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273)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73화(1273/1277)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73화
쏴아아아아아아!
시몬이 타고 있는 작은 배 앞으로, 함포로 무장한 오한 선단의 배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대부분이 상선과 어선을 개조한 형태였지만, 종종 전함도 보인다. 그 수는 눈으로 대충 헤아려도 20척이 넘어 보였다.
-출항자는 들어라.
오한 함대 측으로부터 확성 수정구의 음성이 울려 퍼졌다.
-자격 없는 자의 불법 출항 인지, 이를 응징하기 위해 발포하겠다.
이야기를 듣던 시몬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자격을 확인하지도 않고 자격 없는 자라고 단정 지었으며, 자신들의 해상 지휘권을 드러내지도 않고 대뜸 발포하겠다고 한다.
‘심지어.’
시몬이 고개를 들었다.
이 배에 나부끼고 있는 깃발은 엄연히 3군단의 깃발이다. 그럼에도 발포하겠다는 건 이판사판이란 뜻이다. 목격자를 반드시 없애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쏴라!
멀찍이서 그런 음성이 들린 뒤, 사방에서 격렬한 발포음과 함께 포탄이 날아왔다.
이에 시몬도 대처했다.
“배를 지켜, 드래고니안.”
딸칵! 딸칵!
배에서 굴러다니던 뼈들이 일어나 착착 맞춰지더니 이내 평소와는 다른, 업그레이드된 외형의 본 아머의 형태로 빚어졌다.
바닐라로부터 추가 수리가 완료된 드래고니안 슈트가 작동을 개시한다.
<봉마 결계>
배 곳곳에서 벌집 모양의 배리어가 펼쳐지며 포탄을 모조리 막아냈다.
심지어 포탄 중에는 칠흑이 실린 종류도 있었지만, 마나 기반 에너지를 흡수하는 봉마 결계를 뚫을 수 있을 리 없었다.
-흑마법 때문에 공격이 먹히지 않습니다!
-계속 쏴! 뚫릴 때까지 쏘란 말이다!
퍼어어엉!
퍼어어어어어엉!
일제 포격이 계속된다.
물론 이대로 가만히 맞아주고만 있을 시몬이 아니었다. 시몬은 확성 수정구를 들어 올린 뒤 말했다.
“3군단 소속 함장의 유리 미그일이다. 그 어떤 신분 확인 절차도 없이 3군단의 깃발을 단 선박에 선제공격을 가한 바, 이를 3군단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며 지금부터 일어나는 모든 일의 책임은-”
시몬이 손끝을 세워 들었다.
“전적으로 그대들에게 있음을 명확히 한다.”
쏴아아아아아아!
그 말을 마치기 무섭게, 수면 아래에서 7군단의 데드나가들이 올라와 배를 붙잡았다.
데드나가들이 빠르게 헤엄치며 배의 방향을 육지 쪽으로 돌렸다. 갑자기 바다가 아닌 육지 방향으로 시몬이 뱃머리를 돌리자, 배를 지휘하는 오한 선단 함장들의 낯빛이 하얗게 질렸다.
“놈이 도망칩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함장!”
“쫓아라!”
오한 선단의 함장이 외쳤다.
“저 자식! 처음부터 우리의 선제 포격을 이끌어내는 게 목적이었을 거다! 육지로 올라가서 3군단 선단에 고발할 생각이니 절대 놓치지 마라!”
모든 함대들이 서둘러 속도를 높여 시몬을 뒤쫓아가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추격전이 벌어지는 바람에, 단단히 구축된 배의 포진도 무너져 내린다.
그 모습을 본 시몬이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라미아.]쏴아아아아아아아!
쫓아오는 오한 선단의 배들 측면으로, 한 줄기의 커다란 물줄기가 일어나고 있었다.
시몬을 쫓으며 포격을 가하던 배들의 선원들이 뒤늦게 고개를 돌려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남서 방향! 해양 몬스터로 보이는 개체가 고속으로 접근 중!”
라미아의 존재를 눈치챈 함선이 일제히 포문을 돌리고 포격하기 시작했으나, 그 해양 몬스터로 추정되는 개체는 마치 뱀 같은 몸놀림으로 요리조리 포탄을 피해냈다.
“마, 막을 수 없습니다!”
“충돌합니다!”
꾸우우우우우웅!
처음에 부딪힌 배가 크게 흔들리며 다른 배에 부딪히고, 그 배들이 연달아 다른 배에 부딪히는 등 도미노 효과가 벌어졌다.
멀찍이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시몬이 환호했고, 그 옆에는 자신도 구경하겠다고 졸라서 아공간에서 꺼내놓은 알라제가 통통 튀고 있었다.
[메탈 라미아. 테스트 기간을 끝마치고 비로소 첫 정식 전투 개시.]이내 첨벙! 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금속의 뱀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늪의 언데드인 몰굴라를 바다 전용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한 가지 추가된 부분이 있었다. 그건 바로.
[지느러미, 코랄 블레이드 추가.]철컥!
뱀의 비늘에 갑자기 날카로운 두 갈래의 지느러미가 일어나더니, 그 끝에 ‘코랄’의 보랏빛이 일렁였다. 마치 검을 꺼낸 것과도 같은 모습.
스릉!
스겅!
메탈 라미아가 맹렬하게 몸을 회전하며 배를 통과한 뒤 바다로 돌아가자, 커다란 배 한척이 마치 잘게 썰린 것처럼 칼자국이 난자된 채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지켜보던 시몬이 두 손을 짝 부딪히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몰굴라의 몸체에 갑자기 저런 큰 무기를 다는 거, 처음에는 걱정 많이 했어.”
[라미아와 몰굴라의 싱크로율 높음. 그러나 헤엄 테스트에서 생각보다 적응 어려움.]“……맞아. 로크섬에서 부두나 선박 많이 부숴먹었지.”
그런데 의외로 해결책은 간단했다.
일자로 길쭉하기만 뱀의 몸뚱이에, 언제든지 꺼내거나 넣을 수 있는 지느러미를 추가한 것. 데드나가들이 가진 팔이나 지느러미와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었다.
이 지느러미가 생기니 방향 전환이 크게 개선되었고, 라미아의 컨트롤 능력도 확 좋아졌다.
거기에 알라제가 추가 아이디어를 내서 지느러미에 코랄을 흘려보내 ‘검’과도 같은 무기로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계속해, 라미아!”
콰콰콰콰콰콰!
메탈 라미아가 끊임없이 회전하며 뱀 특유의 몸놀림으로 배의 사이사이를 파고들기 시작했다. 선체가 연달아 코랄 블레이드에 베이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크윽!”
“패닉에 빠지지 마라! 침착하게 쏴!”
배들이 메탈 라미아에게 포격을 가했으나, 라미아가 극도로 근접한 채로 움직였기에 자기들끼리 맞는 오발 사태가 벌어졌다.
지금의 이 오한 함대 숫자는 엄연히 부풀려진 전력. 일확천금을 위해 온 육지인들이 선상 전투 훈련이 부족한 상태에서 포격을 가하니,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메탈 라미아가 한바탕 날뛰고 빠져나오니, 선단 진영이 갈라지고 불타고 난리도 아니었다. 완전히 초토화됐다.
[빼우우우우우우우!]라미아의 울음소리가 바다를 진동시켰다.
이내 라미아가 다시 한번 함대 근처를 크게 돌며 배들을 공격할 준비를 하려는 그때.
쩌어어어어엉!
갑자기 그 어떤 대포보다 몇 배는 빠른 포탄이 날아와 메탈 라미아의 몸에 직격했다. 메탈 라미아가 ‘끼잉!’ 소리를 내며 잠시 충격 회복을 위해 바다로 들어갔다.
쏴아아아아!
그리고 박살 나는 오한 함대의 잔해 속에서 유유히 빠져나온 멀쩡한 배 한 척.
이 배는 다른 배들과는 달리, 매끈한 유선형의 몸체에 포탄이 달려 있는 은빛의 함선이었다.
그리고 그 함선 갑판에 확성 수정구를 든 채 서 있는 한 남자가 보였다.
-이 순간을 고대했습니다. 유리 미그일.
그의 정체는 다름 아닌 시몬의 함장 동기 중 하나이자, 에스텔라 살롱 출신의 귀족.
배질 포트시였다.
그 말을 들은 시몬이 머리를 긁적였다.
‘이러려고 3군단 함대에서 나왔구나. 배질.’
아무래도 오한 함대에 해상 지휘권을 가진 함장으로 들어간 모양.
같은 3군단 해상 지휘권 소유자가 있으니, 오한도 3군단의 이름에 두려워하지 않고 덤빌 수 있었던 것 같았다.
후우우우우웅!
배질 보트시가 흑마법을 시전했다. 주특기인 ‘은 연성’으로 은의 창을 만든 뒤, 시몬이 탄 배를 향해 날린 것이다.
드래고니안 슈트가 급히 팔을 움직여 배리어를 펼쳤지만, 배질의 은빛 창은 마나의 효과가 없는 순수한 일점 물리공격.
상성상 불리했다.
‘억지로 쳐내더라도…… 이건 배가 못 버티겠네. 해상전은 이런 문제도 있구나.’
시몬은 아공간을 열고 드래고니안 슈트와 알라제를 챙긴 뒤 배에서 뛰어내렸다.
콰아아아아악!
마침내 은빛 창이 배를 구멍 내며 바다로 들어갔다. 시몬은 바다에서 빠르게 헤엄쳤다.
그러다 결을 붙잡고 수면 위로 끄집어내 파도를 만들어낸 다음.
처억!
그 파도를 두 발로 디딘 채 이동했다. 시몬이 향하는 곳은 오한 선단의 배들이 얽혀 있는 난전의 현장이었다.
-타깃이 배를 잃었다!
-청파류 사용자는 움직여라!
쏴아아아아아아아!
기다렸다는 듯 오한 선단 소속의 청파류를 익힌 네크로맨서들이 바다에 뛰어내리고는, 맹렬한 물줄기를 일으키며 시몬을 향해 다가왔다.
“유리 미그이이일!”
배질도 시몬을 쫓아 전함에서 뛰어내렸다.
두 발밑에 은으로 쟁판을 펼쳐 착지한 뒤, 부스트 마법으로 칠흑을 일으키며 빠르게 시몬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놓치지 않아!”
여기서 재산이라도 거덜낼 생각인지, 배질은 품의 주머니에서 연달아 은을 꺼내서 창을 연성해 시몬에게 날려보냈다.
쐐애액!
쐐애애액!
시몬은 파도를 탄 채 유유히 방향을 전환하며 피해낸 뒤 안경을 추켜올렸다.
“청파류를 쓰지 못하면 날 못 이겨. 배질.”
그렇게 말한 시몬이 고개를 돌렸다. 마침 여섯 방향의 물줄기와 함께 청파류 사용자들이 시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파천>
쏴아아아아아아아!
그들이 물살을 밀어내자 여섯 줄기의 ‘파천’이 화살처럼 쏘아져 왔다.
시몬은 씩 웃어 보인 뒤, 파도에서 뛰어내려 수면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넘실거리는 바닷물의 결을 붙잡아 앞으로 내뻗었다.
<산파(散波)>
쏴아아아아아아아!
창끝처럼 뾰족한 ‘파천’이 아닌, 마치 방패처럼 널찍한 ‘산파’가 시몬의 전면으로 펼쳐졌다.
이내 오한 선단 측에서 사용한 6갈래의 파천이 시몬이 일으킨 한 갈래 산파에 부딪혔다.
콰콰콰콰콰콰!
파도끼리 줄다리기를 하듯 팽팽하게 부딪혔지만, 여섯 줄기의 파천을 막을 수는 없었다. 결국 산파가 점점 뒤로 밀리고 있는데.
“저 자식!”
“무슨 짓이야?”
시몬이 갑자기 빠르게 파천과 산파가 맞부딪히고 있는 충돌점으로 뛰어올랐다. 그러고는 손날을 펼쳐, 마치 착검의 자세를 취했다.
‘결을 가르는 기술!’
<파단(波斷)>
촤아아아아아아아!
시몬이 양측 파도가 격돌하는 중심부의 결을 갈랐다. 이내 두 파도가 순간적으로 폭발하듯 크게 터져 올랐고, 시몬은 그 위에서 칠흑으로 몸을 감싼 채 물의 압력을 이용해 하늘로 치솟았다.
파도가 일종의 공중 포대가 된 셈이다.
-끼이이이이!
그리고 시몬이 앞서 아공간에서 꺼내둔 스컬윙 하나가 시몬의 어깨를 두 다리로 붙들었다.
마치 글라이딩을 하듯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청파류 사용자들을 넘어, 시몬은 오한 선단의 배들이 얽혀 있는 배들 중 하나의 갑판에 가뿐히 착지했다.
“비상 사태다! 타겟이 아군의 배로 올라왔다!”
“놈을 잡아라!”
탁탁.
가볍게 손뼉을 턴 시몬이 빙글빙글 웃으며 어깨를 빙빙 돌렸다.
곳곳에서 선원들이 병장기로 무장한 채 우르르 몰려들고 있었다.
“큭!”
선원들은 뭔가 잔뜩 움츠러든 표정이었다.
저 그리 대단치도 않은 늘어진 티를 입고, 유행 지난 안경을 쓴 검은 머리의 남자가 이토록 위압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겁먹지 말고 덤벼라!”
“쳐라!”
선원들이 일제히 무기를 들고 시몬을 향해 달려들려는 그때.
쿠우우우우웅!
갑자기 배에 커다란 진동이 일어나며 그들이 갑판 바닥을 나뒹굴거나 배에서 튕겨 나가 바다에 빠지고 말았다.
다른 배들도 진동이 온 듯 출렁거리고 있었다.
“모든 배는 움직이지 말라니까!”
함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통신 수정구를 들고 그렇게 외쳤다. 그때 대답이 돌아왔다.
-우리도 움직이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닙니다! 바다가……!
“바다가 뭐……. 어?”
그들은 뒤늦게 심상치 않은 걸 느꼈다.
배들이 뭉쳐 있는 바다만 녹지로 바뀐 듯 녹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일종의 ‘늪’으로 변해 버렸다. 배들이 이 늪을 빠져나갈 수 없게 됐다.
“다시 말하지만-”
시몬이 씩 웃으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연기하던 유리의 모습이 벗겨지며, 맹렬한 호승심을 가진 소년의 모습이 드러났다.
“지금부터 일어나는 모든 일은 전적으로 니들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