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338)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338화(1338/1348)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338화
레테가 말벌집을 들쑤시고 있는 동안, 시몬은 뒷골목의 성녀를 찾아 이동했다.
그녀는 다르블렝에서 상당한 유명 인물이었다. 정확히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과거를 가졌는지는 몰라도 그 ‘뒷골목의 성녀’라는 별칭 하나만큼은 시민들 모두가 들어본 모양이었다.
현재 다르블렝을 다스리는 난류의 성녀의 귀에도 그 이야기가 들어갔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별칭이 공공연히 쓰이고 있다는 건 난류의 성녀 본인조차 눈감아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게 아니라면, 다른 가정을 해볼 수도 있었다.
‘뒷골목의 성녀가 진짜 난류의 성녀 본인일 가능성.’
수수께끼 같은 행적도 그렇고, 연방의 금기인 성녀 별칭으로 불리는 것 역시 범상치 않다. 티끌만큼의 가능성이라도 있는 한 샅샅이 살펴봐야 했다.
그렇게 시몬이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향한 곳은 다르블렝의 북부 끝단에 위치한 재개발 지역이었다.
‘……개발 중단 부지구나.’
한마디로 휑한 공사판이었다.
곳곳에 철근이나 모래 따위가 쌓여 있고, 잡초가 듬성듬성 자라난 모습이 보였다. 이따금씩 휘이잉 바람이 불 때마다 모래바람이 일어나 목이 컬컬했다.
이런 곳에 뒷골목의 성녀와 아이들이 산다니, 시몬은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주위를 돌아다녔다.
‘그보다 가장 이상한 포인트는 따로 있어.’
동네 사람들은 뒷골목의 성녀가 인근에 산다는 건 알지만, 그녀가 사는 주거지의 정확한 위치는 알지 못했다. 가끔 한 달에 두어 번 정도 식료품이 필요해서 장을 보러 모습을 드러낼 뿐이라고 했다.
시몬이 의문을 품은 채 개발 중단 부지를 한번 돌아보고 있는데.
“!”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느새 이곳에 들어섰던 입구로 돌아와 있었다.
잠깐 우두커니 서 있던 시몬이 이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거 알지.’
결계에 당했다.
그것도 얼마 전 아록에서 건넜던 ‘베리타스강’과 거의 유사한 원리의 결계. 최소 성녀급 프리스트의 솜씨다.
‘제대로 찾아온 것 같네.’
시몬은 점점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거기에 아록에서의 경험으로 이 결계를 넘는 방법도 알고 있었다. 그가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눈을 감았다.
<극진>
키이이이잉!
시몬이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극진을 펼쳐냈다. 자연물 대신 모래와 자갈, 잡초 등이 일어나 극진의 외부를 형태를 이루고, 내부에는 정순한 신성이 펼쳐졌다.
‘윽!’
시몬이 식은땀을 흘렸다.
‘아록에서 나오니 극진을 펼치는 게 어려워!’
금방이라도 형태가 흐물렁거리며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원인은 분명했다. 내부의 신성은 충분했지만, 아록에서처럼 자연의 신성이 응답하지 않아 균형을 잡기 힘들었다. 시몬이 최대한 극진을 유지하려고 애를 쓰고 있는데.
“!”
살짝 눈을 뜬 그의 시야에 공사장 바닥 여기저기에 뚫려 있는 구멍이 보였다. 시몬이 그쪽으로 걸어가 극진을 가까이 댔고.
스스스-
마침내 그곳에서 녹황색 에너지 같은 게 흘러나왔다.
‘네옴이다!’
아무래도 이곳 지하에도 네옴이 흐르는 모양이었다. 시몬은 그 네옴을 극진의 외부로 활용하여 간신히 균형을 유지했고, 그 상태로 저벅 저벅 걸음을 옮겼다.
꺄르륵!
와하하하하!
그러자 분명히 방금까지 아무것도 없던 주위에서, 갑자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공사장 철근으로 만든 간이 미끄럼틀에서 아이들이 내려오는 모습. 모래로 집을 쌓고 그 안에서 노는 모습이 보인다.
그때 시몬을 본 아이들이 멈칫하며 웅성거렸다.
“어른이다!”
“어른이 어떻게 들어왔지?”
웃음소리는 차츰 잦아들었다. 어떤 아이들은 호기심에 고개를 갸웃거렸고, 어떤 아이들은 겁에 질린 듯 도망치기 시작했다.
‘후우우.’
마침 시몬도 집중력에 한계가 왔다.
결계 내부로 들어왔으니 안전하게 극진을 해제한 시몬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결계 안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 동네 사람들이 제대로 된 위치를 모를 만하네.’
몇몇 아이들이 고개를 배꼼 내민 채 시몬을 구경했지만, 다른 아이들에게 끌려가 사라졌다.
어느덧 공기는 정적에 휩싸였다.
“실례합니다.”
시몬이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며 아이들이 사라진 방향으로 걸어가 보았으나.
콩.
앞이 투명한 벽 같은 것에 막혀 있었다.
이번에는 물리적 결계였다.
‘이 정도면 충분히 깰 수 있어.’
시몬이 버릇처럼 주먹을 쥐고 신성을 모아 결계를 깨려 했지만, 곧 손을 내렸다.
평소처럼 닥치는 대로 부수고 들어갈 상황이 아니었다. 나름대로 손님으로 왔고, 남이 정성껏 만든 결계를 부수면 실례니까. 시몬은 결계 앞에 앉아 조용히 기다려 보기로 했다.
그렇게 30분이 지났을 무렵.
차박 차박.
발소리가 들려왔다.
투명한 결계가 물결처럼 흔들리며 열리고, 그 안쪽에서 한 여성이 아이들을 잔뜩 데리고 모습을 드러냈다.
‘저 사람이 뒷골목의 성녀구나!’
빛바랜 회색 수녀복을 입은 그녀는 상당히 순도 높은 신성을 가진 실력자로 보였다. 나이는 40대에서 50대 정도.
‘……난류의 성녀도 비슷한 나이대일 테니까, 나이대는 맞긴 한데.’
성녀들이 젊음을 유지한단 점을 떠올리면 다소 의아했다. 그래도 저 나이대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동안이긴 했다. 주름살이 거의 없고, 표정은 밝았으며 눈은 투명했다. 입가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저는 시온 마르칸토니라고 합니다.”
시몬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고는 낯부끄럽지만 한마디 덧붙였다.
“탐정이죠.”
“…….”
그녀의 눈에 경계심이 깃들었다.
“탐정께서 어떤 용무로 오셨나요?”
“한 아이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시몬이 품에서 사진을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녀가 사진을 가져가느라 몸이 닿는 것으로 ‘성녀의 정수’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눈으로만 사진을 간단히 훑고는 말했다.
“누구의 의뢰를 받고 오셨죠?”
의뢰자의 개인 정보는 비밀입니다.
라는 딱딱한 소리를 하기에는 그녀의 협조를 전혀 받지 못할 것 같았기에, 시몬은 사실대로 답하기로 했다.
“파르노 고아원을 운영하고 있는 라벨라 부인입니다.”
“죄송하지만 찾고 계신 그 아이는 여기 없어요. 돌아가 주세요.”
그녀가 아이들의 손을 붙잡고 돌아가려 하자, 시몬이 목소리를 높였다.
“저는 의뢰를 받은 몸이지만, 마빈을 다시 파르노 고아원에 돌려보낼 생각은 없습니다!”
그녀의 걸음이 우뚝 멈췄다.
“제 의뢰는 단순히 마빈을 찾아달라는 것이었고, 반드시 고아원에 돌려놓으라는 조건은 듣지 못했죠. 마빈을 찾은 뒤에는 제가 다른 방법을 찾아낼 겁니다.”
“…….”
잠시 침묵하던 그녀가 이내 천천히 돌아서서 시몬을 보았다.
“안에서 차라도 한잔하시겠어요?”
* * *
공사장 내부는 목재와 철근으로 대충 지은 집들이 흩어져 있었는데, 이들이 작은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물론 다르블렝의 건축물과는 비할 바가 안 될 정도로 조잡했지만.
꺄르륵!
아하하하!
아이들에겐 그 모든 것이 놀이터였다.
“엄마! 나 무릎 까졌어!”
“응, 좀 이따 치료해 줄게.”
“엄마! 엄마!”
아이들은 모두 그녀를 ‘엄마’라고 불렀다. 그녀는 살갑게 웃으며 아이들을 돌보거나 상처를 살폈다. 때로는 다정한 잔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 모습을 미소 지으며 지켜보던 시몬이 입을 열었다.
“이 아이들이 전부…….”
“네.”
달칵.
그녀가 찻잔을 건네며 고개를 끄덕였다.
“애석하게도 부모가 없거나 버려진 아이들이죠.”
“……다르블렝에는 유독 고아들이 많네요.”
시몬의 말에 그녀가 쓴웃음을 지었다.
“억양을 들으니 다른 지역에서 오셨나 보네요. 다르블렝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 혹시 알고 계신가요?”
“집.”
시몬은 머릿속에 밧줄에 기대어 잠을 자는 사람들을 떠올리고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인구수겠죠.”
“역시 탐정님이시네요.”
다르블렝은 ‘네옴’의 힘으로 발전한 도시다. 그러나 네옴이 뻗어 나갈 수 있는 영역은 한정되어 있기에, 다르블렝은 다른 도시처럼 옆으로 퍼지듯 발전한 게 아니라 위아래로 빼곡빼곡하게 발전해 왔다. 살인적인 집값도 결국 너무 과한 인구가 몰려서 일어난 현상이었다.
“이곳 다르블렝은, 이미 감당할 수 있는 인구수를 넘어섰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래서 시에서는 엄격한 인구정책을 시행하고 있죠. 아이를 한 명 낳을 때마다 막대한 세금을 부과해요. 젊은 청춘들이 사랑으로 아이를 낳아도 제대로 키울 수 없는 환경인 거예요. 그래서 버려지는 거죠. 그렇게 길바닥으로 내쫓긴 고아들은 더 끔찍한 일에 이용당하기도 하구요.”
“……안타까운 이야기네요.”
꺄르륵!
아이들의 활기찬 웃음소리가 들렸다. 옆을 돌아보니, 아이들이 이불을 계단 난간에 널어놓고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시몬과 그녀도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러다 시몬이 그녀를 보았다.
“쉽지 않을 결심이었을 텐데, 어떻게 이런 곳에서 아이들을 키울 생각을 하시게 된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대단한 이유는 아니에요.”
그녀가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 없이 어머니 혼자 저를 키우셨거든요. 그 아버지의 빈자리도 인생의 메울 수 없는 구멍처럼 느껴졌는데, 양쪽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들은 오죽할까요. 모두를 구할 수는 없어도, 최소한 제 손이 닿는 아이들만큼은 지키고 싶었답니다.”
시몬이 감동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대단하십니다.”
일생을 남을 위해 바치다니.
진정한 의미에서 성녀라고 불릴 만한 사람이었다.
‘물론 진짜 성녀는 아니었지만.’
찻잔을 받을 때 시몬의 손이 그녀의 손가락에 닿았다.
성녀의 정수의 반응은 없다. 그녀는 확실히 ‘난류의 성녀’가 아닌 게 확정되었다.
“그리고 아까 한 말은 사실이에요. 마빈은 이곳에 없어요.”
“아쉽네요. 그럼 뒷골…….”
“테레지아라고 불러주세요.”
그녀가 말을 끊으며 말했다.
“누가 뭐래도 다르블렝에서 성녀라 불려야 하는 건 단 한 사람, 이렌뿐이니까요.”
‘이렌……?’
시몬의 눈이 번쩍였다. ‘이렌’은 난류의 성녀의 실명. 그리고 그녀가 그 이름을 발음할 때 무척이나 친근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혹시 난류의 성녀님에 대해 아시는 게 있으십니까?”
“그럼요.”
그녀가 웃었다.
“실종되기 직전에도 저와 이야기를 나눴거든요. 저와는 소꿉친구 사이랍니다.”
벌떡!
시몬이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야기를 들려주십시오!”
모든 길은 통한다더니.
아주 큰 실마리를 잡았다.
* * *
슬래그본 길드의 본부는 30층이 넘는 거대 빌딩 최상층에 위치해 있었다.
이곳은 탑과 연결된 직통 파이프로 네옴을 공급받으며, 강력한 무기와 장비를 생산하는 핵심 거점이었다.
그리고 이 슬래그본 길드의 실질적인 통치자이자 우두머리는 ‘베론’. 한때 로버트 부시장 앞에 총구를 들이대며 분노를 표출하기까지 한 괴짜로 유명했다.
“당했다고?”
베론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통신 수정구에서 숨을 헐떡이는 힘겨운 음성이 흘러나왔다.
-예, 예! 그 미친 여자 탐정이 결국 본부의 위치를 알아냈습니다! 머지않은 시간에 나타날 겁니다!
베론이 이마를 문질렀다.
“이렇게 앞뒤 안 가리고 덤벼드는 걸 보니 외부인인가. 놈이 여기까지 도착하는 데는 얼마나 걸릴 것 같지?”
-5……!
“5일 뒤?”
-그게 아니라!
와장창창!
5초였다.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며, 건물 20층으로 단번에 도달한 복면을 쓴 여자가 착 하고 바닥에 내려왔다.
“아, 찾았다.”
그녀가 자리에 일어나며 손목을 풀었다.
“추리 대성공.”
베론은 머리가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 미친 여자는 대체 누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