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276)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76화(1276/1277)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76화
현재 대륙의 바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현상 중에 가장 핵심 이슈라고 할 수 있는 ‘보물섬’.
바다에 5시간 동안 유지되는 던전이 열리고, 그곳에 들어가면 각종 보물이나 광물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한다. 출구가 닫히기 전에만 빠져나오면 아무 문제 없다.
던전주도 없다. 지키는 몬스터도 없다. 이상현상을 동반하지도 않는다.
기존의 던전과는 결이 다른 느낌. 그리고 이 던전이 바다 곳곳에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곳이 열린다는 사실까지.
시몬은 대단히 수상쩍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고 있었다.
“……이걸로 찾으라고 했지?”
스으-
시몬은 반쯤 시든 산호 같은 것을 들어 올렸다.
보물섬 이슈가 시작된 지 시간이 꽤 지난 만큼, 보물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된 대륙민들은 나름의 방법을 찾아냈다.
바로 보물섬 내의 식물이나 해초를 채취해서 가져가는 것.
던전의 식물들은 던전 밖으로 가지고 나오면 새로운 기후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지 축 늘어져 있다.
그런데 마치 햇빛을 찾아 고개를 드는 해바라기처럼, 이 식물들은 던전이 열리는 방향을 향해 움직인다고 한다. 마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일종의 자연 나침반인 셈이다.
“아, 이쪽이네.”
한동안 반응이 없던 해초가 정말로 특정 방향으로 조금 기울어졌다. 시몬이 배의 방향을 그쪽으로 돌리니 더더욱 해초가 확실히 뻗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시몬은 배의 속도를 높여서 식물이 가리키는 지점으로 나아갔고.
‘와!’
아무도 없던 망망대해 같은 바다에서, 갑자기 배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크고 작은 어선이나 상선, 심지어 함선이나 뗏목까지 가지각색이다.
‘……아니, 뗏목으로 여길 어떻게 온 거야.’
시몬이 헛웃음을 흘렸다. 그만큼 다들 보물에 눈이 돌아갔다는 증거였다.
또 하나 특이한 모습은 배에 탄 사람들이 던전에서 가져온 식물들을 손에 든 채 힘껏 앞으로 내뻗고 있다는 점. 가히 진풍경이었다.
그야말로 대형 이벤트가 시작되기 직전의 분위기, 바다가 시장 바닥처럼 사람들이 바글거렸다.
“이 새끼들 여기서 만날 줄 알았다!”
“쏴라! 쏴!”
가면 갈수록 배들이 많아지고, 자기들끼리 싸우는 배들도 늘어났다.
포격 소리가 나고 포탄이 물보라를 일으키지만 주위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식물들이 안내하는 곳으로 향했다.
시몬도 눈치껏 3군단 깃발을 내리고 이동하는 중이었다. 괜히 눈에 띄면 귀찮았으니까.
‘이번 항해 목적은 보물섬의 정체를 파악하는 걸로 하자. 문제가 없다면 겸사겸사 보물도 챙기고.’
워낙 사람들의 열기가 뜨거우니 시몬도 조금은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크흐흐! 저기 보이는군 소년! 보물섬 던전의 입구다!]피어의 말대로, 배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의 대기가 커다란 원의 형태로 일렁이는 모습이 보였다.
‘아직 안 열렸네요.’
던전 입구 곳곳에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던전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로 먼저 들어가기 위해 내가 먼저 왔다느니 네가 늦었다느니 싸우고 삿대질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거, 좀 비킵시다!”
물론 질서 따윈 없었다.
덩치 큰 배들이 그냥 입구 쪽으로 밀고 들어오면 작은 배들은 욕지거리를 퍼부으면서도 비키는 수밖에 없었다.
쿠쿵!
끝까지 버티다가 부딪혀서 침몰하는 배들도 종종 있었다. 그렇게 물에 빠진 사람들은 다른 만만한 배를 빼앗으려 달려들며 다시 한번 혼란의 연속.
다행히 시몬은 마정석 엔진을 장착한 중간 규모의 배였기에, 함부로 부랑배들이 달려들진 못했다.
적당한 위치에 줄을 선 시몬이 긴장한 얼굴로 보물섬 던전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제기랄! 튀어!”
“오늘은 공쳤구만!”
갑자기 주위의 작은 배들이 혀를 차더니 뱃머리를 돌려 빠르게 흩어지기 시작했다.
뿌우우우우우-!
요란한 뱃고동 소리와 함께, 커다란 함선 한 척이 물살을 가르며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시몬은 그 함선에 휘날리고 있는 깃발을 바라보았다.
‘3군단 선단의 배!’
콰콰콰콰콰콰!
함선이 밀고 들어와 보물섬 던전 입구의 최전면으로 들이닥쳤다. 뒤이어 확성 수정구의 음성이 울려 퍼졌다.
-항해증이 없는 불법 선박은 모두 체포하겠습니다. 던전에 들어가실 분은 모두 항해증을 제시한 뒤 입장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덜컹!
덜컹!
함선에서 포문이 열리는 모습이 보였다.
-지금 도망가는 선박들은 모두 멈추세요. 계속 도망가면 발포하겠습니다.
그렇게 경고하기 무섭게 포탄이 투쾅! 하고 발사되었다. 바다에 위협사격이 떨어지며 사람들의 분위기가 들끓었다.
“하하하하! 속이 다 시원하구만!”
“3군단 놈들도 일을 하긴 하네!”
항해증을 가진 함장을 보유한 배들은 모두 즐기는 반응이었다.
여러 항해증 중에서도 최상위 권한인 ‘해상 지휘권’을 가진 시몬도 느긋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이어서 3군단 함선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내리더니 각 배들의 항해증을 살피고 전투 권한이 없는 선박일 경우 불법 무기가 있는지 확인했다.
물론 다들 아공간에 넣거나 흑마법으로 숨겼겠지만, 3군단도 시간 문제 때문인지 아공간까지 확인하거나 하진 않았다.
“실례합니다.”
마침 시몬의 배에도 한 여성이 올라탔다.
“배의 선장 되시는 분이 누구신…… 아.”
“아.”
두 사람이 서로를 보고는 우뚝 굳어졌다.
‘여기서 만나다니.’
시몬이 난감한 미소를 지었다.
배를 조사하러 나온 3군단 측 인원은 다름 아닌 같은 신입 함장이자, 유리의 전 약혼자인 크리스티나 셀린이었다.
3군단의 정복을 입은 그녀가 통신 수정구를 들고 말했다.
“함장입니다. 세부 조사가 필요한 선박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이 배에 탑승한 채 조사를 계속하겠습니다.”
-예, 함장님. 몸 조심하십시오.
그렇게 뚝 하고 통신이 끊겼다.
그런데 조사를 할 생각이 전혀 없는 듯, 크리스티나는 성큼성큼 다가와서 대뜸 시몬의 맞은편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버렸다.
“좋은 배네. 유리.”
시몬이 표정을 굳히고 말했다.
“세부 조사는 무슨, 뻔히 아는 사이면서 무슨 속셈이지?”
“그냥 도와주려고. 보물섬 갈 거 아냐?”
시몬은 왜 도와주냐고 따지려다가 그만두었다.
그녀의 표정이 회한에 빠진 듯 시무룩해 보였기 때문. 적대감 같은 건 느껴지지 않는다.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 같지도 않아 보였다.
“……보물섬도 던전이지? 유리.”
잠시 침묵을 지키던 그녀가 맥락 없이 불쑥 그렇게 말했다.
“던전은 다른 차원이니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고, 그 일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곳이라 들었어.”
“?”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시몬이 뭐라 다시 말하려는 그때.
“보물섬의 입구가 열린다!”
“오오오!”
거대한 던전의 입구가 마침내 열렸다. 극도로 흥분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촤아아아!
제일 첫 번째 배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열린 던전으로 들어갔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 뒤에 바로 다른 배들이 뒤따랐다.
“가자 가자!”
“앞에 빨리 좀 가쇼!”
뒤쪽에 있는 배들이 화를 내며 마구 재촉했다. 시몬도 하는 수 없이 마정석 엔진을 작동시키고 뱃머리를 던전의 입구로 돌렸다.
“나중에 이야기하자. 흔들릴 테니까 꽉 잡아.”
쏴아아아아아아!
시몬의 배가 물살을 밀어내며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 * *
던전을 통과하는 순간, 시몬은 잠깐 뭐가 바뀌었나 하고 생각했다.
‘아.’
하늘.
바다.
그리고 입구를 통과했는데 조금 앞에 똑같은 원이 둥글게 펼쳐져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저게 던전의 출구였다.
‘던전이 바다라고?’
“비켜 비켜!”
콰콰콰콰콰!
뒤쪽의 입구에서 빠져나온 다른 경쟁자 배들이 빠르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망망대해 같은 던전의 바다.
이곳에 있는 건 중간의 작은 섬 하나뿐이었다. 나머지는 전부 끝도 없이 펼쳐진 바다뿐. 모두가 그 작은 섬으로 향하고 있었다.
“키는 내가 잡을게.”
크리스티나가 걸어오더니 키를 붙잡고 제대로 섬이 있는 방향으로 항해했다.
그녀도 본선 훈련에서 배 운전법 정도는 제대로 배웠을 것이다. 시몬은 수상하단 눈빛으로 그녀를 한번 바라본 뒤, 이내 한숨을 쉬고 본래 목적인 던전의 파악을 시작했다.
‘숨이 막혀.’
숨을 쉬는 게 조금 어려웠다.
화이트랜드에 처음 갔을 때 느꼈던 것처럼, 뭔가 대륙과는 대기가 다른 느낌. 그리고 조금 더웠다. 벌써 팔과 목에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또 하나 대륙과 다른 것.
‘바다색이 달라.’
심연처럼 새까맸다.
마치 바다가 아니라 먹물 위를 항해하는 느낌이다. 시몬은 조심스럽게 바다에 손을 넣어보았다.
“!”
수온이 따뜻했다.
대륙은 무더운 계절에도 바닷물이 차갑기로 소문났는데, 이곳은 온탕이었다. 시몬은 이 던전의 바다에서도 ‘결’이 잡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팔을 조금 더 깊게 넣어보았다.
쑤우우우욱!
그러자 갑자기 뭔가가 팔에 휘감기기 시작했다. 시몬이 화들짝 놀라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유리!”
그 모습을 본 크리스티나가 다급히 배를 멈춰 세웠다. 시몬이 점점 더 바다로 당겨지고 있었다.
‘해초?’
이제 보니 바다가 시커멓게 보이는 건 전부 저 해초 때문이었다. 까마득히 깊은 바다 밑바닥에서부터 해초가 여기까지 올라온 것.
살아 있는 것처럼 해초들이 시몬의 팔을 계속 휘감고 집요하게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을 바다에 빠뜨리려는 귀신 같아서 오싹했다.
“거! 초행인 것 같은데 몸이 물에 닿지 않게 조심하시오!”
한 중년 남자가 외쳤다.
“다들 배에서 몸을 빼지 마시오!”
이미 시몬을 본 다른 배의 선원들도 바짝 긴장하며 몸을 착 배에 붙인 채 보물섬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시몬이 교보재가 된 셈이었다.
“유리! 도와줄게!”
크리스티나가 스피릿을 끌어올렸지만, 시몬이 반대쪽 손바닥을 들어 괜찮다는 신호를 보낸 뒤, 무수한 해초에 휘감기고 있는 오른팔에 칠흑을 끌어올렸다.
이 정도의 위기야 시몬에겐 지나가는 일 정도에 불과했다.
‘격.’
퍼어어어어어어엉!
칠흑을 순간적으로 방사시켜 해초를 찢은 뒤, 시몬이 급히 팔을 빼냈다. 찢어발겨진 해초가 시몬을 쫓아서 위로 마구 솟구쳤다가, 수면 위의 공기와 맞닿는 순간 쪼그라들 듯 움츠러들더니 다시 바다로 축 퍼져 나갔다.
후우.
시몬이 숨을 크게 내쉬었다.
‘절대 물에 빠지면 안 되겠다.’
* * *
약간의 해프닝이 있었지만 결국 시몬과 크리스티나가 탄 배도 무사히 보물섬에 닿았다.
사람들 모두 보물에 눈이 돌아갔는 지 난리도 아니었다. 배에서 내린 이들이 헐레벌떡 뛰어갔다.
“삽! 삽 있는 대로 다 가져와!”
“여기부터 파보죠!”
다들 재물에 한이 들린 사람처럼 섬을 삽으로 파헤치기 시작했다. 모래사장, 언덕, 풀밭 등 보물이 있을 만한 곳이라면 전부 달려들어 땅을 팠다.
그 밖에도 여러 모습이 보였다. 땅의 숨겨진 보물을 노리는 게 아니라 언덕 아래를 파서 광물을 노리는 사람들, 애초에 보물은 생각지도 않고 ‘자연 나침반’이나 다름없는 던전의 식물을 캐는 사람들, 그 와중에 틈새시장을 노리듯 정박해 있는 다른 배의 재산을 터는 사람들까지.
시몬과 크리스티나도 보물섬으로 올라왔다.
“어떻게 할래? 유리.”
크리스티나의 물음에 시몬이 어깨를 으쓱했다.
“나는 선단 자금이 필요해서 보물을 챙길 생각인데, 너는? 사람들 통제하지 않아도 돼?”
“여긴 던전 안이고, 3군단의 영역 밖이니 그럴 의무는 없어. 난 구경만 해도 충분해.”
시몬은 팔소매를 걷어붙인 뒤 아공간을 열었다.
보물찾기를 할 시간이었다.
“그럼 한번 해볼까.”
우우우웅!
물론.
쿠웅!
쿵!
시몬은 남들보다 인원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