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299)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99화(1299/1318)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99화
시몬의 논문 발표는 물 흐르듯이 진행되었다.
우선 시몬은 ‘코랄’이라는 자원에 대해 세부적으로 설명했다. 예전에 화이트랜드에서 설명을 들었던 것처럼, 퍼틸리움과 볼카리움 두 가지 자원을 부딪히게 한 뒤 라이터로 가열하여 그 과정을 재현해 보았다.
잠시 후, 두 금속의 맞닿은 끝에서 보랏빛 섬광이 파지직 하고 터지자 관중들이 탄성을 내질렀다.
“하지만 코랄 주포 제작의 가장 큰 문제는, 이 두 가지 자원을 어떻게 합쳐서 안전하고 정확하게 방출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코랄 주포는 대륙은 따라 할 수 없는 화이트랜드의 독자적 기술이 사용되었고, 화이트랜드에서만 나오는 자원과 광물로 포대가 만들어졌다.
거기에 두 세계는 기후나 대기의 마나 농도부터 다르기 때문에, 대륙에서 주력으로 사용하기엔 부적절하다는 것도 알라제의 실험으로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시몬은 암흑연합의 언데드 생체 기술을 접목시켜, 대륙 전용의 코랄 포대를 만들었다.
“메탈 라미아의 기반이 된 ‘몰굴라’의 시체에는 내장기관만 9개가 존재합니다. 우선 그중 두 장기에 퍼틸리움과 볼카리움 성분을 흡수시킨 뒤, 언데드의 사상세포와 섞어 보관합니다. 발사 과정에서는 이를 합쳐 폭발 직전의 임계 상태로 만들어 대기로 쏘아내는 방식이죠.”
시몬의 상세한 설명에 관중들 모두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경청했다.
“코랄이 발사되어 대기 중의 마나와 접촉하면 화학작용이 일어나고, 대기에 닿은 단백질 성분이 사라지고 두 자원이 본격적으로 부딪혀 충돌합니다. 즉,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점화와 함께 폭발형으로 방출되는 원리입니다.”
흠!
오오!
곳곳에서 흥미로워하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시몬이 테이블에 올려둔 논문 복사본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처억.
그때 한 손이 높게 들어 올려졌다.
“결국 그건 군단장인 당신만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 아니겠습니까.”
웅성 웅성!
손을 든 남자를 본 관중들이 수군댔다.
“빈트라다!”
“빈트라라면 논문 절단기 빈트라 맞지?”
“펜타모니엄의 논문 심사위원이 여긴 왜……!”
빈트라는 펜타모니엄 학술회에서 가치 없는 논문을 작성자 눈앞에서 찢어버리는 것으로 악명 높은 인물이었다. 키젠 학생들 사이에서는 ‘논문 절단기’, 혹은 ‘논문 찢기의 빈트라’라고도 불렸다.
이 자리에 있는 키젠 학생 출신이나 졸업자들은 긴장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논문 내용을 정독해 보니 그 퍼틸리움과 볼카리움을 양분화하는 과정은 특정 고유 언데드를 보유해야만 가능할 것 같군요. 그것도 7군단의 에이션트 언데드급일 테니, 학생회장 외의 다른 네크로맨서는 따라 할 수도 없겠지요? 그렇다면 이 논문은 학생회장의 자기만족이나 성과를 과시하는 정도에 불과하지 않겠습니까.”
빈트라가 눈을 빛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학생회장.”
좌중에 쥐 죽은 듯한 정적이 일어났다. 잠자코 이야기를 듣던 다니엘라가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이건 지나치게 꼬투리를 잡는 지적이다.’
하지만 다니엘라도 바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도 빈트라와 은연중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샤텔 마에르와 에이젤 브링어, 그리고 시몬 폴렌티아 같은 천재들의 논문은 틀림없이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이 이해하거나 재현하는 건 불가능하다.
역시 천재들은 보통 사람들과 양립하지 못하는가.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며, 그들은 그들만의 언어를 이용하여 보통 사람들을 내버려둔 채 자기들끼리만 더 높은 곳을 향해 갈 것인가.
마치 키젠 졸업자들이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지적받는 것처럼.
“그건…….”
“아이쿠! 실례합니다!”
시몬이 입을 열기 직전, 갑자기 누군가 우하하! 웃으며 무대로 뛰어 들어왔다.
바로 선배를 도와주러 온 키젠 2학년, 용병왕 아서 블레만이었다. 그는 두 손에 문서가 가득 실려 있는 손수레를 밀고 있었다.
“마지막에 급하게 내용을 추가하느라 인쇄가 조금 늦었습니다! 기존의 논문에 더해 이 자료도 함께 봐주시죠!”
“?”
손수레 위에는 파란색 종이로 이루어진 새로운 논문이 쌓여 있었다.
아서가 휙휙 손짓하자, 다른 키젠의 하수인들이 다가와 논문이 쌓여 있는 손수레를 옆으로 쭉 늘어놓아 관중들이 가져가기 쉽게 만들었다.
빈트라를 비롯한 사람들이 하나둘 다가와 그 논문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이건 설마……!”
“네, 맞습니다.”
시몬이 빙그레 웃었다.
“저 역시 빈트라 님이 지적하신 문제를 충분히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군단의 힘을 사용하지 않고, 공식을 바탕으로 코랄을 다루는 언데드를 재현했습니다.”
쿵!
시몬은 아공간에서 성인만 한 크기의 거대 두꺼비 언데드, ‘무르글’을 꺼냈다. 검은 피부에 축 늘어진 이 언데드는 겉보기엔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개체였다.
그러나 사람들이 놀란 포인트는 그 언데드의 모습이 아니었다. 시몬이 논문 작성에 그치지 않고, 그 논문을 기반으로 새로운 언데드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것이야말로 논문을 증명하는 논문.
“몬스터 무르글은 식물과 동물을 모두 먹어치우는 잡식성인데, 두 종류의 장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 장기는 식물성 먹이를, 다른 한 장기는 동물성 먹이만을 소화해 각각의 양분으로 만듭니다. 무르글이 각기 다른 장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식물성 성분만을 모아 입에서 방출하는 ‘늪 트름’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모두 숨도 쉬지 않고 시몬의 설명을 들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우리는 언데드화한 무르글에 주목할 겁니다. 코랄 발사를 위한 탄환 장전은 구강 섭취로 진행합니다. 퍼틸리움은 식물에 섞어 식물성 장기로, 볼카리움은 고기에 섞어 동물성 장기로 가도록 분화시킵니다.”
시몬이 바퀴 달린 칠판까지 끌어와 분필을 빠르게 움직였다. 수식과 성분식이 칠판에 나열되었다.
“이 상태로 늪 트름을 발사하면 퍼틸리움만 나오겠죠. 여기선 키메라 지식이 필요합니다. 등을 절개하고 외과적인 방식으로 동물형 장기를 연결합니다.”
칠판 위의 분필이 춤을 추었고, 관중들도 그 분필의 움직임을 따라 눈을 굴리며 깃펜을 들고 필기를 한다.
‘……놀랍다.’
다니엘라가 감탄했다.
‘이 발표회는 명목만 졸업 논문 발표회고, 사실은 키젠 학생의 퍼포먼스를 외부인들 앞에서 증명하는 자리다. 다들 논문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모든 관중들, 심지어 네크로맨서가 아닌 자들까지 숨을 죽이고 시몬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처음에 딴지를 걸었던 빈트라조차 거의 입이 찢어질 듯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인재라는 상품에만 관심이 가득한 사람들에게, 본래의 목적대로 논문을 세일즈하고 있다. 그것도 다른 누구도 아닌, 학생회장이자 전체 1위의 시몬 폴렌티아가 그렇게 하고 있다.’
디테일한 분석과 공식 전개.
비전문가도 이해할 수 있는 명확한 설명.
이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심지어 취업 평가 이후 제한된 시간 동안 이 모든 것을 준비하려면 엄청난 노력과 집중력이 필요할 터.
‘다르다. 확실히 남과는 다른 뭔가가 있다.’
다니엘라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스카우터가 정신적으로도 완성되어 있다고 말한 게 이를 두고 한 말이었나!’
메이린과 세르네가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순간 다니엘라도 전보다 더 저 소년이 상아탑에 들어오길 원했다. 만약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상아탑은 시몬 폴렌티아와 어떤 수를 써서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착!
시몬이 분필을 멈추고 고요해진 관중들을 바라보았다.
“시연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언데드 두꺼비가 ‘늪 트름’을 위한 식물성 거품을 발사합니다.”
끄그그!
언데드 무르글이 입을 열고 방울을 발사했다. 붉은색을 띠는 방울이었다.
“뒤이어 체내의 마법진을 발동시키고 2차 동물성 거품을 발사합니다.”
이번에는 파란색을 띠는 방울이었다. 붉은색 방울은 느리게 하늘을 향해 날아갔고, 파란색 방울은 같은 방향으로 더 빠르게 날아갔다.
“전개!”
기다리고 있던 하수인들이 일제히 두 팔을 휘저으며 관중들 앞에 방어 결계를 펼쳤다. 그리고 서로 다른 속도로 날아가던 두 방울이 부딪히는 순간.
후와아아아아아아아악!
주위가 보라색으로 번쩍이더니 커다란 보라색 고리와 같은 폭발을 일으키며 퍼져 나갔다.
사람들이 우왓! 소리를 내며 자세를 낮추거나 고개를 숙였다.
휘오오오오오오!
폭발의 여파로 광풍이 일어났고, 사람들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휘날리는 머리카락을 붙잡은 채 고요하게 서 있는 시몬의 모습이 보였다. 어깨에 걸친 그의 학생회장 코트가 거칠게 펄럭이다가 내려앉았다.
“화력은 제한했고 실전에서는 위력을 조금 더 올릴 수 있습니다. 물론 연구 목적으로 만든 언데드인 만큼, 앞으로 더 다듬어볼 생각입니다. 논문 뒤편에는 이 공식으로 참고가 될 수 있는 연구들을 리스트업 해보았습니다. 이상.”
시몬이 고개를 숙였다.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자욱한 정적 속.
짝짝.
시몬을 지적했던 빈트라가 가장 먼저 흡족해하며 박수를 쳤고.
짝짝짝짝짝짝!
와아아아!
뒤이어 열렬한 환호와 함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시몬은 미소 지으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하수인들이 펼친 결계가 걷히며 뜨거운 바람이 잠시 주위에 퍼졌고, 그 열기에 사람들이 더더욱 크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 논문 발표회에 가장 어울리는 학술적 마무리.
그리고 이어지는 시몬 폴렌티아라는 존재에 대한 기대감과 가치의 격상.
시몬은 처음부터 자신을 어필하려는 의도를 가진 건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최고의 방법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셈이었다.
“음, 이게 논문이지!”
“아주 훌륭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발표회였소!”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시몬의 거취에 대해 묻지 않았다. 이제 모두가 시몬의 미래를 자신들이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 * *
졸업 논문 발표회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시몬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피어의 유적으로 향했다.
‘발표회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무르글의 실전성은 별로 없어.’
하지만 역시 이 세상에 무의미한 공부란 없었다.
시몬도 알라제의 제작 과정을 공식화하고, 그것으로 무르글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걸 배웠다.
본래 시몬은 알라제가 만든 결과물만 보고 불만 없이 최대한 활용하는 데 만족했지만, 이제는 제작 과정의 배경지식이 생겼다.
-있잖아, 알라제. 다음에 지을 스컬윙 둥지들은 구축화 시스템이 아니라, 개체 번식 시스템으로 바꾸면 어때?
-[!]
알라제에게 질문을 던질 능력을 가지게 됐고.
-여기선 사상세포를 분할하는 게 아니라, 아예 퇴화시키는 건 어떨까?
-[군단장. 훌륭한 아이디어. 하지만 지속적 퇴화는 세포 전체의 분열을 야기.]
-그렇담 퇴화가 아니라 피부로 배출하는 건?
이제는 알라제의 말을 어느 정도 알아듣고, 이해하며, 조언까지 해줄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래서 졸업 논문 처음에 알라제가 시큰둥했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알라제가 먼저 대화를 제안하는 일도 생기게 되었다. 알라제의 사념을 통해 시몬에 대한 친밀감이 확연히 늘어난 걸 알 수 있었다.
-메탈 라미아도 변형수식을 넣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 무르글이 아니라 아예 다른 언데드를 만들어보는 건 어때?
-[즉시 개발 착수.]
특히 시몬이 아이디어를 내자, 알라제는 연구용이 아닌 제대로 실전에서 쓸 수 있는 코랄 언데드 제작에 들어갔다.
현재 시몬에게는 3대 언데드로 불리는 데스나이트, 본 드래곤은 있지만, 아직 리치가 없다.
물론 헤르세바도 리치였지만 엄밀히 말해 이번에 육체를 찾는 것으로 리치가 아닌 제3의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리치를 보충할 생각이었다.
[작업 순조로움.]시몬이 알라제를 따라 피어의 유적 깊숙한 연구동으로 내려가니, 그곳에서 보랏빛으로 두근두근 박동하는 ‘라이프 베슬’이 서서히 성장하고 있었다.
[코랄 리치 부대 프로젝트. 1군단에 대응할 가장 강력한 수단.]이번 방학 동안 7군단 전체가 완성해야 할 새로운 과제가 생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