간, 시몬은 서서히 손바닥을 펼쳐 들고 물살을 밀었다.
<파천(波遷)>
쏴아아아아아아아아!
그대로 물살이 포탄처럼 쏘아져 나가 남자의 몸을 떠민 채 날려 보냈다.
“?!”
주위에 있던 수험자들의 고개가 돌아갔다.
어느새 시몬에게 접근했던 그 남자의 몸이 반대편 벽에 처박힌 채 ‘어버버’ 소리를 내고 있었다.
-74번 수험자 탈락.
“바, 방금……!”
“뭘 한 거야?”
시몬은 다시 손바닥을 내린 뒤 눈을 감고 수면에 둥둥 떠 있었다.
쏴아아아아!
쏴아아아!
이 시험장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정상적으로 빠르고 큰 파도.
그것과 거의 같은 것을 시몬이 일으킨 것이다.
시몬은 눈을 감은 채 웃고 있었다.
‘파도를 일으키는 게 마나 아티팩트가 아니었네.’
파도를 일으키는 장치도 물론 있지만, 이 시험장의 벽면 곳곳에 직접 3군단의 네크로맨서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들이 무작위로 결을 붙잡아 파도를 일으켜 수험자들을 시험하고 있었다. 이건 물에서 대처하는 능력 외에도, ‘청파류’를 시험하는 시험이다.
‘오호.’
한편, 단상에서 따분하게 지켜보고 있던 부제독 아그라도 흥미로운 고개를 들었다.
‘제대로 준비를 해온 놈도 있잖아? 결을 잡을 수 있는 건가.’
아그라처럼 한눈에 시몬의 실력을 알아본 네크로맨서들도 드물게 있었지만, 대부분의 수험자들은 그저 시몬의 행동이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팔을 든 타이밍에 파도가 밀려와 마치 시몬이 그렇게 한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거기에 다르크 할렉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200골드!”
그 말을 들은 주위의 수험자들이 헤엄쳐서 시몬을 향해 나아갔다. 메타모포시스 계열 흑마법으로 어류로 변한 사람, 맹독성 말미잘을 몸에 휘감은 채 다가오는 사람, 칠흑수류계를 사용해 물의 흐름을 조작해 움직이는 사람까지.
각자 바다에 특화된 흑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실력자들이 시몬을 노리고 다가오고 있었다.
이에 시몬은 나지막하게 두 팔을 뻗어 수면을 움켜쥐는 시늉을 했다. 그러고는 제자리에서 몸을 빙그르르 회전하자, 수면이 시몬이 회전한 방향대로 회전했다.
마치 수면에 피어오르는 듯한 바람개비와 같은 형태. 시몬에게서 느껴지는 칠흑을 감지한 수험자들이 뒤늦게 물러서려고 했으나 이미 늦었다.
<회연(回漣)>
쏴아아아아아아아아!
시몬을 중심으로 거대한 파도가 원형의 파장처럼 뻗어 나가기 시작했다. 가까이 다가온 수험자들은 파장에 휘말린 즉시 순식간에 밀려나 벽이나 마나 펜스에 부딪혀 탈락했다.
“우왁!”
“꺅!”
얼마나 강력한 위력인지 시몬의 주위에 멀찍이 떨어진 사람들도 크게 옆으로 밀려나야 했다.
-98번 수험자 탈락했습니다!
-4번 수험자 탈락했습니다!
-130번 수험자 탈락했습니다!
-201번 수험자 탈락했습니다!
…….
쏴아아아아아아아!
파도는 8번 구역을 넘어서 이제는 다른 구역까지 퍼져 나가고 있었다. 다른 구역의 사람들은 어떤 상황인지 몰랐고, 그저 또 새로운 파도가 오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커다란 거 온다!”
“다들 대비해!”
8번 구역에서 퍼져 나간 파도가 시험장 전체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그리고.
“…….”
고요하게 눈을 감은 채 두 팔을 늘어뜨린 시몬이 후욱 하고 숨을 내뱉었다.
“이왕 관여해 버렸으니-”
이내 눈을 지그시 뜬 시몬이 유리 특유의 피곤하고 세상 무심한 표정을 지었다.
“그냥 다 탈락시킬까.”
움찔!
움찔!
8구역의 모두가 직감했다.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녀석을 건드렸다고.
주위를 한번 본 시몬이 이내 한쪽을 응시했다. 거기에는 얼굴빛이 파랗게 질린 채 얼어붙어 있는 다르크 할렉이 보였다.
“어떻게 생각해? 다르크.”
“너 이 새끼……!”
그의 몸이 파들파들 떨렸다.
그러다 화를 내면 지는 거라고 생각했는지 애써 웃으며 시몬을 보았다.
“그래, 이를 갈고 돌아왔다 이거지? 방금 파도로 뭔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다만!”
다르크가 두 팔을 벌렸다.
파직! 파직!
그의 머리 위에 새로운 칠흑 마법진이 일어났다. 주위에는 칠흑으로 이루어진 검은 전격이 지직거리고 있었다. 그가 입꼬리를 올렸다.
걸출한 네크로맨서들을 다수 배출한 할렉 가문의 가문 고유기.
“전부 같이 죽어라!”
<스톰샤드(Stormshard)>
8구역 모두가 아찔한 표정을 지으며 아우성쳤다.
이 공간에 전격마법이 떨어지면 그야말로 대참사다. 술사인 본인도 무사하진 않을 터.
쏴아아!
쏴아아아아!
이때 시몬이 빠른 동작으로 수면을 때렸고, 다섯 개의 물줄기가 총알처럼 뻗어 나가고 있었다.
바힐이 가르쳐 준 수류의 흐름을 타고 뻗어 나가는 저주.
<바힐 리메이크 – 플로우 캔슬레이션>
지직!
지지지직!
완성 직전의 마법진에 바닷물에 닿자, 구성 요소가 일제히 망가지고 회로 설치가 지연되며 오류가 발생했다.
마침내 파창! 소리와 함께 마법진이 깨지고 말았다. 다르크가 허망한 표정을 지었다.
‘물로 마법진을 지웠다고? 이게 무슨!’
“뒤에서 온다!”
마침 경기장에서 새로운 파도가 밀려들고 있었다. 모두가 방어마법을 펼치거나, 잠수하는 등 막거나 피하려 들 때 시몬은 역으로 파도를 향해 뛰어들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쏴아아아아!
시몬이 보드나 넓은 판 같은 것도 없이 맨발로 파도를 탄 채 이동하고 있었다. 마치 파도를 서핑보드처럼 삼는 듯한 신기.
이내 시몬이 발을 떼며 파도를 앞으로 잡아끄는 시늉을 하자.
쏴아아아아아아!
파도가 시몬이 손을 휘두른 방향 그대로 나아가 전면에 있는 다르크에게 쏘아졌다.
“그깟 파도 따위!”
다르크가 두 팔을 세워 들어 이번엔 거대한 방어 마법진을 펼쳤다.
“이건 다크 프로미넌스도 막아내는 방어 마법진이다!”
퍼어어어어어어엉!
그러나 당연히 평범한 파도는 아니었다.
시몬이 끌고 온 청파류 파도가 마법진에 부딪히자, 마법진이 그대로 깨진 그릇처럼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다르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슨 수압이 이렇게!’
쏴아아아!
마치 물살이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여 다르크를 끌고 간 뒤 수면 아래로 쑤셔 넣었다.
꾸르르르륵!
그의 몸이 순식간에 물 깊은 곳으로 들어왔다.
갑작스럽게 들어와 물을 한 움큼 마신 그가 입을 꾹 닫으며 다시 수면 위로 올라가려는데.
덥석!
다르크를 따라 들어온 시몬이 그의 어깨를 붙잡으며 미소 지었다.
다르크가 몸부림을 치듯 거칠게 버둥거렸지만 좀처럼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거기에 대형 흑마법을 무리하게 시전한 반동까지.
[안녕 다르크.]뭔가 흑마법을 썼는지, 물속에서 시몬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인상 펴.]조금이라도 시몬이 뒤로 밀면 벽에 부딪혀 탈락할 거리.
다르크는 어떻게든 빠져나가려 했지만 붙잡힌 어깨가 아플 정도로 시몬의 완력이 강했다.
‘이 새끼! 대체 언제 육체 단련까지……!’
할렉 가문의 후계자가 다른 곳도 아니고 1차 시험부터 떨어질 수는 없다.
이 사실을 알면 절대로 아버지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저놈에게 구걸하는 건 죽어도 싫다!’
결국 다르크가 스스로 등을 벽에 닿게 하려고 했으나.
‘!’
뒤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
시몬은 그대로 태연히 어깨를 붙잡고 있을 뿐. 그는 자신의 탈락을 원하는 게 아니었다.
‘이 새끼!’
자신을 익사시키려 하고 있다.
다르크는 극도의 공포에 질리고 말았다.
급히 버둥거렸지만 빠져나갈 수 없다. 이건 시험이고 물놀이 안전요원 따위 있을 리 없다. 애초에 사람 몇 명 죽는 건 상정한 듯한 시험.
꼬르르륵!
결국 죽음의 공포를 느낀 다르크가 다급한 표정으로 마구 손짓을 하며, 두 손을 비비는 시늉을 했다.
‘살려줘! 살려줘!’
이렇게 처참할 꼴을 당할 줄이야.
하지만 물에서 나간다면.
물 밖으로 나간다면 이길 수 있다. 이 굴욕은 백만 배로 갚아주겠다.
스으.
그때 시몬이 한쪽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입 모양으로 말했다.
-돈.
아까 당했던 것을 정확히 돌려주듯 말하고 있었다.
그는 굴욕으로 얼굴이 벌게진 채 바들바들 떨며 품에서 시몬에게 뜯어냈던 1골드를 돌려내야 했다.
시몬이 금화를 확인하고 미소 지은 뒤 그의 어깨를 붙잡고 있던 손을 뗐다.
‘죽여주마! 나가면 죽여 버리겠어!’
숨이 한계다.
다르크가 다급히 헤엄쳐 수면으로 올라가려는 순간.
[나가는 거 도와줄게.]시몬의 목소리와 함께, 물방울이 주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다르크가 뒤를 돌아보자 거대한 물줄기가 자신을 덮치고 있었다.
<해산(海山)>
꾸르르르륵!
그 물줄기가 다르크를 끌고 위로 솟구쳤다.
쏴아아아아아아아!
이내 8구역 한복판에 거대한 물줄기가 솟아올랐다. 물줄기는 여전히 다르크를 떠안은 채 한참을 날아가고 있었다.
“뭐야 저기!”
“사람이야!”
7구역, 6구역, 이어서 2구역, 1구역을 넘어가고 있었다.
수험자들이 웅성거렸다.
“다르크……!”
크리스티나가 침을 꿀꺽 삼켰다. 같은 살롱의 알리라와 배질도 경악한 표정으로 눈을 떴다.
터어어어어어엉!
시험장 가장 끄트머리에 있는 벽면에 다르크가 틀어박혔다.
벽면이 찌그러진 채, 완전히 정신을 잃은 다르크가 두 팔을 벌린 채 눈에 회까닥 돌아간 모습으로 기절해 있었다.
-7번 수험자 탈락.
쏴아아!
뒤이어 수면으로 빠져나온 시몬이 천연덕스럽게 안경을 추켜올렸다.
“감당 못 할 짓은 벌이지도 말았어야지.”
시험 시작부터 파란은 벌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