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291)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91화(1291/1318)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91화
시몬과 제독은 잠시 다른 세계로 넘어와 버렸지만, 다행히 빠져나올 방법은 있었다.
시몬은 이전에 화이트랜드에서 사용했던 좌표 장치를 작동시키고, 키젠에서 구조 신호에 응답하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가만히 기다리던 제독이 불쑥 물었다.
-그건 왜 퍼 가는 거지?
시몬은 언노운이 녹아내린 물을 알라제의 어보미네이션으로 흡수하는 중이었다.
-남겨놨다가 혹시나 구원자가 부활시키면 곤란하기도 하고. 뭐, 또 쓸 일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네크로맨서다운 사고방식이군.
그 후, 네프티스의 직권으로 키젠에서 해당 좌표로 포탈을 열어 사람을 보냈고 시몬과 제독은 무사히 대륙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구원자를 두고 온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다행히 그 구원자는 시몬과 제독이 공간을 넘어 언노운을 베러 갔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다소 얼빠진 표정을 짓더니 순순히 물러났다고.
꽤 강해 보이는 상대였지만, 다음에는 반드시 잡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키젠으로부터 정보 조사에 협조한 뒤, 다시 3군단 측 본진으로 돌아왔다.
“어서 오십시오! 제독! 시몬 군단장님!”
“우리가 언노운을 쓰러뜨렸습니다!”
수천 명의 선원들이 손을 흔들며 시몬과 제독의 무사 귀환을 반겼다.
언노운이 죽으며 보물섬 던전은 사라졌고, 각진 해일이나 폭주한 해양 몬스터를 비롯한 바다의 모든 이상현상도 점차적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아버지!”
오드레시아가 뛰어들어 와락 제독의 품에 안겼다. 제독은 복잡한 표정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군단장님!”
신규 함장들도 몰려와 환하게 인사를 하며 시몬을 반겨주었다. 제독은 다른 함장들과도 인사를 나눈 뒤 시몬에게 말했다.
“시몬.”
“아, 넵.”
“저녁에 선상 파티가 있으니 네놈도 참가해라. 나한테 원하는 게 있을 것 같은데.”
시몬이 눈을 깜빡였다.
“제가 원하는 게 있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미리 말하지만 에이션트 언데드를 양도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럴 생각도 없었어요.”
이번 일로 깨달은 거지만, 바다에는 제독의 힘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리고 만약 시몬이 제독의 에이션트 언데드를 전부 물려받는다고 해도, 제독이 바다를 다스리는 지금의 안정감을 대체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몬도 제독이 여기를 맡아주는 게 앞으로의 전투에서 든든했다.
“그 대신.”
시몬이 슬쩍 웃었다.
“협조를 구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요.”
* * *
그날 저녁.
“다 같이 건배!”
“건배!”
테이블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다들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채 웃고 떠들며 잔을 들었다.
각 바다의 함장들, 3군단 선단 선원들, 작전부 직원들, 신규 함장들과 에스텔라 살롱의 멤버들, 스카우터 롤랜드, 그리고 네이프와 엘드릭 선단의 사람들까지.
이번 승리에 기여한 모두가 모여서 한바탕 축제를 벌이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자리, 시몬과 제독은 나란히 바 테이블 자리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왜 여기로 오자고 했나.”
제독의 물음에 시몬이 슬쩍 웃었다.
“이 가게 단골이시잖아요?”
이곳은 시몬이 바다에 오기 전에 제독과 처음으로 ‘주점 담판’을 했던 바로 그 주점이었다.
“그리고 함선들이 모두 언노운과의 전투 때문에 수리 중이기도 하구요. 배 위에서 파티를 벌이면 방해가 될까 봐요.”
짤랑. 짤랑.
제독이 손에 든 잔을 흔들자, 황금색 술과 얼음이 적절하게 섞이며 시원한 소리를 냈다.
“나야 단골 가게에 왔으니 좋다만.”
“그럼 됐네요.”
두 사람은 가볍게 잔을 부딪친 뒤 술을 들이켰다.
제독은 독주를 단번에 비워내면서도 태연한 반응이었지만, 시몬은 그렇지 못했다.
‘여전히 써!’
시몬이 인상을 찡그렸다. 그래도 혀가 마비된 건지 아니면 적응한 건지 처음 먹었을 때보다는 먹을 만했다.
“하하하하! 고생하셨습니다 제독!”
주점 주인이 큰 잔에 술을 콸콸 따르며 시원하게 웃어댔다.
“이번에도 바다를 지켜주셨군요! 덕분에 그 이상한 해일이 싹 사라져서 가게가 침수될 우려를 덜었습니다! 다른 도시로 떠났던 마을 사람들도 돌아와서 거리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구요!”
“잘됐군.”
제독이 술을 입에서 떼며 말했다.
“자네같이 실력 좋은 바텐더는 흔치 않지. 내륙으로 갔다면 아쉬울 뻔했다.”
“하하하! 저는 죽을 때까지 이 바다에 쭉 남아 있습죠!”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며 잔뜩 취한 선원이 손을 흔들었다.
“주인장! 야외 테이블에 맥주 스무 잔 더!”
“예입! 나갑니다!”
함장들이 마시는 가게 내부 외에도, 밖에는 야외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었다.
연합 함대의 선원들이 앉아서 웃고 떠들며 술을 마시고 있었고, 이 주점뿐만 아니라 다른 주점에서도 맥주통을 옮겨와 술이 부족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마치 커다란 마을 축제가 된 느낌이다. 날씨도 시원하고 바다도 보이고 경치가 상당히 빼어났으니 모두가 만족했다.
“그런데요.”
시몬이 슬쩍 제독의 코트 안에 감춰진 붕대를 보며 물었다.
“거의 죽다 살아난 분이 과음하셔도 괜찮은 거예요?”
“이번 전투로 조금은 남자다워졌나 싶었는데, 여전히 풋내기로군.”
제독이 태평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부상에 술은 독이 아니라 약이다. 몸 내부에서 소독이 되지.”
‘진짜 아저씨 같은 소리만 골라서 하시네.’
시몬이 속으로 투덜거렸다.
두 사람이 빈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뒤 드르륵 소리가 나도록 옆으로 밀었다. 주점 주인이 그 잔들을 착착 받아내 새 술을 따라주었다.
“슬슬 본론을 이야기해 봐라.”
제독이 턱을 괴고 말했다. 그 말에 시몬도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이번 취업 평가에 필요한 건 두 가지.’
조직 내 거대한 성과.
그리고 조직의 틀을 바꿀 만한 거대한 변화.
원래는 둘 중 한 가지만 성공하면 됐지만, 시몬은 정체를 드러냈기에 두 가지 과제 모두 완수해야 성공이었다.
“우선 한 가지 확실히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언노운 제거에 제 지분은 어느 정도 되죠?”
시몬은 말을 내뱉긴 했지만 조금 걱정은 됐다.
시몬의 함대는 총 880척 중에 30척에 불과했고, 언노운을 쓰러뜨린 건 모두의 협력 덕분이었으니까.
그러나 제독은 상당히 후하게 쳐주었다.
“절반.”
그가 손바닥을 펼치자, 테이블을 타고 다가온 술잔이 착 하고 손에 잡혔다.
“네가 바다에 없었다면 이번에 언노운을 쓰러뜨리지 못했을 거란 사실은 인정하지. 결국 네프티스 님 말이 맞았군.”
“잠깐만요. ‘이번에’라는 말씀은 설마?”
제독이 술을 쭉 들이켜며 미소 지었다.
“다음번으로 미뤄졌다고 해도, 결국 언노운을 이기는 건 나였을 거란 뜻이다.”
시몬이 웃음을 터뜨렸다. 제독의 저런 마인드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조직의 성과 쪽은 해결됐고, 다음은 조직의 변화 쪽을 해결해야 해.’
시몬이 진지한 눈으로 제독을 바라보았다.
“제독. 현재 대륙의 출항 금지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그 말을 들은 제독은 가만히 생각에 잠기며 술을 쭉쭉 들이켰다. 이내 술잔을 모두 비운 그가 테이블에 달칵 소리가 나게 내려놓았다.
“비효율적이란 건 인정하지.”
“이번 언노운 공략이 어려웠던 것도, 대륙의 관심과 지원이 적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다에 나갈 수 있는 권리가 극소수의 인간들에게만 주어져 있다. 심지어 어업 행위나 상선을 모는 것도 마찬가지.
기사의 시대에서, 대륙민들이 해양 세력과 결탁해서 반란을 일으키는 걸 막겠다며 만들어진 그 낡아빠진 제도가 아직도 대륙에 남아 있는 건 비합리적이다.
“출항 금지 법으로 자본이 낭비되고, 물류가 막히고 있어요. 해상 지휘권을 가진 몇몇 이들이 바닷길을 막고 횡포를 부리는 걸 손 놓고 보고만 있어야 하죠. 선량한 사람들이 항해를 포기하고 범죄자들이 기어들어 오며 항구는 더더욱 범죄율이 높아질 겁니다.”
시몬이 손바닥을 펼치고 이야기했다.
“악순환이라고 봐요. 바다에 자본이 들어오지 않고 사람들의 관심에도 멀어지니, 육지인들은 육지인들 대로 바다를 무시하고, 뱃사람들은 뱃사람들대로 육지인을 무시하죠. 더더욱 폐쇄되고 고립되는 겁니다. 언노운 같은 사태가 또 일어나면 제대로 대처할 수 없을 거예요.”
타악.
제독이 천천히 술잔을 내려놓았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 힘만으로 잘 대처해 왔다. 육지인들의 도움이나 자본은 필요하지 않다.”
시몬이 자신을 가리키며 웃었다.
“저도 육지인인데요.”
“…….”
제독은 잠시 할 말을 잃은 듯했다.
‘생각해 보면 참 빙빙 둘러 가야 했지.’
시몬은 언노운 사냥에 협력하기 위해 분장까지 해서 위장 신분으로 ‘함장 자격시험’을 따로 치르고, ‘본선 훈련’을 거친 뒤에야, 자신만의 함대를 만들 수 있었다.
이것도 수백 년 만의 파격으로 절차를 최소화한 결과였다. 원래는 훨씬 더 시간이 걸렸을 터.
“저 외에도 이번 신입 함장들의 성과를 봤다면 아시겠지만, 육지인들이라고 바다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뱃사람들은 본 것만 믿는다.
그들은 육지인들이 어떤 활약을 해왔는지 전장에서 봤고, 그나마 경계심이 줄어든 지금이 기회다.
반대로 육지인들 또한 보물섬 사태로 바다에 대한 관심이 한 차례 크게 높아져 있고, 각 선단에 은행 자금이 몰려들었으니 시기도 적절하다.
짤랑.
주점 주인으로부터 새로운 술을 받아낸 제독이 그것을 집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하길 바라나.”
시몬이 빙긋 웃으며 뒤쪽 테이블에 손을 흔들어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이미 얼큰하게 취한 표정의 스카우터, 롤랜드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딸꾹! 여기 자료 있습니다! 학생회장님!”
“감사합니다. 스카우터님도 잘 즐기고 계시죠?”
“예입! 살롱 분들이 제 아들과의 관계에 대한 조언을 해주셔서 아주 유익한 시간 보내고 있습죠!”
“다행이네요.”
간단히 그와 대화를 마친 시몬이 그 자료를 제독에게 건넸다.
“그건 뭐지?”
“현재 바다는 3군단의 영역이잖아요. 3군단의 법령을 개선해서 상황을 완화할 수 있도록 변화 방안을 제시한 겁니다.”
“법령을 손댔다고? 건방지군.”
제독은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서류를 열어보았다.
“보나 마나 쓸데없는…….”
거기까지가 제독의 마지막 투덜거림이었다.
자료를 보는 순간 마치 빨려들어 가듯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좋아하는 술도 입에 대지 않고 빠르게 자료를 넘기며 검토하고 있었다.
턱을 짚다가, 눈 바로 앞에 문서를 갖다 붙이다가,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가, 나름 풀리는 표정이었다가, 수많은 표정들이 지나간 뒤에 마침내 그의 얼굴에 점차 미소가 번졌다.
“……이걸 누가 만든 거지?”
“아까 자료를 가져다주셨던 제 스카우터요. 연합 법무실에서 일했더라구요.”
“합리적인 제안이군.”
의외로 우호적인 반응이었다.
제독이 처음 서류를 거칠게 꺼냈을 때와는 달리 꽤 조심스럽게 서류봉투에 담은 뒤, 부제독 아그라에게 건넸다.
“충분히 검토한 뒤에 진행하는 방향으로 하지.”
‘됐다!’
시몬이 속으로 환호했다.
이로써 마지막 임무도 거의 성공이다. 물론 임무 문제를 떠나, 이번 결정이 폐쇄적인 바다에 대해서도 틀림없이 더 나은 결과를 주리라고 시몬은 확신했다.
제독이 다시금 술을 마시며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제한을 대폭 해제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암흑연합과 4왕국의 출항 금지법이 뿌리박혀 있는 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우리도 결국 그들의 의무를 대리하는 군사 집단에 불과하니까.”
“제독이라면 그 높으신 분들이라도 충분히 설득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그들의 콧대는 상상 이상으로 높다.”
시몬이 빙긋 웃었다.
“몇 번의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결국 마지막에 이기는 건 제독일 테니까요. 맞죠?”
그 말을 들은 제독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야 좀 제대로 배운 것 같군, 신참.”
두 군단장이 동시에 잔을 부딪쳤다.
“저어.”
그때 양머리를 한 신입 함장 오드레시아가 두 사람 사이로 나타났다.
그녀는 따뜻한 빵과 퐁듀를 두 사람 사이에 내려놓았다.
“빈속에 술만 드시면 속이 상할까 봐요.”
시몬이 미소 지었다.
“고마워 오드레시아.”
제독은 고맙다는 말은 하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오드레시아는 두 사람에게 공손히 고개 숙여 인사한 뒤 물러났다.
시몬이 제독을 보았다.
“전투가 끝나니 따님이랑 눈도 못 마주치시네요.”
“조용히 해라.”
제독이 손바닥을 펼쳐 술을 한 모금 크게 마셨다.
그리고 빈 잔을 주점 주인에게 돌려보내더니, 또 다가온 잔을 붙잡고 재차 마셨다.
“그 아이가 바다에 나오길 원하지 않았다.”
그가 잔을 달칵 소리가 나게 내려놓았다.
“바다는 가혹한 곳이니까.”
“그런 것치고는 청파도 잘 훈련했고, 함대도 잘 지휘하고, 대단하던데요.”
“남 일이라고 쉽게 이야기하지 마라.”
평소와는 달리 꽤 감정적으로 대꾸하는 제독을 보며, 시몬은 이제야 어떻게 된 건지 깨닫고는 미소 지었다.
“오드레시아 어머니의 선단 출항이 막혀 버린 일, 그 배후에 제독이 있었죠?”
“…….”
“아내와 딸을 바다에, 아니, 언노운이 있는 전장에 보내고 싶지 않았을 테니까요.”
제독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주제넘은 말일지 모르겠지만, 충분한 대화 없이 독단적으로 일을 벌이는 건 좋은 아버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오드레시아는-”
시몬이 고개를 돌렸다.
오드레시아가 한 함장과 서서 대화를 나누며 미소 짓고 있었다.
“아버지를 만나고 싶어서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을 거예요.”
꾸욱.
제독의 손에 들린 잔에 힘이 들어갔다.
“오드레시아와 이야기해 보시죠.”
“……됐다.”
“됐긴 뭐가 됐습니까아!”
간 크게도 두 군단장이 잔을 나누는 사이로 불쑥 끼어든 한 남자가 있었다.
벌게진 얼굴에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는 그는 스카우터, 롤랜드였다.
“거, 제독 나으리! 직위는 아득히 차이가 날지 몰라도 연배는 비슷한 것 같은데에! 계급장 떼고 자식 교육에 먼저 실패했던 내가 한마디 하겠소!”
딸꾹 하고 기침을 한 그가 제독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자식 부모 사이에, 시간이 지나면 영영 되돌리지 못할 일도 있수다!”
“…….”
“그래도 따님이 저렇게 노력하는데, 한번 이야기라도 나눠보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침 튀긴다.”
드르륵.
제독이 롤랜드를 밀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몬이 휘청거리는 롤랜드를 챙기는 사이.
저벅저벅.
놀랍게도 제독이 오드레시아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오드레시아와 이야기를 나누던 함장이 눈치 빠르게 자리를 비켜주었고, 두 부녀가 비로소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오드레시아의 눈에는 감격의 눈물이 맺혀 있었다.
‘이게 계기가 돼서 다른 자식들도 좀 챙겼으면 좋겠다.’
시몬이 쓰게 웃고 있는 그때.
“유리이이이이이!”
우당탕탕!
갑자기 누군가 시몬에게 달려와 엉엉 울며 외쳤다.
“내가 미안해!”
바로 에스텔라 살롱의 알리라 헌트였다. 뒤이어 크리스티나가 달려왔다.
“저분은 유리가 아니라 시몬 군단장님이라니까!”
“아무튼 미안해애애!”
알리라는 울며 시몬에게 사과를 퍼부었다. 그 옆에는 술이 얼큰하게 취한 마일러와 배질 포트시가 자신들을 탓하고 있었다.
“왜 나는 끝까지 유리를 믿어주지 못했을까.”
“……내가 문젭니다. 내가 문제예요.”
거의 분위기가 바닥까지 파고들어 갈 기세였다.
“군단장님.”
시몬이 당황하고 있는 그때, 크리스티나가 결연히 말했다.
“……저희, 결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