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322)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322화(1322/1348)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322화
촤아아아아!
시몬이 앞으로 나아가며 무아지경으로 차크람을 휘둘러 댔다. 그러나 사방에서 쏟아지는 액체 마물들은 한도 없이 불어나고 있었다.
‘아운더리 엑소시즘을 맞아도 멀쩡한 건가!’
“성자님!”
타아!
모제가 힘껏 뛰어올라 시몬에게 다가오던 마물을 멋들어지게 걷어차며 착지했다. 이내 그가 시몬을 스쳐 지나가자.
티잉!
티이잉!
시몬의 양손에 들려 있던 두 신수 차크람의 크기가 급격히 커지며, 눈부신 빛으로 번쩍였다. 모제가 오른손으로 신수들을 만져 축복을 걸어준 것이다.
팟!
이내 시몬에게도 축복의 기운이 들어왔다.
어떤 축복이 들어왔는지 느낀 시몬이 씩 웃으며 무릎을 굽히는 돌진 자세를 취했고, 모제는 신의 손으로 바닥의 나뭇가지를 주워 들어서 다시 한번 성검을 만들어내 휘둘렀다.
<성검기 – 디바인 저스티스>
콰아아아아아아아아!
마물이 몰려드는 시몬의 전면으로 산더미만 한 신성의 참격이 일어났다.
그 바람에 시몬의 모습이 순간 사라졌고, 멀리서 지켜보던 가짜 아스페리아의 두 눈이 가늘어졌다.
‘왜 저 거리에서 참격을?’
의문을 품고 지켜보던 그녀가, 일순 섬뜩한 기척을 감지하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서겅!
한발 늦었다. 하얀 검격과 함께 그녀의 목이 공중으로 치솟았다.
어느새 그녀의 등 뒤를 점유한 시몬이 강화된 차크람을 휘두른 자세로 바닥을 미끄러뜨리며 지나가고 있었다.
“이놈이!”
그러나 여전히 그녀는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가 팔을 뻗자 오물들이 밀려들었고, 그 위로 액체 마물들이 일어나 시몬을 붙잡기 위해 두 팔을 뻗었다. 이에 시몬이 두 차크람을 세워 들고는.
촤촤촤촤촤촤촤!
분쇄하며 돌진하기 시작했다.
“그 무기!”
어느새 잘린 목도 액체화하여 원래대로 되돌린 가짜 아스페리아가 왼손에서 홍색 잿가루를 일으켜 전면으로 보냈다.
“까다로워!”
촤아아아아아아아!
인간을 행복에 잡아먹히게 하는 홍색 잿가루.
시몬이 두 차크람을 앞세운 채 숨을 참고 정신을 지키기 위한 방비 태세를 구축했지만, 갑자기 두 손에 들려 있던 두 차크람들이 흐물렁거리더니 다시 하양이와 까망이의 신수 상태로 돌아와 헤롱헤롱해졌다.
‘노린 건 신수들이었나!’
이 힘은 신수들에게 사랑받는 힘이다. 이미 시몬과 강하게 연결된 두 신수가 그녀의 힘에 휘말려 혼란 상태에 빠져든 것이다.
시몬이 급히 두 고양이를 신성 아공간에 넣고는 뒷발차기를 날렸다. 뒤에서 다가오던 액체 마물의 가슴이 텅 소리와 함께 날아간다.
몸을 휙휙 젖혀가며 쏟아지는 마물들의 움직임을 피하던 시몬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자, 정보를 정리해.’
가짜 아스페리아의 저 액체화 능력을 공략할 방법은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
엑소시즘은 확실히 통하지 않는다. 다만 모제의 빨라지는 축복을 받고 뒤에서 그녀를 물리적으로 급습했을 때.
-이놈!
그녀는 명백히 당황해했다.
직후 이어진 공격들은 모두 생물이 위험을 느꼈을 때 구사하는 극도로 반사적이고 방어적인 공격.
그렇다면 공략 방향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시몬과의 거리를 벌린 채 더 많은 액체 마물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모제의 위치도 파악할 수 없다. 신수들도 당분간 쓰지 못한다.
‘이러면 순수한 성투로 계속 뚫고 들어가는 수밖에……!’
바로 그때.
반짝!
시몬이 고개를 들었다. 하늘에서 태양광을 반사하며 한 자루의 성검이 빙빙 회전하며 날아오고 있었다.
‘모제!’
시몬이 팔을 들어 그것을 움켜쥐는 동시에 액체 마물들이 사방에서 일어나 시몬을 덮치려 했다.
“디바인-”
시몬은 신성을 불어넣어 성검을 작동시켰다.
“저스티스!”
후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시몬의 생애 첫 성검 사용.
빛의 참격이 산더미처럼 퍼져 나갔고 사방에서 몰려들던 액체 마물들이 증발하듯 사라졌다. 그 틈을 타 시몬이 전방으로 돌진했다.
“하아아아압!”
촤악!
촥!
촤아아아악!
처음 사용해 보는 규격, 길이, 칼날의 무기라고 해도 홍펭의 무기학 수업을 들었으며 타고난 전투 센스의 결정체인 시몬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촤악!
그러나 성스러운 참격을 사용한 반동인지, 얼마 사용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성검이 본래의 나뭇가지로 돌아와 버렸다.
그리고 그걸 알고 있기라도 했다는 듯.
후웅 후웅!
다음에는 하늘에서 빛나는 성창이 회전하며 내려오고 있었다. 팔꿈치로 마물의 머리를 날려 버린 시몬이 시선을 돌리지도 않고 팔을 뻗어 성창을 붙잡았다.
터업!
손에 창대가 잡히는 감각이 느껴지는 즉시 크게 휘둘러 마물들을 찢어발겼다. 그의 시선이 멀리 떨어진 가짜 아스페리아를 향했다.
“절대 안 놓쳐! 결사!”
촤촤촤촤촤촤촤촤!
시몬이 성창을 거침없이 휘둘러 액체 마물들을 모조리 뚫고 돌진했다. 이내 공중으로 훌쩍 뛰어오른 시몬이 성창을 버리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성물 활과 화살을 붙잡고 발사해서 전방의 마물들을 쓸어버렸다.
촤아아아!
바닥을 구르며 착지하고 활대의 칼날로 마물들을 베어내던 시몬이 미리 바닥에 꽂혀 있던 성물 메이스를 들고 휘둘렀다.
퍼억!
퍽!
퍽!
둔탁한 효과음과 함께 덩치 큰 액체 마물들의 몸통이 펑펑 터져 나갔다.
‘시간이-’
숨을 거칠게 헐떡이면서도 시몬의 두 눈은 목표를 놓치지 않고 가짜 아스페리아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느리게 흐른다!’
터업!
텁!
메이스를 버리고, 바닥에 꽂혀 있는 또 다른 성물을 붙잡은 시몬이 몸을 회전시키며 다시 액체 마물을 베어낸다.
‘느껴져.’
모제의 의도가 느껴진다.
성물을 붙잡을 때마다 서로 다른 축복이 들어온다. 시몬은 그 모든 의도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도끼로 거체를 잡고!’
퍼어어어어엉!
‘창은 거리를 유지하면서 우회!’
파드드드드드득!
전황을 파악한다.
무기의 용도를 이해한다.
의도를 해석한다.
‘검과 창, 그 다음은 활, 방패, 다시 검, 도끼.’
시몬의 사고가 아득히 초월적 경지에 이르렀다.
퍼억!
쩍!
액체 마물들이 끝없이 쏟아져 나왔지만, 쏟아져 나오는 것보다 더 빠르게 제거해 나갔다. 이내 시몬이 아스페리아를 따라잡아 검으로 난도질하고, 도끼로 그녀의 커다란 대형 마물을 쳐냈다.
시몬의 머리가 뜨거워졌다.
‘모제.’
더. 더더. 더 가져와라.
더 빠르게.
더 많이.
콰아아아아아!
화살을 날리고 바닥을 구른 시몬이, 성물 방패를 들어 아스페리아의 공격형 신성마법을 막아내고는 달렸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아아-”
모제는 감격에 겨워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그토록 바랐던 순간이, 지금 그의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나의 신앙이여.”
어떤 무기를 던져줘도 적응한다.
어떤 축복도 제 것처럼 활용한다.
어떤 수수께끼 같은 의도를 던져도 이해한다.
남들보다 압도적인 축복을 타고나 늘 외톨이였던 그의 앞에, 그를 도구로서 가장 잘 사용하는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시몬은 행동으로 말하고 있었다.
나는 너를 감당할 수 있다.
그러니 더 많이 가져와라.
“성자의 명을 받듭니다!”
파바바바바박!
감동의 눈물을 흩뿌린 모제가 닥치는 대로 주위의 사물을 성물화시켰다. 전황을 파악하고, 가짜 아스페리아의 위치를 파악한 뒤, 시몬에게 무기를 전달했다.
후웅! 후우웅!
성물들이 하늘로 날아가거나 바닥에 꽂히고.
터업!
텁!
현장에 있는 시몬이 이를 붙잡아 활용한다.
성창이든 성검이든, 때로는 생소한 무기임이 틀림없는 사슬 달린 신성한 철퇴까지 너무나 완벽히 활용했다.
‘아아.’
천재적이다.
권능적이기까지 하다.
심지어 모제의 의도와는 다르게, 성물 메이스를 뽑아 내부에서 폭발시켜 파편을 날리는 창의적인 방식까지.
결국 이제 그는 자신의 의도를 넘어섰다.
자신이 시몬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시몬이 자신을 도구로서 활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껴보는 감각.
너무나 기분 좋았다.
‘미칠 것 같다.’
전율이 모제의 몸을 타고 넘쳐 흐른다.
평생 꿈꿔왔던 순간이 지금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이 괴물!
-축복을 받은 아이가 돌을 던졌는데 집이 부숴졌대요!
남들보다 조금 더 강하게 태어나서 들었던 수많은 이야기들.
-동료를 위험에 빠뜨리는 축복이면, 사실상 축복이 아니라 저주 아냐?
-이타적이지 않은 프리스트는 무가치합니다.
어떤 이들은 모제의 신의 손을 부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니다.
자신은 누구보다 이타적이고 헌신적인 프리스트다.
다만 지금까지는 섬길 자를 만나지 못했을 뿐.
그때 멀리서 무아지경으로 싸우고 있는 시몬과 한순간 눈이 마주쳤다. 땀에 흠뻑 젖은 채 집중력이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자신을 향해 신뢰의 미소를 보이는 순간.
‘!!’
모제는 심장이 터져 버리는 기분을 느꼈다.
‘나는 당신을 평생 섬기겠습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
그의 믿음에 반응하여 모제의 신성이 더더욱 거세게 타올랐다. 그는 계속해서 성물에 축복을 더해 시몬에게 던져주었다.
촤아아아아아아!
그러나 늑대에게 쫓기는 사냥감처럼 도망치던 가짜 아스페리아가 모제를 먼저 노리고 들이닥쳤다. 이제 액체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 건지 몸 곳곳에 피를 뚝뚝 떨어뜨리고 있었다.
“네놈을 먼저 죽여주마!”
<솔리스 성가 – 리바르센도>
뿌우우우우우우우우!
갑자기 천국의 나팔소리가 울려 퍼지며, 신성 음파가 가짜 아스페리아를 강타해 뒤로 날려 버렸다. 하미엘이 모제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똑바로 집중 안 합니까! 천재라며!”
킥.
개똥도 약으로 쓸 때가 있다고 생각하며 모제가 고개를 돌렸다.
“프리스트답게, 내 신앙에 집중하고 있었을 뿐이야.”
촤아!
피를 뚝뚝 흘리며 가짜 아스페리아가 뒷걸음질 쳤다. 이제 점점 힘이 소진되는 것을 느꼈다. 어서 저 무기를 던져주는 자부터 잡아야 했다.
‘어서……!’
그러나.
가짜 아스페리아는 섬찟한 느낌과 함께 뒤를 돌아보았다.
두두두두!
사냥꾼에게 잠시 눈을 뗀 대가를 치러야 할 때가 왔다. 시몬이 바닥에 꽂히거나 하늘에서 날아오는 성물 수십 자루를 모조리 휘어잡은 채 뛰어오고 있었다.
‘저게 무슨!’
가짜 아스페리아는 경악했다.
손가락 마디마디마다 성물이, 팔꿈치와 목 사이, 그리고 입에도 성물을 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모제가 감격의 울음을 터뜨리는 건 덤이었다.
“후읍!”
거리 확보.
시몬이 무기상인처럼 짊어진 성물들을 일제히 날려 보내기 시작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
성물이 연달아 아스페리아의 몸에 꽂히고, 그녀의 몸 전체가 액체화되어 흐물렁거렸다. 성물이 다 떨어지고 맨손이 된 시몬이 오른팔을 뒤로 뻗었다.
“와라! 혼돈!”
콰릉! 콰릉!
칠흑과 신성과 혈류를 합친 힘.
극한까지 응축된 자줏빛 벼락이 그의 손에서 번쩍이고 있었다.
“당신의 양 떼가 지금 갑니다!”
모제가 눈물을 뿌리며 달려가 시몬의 몸에 연달아 축복을 걸었고.
뿌우우우우!
하미엘의 최고 특기.
정령들이 성령마법을 연주하며 주위로 무수한 광휘 축복을 시몬에게 걸었다. 두 룬 리그 선발생급 프리스트들의 가장 강력한 축복이 지금 시몬에게 집중되고 있었다.
“그, 그만!”
가짜 아스페리아가 발버둥 쳤지만, 소용없었다.
“이 장소에서 널 이길 수 있는 존재는 없다고?”
<시몬 오리지널 – 카오스 폴(Chaos Fall)>
콰릉!
그의 팔을 떠난 응축된 한 줄기의 자줏빛 벼락이 이내 타깃인 아스페리아 앞에서 수백, 수천 갈래로 갈라져 쏟아졌다.
“안 됐지만 나는 그렇게 말하는 자들을 매번 이겨왔어.”
꽈르르르르르르르르릉!
아록 전체를 뒤흔드는 폭발음과 함께 거대한 후폭풍이 터져 나왔다.
혼돈의 전격이 가짜 아스페리아의 육체 내부를 격렬하게 들쑤시고, 주위는 온통 파직 파직 자줏빛 스파크로 가득 채워졌다. 마침내.
“꺼흑!”
액체화로 버틸 수 있는 타격을 넘어선 가짜 아스페리아가 그대로 피를 토했다.
더 이상 액체화되지 않았고, 피범벅이 된 몸으로 쓰러졌다.
후우우우!
긴 숨을 내뱉은 시몬이 몸을 똑바로 세우며 손을 가볍게 털었다.
“모두를 기만한 대가는 제대로 치러야 할 거야. 가짜 성녀.”
데우스 빈시트(Deus Vincit)!
감격에 찬 모제의 함성이 길었던 전투의 끝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