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365)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365화(1365/1387)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365화
성녀 이렌은 살아남았고, 다르블렝의 사람들도 무사했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사람들은 현실과 마주해야만 했다.
기계 성녀와의 전투로 도시의 모든 인프라가 파괴되었다. 더 이상 네옴도 생성되지 않고, 지반은 불안정해졌다. 네옴으로 지어진 기존의 건축물은 붕괴 위기에 처했으며, 지하세계에서 올라오는 독가스는 도시를 더더욱 심각하게 오염시켜 갔다.
그때 혼란에 빠진 사람들을 진정시키고 의견을 제시한 건, 새로운 시장으로 등극한 홈츠였다.
-이곳은 이미 기력이 다한 땅이오.
무너진 광장 위에서 그가 힘주어 연설했다.
-정든 고향에서 떠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나 우리는 이곳을 봉쇄하고 새로운 곳에서 정착해야만 하오. 기계 성녀로부터 살아남았으니 우리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소! 우리가 있는 곳이 곧 다르블렝이 아니겠소!
시민들이 환호했다.
이번 사태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근본적인 부분에서 마인드가 바뀌어 있었다. 그렇게 시 이전 절차는 놀랄 만큼 빠르게 진행되었다.
성녀 이렌은 직접 시민들을 이끌고 강을 건넌 뒤, 강 너머에 위치한 넓고 비옥한 들판으로 나왔다.
신성연방으로부터 다르블렝의 영토임을 인정받았지만 ‘네옴’이 닿지 않는다는 이유로 버려졌던 이 땅은, 몬스터들이 사라지며 풍요로운 모습으로 변모해 있었다.
이렌이 바위 위에 올라서서 외쳤다.
-여기가 우리의 새로운 터전이다! 이곳을 ‘신 다르블렝’이라 선언하겠다!
주민들의 환호 속에서 도시 재건이 시작되었다.
다르블렝 출신들은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인재들로 가득했다. 즉각 계획적인 도시 구상도를 만들었고, 중앙에 시청의 터가 세워지자 사람들은 주변에 집을 짓기 시작했다.
더 이상 오버테크놀로지인 네옴 빌딩은 없다. 대륙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집이나 벽돌집이 하나둘 세워졌다. 집을 짓는 동안 천막생활을 해야 했지만 사람들은 조금도 힘들어하지 않았다.
모두가 새로운 마음으로 하나 되어 시작하고 있었다. 부족한 음식을 나누고, 서로 땀을 닦아주고, 웃음을 잃지 않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었다.
-엄마 아빠! 메뚜기가 뛰어다녀요!
-저기 토끼도 있어!
인구 통제 정책과 막대한 세금 부담이 사라지면서, 고아원에서 자라던 아이들이 모두 부모에게 돌아왔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반듯한 새집이 세워지고 흙길이 깔린다. 도시를 새롭게 만드는 중이지만, 다르블렝의 영향력이 어디 가는 게 아니었다. 연방 각지에서 상인들이 기다렸다는 듯 몰려들며 시장과 경제가 빠르게 활성화되었다.
시민들의 만족도는 최고조였다. 가끔 외부 상인들이 이전의 생활이 그립진 않냐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솔직히 말해, 이전의 편한 인프라가 그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래도 마음이 편하고 살기 좋은 건 지금이야.
-가정부 크리쳐가 없으면 하루도 못 살 거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는데, 우리가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이면 되는 거였어요. 왜 그렇게 가진 걸 내려놓지 않으려 기를 썼을까요?
-딴 건 잘 모르겠고, 땅에 누워 자니 이제야 사람이 사는 것 같소!
이렌 또한 도시 재건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이번 일에 대한 책임감과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제일 먼저 한 일은, 기계 성녀가 네옴으로 구슬처럼 압축시킨 ‘원류의 첨탑’을 되돌린 것이다.
물론 시간이 걸려 복구된 원류의 첨탑은 크기도 줄어들었고, 외형도 폭포가 흐르는 탑의 모습에서 투박하게 깎여 버린 단순한 돌탑과 같은 형태가 되었다. 문제가 생겼는지 네옴도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이곳에 이렌이 며칠 밤낮으로 자신의 권능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레테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건강을 해친다며 말렸지만 그녀의 의지는 굳건했다.
그렇게 이렌의 간절한 염원이 통한 걸까.
후우우우우웅―
원류의 첨탑의 꼭대기에서 ‘바람’이 자연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이렌의 성풍이었다.
“여, 여신이시여!”
“이건 기적이오!”
마치 원류의 성녀가 네옴이 끊임없이 솟구치는 원류의 첨탑을 만들었듯, 마을 중앙의 돌탑에서 이렌의 성풍이 끊임없이 흘러나와 도시 전역으로 산들바람처럼 부드럽게 퍼져 나갔다.
홈츠 시장은 이를 예전에 이렌이 불렸었던 이명인 ‘천풍(天風)의 성녀’의 이름을 따서 천풍의 탑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렌은 매일 두 번씩 첨탑으로 걸어갔다.
-오늘은 파종기라서 모두가 고생했다고 들었다. 조금이라도 피로를 덜어주는 축복을 걸어주겠다.
-오랜만의 휴일이다. 편안한 밤이 되거라.
성녀가 직접 걸어준 이로운 축복이 바람을 타고 나아가 도시 전역에 퍼졌다.
용기를 북돋는 축복, 완력을 증가시키는 축복, 마음을 안정시키는 축복까지. 다르블렝의 사람들은 이제 성녀의 축복을 직접 받을 수 있는 특혜를 누리게 됐다.
여기에 신성연방 최고의 과학기술력을 가지고 있던 다르블렝의 과학자들 또한 도시를 위해 열심히 연구를 거듭했다.
“이것 보시오!”
과학자들은 신성연방의 부유석을 활용하여, 네옴 자동차를 대체할 새로운 탈것을 개발해 냈다. 바람을 타고 하늘을 날 수 있는 1인승의 작은 비행 아티팩트였다.
마치 작은 열기구처럼 생긴 이것으로, 바람을 타고 도시 곳곳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장거리 이동은 네옴 자동차보다 더 빠른데!”
“바람의 방향이 바뀌길 기다려야 하지만, 이게 어디야 진짜.”
도시의 행정가들은 즉시 사용 규정을 만들었다. 비행 아티팩트를 탈 수 있는 곳을 오로지 도로 위로 한정하고, 곳곳에 깃발을 설치해 바람의 방향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해서 사고가 나는 것을 막았다.
프리스트들 역시 과학자나 행정가들 못지않은 성과를 냈다. 성풍에 특화된 결계를 개발했는데, 성풍을 결계 안에 맴돌게 해서 축복의 시간을 비약적으로 늘리는 방법을 고안한 것.
병원에서는 재생의 축복을, 공장에서는 완력의 축복을 장시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처음에는 이렌이 일일이 결계에 와서 축복을 걸어야 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네옴에 적응한 것처럼 성풍에 적응하는 프리스트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그들이 이 역할을 이어받았다.
성풍을 중심으로, 들판밖에 없던 신 다르블렝에 완전히 새로운 인프라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주민들도 이를 적극 활용했다. 집집마다 깃발을 걸어놓거나, 중심부에는 풍차를 만들었다. 바람의 중요성이 큰 도시가 됐기에 풍향을 확인하거나 알려주기 위해 너도나도 깃발을 달게 되었다.
과거 구 다르블렝이 ‘가로등의 도시’라고 불렸다면, 이제 신 다르블렝은 외부 상인들로부터 ‘깃발의 도시’로 불리기 시작했다.
물론 시몬 일행도 도시 재건에 큰 도움을 주었으나, 마지막 일정이 남은 이상 이곳에 오래 머무를 수는 없었다.
하미엘은 먼저 준비를 위해 떠났고, 시몬과 레테도 오늘이 다르블렝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워낙 중요한 시기라 큰 연회는 열지 못했지만, 이렌의 통나무집에서 지인들끼리 소박한 작별 파티를 벌이기로 했다.
“별의 성녀님과 시온 형제를 위하여 건배!”
“건배!”
시끌벅적한 웃음소리와 환호가 울려 퍼졌다. 술에 취한 탐정 한 명이 잔을 높게 들어 올렸다.
“다르블렝이여 영원하라!”
“영원하라!”
이 표어는 여전히 계속 쓰일 듯했다. 시몬도 웃으며 포도주잔을 들어 올렸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정들었던 사무소 인근 상인들, 뒷골목의 성녀 테레지아, 탐정 총소집에 함께했던 명탐정들, 기계 성녀와 함께 싸웠던 시민들까지.
모두가 한마음으로 두 사람의 여정을 축복해 주었다.
“결국 이번 일의 승자는 빈트로드 부시장님 아니겠슴까.”
레테가 턱을 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게다가 내년에 홈츠 님이 건강 문제로 물러나시면 시장이 되는 거잖아요. 크게 활약한 것도 없는데 시장이 된 건 진짜 운이…….”
“어허! 무슨 말씀이십니까! 별의 성녀님!”
술에 취한 빈트로드가 입이 찢어질 듯 웃으며 반박했다.
“제 눈부신 활약상을 다시 한번 성녀님께 들려 드려야겠습니다!”
“사양할게요.”
시몬은 그들의 농담에 킥킥 웃으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유리창 너머로 곳곳에 랜턴이 달린 신 다르블렝의 야경이 보였다.
1층에서는 사람이 살지 못하기에 고층 건물로 가득했던 도시가, 이제는 바람의 흐름을 방해하면 안 된다며 대부분이 1층 집으로 설계됐다.
성풍은 폭넓게 골고루 퍼져 나간다. 위아래로 발전했던 구 다르블렝과는 다르게 넓고 고르게 도시가 형성되고 있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이곳에도 많은 문제점과 갈등이 생기리라. 하지만 시몬은 이곳 사람들이라면 틀림없이 잘 헤쳐 나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면 됐나?”
척.
휠체어에 앉아 있던 홈츠가 본인이 주인공으로 나온 소설 전권에 사인을 마치고는 말했다. 시몬이 활짝 웃으며 그것을 챙겼다.
“감사합니다! 소중히 간직할게요.”
“자네 정도나 되는 인물이 다 죽어가는 노인의 사인에 집착하다니.”
홈츠가 클클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여전히 내게 있어 자네는 ‘논외’야. 내 추리가 아무것도 통하지 않는 사람은 처음일세.”
“칭찬이라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시몬이 소중히 책을 가방에 넣었다.
그의 발아래에는 내내 고생했던 하양이와 까망이가 찹찹 사료를 먹고 있었는데, 식탐이 심한 신수 피루가 사료를 몰래 빼앗아 먹으려다가 하양이한테 들켜서 난리가 났다.
솜뭉치들이 엉켜 뛰노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고 보니 게롤은 어떻게 됐나요?”
시몬의 물음에 홈츠가 한숨을 쉬며 창밖 너머 먼 곳을 바라보았다. 시몬의 시선도 그쪽으로 향했다.
이제는 사람들이 전부 떠나고 폭삭 무너져 가는 유령 도시, 구 다브를렝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다르블렝이 여기 있는데 대체 어디로 떠난다는 말입니까!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 돌아오겠다고 해도 받아주지 않을 겁니다!
홈츠의 말에 따르면, 게롤은 기계 성녀가 패하고 시민들이 떠난 뒤에도 여전히 다르블렝에 극도로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이곳에 남겠다는 자신의 추종자들과 함께 ‘다르블렝은 건재하다’는 표어를 내세우며, 자신이 스스로 시장의 자리에 오르고 하늘섬과 협상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눈부시게 발전하는 신 다르블렝과는 달리 구 다르블렝의 생활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결국 굶주림에 시달리던 게롤과 그의 추종자들은 도적 떼로 전락했고, 신 다르블렝을 습격하려는 계획까지 꾸몄다.
그런 게롤의 최후는 어이가 없을 만큼 허무했다. 습격 전날 건물이 지반 약화로 무너져 내리며 그대로 사망하고, 그의 추종자들도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비참한 말로네요.”
“동정할 이유도 없슴다.”
시몬과 레테가 한숨을 쉬며 한마디씩 했다.
“늦어서 미안하다. 다들 잘 즐기고 있나?”
그때 오늘도 도시에 축복을 걸러 나갔던 이렌이 돌아왔다. 테이블의 사람들이 일어나려 했지만 이렌이 괜찮다며 손을 펼쳐 막고는 격식 없이 자리에 착석했다.
“레테 성녀, 그리고 시온 탐정. 내일 아침 일찍 떠난다고 들었다.”
이렌이 고개를 푹 숙였다.
“……많이, 많이 아쉽구나.”
“이렌 성녀님…….”
이렌은 감정이 얼굴에 확확 드러나는 타입이었다. 시몬에 대해서 말을 꺼내려다 목이 메어서 꿀렁거리던 그녀는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내가 두 사람을 붙잡을 수는 없겠지. 언제라도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라. 우리 신 다르블렝은 그대들의 편이다!”
“당연하죠!”
모두가 환호하며 잔을 높이 들었다. 왁자지껄하고 따뜻한 연회 분위기가 계속되었다.
빈트로드의 농담에 모두가 큰 소리로 웃으며 시선이 집중되는 사이, 시몬이 이렌에게 넌지시 물었다.
“……아, 그. 강경파 성녀님이라고 들었는데요. 암흑연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암흑연합?”
술 대신 주스를 홀짝거리던 이렌이 무슨 소리냐는 듯 말했다.
“네크로맨서들은 당연히 없애야 할 주적 아니겠나.”
‘윽, 인격과 개인적인 사상은 별개구나!’
시몬이 당황한 감정을 숨기려 애써 웃고 있는데, 그녀도 픽 웃으며 말을 이었다.
“사실 별 감정은 없다. 내가 다르블렝에 들어온 초창기에 다나 가문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그쪽 편을 들었을 뿐, 내가 강경파라고 불리는 것도 처음 알았구나.”
“……아.”
“나는 하늘섬의 일이나 정치에 큰 뜻을 두고 있지 않다. 워낙 내 그릇이 작아서, 내 사람을 위해 싸우는 것도 힘에 부치는구나. 암흑연합과 상관없이, 나는 언제나 도시를 위해 움직일 거다.”
“이해했습니다.”
시몬은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강경파 성녀지만 다나나 아스페리아처럼 극단적인 성격은 아닌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전쟁 같은 큰일이 벌어지려고 할 때 아군의 폭주를 막는 중요한 브레이크가 되어주리라.
“그리고 이건 내가 준비한 작은 선물이다.”
그녀가 손에 든 작은 가방에서 목걸이를 꺼내 시몬에게 건넸다.
“도시를 구한 대가라고 하기엔 조촐하다만 그냥 우정의 선물로 받아주었으면 한다.”
“아…… 감사합…….”
그 순간 레테가 벌떡 일어났다.
“저, 정말 괜찮으심까? 교황 성하께서 직접 하사하신 것 아니었어요?”
“응?”
레테의 말에 따르면 그건 ‘진테라 ’라고 불리는 신수 아공간 목걸이였다.
“시온 탐정의 신수 목걸이가 낡은 것 같아서 말이다.”
이렌이 미소 지었다.
“피루가 먹성이 많아 고생이 많을 텐데, 이 목걸이는 아공간을 열지 않고도 신성을 직접 주입할 수 있다.”
목걸이에 신성을 주입해서 피루나 다른 신수들에게 즉각 신성을 공급할 수 있고, 신수 축복을 목걸이에 미리 걸어서 신수들이 등장하는 즉시 효과를 발휘하도록 설계된 특수한 아티팩트였다.
“이렇게 귀한 걸 제가 받아도 될까요?”
“물론이다.”
이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나 이 아티팩트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까 봐, 솜씨 좋은 사람에게 맡겨서 디자인과 색상을 살짝 바꿔두었다. 들켜도 내가 전쟁 중에 잃어버렸다고 둘러대면 되니 걱정 말거라.”
“감사합니다!”
시몬이 고개 숙여 인사했고, 이렌이 감사한 건 나라며 마주 인사했다.
“그보다 다음 목적지는 어디지? 텔레포트 마법진을 준비해 주고 싶은데.”
시몬이 빙긋 웃었다.
“마음은 감사하지만 괜찮습니다! 제가 아는 분께서 미리 준비해 주셔서요.”
“아는 분?”
* * *
같은 시각.
하미엘이 문을 열었다.
벌컥!
“이스라필 성녀님! 내일이면 레테 성녀님과 시몬 형제님이 넘어오신다고 하네요!”
“그, 그렇군요. 수고했어요.”
신해의 성녀 이스라필이 뒷모습을 보인 채 대답했다.
하미엘이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일 있어요?”
“오호호! 아무 일도 없어요! 우리도 목적지로 넘어가죠!”
이스라필이 애써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하미엘이 말했다.
“이스라필 님 혹시…… 긴장하시는 건 아니죠?”
움찔!
이스라필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렸다. 이내 그녀는 오호호 웃음을 터뜨리며 입가를 가렸다.
“무, 무슨 말씀을!”
“……화장도 오늘따라 두껍게 하셨네요.”
“평소 하던 건데 왜 이러실까. 자, 같이 나가요.”
이스라필이 성큼성큼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하미엘이 고개를 갸웃하더니 뒤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