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369)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369화(1369/1387)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369화
다음 날 아침.
“이쪽이랍니다.”
이스라필이 시몬 일행을 데리고 정원의 가장 깊은 곳으로 안내했다.
그곳에는 자그마한 연못이 자리하고 있었다. 연못의 물은 은은하게 하얀빛을 띠었지만, 신기하게도 바닥까지 보일 만큼 맑았다.
바로 그 연못과 육지의 경계에 위치한 거대한 꽃.
그 꽃은 지면에 축 늘어져 있었고, 몸체 절반은 연못 속에 잠겨 있었다.
“이게 뭐예요? 이스라필 이모.”
시몬의 물음에 이제는 다시금 그와 잘 눈을 마주하게 된 이스라필이 생긋 웃으며 답했다.
“라벤시아의 꽃이랍니다.”
“잠깐, 설마!”
하미엘이 폴짝 뛰었다.
“소관이 아는 ‘엘다 크로스 라벤시아’ 맞죠? 오늘이 그날입니까?”
“네, 맞아요.”
레테가 흐흠- 하고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팔짱을 꼈다.
“좋네요. 아록과 다르블렝을 구한 영웅에게 이 정도는 손에 쥐여주고 가는 게 맞슴다.”
“?”
프리스트들의 대화를 시몬이 이해하지 못하고 멍하니 있자 신의 손 모제가 얼른 설명했다.
“라벤시아는 성물로 등록된 식물입니다, 성자님. 주변 자연의 신성을 끊임없이 흡수하고 머금은 채 자라죠. 하지만 성자님도 아시다시피 신성이란 게 너무 과하면 해롭습니다.”
시몬이 고개를 끄덕였다.
“상처를 치료하기 위한 사용량 외에 너무 많은 신성을 환자에게 주입하면 오히려 더 위험해진다며?”
“그렇습니다. 이 식물도 100년에 한 번, 신성을 한계치까지 흡수하면 본인이 살기 위해 그 결과물을 배설하죠.”
퍽.
하미엘이 손날로 모제의 정수리를 가볍게 탁 내려쳤다.
“모제 형제님은 못 하는 말이 없어요! 위대한 성물더러 배설이라니!”
이맛살이 구겨진 모제가 하미엘을 신의 손으로 터치했다.
너무 많은 시각 정보를 받아들여 장님 신세가 된 그녀가 바닥을 짚으며 휘척휘척 돌아다녔다.
“아으으! 벌레 다리의 돌기 하나하나까지 보여요! 으아아악!”
“모제, 원상태로 돌려놔.”
시몬이 그렇게 말하고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이스라필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귀한 걸 제가 받아도 될까요? 가문의 보물이잖아요.”
“물론이죠!”
그녀가 환히 웃으며 그렇게 답한 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시몬의 귓가에 속삭였다.
“사실 가문의 반대가 심해서 몰래 주고 보낼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어젯밤에 가문의 정식 허가가 떨어졌답니다! 여신께서 우리 조카를 축복하는 게 틀림없어요!”
“어떻게 된 건진 모르겠지만 다행이네요!”
시몬이 안도했고, 이스라필이 고개를 세우며 입을 열었다.
“이번에 얻은 신수 ‘피루’에 대해서 레테에게 들었답니다. 신성앓이를 앓고 있다구요?”
“네.”
신성앓이는 갓 태어난 신수가 신성을 비정상적으로 과다복용하려는 증상을 말하며, 신수학 수업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내용이었다.
시몬이 머리를 긁적였다.
“신성앓이인지, 그냥 먹성이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원래 막 태어난 신수를 케어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임다.”
레테가 허리에 손을 얹으며 말을 이었다.
“어린 신수에게 신성을 제대로 먹이지 않으면 나중에 제대로 자라지 못하거나 큰 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레테는 신수들의 어미도, 신수가 태어나면 몇 년간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하고 계속 밀착해서 신성을 불어넣어 준다고 설명했다.
“원래라면 앞으로 유아기가 끝나는 2~3년 동안은 당신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계속 신성을 불어넣어야 했을지도 모름다.”
“!”
그 말에 시몬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자 이스라필이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다행히 해결할 방법이 있답니다. 이번에 우리 크로스 가문에서 나오는…….”
“저기 나옵니다!”
시각이 회복된 하미엘이 연못을 가리키며 외쳤다.
거대한 꽃이 한 차례 파르르 파르르 떨더니.
파아아아아앗!
눈부신 빛과 신성을 뿜어냈다. 모두가 눈을 가리며 살짝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퐁!
꽃의 아래쪽이 넘실거리더니 매끈하고 하얀 달걀처럼 생긴 돌이 튀어나와 데구르르 연못으로 굴러갔다.
모제가 불쑥 말했다.
“배출 맞네.”
“아, 형제니임!”
마침 뜰채를 든 채 기다리고 있던 크로스가의 하인들이 그 하얀 돌을 건져서 바닥에 내려놓고 손수건으로 물기를 닦아 말끔하게 제거했다.
‘……엄청나다.’
시몬은 저 돌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신성의 고동에 감탄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흔들 흔들!
“우왓!”
시몬이 목에 걸고 있던 새로운 신성 목걸이가 미친 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끈이 찢어질 것 같아 서둘러 목걸이를 붙잡았다.
“지, 진정해! 피루!”
“이 라벤시아의 신성체는 100년의 신성을 함축한 결정체예요.”
이스라필이 말했다.
“신수에게 먹이면 유아기를 즉시 아득히 뛰어넘어, 미래의 성체에 가까운 모습으로 바로 성장하게 될 거예요.”
“일종의 점프성장이네요! 아, 알았어!”
시몬이 하는 수 없이 목걸이에서 피루를 꺼냈다. 여전히 알 상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피루가 짧은 팔다리를 흔들며 도도도 뛰어갔다.
너무 급해 보여서 시몬이 얼른 피루를 붙잡았다.
-피루웃!
피루가 이거 놓으라는 듯 마구 팔다리를 흔들어댔다. 레테가 쪼그려 앉아 피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을 검다. 시몬.”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과식할까 봐 걱정이야. 조금씩 잘라서 먹이는 게 좋지 않을까?”
레테가 고개를 저었다.
“원류의 첨탑 결계를 씹어 먹던 걸 보면 굳이 그렇게 안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신수학 분야에서 레테의 판단은 늘 정확했다. 확실을 얻은 시몬이 결국 피루를 손에서 놓아주자, 피루가 ‘피루피루!’ 소리를 내며 뛰어나가 라벤시아의 신성체를 두 손으로 붙잡았다.
그리고.
옴뇸뇸뇸뇸!
작은 입으로 신성체를 순식간에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잠시 모두가 부드러운 엄마 미소를 지으며 신수가 먹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다들 멀찍이 물러나도록 해요!”
이스라필이 팔을 휘저었다.
“신수가 다 성장하면 얼마나 커질지 몰라요!”
“네!”
모두가 서둘러 뒤로 물러서고 있는데, 마침 신성체를 전부 집어삼킨 피루의 몸이 번쩍이기 시작했다.
파아아아아아앗!
광원 정도가 아니라 피루를 중심으로 빛의 기둥이 솟아올랐다. 떠밀려 갈 것 같은 격렬한 돌풍이 몰아치며 모두가 자세를 낮추었다.
“아!”
빛 속에서 피루의 실루엣이 보였다. 몸이 왔다 갔다 변하더니 갑자기 배가 불룩하게 부풀었다. 내부의 신성이 커져서 그럴까.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모습에 시몬이 긴장했다.
“피루!”
“괜찮을 거예요.”
레테가 시몬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포개며 말했다.
그 말에 시몬도 정신을 차리고 지켜보았다. 이내 그 커진 배가 급격히 줄어들더니, 그 에너지가 몸 전체로 퍼져 나갔다.
뽀각!
빡!
몸에 달라붙어 있던 알껍질이 완전히 박살 나고, 손처럼 보이는 삼각형 지느러미가 날개처럼 좌우로 촥 펼쳐진다.
‘드, 드디어!’
시몬의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피루가 아록에서 봤던 그 낙원의 여섯 신수처럼 되는 거야?’
낙원의 여섯 신수 중 하나인 용과 새를 합쳐놓은 외견인 아우레본은, 눈보라를 일으키는 등 냉기와 관련된 힘을 가졌었다. 그 뒤에 성녀 아스페리아가 축복을 부여하면 모든 에너지를 흡수 방출하는 효과까지.
그동안 고양이 신수의 차크람을 들고 싸우거나 전차로 돌격하곤 했지만, 이 신수를 얻으면 프리스트로서 시몬의 전투 방식도 완전히 바뀔 것이다.
파아아아아!
빛이 더더욱 거세지더니 서서히 사라졌다.
그리고 마침내, 변화한 피루가 모습을 드러냈다.
털썩.
갑자기 하미엘이 무릎을 꿇었다.
“귀…….”
레테도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 이내 두 사람이 동시에 외쳤다.
“귀여워어어어!”
레테와 하미엘이 달려들어서 성장한 피루를 끌어안았다.
-피, 피이!
“더 귀엽게 바뀌면 어떡해 피루!”
“날개 말랑한 거 봐요!”
피루의 외견이 변했다.
알껍데기는 완전히 사라지고, 유아기의 모습에서 한층 성장한 모습이었다.
마치 포동포동한 만두에 눈코입이 달리고 날개가 붙은 듯한 외견.
눈도 둥글, 다리도 둥글, 전체적으로 곡선에 다 펼쳐도 몸길이보다 짧은 날개는 앙증맞았다.
“배도 엄청 말랑해!”
-피루피루!
하미엘이 피루의 배에 얼굴을 묻자, 풍선처럼 부푼 배가 움푹 들어갔다. 피루는 전혀 불편한 기색 없이 즐거워 보였다.
“…….”
시몬이 다소 얼떨떨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는데, 레테가 피루를 안아 들고 뒤돌아보며 말했다.
“왜, 혹시 안 크게 변해서 실망하셨슴까?”
-피루우!
“아, 아니야! 그럴 리가!”
시몬은 손사래를 쳤지만, 사실 마음 한구석에서는 아우레본 같은 크고 강렬한 모습을 기대하긴 했다.
-피루웃!
그때 갑자기 피루가 레테의 품에서 바둥거렸다. 그러다 쏘옥 하고 빠져나오더니 도도도 달려가 시몬의 앞에서 안아달라는 듯 날개를 흔들었다.
-피루피루!
그 모습에 시몬의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 피루를 들어 올려 품에 안았다. 정말로 갓 만든 만두 같은 폭신하고 따뜻한 감촉이 느껴졌다.
‘그래도 고성능의 날개 달린 만두를 얻었네. 귀여우니까 됐지.’
-피루우!
시몬이 피루를 들며 자세를 바꿨다.
“좋아! 그럼 날개가 생긴 김에…… 날아봐!”
시몬이 힘껏 피루를 하늘로 날려 보냈다. 피루도 파닥거리며 날갯짓을 했다.
-피잇?
그러나 헛날갯짓을 하다가 포옹! 하고 지면에 떨어져 공처럼 몇 차례 통통 튀었다.
시몬의 이마에 땀이 삐질 흘렸다.
‘날지도 못하는 거냐고!’
“너무하심다!”
레테가 뛰어와 피루의 상태를 살폈다.
“아직 날개에 힘이 없거나 요령이 없을 수도 있지 않슴까.”
“그, 그런 거겠지?”
언젠가 피루가 날아오르기를 시몬은 간절히 바랐다. 이내 이스라필이 직접 다가와 피루를 살펴보더니 놀랍다는 듯 미소 지었다.
“100년의 신성을 먹어치웠어도, 아직 성체의 형태는 아닌가 보네요.”
그녀가 손뼉을 쳤다.
“장래가 대단히 유망한 신수예요. 잘 키워봐요. 조카.”
“네! 감사합니다!”
* * *
그렇게 작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이스라필은 바로 정수의 연구소로 가기로 했다. 시몬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던, 기적의 정수를 발현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리고 레테와 모제, 하미엘은 시몬을 중립지대 국경으로 가는 신성의 문까지 바래다주었다.
“뭐, 여기서 헤어진다고 아쉬워하진 않겠슴다.”
레테가 활짝 웃으며 주먹을 세웠다.
“아마 빠른 시일 안에, 같이 싸우게 될 날이 올 것 같으니까요.”
“동감이야.”
시몬이 레테의 주먹에 가볍게 주먹을 맞부딪혔다.
결사의 행동이 점점 급진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번 키젠에서의 마지막 학기는 심상치 않을 것 같다고 시몬도 예감하고 있었다.
“시몬 형제님의 수많은 활약들!”
처억!
하미엘이 차렷 자세로 경례를 취했다.
“다시 한번 신성연방민들을 대신해서 감사드립니다! 소관도 정말 많이 배웠고, 모실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나도 도움 많이 받았어, 하미엘. 성자에 관한 건 내 개인적인 일인데 이렇게 발 벗고 나서줘서 고마웠어.”
“아닙니다! 소관도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말한 그녀가 몸을 감싸는 시늉을 하며 조용히 덧붙였다.
“……아록에서 알몸이 된 것만 빼면요.”
“???”
레테가 그게 무슨 개소리냐는 듯 서슬 퍼런 눈으로 시몬을 노려보았다. 시몬이 다급히 땀을 뻘뻘 흘리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해명해야 했다.
“그러고 보니 모제는?”
시몬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하미엘이 어깨를 으쓱하며 한숨을 푸욱 쉬었다.
“여기까지 오긴 했는데, 얼굴 보고 헤어지면 도저히 슬픔을 참을 수가 없을 것 같다면서, 시련에 빠진 여주인공처럼 도망쳐 버렸습니다.”
시몬이 키득거리며 웃었다.
“그 녀석답네.”
“고객님! 슬슬 서두르셔야 합니다!”
오늘도 고생하는 국경 브로커가 짐마차를 준비해 놓은 채 손을 흔들어 보였다. 시몬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갈게. 다들 다음에 봐!”
레테와 하미엘이 손을 흔들어주었고, 시몬도 그녀들에게 손을 흔들며 걸어가 짐마차로 걸어갔다.
브로커가 짐마차 앞에서 시몬을 맞으며 말했다.
“국경 검사까지 30분 정도 남았습니다.”
“네, 서둘러야겠네요.”
시몬이 익숙한 동작으로 짐마차의 화물 상자 뚜껑을 열어젖히는 순간.
“…….”
모제가 화물 상자에 태연한 포즈로 틀어박혀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가 ‘쉬잇’ 하고 검지를 입술에 올리고는 시몬을 향해 엄지를 척 세웠다.
“저도 로크섬에 같이…….”
시몬은 그대로 모제를 짐짝처럼 들어서 레테와 하미엘에게 반납했다.
* * *
“……이스라필 성녀님! 잠깐 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네?”
같은 시각.
연구 자료를 챙기고 정수 연구소로 넘어가려 하던 이스라필은, 하인의 부름에 다시 크로스 가문의 정원으로 돌아왔다.
“여길 봐주십시오!”
“!”
피루가 각성했던 그 자리.
바로 그곳에.
스스스스스스-!
녹황색 에너지가 춤을 추며 무성한 꽃과 나무가 펼쳐진 숲을 이루고 있었다. 이스라필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다가가 그것을 붙들어 보았다.
하얀색이었지만 그녀가 힘을 주니 녹황색 액체로 돌아갔다. 이건 틀림없이―
“네옴.”
그녀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네옴의 계보는…… 아직 끝나지 않은 걸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