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360)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360화(1360/1364)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360화
광장에서 벌어진 사건은 도시 전역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다르블렝에 나타난 두 성녀.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뜰 수 없는 것처럼, 두 성녀 중 하나는 사라져야 할 운명이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의견도 둘로 나뉘었다.
-당연히 이렌 성녀님을 도와야지!
-다르블렝에 평화를!
이렌의 연설에 감명받았거나, 라이카 로버트의 잔혹한 흉계에 치를 떤 시민들은 이렌 성녀를 위해 움직였다.
다만.
-네옴이 없는 다르블렝에 무슨 가치가 있지?
-내 재산만 보장한다면, 기계가 아니라 돌멩이를 갖다 놓아도 고개를 숙이겠소!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이지만 본인의 가치관, 혹은 승산에 따라 기계 성녀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었다. 그들은 3대 명탐정인 게롤을 중심으로 원류의 첨탑으로 모여들었다.
그렇게 다르블렝의 미래가 걸린 전쟁이 벌어졌다.
교전 초에는 이렌 측 시민들이 열세였지만, 시몬이 기적을 일으키며 전세가 뒤집혔다. 시몬이 크리쳐들을 인류를 돕는 ‘수호 크리쳐’로 각성시키면서 상황이 완전히 반전된 것.
이 수호 크리쳐들은 인간에게 적대적이었던 크리쳐들에게도 ‘최우선 명령’을 전달하여 아군으로 전환시켰다. 이렇게 검푸른 물결이 전장에 퍼져 나가며, 다르블렝의 모든 크리쳐가 기계 성녀에게 반기를 들 것 같았으나.
-모든 크리쳐는 추가 방화벽 프로그램을 내려받도록.
라이카 로버트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그는 최우선 명령이 전달되는 시간을 지연시키는 방화벽 프로그램을 내려받도록 지시했고, 원류의 첨탑 인근의 크리쳐들은 모두 인류를 지키라는 명령에 저항할 수 있게 되었다.
-오류를 제거해야 합니다.
-생명은 오류가 아닙니다.
인간들이 둘로 나뉘었듯 크리쳐들도 둘로 나뉘었다. 이제는 두 세력의 충돌만이 남았다.
“저기 원류의 첨탑이 보인다!”
“조금만 힘냅시다!”
다르블렝의 시민들과 수호 크리쳐들이 무기와 저항의 깃발을 높이 들고 원류의 첨탑으로 향하고 있었다.
“고생했다. 빈트로드.”
“살아 있었나, 엑스머스.”
이렌 측 저항군을 이끌고 나타난 주축 인물은 3대 명탐정인 빈트로드와 엑스머스였다. 두 사람이 가볍게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누었다.
“기계 성녀에게 향하는 네옴은 모두 차단했겠지?”
“허허! 물론임세. 개미 새끼 한 마리도 통과하지 못했지!”
그렇게 말한 두 사람의 시선이 이렌과 기계 성녀가 맞붙는 광장 쪽으로 향했다.
건물을 들어 올리고 내던지는 등 기계 성녀의 공세로 난리가 났던 광장이 다소 잠잠해졌다. 보급이 끊긴 뒤, 기계 성녀도 슬슬 힘을 남발하는 게 부담스러워진 모양이었다.
“그건 그렇고.”
빈트로드가 한탄 같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들었다.
“저 친구가 저기 있을 줄이야.”
펄럭! 펄럭!
원류의 첨탑을 향해 나아가는 이렌 측 시민들을 막은 건, 요새를 연상케 하는 거대한 금속 방어벽과 바리케이드였다.
이 기계 성녀를 섬기는 자들을 이끄는 남자는 한때 동료였던 게롤이었다.
도로를 차단한 금속 방어벽 위로 다르블렝시의 깃발이 휘날리고, 그 옆으로 무장한 시 경관들과 시민들, 그리고 붉은 렌즈의 크리쳐들이 네옴 블래스터를 짊어진 채 서 있었다.
[아. 아.]게롤이 확성 수정구를 들고 입을 열었다.
[나는 다르블렝의 부시장 게롤이다. 너희들의 집단적 폭력 행위는 엄연히 불법이며, 즉시 해산할 것을 명령한다. 이것은 시와 성녀님의 공식 명령이다.]그러자 즉시 이렌 측 시민들이 반발했다.
“누구의 명령을 받았다고? 우리야말로 이렌 성녀님의 뜻에 따라 이곳에 왔다!”
“기계에 영혼까지 팔아넘길 셈이냐!”
곳곳에서 주먹이 치켜들어지고 분노의 함성이 쏟아졌다.
이 격렬한 반응을 지켜보던 게롤이 인상을 썼다.
[분노에 휩쓸리지 말고 현실을 직시해라! 누가 더 다르블렝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그가 단호하게 말했지만 군중들의 분위기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불길에 기름을 끼얹듯 더더욱 달아오를 뿐이었다.
그때 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게롤. 나 빈트로드일세.]게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빈트로드……!’
[다르블렝을 위대하게 만든다고? 라이카 로버트는 기계 성녀 제작에 관여했던 직원들을 ‘신성성’이라는 명목 아래 학살한 괴물일세! 자네도 쓸모가 없다고 판단되면 똑같은 결말을 맞게 될 뿐이네!] [그렇다면 받아들이마. 다르블렝의 희망은 기계 성녀님뿐이고, 성녀님의 명령은 절대적으로 지엄하다!]게롤이 고개를 돌렸다.
[준비해라.]게롤이 명령을 내리자, 가장 높은 빌딩 옥상의 거대한 네옴 안테나가 접히며 이내 포대의 형태로 변해 군중을 겨누었다.
이내 포대의 끝부분이 녹황색으로 번쩍이더니.
촤아아아아아아아!
거대한 섬광이 쏘아졌다. 시민들은 간담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끼며 자신들의 머리 위로 그것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이내 그것이 멀리 떨어진 지점에 떨어졌고, 거대한 폭발과 함께 먼지구름이 피어올랐다. 주위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진동했다.
[두 번의 경고는 없다, 물러나라!]그렇게 외친 게롤은 득의양양했다. 압도적인 기술과 힘의 차이를 보였으니 인파의 절반은 도망쳐 물러날 것이라 예상했다.
처억! 척!
그러나 이렌 측 시민들은 흔들림 없이 깃발을 높이 들며 외쳤다.
“가자! 여신께서 지켜보고 계신다!”
“이렌 성녀님을 위해!”
와아아아아아아아!
시민들은 한층 격양된 모습으로 바리케이드를 향해 돌진했다.
쿠웅!
쿵!
그들이 바리케이드에 몸을 부딪히며 밀기 시작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달라붙었는지 놀랍게도 저 거대한 바리케이드가 흔들리며 뒤로 넘어가려 하고 있었다. 게롤이 이를 악물며 외쳤다.
“막아! 막아라!”
바리케이드 위의 붉은 렌즈의 크리쳐들이 총구를 세우며 대응에 나섰다.
[도시 존속을 위해 오류를 제거합니다.]그들이 네옴 탄환을 시민들에게 발사하기 직전, 먼저 조준하고 있던 검푸른 렌즈의 수호 크리쳐들이 그들의 몸통과 머리를 날려 버렸다.
[생명은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합니다.]그렇게 크리쳐들의 화력전이 계속되었고, 게롤은 자세를 낮춘 채 통신 수정구로 지시했다.
“EMP전파탑 전부 가동시켜!”
-4개 전부 말입니까?
“그래! 서둘러!”
키이이이이이이이잉!
게롤의 지시에 따라 네 방향의 지면이 열리며, 네옴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인공탑들이 솟구쳤다.
“영향 범위는 바리케이드 앞으로 설정한다!”
네 방향의 전파탑들이 공명하기 시작하자,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던 수호 크리쳐들이 서서히 작동을 멈추었다.
그것으로 전세가 다시 바뀌었다. 여전히 멀쩡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시청 측 크리쳐들의 반격에 수호 크리쳐들이 속수무책으로 파괴되기 시작했다.
빈트로드는 즉각 원인을 파악했다.
“전파를 일으키는 탑을 파괴해야 하네!”
펄럭!
바로 이때, 하늘에서 아칼리온이 이끄는 신수 전차에 올라탄 시몬이 전장에 합류했다. 신수들의 신성이 다 회복되진 않았지만, 전투가 벌어지는 걸 보고 조금 더 서두른 것이다.
‘뭐가 문젠지 바로 보이네.’
저 네 개의 탑에서 발산된 전파가 수호 크리쳐들을 무력화시키는 건 물론,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귀를 막고 괴로워하거나 구토를 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여기는 시온입니다!”
시몬이 통신 수정구를 들고 말했다.
“제가 뒤쪽의 탑 두 개를 부숴둘 테니 다른 앞쪽 탑 두 개를 부탁합니다!”
-알^&$%!
전파 때문에 목소리가 끊기고 있지만 알아듣길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시몬이 속도를 높이며 전파탑 중 하나를 향해 나아갔다.
그렇게 막 전파탑의 인근까지 도착하니, 수십 기의 크리쳐들이 탑을 지키듯 경계를 서고 있었다.
[오류 발견.] [공격 개시.]네옴 탄환과 블래스터 공격이 시몬을 향해 쏟아지기 시작했다. 시몬이 고삐를 붙잡고 전차의 방향을 틀었다.
‘지금 이것들 하나하나 상대하고 있을 시간이 없는데!’
기계 성녀를 상대로 이렌이 버텨주는 동안에 원류의 첨탑을 파괴해야 했다. 시몬이 전차 위에서 ‘라 에스크림’ 마법진을 준비하고 있는 그때.
‘어?’
갑자기 하늘에서 엄청난 빛이 내려왔다.
콰콰콰콰콰콰쾅!
주위가 일순 번쩍이더니 전파탑이 무너져 내리고 그 주위에 있던 크리쳐들이 고철 덩이가 되어 사라졌다.
잠깐 멍해 있던 시몬이 주위를 둘러보았고, 그제야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있었다.
<레테 오리지널 – 유성우>
하늘에서 별이 내리고 있었다.
‘레테!’
저 높은 상공위로, 하늘에 뜬 로버트사 본사 건물에서 레테가 별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쏟아지는 별들이 네 방향의 전파탑을 모조리 무너뜨렸고, 덤으로 그곳을 지키고 있던 시청 측 크리쳐들까지 몰살했다.
‘저런 상황에서도 우릴 돕는다고?’
시몬은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시에 이건, 로버트 본사 내부의 전투에서 레테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곧 밖으로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희망이 샘솟아 오른다. 심장이 빠르게 뛴다. 자욱하게 올라오는 연기조차 지금은 상쾌하게 느껴졌다.
“주포를 쏴라!”
그 모습을 본 게롤이 최후의 수단으로, 처음에 사용했던 빌딩 위 주포를 향해 사격 명령을 내렸다. 포대가 다시 한번 시민들을 겨누고 네옴 에너지를 모았지만.
쩌어어어어어어엉!
그대로 천벌이 내리듯, 레테의 별 하나가 날아와 포탑을 박살 냈다.
계속되는 레테의 공세는 시청 측 크리쳐들이 생성되고 있는 공장을 무너뜨리고, 바리케이드 일부까지 박살 내서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 강력하면서도 정밀한 공격이었다.
“보아라! 여신께서 우리를 지켜주고 계신다!”
“가자!”
우르르르르르!
가히 여신의 도움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사태. 이렌 측 시민들이 무너진 바리케이드 틈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시몬도 고삐를 잡고 방향을 틀었다.
‘역시 대단해, 레테.’
덕분에 신성과 시간 모두를 절약한 시몬이 무너진 전파탑을 지나, 바리케이드를 넘어, 이제 원래 목표였던 원류의 첨탑으로 다이렉트로 진입했다.
지상의 크리쳐들이 네옴 블래스터를 쏴댔지만 시몬이 탄 전차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왔다!’
네옴이 폭포처럼 벽면을 타고 줄줄 흐르는 원류의 첨탑의 모습이 눈앞에 보인다. 시몬이 준비했던 그 공격마법을 펼쳤다.
<라 에스크림>
신성의 띠가 휘감긴 신성의 드릴이 쏘아져 나가 원류의 첨탑을 강타했지만, 첨탑에 펼쳐진 결계에 막히고 말았다.
‘뭐, 당연히 결계가 있겠지.’
이미 예상했다는 듯 전차에 탄 시몬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희들은 상공에서 경계해 줘!”
-냐옹!
시몬이 훌쩍 전차에서 뛰어내렸다. 그러고는 신성 아공간에서 새로운 신수를 꺼냈다.
“드디어 네 차례야!”
시몬이 아공간에 꺼낸 건 아록에서 얻은 신수의 알이었다.
이내 시몬이 원류의 첨탑에 펼쳐진 결계의 꼭대기에 두 발을 딛고 알을 내려놓자.
우우우우우웅!
결계가 출렁거리더니 알 쪽으로 빠르게 흡수되기 시작했다. 시몬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좋아, 이렇게만 가면……!’
뽀각!
뽀각!
그런데 한 가지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졌다.
‘아?’
다량의 신성을 흡수한 신수의 알 표면에 마침내 금이 가기 시작했다.
마침내, 신수가 태어나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