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281)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81화(1281/1318)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81화
제독이 전력 총집결을 지시하자, 언노운 또한 자신이 다스리는 해양 몬스터를 끌어모으는 것으로 대처했다.
확실히 쉽지 않은 전투가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이 되는 점이 있다면, 3군단의 제독의 예상이 정확하단 점이었다.
-나는 언노운이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이라 확신한다.
언노운을 쓰러뜨리면 모든 것은 되돌아온다.
명료해서 좋다.
시몬은 순수하게 이 목표에 집중하고 싶었다.
삐걱 삐걱.
본선 녹티스호.
흔들리는 갑판 위로 걸어 나온 시몬이 주위를 응시했다.
‘안개가 짙네.’
난간에 팔꿈치를 대고 가만히 밤바다를 바라보았다.
음침하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적적하고 운치 있는 광경. 쏴아아 울려 퍼지는 파도 소리, 그리고 배들이 바닷물을 가르며 철썩이는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치직.
그때 통신 수정구의 연결음이 들리더니 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함장 개인 통신? 누구지?’
-안녕하세요, 유리.
오드레시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시몬이 웃으며 말을 받았다.
“안녕 오드레시아. 안 자?”
-잠이 안 와서요. 갑판에 나와 있어요.
시몬이 고개를 돌리자, 저 멀리 붉은 함선의 선두의 배에 나와 있는 양머리 여성이 손을 흔드는 모습이 보였다. 시몬도 어색하게 웃으며 그쪽으로 손을 흔들었다.
“어머니가 계신 선단 문제는 잘 해결했어?”
-그럼요.
다행히 그녀가 몸담은 마로트 선단은 그녀가 해양 지휘권을 가진 채 복귀한 뒤, 무사히 전력을 추스르고 다시 바다로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이번 전투가 끝나고, 하루빨리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내 생각도 그래.”
-유리도 엘드릭 선단을 구했다고 들었어요. 선단주들 사이에서 떠들썩하게 소문이 돌던걸요.
“응, 엘드릭 선단도 딱 오드레시아와 비슷한 상황이었지. 네 이야기를 미리 들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됐어.”
-제가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에요.
그때 그녀가 조금 망설이는 듯하더니 입을 열었다.
-호, 혹시 언노운을 무사히 쓰러뜨리고 전쟁이 모두 끝나면 저…….
“?”
시몬이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는 그때.
-니들 혹시 함장 공용 통신으로 말하고 있는 거 모르냐?
갑자기 굵직한 남자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시몬과 오드레시아가 화들짝 놀라며 어깨를 떨었다. 누군가 했더니 신규 함장 중 한 명인 로타리오의 목소리였다.
-아! 왜 끼어들어서 끊으십니까. 숨죽인 채 잘 듣고 있었는데!
시시덕거리는 또 한 명의 동기의 목소리가 들렸다.
-유리 미그일! 너 약혼자가 도망갔다고 바로 다른 여자 꼬시는 거야? 어이없어! 그리고 오드레시아! 전투 전에 전쟁이 끝나면 운운하는 거 위험한 짓이야!
알리라 헌트가 하이톤으로 말했다.
-안녕, 유리. 이제 전 약혼자 눈치는 안 보기로 한 걸까?
한결 편해진 목소리의 크리스티나 셀린이 무려 장난을 걸어왔다.
얼굴이 벌게진 시몬이 얼른 마무리했다.
“나,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 오드레시아.”
-네, 네에.
-이것들아! 잠 좀 자자! 그리고 내 앞에서 젊음 뽐내지 마! 확 바닷물에 머리부터 빠뜨리기 전에!
부제독 아그라가 일갈하자, 모두가 왁자지껄하게 웃으며 통신을 종료했다.
시몬은 여전히 얼굴에 화끈거리는 열감을 식히듯 고개를 쭉 내밀고 바닷바람을 맞았다.
‘아.’
잠시 한눈파는 사이, 안개가 더 짙어져 있었다.
심지어 보통의 안개가 아니었다.
‘……분홍색 안개.’
지금 아그라의 연합 함대는 이상현상의 영역에 들어와 있었다.
시몬은 잠시 안개 속에 귀를 쫑긋했다.
여자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 * *
아- 아아- 아아아-
파도가 얕은 밤바다 위에 자욱하게 낀 안개.
그곳에 정처 없이 떠 있는 작은 나룻배 위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
아- 아아- 아아아아아-
여자가 목소리를 높이자 파도가 크게 한 차례 일어났다가 철썩이며 내려앉았다. 꺄르르륵! 끼르르륵! 소름 끼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한차례 울려 퍼졌다.
이내 몸을 뒤로 기울인 그녀가 훗 하고 웃었다.
“들리니? 시몬 폴렌티아.”
목소리의 주인공은 작은 키에 앳된 외모를 한 여성이었다. 분홍색 단발머리가 바람에 흔들렸고, 머리에는 반창고 두 개를 교차해 붙인 것들이 여러 개 톡톡 꽂혀 있다.
어깨와 겨드랑이가 드러나는 조끼 같은 재킷, 짧은 반바지, 분홍색 신발이 바위 끝을 톡톡 두들긴다. 그녀의 복부나 팔, 옆구리 등에도 반창고가 붙어 있다.
바다 한복판에 있는 것보다, 활기찬 도시인 랭거스틴의 거리에 있어야 할 것 같은 패셔너블한 차림이었다.
“결사 킬러, 다섯 종류의 구원을 꺾은 자.”
와삭!
그녀가 배 옆에 펼쳐둔 감자칩을 집어 들어 입안에 넣었다. 와삭거리는 소리와 함께 순간적으로 드러난 송곳니가 달빛을 반사하며 반짝였다.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붉은색 눈동자가 가만히 저 멀리서 안개를 뚫고 다가오는 200척의 함대를 응시했다.
“숱한 방해에도 결국 여기까지 왔네.”
그녀가 손에 묻은 감자칩 가루를 쪽 빨아먹은 뒤 배 위에 축 늘어졌다.
“너희가 상대해야 할 건 바다의 ‘신’, 그 자체. 이미 한 세계를 무너뜨리고 온 존재야. 너희가 보물섬이라고 여기던 건 그 신에 의해 파괴된 세계의 잔해와 조각. 너희 세상도 곧 그렇게 되겠지.”
그녀가 고개를 뒤로 쭈욱 젖혀서 다가오는 함대를 바라보았다.
“그렇지만 결사 킬러라 불리는 남자를 신에게 보내는 건 신경 쓰여. 꽤 공들인 계획이란 말야.”
스윽-
그녀는 머리에 붙어 있던 반창고를 천천히 떼어냈다. 그 순간, 바람 새는 기괴한 소리가 고요 속에서 울려 퍼졌다.
고오오오오오!
반창고가 떨어져 나간 자리에 보이는 건 뻥 뚫려 있는 구멍. 그 구멍 속에는 사람의 살이나 뼈가 아니라, 끝도 보이지 않는 시커먼 어둠이 자리 잡고 있었다. 금세라도 밖으로 쏟아져 나올 것 같았다.
“조금의 스크래치도 용납하지 않을 거야.”
그녀가 반창고에 침을 발라 비스듬히 머리에 착 붙였다.
타락의 구원자.
시몬이 쓰러뜨린 여타의 구원자들과는 달리, 이미 구원을 성사시킨 강자.
그녀가 다시 감자칩을 하나 집어 들며 나긋한 음성으로 말했다.
“무력함을 실감하도록 해. 시몬 폴렌티아.”
* * *
쏴아아아아아!
모든 연합 함대가 한 치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분홍색 안개를 뚫고 나아가고 있었다.
각 함대 위에는 긴장감이 감돌며, 각종 지시가 쏟아지고 있었다.
-전원 기상! 기상!
-이상현상 내 지역으로 들어왔다! 모두 전투 준비하라!
쿠쿵!
함선이 크게 흔들렸다.
“우왓!”
“큭!”
분홍색 안개 영역으로 들어온 뒤, 유독 배의 흔들림이 심해졌다. 선체가 뭔가에 부딪히는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는데 바다 위로 떠다니는 나무판자 같은 잔해물들이 가득했다.
-전 함대 고속 전진!
부제독 아그라의 외침이 들렸다.
-최대한 빠르게 이상현상 범위에서 벗어난다!
-바다에 안개는 늘 있지 않습니까. 색깔 있는 안개 가지고 너무 난리 치는 거 아닙니까, 부제독.
한 함장이 그렇게 말하자 아그라가 버럭 소리 질렀다.
-멍청한 소리 하지 마라! 이상현상이 괜히 이상현상이겠나! 겪어본 적 없는 현상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돌아가기에는 안개가 퍼지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안개는 항로의 정면에 있었고, 이미 함대는 영역권에 들어와 버린 상황.
이렇게 되면 최대한 빠르게 돌파하는 게 최선이었다.
경험 많은 아그라의 본선과 호위함이 선두에 섰고, 나머지 함대는 뒤로 바짝 붙어서 전진한다.
[난리 났네요.]녹티스호에 서 있는 에르제베트가 갑판을 꼭 붙잡으며 말을 걸어왔다.
[이 분홍색 안개에 들어온 뒤로, 마치 미지의 바다로 들어가는 것 같사와요.]“……나도 그래.”
곳곳에서 선원들의 억센 외침이 들린다.
“앞에 장애물!”
“피하면서 나아가라! 후미의 배에도 신호를 줘라!”
역시 단순한 안개가 아니었다. 곳곳에 배의 잔해들이 지나치게 많아졌다. 이미 한바탕 전투가 벌어진 것 같은 흔적. 시몬이 턱을 쓸었다.
‘이 잔해가 아군의 배는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저기!”
“앞에 뭔가 있다!”
안개로 한 치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선두의 바다에서, 뭔가 시커먼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해양 몬스터다!”
“포대 사격 준비!”
시몬은 저벅저벅 갑판을 걸어와 고개를 쭉 빼 밀고 앞을 바라보았다.
“……해양 몬스터가 아니야.”
고오오오오오오!
고고고고고고!
새까만 이끼와 해초로 뒤덮인 시커먼 배들이 바다를 뒤덮을 기세로 퍼져 있었다.
그것은 ‘함대’였다.
통신구에서 숨 막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가히 죽음의 함대. 그것이 아그라의 연합 함대를 전면으로 막은 채 버티고 서 있었다.
끼긱. 끼긱.
끄그그그그그그그그.
정체불명의 괴성이 길게 늘어지며 이끼 낀 함대가 다가오고 있다. 언노운, 혹은 해양 몬스터를 상대하리라 예상하고 있던 선원들은 완전히 공포와 혼란에 휘말리고 말았다.
그들의 눈에는 살아 있는 악몽이 넘실거리며 다가오는 것처럼 보였다.
“저, 저게 다 뭐야!”
“신성연방이나 중립지대의 함대인가? 어디서 나타난 놈들이지?”
시몬은 눈을 크게 뜨고 전방을 응시했다.
‘저 배에 둘러싸여 있는 해초.’
보물섬에서 봤었던 바로 그 해초다.
-저기 깃발! 칼디아 선단의 깃발이야!
-아르세니아 선단의 깃발도 있어! 어떻게 된 거지?
꾸드드득.
꾸드득.
그때 포대가 움직이며 돌 굴러가는 소리가 들렸다. 한 선원이 외쳤다.
“엎드려!”
슈화아아아악!
이끼 낀 거대한 포탄이 발사되어 함대의 선미에 틀어박혔다. 이 포탄은 폭발하진 않았지만 선체를 뚫어버리고 후미의 배도 박살 날 만큼 강력했다.
“저 거리에서도 쏠 수 있다고?”
“온다!”
콰콰콰콰콰콰콰콰!
죽음의 함대가 포격과 함께 무서운 속도로 전진해 왔다.
즉각 아그라의 외침이 들었다.
-선두 뱃머리를 돌려 포대 유지! 포격을 준비해라!
앞으로 향하던 배들이 비스듬하게 각도를 돌리며 측면의 포대로 다가오는 죽음의 함대를 겨냥했다.
시몬도 아그라의 지휘에 따르며 적의 배들을 주시했다
저 이끼로 뒤덮인 죽음의 배는 스스로 움직이지 않았다. 분명히 선원이 있었다.
‘언데드?’
배가 그런 것처럼 온통 이끼로 뒤덮인 이 선원들은 피부가 새까맣게 변질되었고, 좀비처럼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언데드 특유의 칠흑이 느껴지지 않는다. 시몬이 아는바 저것과 가장 가까운 것은 하나.
‘타락!’
벨제불의 타락과 비슷한 힘이다. 생물을 제3의 무언가로 변질시킨 것 같았다.
[크흐흐! 저건 죽음의 경계에 있는 언데드와는 엄연히 다르다 소년! 산 채로 변질시킨 뒤 고통과 원한까지 동력으로 삼아 시체를 강제로 움직이게 하는 셈이군! 더 악랄하지!]“구할 수 있는 거예요?”
[구할 수 없다. 죽은 것이나 다름없고, 죽여서 안식을 찾게 하는 게 저들을 위한 일이다!]그때 아그라의 외침이 들렸다.
“쏴라!”
선두의 함대가 일제히 포격을 가했다.
다가오던 상대 함선이 포격에 맞아 불타기 시작했으며, 몇몇 배는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생각보다 빠릅니다! 화약에 불탄 채로 다가옵니다!
-선체의 내구력이 보통이 아닙니다!
-계속 쏴!
투콰아아아앙!
투콰아아앙!
일제 포격으로 선두의 배를 마침내 가라앉혔지만 함대의 접근 자체를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애초에 선두의 배는 방패로 삼을 생각이었는 듯, 타락한 인간 선원들이 대부분 중위에 위치해 있었다. 그들이 무기를 치켜드는 모습이 보인다.
-충돌한다!
-선상전에 대비하라!
쿠쿠쿠쿠쿠쿠쿵!
함대와 함대의 전면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배들이 서로 부딪혀 바다에 가라앉고, 그 충격에 다른 배들까지 연쇄적으로 충돌한다. 우지끈! 와직! 귓가에 나무판자가 터져나가는 파열음이 들려왔다.
캬아아아악!
끼기기기!
죽음의 함대에 있던 타락자들이 아군의 함선으로 올라타기 시작했다.
“가자!”
“배를 빼앗기지 마라!”
순식간에 선두가 선상전이 벌어졌다. 칼이 부딪히는 소리, 살이 쩍쩍 갈라지는 소리가 연신 울려 퍼진다. 선두의 배들이 불이 붙으며 온통 벌겋게 변했다.
“이놈들은 대체 뭐야!”
퍼억!
아그라가 목제 수족으로 걷어차 타락자의 가슴에 구멍을 뚫어 박살 냈다. 그녀는 직접 선원들과 함께 갑판으로 올라와 싸웠다.
“어디서 튀어나온 놈들이냐!”
“부제독!”
한 선원이 검을 연달아 휘둘러 이들을 베어 넘기더니 외쳤다.
“저들의 품에 있는 신분패를 확인했습니다! 이들 모두 대륙인들입니다!”
“뭐?”
“정확히는……!”
그가 침을 꿀꺽 삼키며 말을 이었다.
“보물섬 던전에 들어갔다가 실종된 자들로 보입니다!”
보물섬 던전에 특별한 위험성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굳이 한 가지 위험한 부분이라고 한다면, 던전이 닫히기 전에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
던전에 들어와 보물섬에 발을 올리면, 출구의 크기가 점점 줄어들면서 서서히 닫히기 시작하고 이는 5시간 동안만 유지된다.
너무 욕심을 내면 던전에서 나오지 못할 가능성도 있었고, 이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던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렇게 된 자들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다.
그래도 던전이 닫히는 대부분 일정했기에 사람들은 시계를 들고 ‘다섯 시간’ 동안 보물을 캐는 데 집중했다. 그런데.
“바로 어제! 동시다발적으로 바다에 100개가 넘는 던전이 열렸었습니다!”
선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모든 보물 사냥꾼들이 보물을 찾으러 들어갔고, 우리 동맹군도 미스테리 킬 작전을 앞두고 몰래 빠져나가는 함대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던전이 평소와는 다른 시간에 닫혔군. 역시 보물섬은 누군가의 함정이었나.”
촤악!
아그라가 검으로 타락자를 베며 그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혹시…….”
콰콰쾅!
갑자기 선미에 들이받는 거대한 배 때문에 충격으로 아그라와 선원들이 쓰러졌다.
바다에서는 꽤 유명한, 사나운 맹견의 머리 장식을 선수로 한 전투 함선.
-끄그그그그!
그리고 그 위에 타 있는 함장 코트를 두른 타락한 남자가 콧수염을 잡아당긴 채 웃고 있었다. 그녀가 이를 악물었다.
“네놈이라면 보물섬에 기어갈 줄 알았지! 로크랜드 함장!”
같이 싸워야 할 아군 함대 일부가, 적으로 돌변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