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288)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88화(1288/1318)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88화
시몬과 제독.
두 사람이 경쟁하듯 무기를 휘두르며 언노운의 목을 베기 위해 달려 나갔다.
콰콰콰콰콰콰!
현재 두 사람의 위치는 언노운의 가슴 부근. 머리와 가까워질수록 물줄기가 더 위력적으로 날아왔다. 그것을 쳐내던 시몬의 표정에 의문이 떠올랐다.
‘바다에서 여기까지 물을 끌어 올리려면 시간이 걸릴 텐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아!’
스스스스!
언노운의 체내에서 물이 샘솟고 있었다.
생물이 땀을 흘리는 것과는 엄연히 다르다. 마치 육체가 바다 그 자체 같다.
심지어 몸에서 뽑아낸 물로 청파를 사용하는 걸 보니 ‘결’도 존재했다. 몸 내부에 파도나 해류가 존재하는 것이다.
‘뭐 이런 생물이 다 있어?’
콰콰콰콰콰!
물줄기가 본격적으로 호우처럼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비켜라.”
타앗!
제독이 발을 강하게 딛고 앞으로 날아올랐다. 그가 들고 있던 닻에서 손을 놓자, 손잡이에서 언데드의 살점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튀어나와 제독의 어깨를 붙잡은 채 고정되었다.
제독이 맨손으로 쏟아지는 물줄기를 향해 뛰어들었다. 그리고.
터업!
텁!
날아오는 물줄기를 양손으로 잡아채더니, 몸을 빙글 회전하면서 던졌다. 그것이 날아오는 청파와 부딪혀 맹렬한 폭발을 일으켰다.
“후읍!”
제독이 페이스를 높였다. 양손을 보이지 않는 속도로 움직이며 쏟아지는 물줄기를 자유자재로 잡아채 던지는 모습은 화려함의 극치였다.
“이것이 환류라는 기술이다.”
그가 언노운의 청파를 연달아 빼앗아 던지며 말을 이었다.
“너는 내 뒤에서…… 응?”
바로 옆에서 시몬이 파멸의 대검을 등에 짊어진 채, 양손으로 쏟아지는 물줄기를 붙들어 던지며 달려가고 있었다. 제독과 똑같은 기술이었다.
제독의 놀란 표정을 본 시몬이 미소 지었다.
[그거, 이미 예습한 거라서요.]제독도 픽 웃더니 다시 진지해진 눈으로 정면을 응시했다.
“자신 있다면 따라와라.”
타앗!
탓!
두 남자가 맹렬하게 뛰어나가며 물줄기를 잡아채어 날려댔다.
멀리서 본다면 쏟아지는 물줄기가 다가오는 벽에 부딪혀 반사되듯 튕겨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광경.
두 사람이 이를 악물고 청파를 쳐냈고, 이제 바로 눈앞에 언노운의 머리가 보인다.
그러나.
고오오오오!
언노운도 자신의 머리 위에 어느 때보다 큰 물의 구를 만들어놓고 있었다.
마치 물로 이루어진 유성과도 같은 모습.
철컥!
제독이 다시 손을 뻗어 닻 무기의 손잡이를 쥐더니, 냅다 그 구체를 향해 달려들었다.
“길을 열어라 풋내기.”
[그러죠.]시몬도 이를 드러내며 파멸의 대검을 쥐었다. 자리에 멈춰 선 그의 검끝이 칠흑으로 일렁였다.
‘공간째로!’
콰아아아아아!
거대한 물의 구가 내려와 제독을 덮치기 직전, 시몬이 먼저 다리와 허리를 돌리며 파멸의 대검을 휘둘렀다.
‘벤다!’
쩌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
물의 유성이 반으로 갈라지고, 바로 그 좁은 틈으로 제독이 빠져나갔다.
이제 그는 언노운의 콧잔등을 딛고 이마를 향해 뛰어오르고 있었다.
“거긴가.”
화약이 든 배가 직격한 곳.
강체임이 틀림없는 언노운의 이마 중간에 작은 흠집이 나 있었다.
“가자, 휴브리스.”
우우우우우우우우웅!
손에 든 닻이 웅웅거리며 공명하더니, 갑자기 닻의 중심부에 충혈된 눈이 부릅떠진 채 튀어나왔다.
“최대 질량.”
제독이 중얼거리자, 닻의 크기가 폭발적으로 커져 나갔다.
시몬의 눈이 튀어나올 듯 휘둥그레졌다.
‘너무 커!’
방금까지 제독보다 약간 컸던 닻이, 이제는 제독의 40배, 50배, 아니, 언노운의 머리를 넘어서는 크기로 커져 버렸다.
마치 산을 쥐고 있는 듯한 광경.
‘저걸 휘두른다고?’
닻의 무게중심이 아래로 쏠려 있다. 땅을 디딜 곳도 없고, 여기는 공중 한복판이다.
꽈아아아아악!
제독의 이마와 손등, 손목에 온갖 힘줄이 도드라졌다. 전신이 붉게 물들고 체내에서 칠흑이 분화와 격화를 넘어선 제4의 경지에 이른다.
“크으으으!”
제독이 함성과 함께 닻을 끌어 올렸고.
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
그대로 그것을 언노운의 이마에 때려박았다.
가히 세상이 개벽하는 듯한 충돌음이 터져 나오며, 그 충격파로 하늘의 구름이 모조리 깨끗하게 걷혔다.
‘!’
시몬은 그 풍압에 밀려 떨어지는 중에 목도했다.
언노운의 몸이 뒤로 크게 기울며 쓰러져 가는 모습을.
‘……차원이 달라.’
이게 바로 여섯 군단장 중에서도, 오랜 기간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베테랑 군단장.
바다를 지키는 암흑연합의 상징다웠다.
그 어떤 공격에도 묵묵히 걸어가던 언노운이 쓰러지는 모습에, 지켜보던 선원들이 요란한 환호성을 터뜨렸다.
“저 언노운을……!”
“무너뜨렸어!”
쏟아지는 함성이 가득 울려 퍼지고, 하늘에서 닻을 원래 크기로 되돌린 제독이 태연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여기까지 도달하느라 몇 번을 진 건지 모르겠군.”
그때, 아래로 내려가던 시몬이 외쳤다.
“제독! 위를 보세요!”
시몬은 언노운의 ‘발’을 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형언할 수 없이 거대한 발바닥이 하늘을 가리며 제독을 향해 내려오고 있었다.
‘설마 넘어지면서 다리를 뻗은 건가!’
그런데 이 급박한 순간, 제독은 감내하듯 덤덤히 다가오는 발바닥을 응시하고만 있었다. 이내 거대한 다리가 그대로 내려오며 그를 바다 밑바닥까지 끌고 가 처박았다.
쿠우우우우-!
거친 진동이 바다에 퍼져 나갔다.
그대로 뒤로 넘어질 거라 생각했던 언노운이 다시 자세를 잡고 똑바로 섰다. 수면 위로 드러난 그의 거대한 무릎이 드높은 산처럼 보였다.
쿠우우우우우웅!
신적인 존재가.
쿠우우우우우웅!
화풀이를 하고 있다.
쿠우우우우웅!
언노운은 바다 밑바닥에 처박은 제독을 연신 짓밟고 있었다. 모든 이가 그 광경에 압도당한 채 얼어붙었다. 아무 말도, 행동도 할 수 없었다.
거기에 해일까지 일어나며 주위의 함선들이 뒤집히거나 밀려났다.
“제독……!”
가까스로 배 한 척에 내려온 시몬이 숨을 헐떡였다.
어떤 공격을 받아도 결코 손 한번 제대로 움직이지 않던 언노운이 거의 몇 차례나 재차 밟아서 제독을 확인 사살했다.
“제독!”
“제독을 구해라! 쏴라!”
각 함선에서 포격을 가했지만 언노운은 멈추지 않았다. 옆의 배에 타고 있던 오드레시아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는 모습이 보였다.
“아버지……!”
쿠우우우!
쿠우우우우우우웅!
거의 스무 차례나 짓밟은 뒤에야 언노운이 동작을 멈추고 똑바로 서더니 인간들을 내려보았다.
함대의 선원들은 다들 반쯤 넋이 나가고 말았다.
바다에서는 절대적인 존재이며, 그나마 신과 대적하던 남자가 당했다.
-여기는 선단 본선! 큰일입니다! 타이달러스가……!
제독과 직접 연결되어 있을 3군단 본선의 에이션트 언데드, 타이달러스도 다시 배로 고개를 넣더니 움직임이 사라졌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3군단 곳곳에 제독의 손이 닿았을 군단형 언데드들이 털썩 털썩 쓰러지거나 무력화되며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 있게 됐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하나였다.
‘제독이 죽었다.’
패배의 기운이 전장에 짙게 뿌리내린다.
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
언노운은 인간들이 정신을 수습하기를 기다려 주지 않았다. 푸른빛을 띠는 그의 몸에 검은빛이 감돌았고.
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바다 밑바닥에서 무수한 해초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바다가 검게 물들고 있었다.
시몬이 보물섬에서 봤던 광경. 먹물 위를 항해하던 느낌처럼, 바다가 온통 새까맣게 변해갔다.
“바다가 뜨거워졌다!”
“무슨 일이야!”
수온이 변한다.
식생이 변한다.
언노운이 본격적으로 이계의 바다를 지배할 야욕을 드러내듯 그 힘을 퍼뜨리고 있었다.
“다들 겁먹지 마라! 제독의 복수를 해야 한다!”
한 청파류 사용자가 그렇게 외치며 손바닥으로 수면을 튕겼다. 그러나 바닷물은 잠잠했다. 그가 당황한 얼굴로 제 손을 바라보았다.
“……결이 잡히지 않아.”
쿠화아아아아아아아!
그것을 설명하듯 방대한 수량의 바닷물이 하늘로 솟구쳤다.
본래 바다는 모두의 것이었으나, 이제 바다는 오로지 단 한 존재를 위한 것이 되었다.
-전선! 피해라! 거리를 벌려!
부제독 아그라의 외침이 울려 퍼진 직후, 언노운이 팔을 내뻗자 검은 청파가 맹렬한 물줄기의 형태로 함대에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콰콰콰콱!
퍼버버버버버벙!
배들이 구멍이 뚫리고 갈기갈기 찢어지며 박살 났다.
-제기랄!
-반격해라!
함대들이 포문을 열고 남은 포탄을 발사했다. 그러나 이제 언노운은 공격을 받고만 있지는 않았다. 그가 손끝을 세우자 강풍이 몰아닥치며 포탄들이 죄다 휩쓸려 허공에서 폭발하고 말았다.
검은 청파.
그리고 폭풍까지.
언노운의 공격에 모두가 절망적인 기분을 맛보고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이런 때에 모두가 마지막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건 단 한 사람.
-제7군단장!
제독의 옆에 동등하게 서서 달리던 시몬뿐이었다.
모든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게 느껴졌다.
-지시를!
-물러나든 여기서 다 죽으라고 하든 따르겠소!
뱃사람들은 자신이 본 것만 믿는다.
육지인을 혐오하고 무시하는 이들이 많지만, 그들은 제독과 동등하게 싸우던 시몬의 저력을 보았다.
이제 믿을 건 시몬뿐.
달칵.
시몬이 통신 수정구를 들었다.
‘모두가 나를 보고 있어. 하지만 난 제독처럼은 할 수 없다.’
시몬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그 또한 다른 사람처럼 이 모든 게 당혹스러운 건 마찬가지였다.
바로 그때.
“시몬.”
옆에서 오드레시아가 다가와 시몬의 손등을 붙잡아 주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조언도 해주지 않았지만, 어쩐지 그것만으로 시몬은 마음이 조금 안정되는 게 느껴졌다.
그가 숨을 후으읍 하고 크게 들이마신 뒤 입을 열었다.
[놈이 최후의 발버둥을 치고 있는 꼴이 보이나.]제독이, 군단장 선배가 했던 것들을 떠올린다.
[포격을 받고 청파를 받아도 꼿꼿하게 머리를 세운 채 걷던 놈이 드디어 몸이 달았다. 내 눈에는 추하게 보일 뿐이다.]-예에!
-휘익!
곳곳에서 뱃사람 특유의 환호성과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다음 내 일격이면 충분하다. 전 함선 언노운의 공세를 뚫고 놈과의 거리를 좁혀라.]-오오오오오!
모든 배가 전의를 다잡는다.
하지만 시몬은 여전히 이들의 목소리와 움직임에 망설임을 느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자신은 제독이 아니다.
제독은 30년 넘게 바다에서 싸우며 사람들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구축했고, 그 영향력을 고작 몇 주 만에 대체할 수 있을 리 없다.
그렇다면.
[놈이 제자리에 선 채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봐라.]모두의 시선이 움직인다.
팔을 움직여 검은 청파를 쏟아내고 비바람을 불러일으킬 뿐, 계속해서 걷던 예전과 다르게 언노운은 딱 그 자리에 서 있다.
[같은 군단장이기에 느낄 수 있다.]가장 강력한 스위치를 켠다.
[제독은 살아 있다. 아직 놈의 발밑에 깔려 있을 뿐이다.]그 말 한마디에, 모든 배들이 격렬한 환호성을 토해내며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제 그들은 죽기 위해 싸우는 게 아니라, 이기기 위해 싸울 것이다.
‘가보자.’
제독의 패배가 바탕이 되어 여기까지 왔다. 이제는 시몬이 승리로 이끌어야 했다.
시몬이 난간에 발을 얹고 파멸의 대검을 틀어쥐었다.
‘반드시 여기서 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