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376)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376화(1376/1387)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376화
웅성 웅성 웅성!
학생회 멤버들의 숙소에는 어느새 30명의 329기 학생들이 왁자지껄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개학 전 랭거스틴에 머물고 있던 3학년들 중 연락이 바로 닿은 학생들, 그중에서도 이번 작전에 협력하겠다고 약속한 이들이었다.
“메이린! 여기 과자 더 없어?”
신디 비바체가 텅 빈 과자 봉투를 흔들며 소리쳤다.
“음냐음냐.”
유령왕녀 메리다는 쿠션과 베개 따위를 잔뜩 껴안고 허공에 둥둥 떠서 졸고 있었고.
“쫌 옆으로 가! 소파 너 혼자 쓰니?”
“나도 좁아!”
소파에는 여학생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꺄르륵거리며 수다를 떨고 있었다.
“야, 비켜봐. 이걸 왜 못 해?”
그 뒤에는 남학생들이 점프해서 숙소 천장에 손을 대고, 동그랗게 그어놓은 원 안에 한 발로 착지하는 놀이를 하고 있었다.
누군가 바닥에 제대로 착지하지 못하고 성대하게 엉덩이로 떨어지자 사방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아, 진짜 정신 나갈 것 같아.”
메이린이 이마에 손바닥을 짚으며 한숨을 푹푹 쉬었다. 그 옆에 카미바레즈가 무안한 미소를 짓고 있었고, 딕도 지쳤는지 축 늘어져 있었다.
“얘들아! 329기가 이렇게 오랜만에 모였는데 한잔하자!”
“부회장이 바로 임무에 들어갈 수 있으니까 술 마시지 말라는데?”
“학생회가 우리 엄마야? 그냥 마셔!”
“왜 이렇게 술에 집착해요? 혹시 개학 앞두고 설사독이라도 탔어요?”
“또 또 맹독학과 버릇 나온다.”
시장 바닥도 이것보다는 질서가 있을 것 같았다. 한 마투학과 학생이 너무 세게 점프하는 바람에 천장에 얼굴이 박히자 사방에서 또다시 시끌벅적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나 진심으로 너무너무 궁금해. 왜 우리 애들은 철이 들지 않는 거지?”
메이린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죽어라 공부만 하느라, 입학한 정신머리 그대로 3년이 지나 버린 거지.”
딕이 말을 받았다. 그 또한 자포자기한 표정으로 빼곡히 쓰인 ‘변상 노트’에 새로운 학생의 이름과 비용을 기록할 뿐이었다.
퍼억!
그때 깃펜을 끄적이고 있던 딕의 얼굴에 공이 제대로 날아와 꽂혔다. 그가 벌러덩 뒤로 넘어가자 학생들이 깔깔 웃었다.
얼굴에 벌겋게 둥근 자국이 생긴 딕이 벌떡 일어났다. 오늘 하루 일하느라 지쳐 있던 그의 입가에도 비로소 장난기가 생겼다.
“흐흐! 그래, 한번 해보자 이거지?”
그가 아공간에서 미니 대포처럼 생긴 아티팩트를 꺼내더니, 거기에 공을 넣고 발사했다. 공이 허공에 요란스럽게 붕붕 날아다니다가, 결국 딕에게 공을 던졌던 그 남학생의 얼굴에 명중했다.
사방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고, 딕이 테이블에 올라가 두 팔을 펼쳤다.
“자! 자! 시몬의 카오스 스피어에 영감을 받아 만든 ‘마력식 유도 발사기’ 단돈 20골드에 모십니다!”
“저 자식은 이 와중에 장사하냐?”
“외상 해줘!”
점점 숙소는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메이린이 소리를 질렀지만, 이제 머리가 굵어진 3학년들은 말을 잘 듣지 않았다.
바로 그때.
벌컥!
문이 좌우로 크게 열리며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아! 시몬!”
“회장!”
헥토르를 만나러 갔던 시몬이 이제 막 숙소로 돌아왔다. 모두가 반가움 가득한 표정으로 손을 들며 반겨주었다.
“회자아앙! 오랜만이야!”
“마지막 학기도 잘 부탁한다! 군단장님!”
비로소 제멋대로였던 학생들이 모두 일어나 시몬을 반겨주었다. 시몬도 웃으며 손을 흔들거나 하이파이브를 하며 오랜만에 보는 동기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진짜아- 왤케 늦는 거야아.”
그렇게 말한 메이린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카미바레즈는 두 손을 모으고 날개를 파닥거렸다.
이내 시몬이 메이린과 카미바레즈가 있는 쪽으로 올라와 동기들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다들 힘을 빌려주기로 해서 고마워! 이야기는 들었겠지만 랭거스틴에 조직적 테러 예고가 들어왔어. 이틀 전에는 미수로 그쳤지만, 실제로 위협을 당한 1학년들도 있어.”
그 말에 329기 학생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죽여 버리자!”
“감히 키젠을 건드려?”
“1학년 건든 건 치졸하네 진짜!”
모두가 열렬하게 떠들며 의욕을 불태웠다. 시몬이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 뒤 바힐이 수업 때 하던 것처럼 손바닥을 펼쳐 드는 것으로 그들을 진정시켰다.
바힐의 방식에 익숙한 동기들도 바로 시몬에게 집중했다.
“정말로 테러가 일어날 확률은 낮지만, 이번 일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함이야. 랭거스틴시와 드레스덴 왕국 측에 연락해서 전투 허가와 체포 인가, 피난 대피령 권한도 받아냈어.”
학생들이 다시 한번 환호했다.
물론 이렇게 큰 허가를 따낼 수 있었던 건, 키젠 재학생인 2학년의 몰리 공주가 힘을 써준 덕분이었다.
“지금부터 순찰 루트와 민간인 대피 요령, 그리고 실제 전투 시의 작전을 알려줄게. 먼저…….”
“시몬!”
그때 메이린이 뛰어 들어와서 통신 수정구를 시몬에게 건넸다.
“스테이시 교수님 연락이야!”
“얘들아 잠깐만.”
시몬이 수정구를 받고 내려가서 연락을 받았다.
329기 학생들은 웅성거리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네, 알겠습니다. 네 교수님.”
잠시 뒤돌아본 채 연락을 마치고 고개를 끄덕이던 시몬이 통신을 종료하고, 다시 동기들 앞으로 나왔다.
“우리 명단을 받은 스테이시 교수님께서 직접 순찰 위치를 정해주셨어. 내일 새벽부터 바로 시작할 거야. 한 명 한 명 차례대로 불러줄게.”
“가보자!”
모두가 의욕 넘치는 얼굴로 힘차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자욱한 어둠이 도시를 완전히 덮었다.
회의에 참석했던 모든 3학년 학생들이 각자의 숙소로 돌아가고, 밤은 다행히도 평온하게 지나갔다.
그리고 이른 새벽. 드디어 개학식 당일이 밝았다.
도시가 아직 어둠에 잠겨 있을 때, 시몬과 카미바레즈는 함께 숙소에서 나섰다. 메이린과 딕은 이미 30분 전에 먼저 순찰지로 이동한 상태였다.
“후우.”
가볍게 숨을 내쉰 시몬이 오랜만에 입는 키젠 교복 재킷을 단정히 매만지고 왼팔에 학생회 완장을 착용했다. 그러곤 마지막으로 빨간색 넥타이를 고쳐 맸다.
이번 작전에 참가하기로 한 30명의 학생들 모두 키젠 교복을 입고 움직이기로 했다. 배리어가 있어서 전투에 가장 적합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테러범들의 공격을 민간인들이 아닌 자신들에게 집중시킬 의도였다.
순찰 루트 또한 철저히 계획되었다. 각자가 순찰을 하다가 공격을 받는다고 해도, 근방의 다른 학생들이 즉각 합류할 수 있도록 촘촘하게 순찰로를 구성했다.
끄덕.
시몬이 결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고.
끄덕.
카미바레즈 또한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두 사람이 등을 돌려 각자의 순찰 시작지로 이동했다.
새벽의 랭거스틴은 조용했다.
도시의 불빛은 대부분 꺼져 있었고,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시몬은 빠른 걸음으로 걸어서 순찰 시작 지점에 도착했다.
‘이제 1분 뒤.’
시몬이 손목시계를 보며 시간을 확인했다. 모두가 동일한 타이밍에 비슷한 속도로 순찰로를 도는 게 중요했다. 그래야 서로가 위기에 빠졌을 때 도울 수 있으니까.
‘이제 시작.’
시곗바늘이 정시를 가리키는 순간, 시몬이 첫걸음을 내디뎠다.
시몬의 순찰 경로는 랭거스틴의 중심을 지나 외곽 부두에 도착한 뒤, 바닷길을 따라 쭉 도는 루트였다.
인적이 드문 곳이기에 어떻게 보면 습격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이었지만, 전체 1위로서 전투력이 가장 강하다고 평가받는 시몬이기에 이쪽 루트를 맡겠다고 자처했다.
저벅 저벅.
시몬은 기감을 확대한 채 주변을 순찰하며 걸었다. 40분쯤 지나자 복잡하고 빼곡한 랭거스틴의 도시 전경이 끝나고 바다가 보였다.
오래되고 낡은 부둣가. 바다 비린내가 진동을 하는 이곳에는 그물이 마구잡이로 엉켜 있고, 정박해 있는 녹슨 배들이 어수선하게 바다에 떠다니고 있었다.
“……어?”
그런데 저 멀리 부둣가에 이상한 모습이 보였다.
술에 취한 듯 보이는 남자가 손에 술병을 든 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너무 위험하지 않나?’
괜히 불안해진 시몬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휘익!
남자의 몸이 휘청이며 갑자기 바다로 빠지려 하고 있었다. 식겁한 시몬이 반사적으로 달려가려는 순간.
[인간적이구나.]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시몬의 몸이 한쪽 발을 든 채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
그의 몸에는 주황색 선 하나가 쭉 그어져 있었는데, 빛이 시몬의 몸을 관통하고 있었다.
척. 척.
잠시 후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목부터 입까지 붕대로 감고, 몸 곳곳에 피부처럼 드러난 보석이 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구원자 사냥꾼이라 불리는 남자도 결국은 이 정도인가.]구원자 코르비니스.
그는 시몬을 바라보며 걸어왔다. 바다에 빠지려던 남자는 그대로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결사의 구원자가 눈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몬은 꿈쩍도 하지 못했다. 온몸의 감각이 굳어버린 것만 같았다.
[움직일 수 없을 거다. 네 뇌가 감각을 받아들이는 속도를 조절했으니까. 1초가 수일의 시간처럼 느껴지겠지.]부웅!
그때 멈춰 있던 시몬의 주먹이 다가왔다. 칠흑이 일렁이는 그의 주먹이 코르비니스의 코앞에서 우뚝 멈춰 섰다.
[이건 놀라운데.]코르비니스가 흥미롭다는 듯 말했다. 어느새 주황색 선이 시몬의 몸에 두 줄 더 그어져 있었다.
[감각을 조절하는 기술을 이미 경험한 적이 있나? 아니면 이런 상황에도 몸이 먼저 반응하는 건가? 어느 쪽이든 흥미롭군.]코르비니스가 소매를 들어 올리자, 그의 손등 위로 보석이 우악스럽게 뻗어 나오더니 커다란 검의 형태로 다듬어졌다.
[하지만 그것도 여기까지다. 잘 가라, 제7군단장.]그가 검을 치켜들며 덧붙였다.
[카이 로 님도 이 소식을 기뻐하실 테지.]보석검이 휘둘러지려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시몬이 몸을 낮춰서 그 공격을 피해냈다.
[!]<카오스 스피어>
콰르르르르릉!
자줏빛 혼돈 마법이 코르비니스를 덮쳤다. 그의 몸이 강한 충격에 뒤로 주르륵 밀려났다.
[어떻게……?]“네 예상대로.”
시몬이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들었다. 이성을 되찾은 그의 눈동자가 차분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미 이거랑 비슷한 경험을 해봐서.”
[과연, 너는 확실히 지금까지 상대했던 자들과는 질적으로 다르군. 다른 구원자들이 애를 먹을 만해.]코르비니스가 허리를 폈다.
[하지만, 네 동료들은 버틸 수 있을까?]그 말에 시몬의 눈에 불똥이 튀었다.
“뭐라고?”
* * *
차박 차박.
카미바레즈는 순찰 루트를 따라 조용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아무런 문제도 없었고, 주위는 정적이 감돌며 평온하게 조용했다.
스슥-
그때 그녀가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뾰족한 귀가 무언가를 감지하려는 듯 한 차례 흔들리더니, 이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다시금 걸음을 옮겼다.
우뚝.
그때 그녀의 걸음이 멈췄다. 어느새 그녀의 몸에도 선명한 ‘주황색 선’이 나타나 움직임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리고.
타닷.
골목의 그림자 속에 숨어 있던 로브를 뒤집어쓴 남자가 튀어나왔다. 그의 손에는 보석으로 이루어진 칼이 들려 있었다.
결사의 테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그런데 분명히 움직일 수 없어야 하는 카미바레즈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이내 주먹을 꾸욱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