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380)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380화(1380/1387)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380화
까아아아아앙!
랭거스틴 상공.
시몬이 쥔 파멸의 대검과, 코르비니스의 보석검이 중앙에서 거칠게 부딪혔다. 굉음이 쨍하게 터져 나오며 주위의 대기가 세차게 떨린다.
그 검합만으로 지붕이 뜯어져 나가고, 흙먼지가 회오리친다.
텅!
시몬이 대검으로 상대 무기를 튕겨냈고, 코르비니스도 반발력에 밀려 물러났다.
촤아아악!
두 사람이 동시에 건물 지붕 위에 미끄러지듯 착지한다. 코르비니스는 자신의 팔이 떨리는 모습을 보고는 표정을 굳혔다.
‘단번에 힘의 균형을 뒤집다니…… 이게 저자의 진짜 실력인가.’
“말해, 보석 일족.”
저벅 저벅.
시몬이 파멸의 대검을 어깨에 짊어진 채 유유히 옆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그의 걸음걸음마다 지붕이 미세하게 진동했다.
“랭거스틴에 있는 학생들을 공격한 진짜 목적이 뭐지?”
‘진짜 목적?’
코르비니스의 눈매가 일그러졌다.
방금 들었던 타락의 구원자의 비웃음 가득한 목소리가 떠올랐다.
-에이이, 혼란 좀 일으키라고 보냈더니 그거 하나 제대로 못 해? 실망이네, 실망이야.
코르비니스의 표정이 왈칵 찌푸려졌다.
[우리의 목적은 화근의 씨앗들을 미리 밟아 없애두는 것. 그 외에 다른 이유는 없다.]“과연 그럴까.”
시몬이 조용히 중얼거리더니 일순 팟 하는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순간적으로 상대를 놓쳤다는 사실에 경악한 코르비니스의 턱 끝으로 새하얀 칼끝이 쇄도하고 있었다.
[크윽!]코르비니스는 간신히 몸을 틀어 목을 지켰지만, 날카로운 칼끝이 그의 목을 덮고 있던 보석에 깊은 균열을 남겼다.
이내 두 사람이 자세를 고치고 서로를 향해 검을 연이어 휘둘렀다.
쩌엉!
쩡!
쩌어어어어어어어어엉!
수차례 주고받는 힘의 여파로 발을 딛고 있던 건물이 폭삭 무너졌다. 발 디딜 곳을 잃은 코르비니스가 서둘러 바닥에 내려왔다.
‘또 놈을 놓쳤다!’
그가 시몬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눈을 굴리는 그때.
쿵-!
측면으로 건물 벽을 박살 낸 시몬이 섬광처럼 들이닥치며 파멸의 대검을 내려쳤다.
까아아아앙!
코르비니스는 불안정한 자세로 막아냈다. 두 검이 줄다리기를 하며 불똥을 연신 터뜨렸다.
지면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한차례 가라앉았다. 시몬이 전신에서 칠흑을 일으키며 말했다.
“내가 상대했던 그 어떤 결사의 구원자도-”
까가가가가각!
보석검이 코르비니스의 얼굴 앞까지 밀려났다.
“자기 세계를 무너뜨려 ‘구원’의 이름을 받은 자는 없었어. 네게 구원의 호칭을 붙여준 건, 그들의 기만이야.”
코르비니스가 힘에 부치는 듯, 그의 보석검이 제 이마에 닿을 만큼 밀려났다.
“너희 일족은 그저 도구로만 살다가 멸망할 생각이야?”
[다물어라!]분노에 찬 포효를 터뜨리는 코르비니스의 눈이 주황색으로 물들었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주황색 선 두 줄기가 시몬의 몸을 관통했고, 시몬의 힘이 잠깐 빠진 사이 코르비니스가 그의 복부를 강하게 걷어차 밀어냈다.
촤아아악!
피어의 본 아머로 충격을 흡수해 낸 시몬이 지면을 미끄러지다가 멈춰 섰고, 코르비니스는 거칠게 두 팔을 펼쳤다.
스스스스스스스!
전신이 보석으로 덮인 가운데, 복잡한 글귀들이 마구 그려졌다.
그가 다시 한번 주황색 눈을 번뜩였다.
촤아아!
보석이 된 그의 몸에서 무수한 주황색 선들이 뿜어져 나왔다. 그것은 도시 곳곳의 유리창, 고여 있던 물, 거울 따위에 반사되어 도미노처럼 번져 나가 시몬을 향해 무수한 각도에서 쇄도해 왔다.
이에 반응한 시몬이 제자리에서 뛰어올라 선들을 피해냈지만.
[소년! 위다!]‘!’
기다렸다는 듯 하늘에서 나타난 코르비니스가 망치로 변한 자신의 팔을 풀스윙으로 휘둘렀다.
쩌어어어어어엉!
그 충격으로 밀려난 시몬이 바닥에 커다란 구덩이를 남기며 충돌하고 말았다.
“크윽!”
뿌연 흙먼지 속에서 시몬이 바닥을 짚고 일어나는 사이, 코르비니스가 다시 한번 주황색 섬광 세 줄기를 시몬의 몸에 관통시켰다.
그리고 직접 돌진하며 이번엔 두 팔을 통째로 변환시켜 날카로운 보석창으로 만들었다.
[죽어라!]비록 시몬이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하더라도, 강자들 사이에서 전투에서 수초는 생사가 오가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터어엉!
그 순간, 피어가 직접 몸을 움직여 파멸의 대검으로 창을 받아내 방향을 비틀었고.
<시몬 오리지널 – 드래고니안 슈트>
피어의 본 아머 뒤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슈트로 갈아입은 시몬이, 주먹에 칠흑을 끌어올린 채 돌진했다.
<홍펭 오리지널 – 천흉원기>
터어어어어엉!
그의 주먹이 코르비니스의 흉부를 직격했다. 코르비니스의 몸이 주위의 집을 수채나 부수며 날아갔다. 멀찍이서 쿠우웅-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척 척.
시몬이 다시금 드래고니안 슈트를 해제해서 벌린 뒤 태연한 걸음으로 걸어 나왔다.
“항복해.”
시몬이 오른손을 뻗어 마법진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세 쌍으로 겹쳐진 삼차원 마법진이 회전하며 펼쳐졌다.
“이번 테러에 가담한 일족은 처벌받아야겠지. 하지만 테러에 동참하지 않은 일족은 암흑연합 차원에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힘써볼게.”
흙먼지 속에서, 코르비니스가 피식 웃음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는 아무것도 모른다. 이 세계도 곧 무너질 것이다. 너희가 무언가를 베푼다 한들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지? 그리고-]그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우리 일족은 끝까지 싸워야만 한다.]코르비니스와 보석 일족이 살던 세계는, 태양이 대지에 존재하던 세계였다. 그 태양의 힘과 온기로 모든 종족이 살아갔다.
보석 일족은 그 태양의 힘을 가장 잘 활용하여 번영을 누렸으나, 어느 날 그보다 더 뛰어난 방식으로 태양의 힘을 사용하는 새로운 종족이 나타나면서 입장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는 자연선택. 강대한 신체를 자랑하던 보석 일족은 점차 몰락했고, 그들의 ‘피부’는 무기로 사용되거나 세공품으로 전락했다.
그때 결사가 나타나 그들에게 복수할 힘을 주겠다며 손을 내밀었고, 보석 일족은 이를 수락했다. 그러나 힘을 얻었어도 복수를 위한 방법은 단 하나뿐이었다.
[우리는 우리의 태양을 무너뜨려야만 했다.]그렇게 태양이 사라지자 적대 일족은 힘을 잃고 전멸했지만, 세계의 생태계도 함께 무너졌다. 결국 보석 일족은 고향을 잃고 세계를 떠돌아다니는 신세가 되어야 했다.
어느 세계에서도 그들은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특유의 반짝이는 몸 때문에 사냥의 대상이 될 뿐이었다.
[하하.]코르비니스가 자조 섞인 웃음을 터뜨리며 주황색으로 빛나는 눈동자를 시몬에게 고정했다.
[우리는 이제 타협할 수도, 멈출 수도 없다. 몇 개의 세계를 부수더라도 일족의 방식을 부정하지는 않겠다!]시몬은 뻑적지근한 눈을 한 차례 비비며 그를 보았다.
그 이야기를 들은 시몬은 이제 코르비니스가 살아 있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 얽매이고 속박당한 채, 죽음으로 걸어가는 시체처럼 보였다.
“차라리 언데드 쪽이 더 생기 있을 것 같네.”
[이만 죽어라.]쿠쿵!
코르비니스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좌우에서 거대한 보석수들이 아직 피어를 입지 않은 시몬을 덮치려 했다.
하지만 시몬의 마법진은 이미 완성된 상태였다. 아공간에서 빠져나온 언데드가 세 쌍의 마법진을 통과한 채 자리에 안착했다.
스릉!
날카로운 금속음이 들렸다.
파멸의 대검으로도 잘 잘리지 않던 두 보석수가 쩍! 소리와 함께 두부처럼 갈라지며 매끈한 단면을 보인 채 쓰러졌다.
처억.
여기사를 연상케 하는 새하얗고 빈틈없는 갑주를 입은 존재.
파랗고 둥글둥글한 안광이 투구 안에서 은은하게 떠올랐다.
<서먼 데스나이트>
-키이잉!
소환된 데스나이트는 갑자기 시몬의 이마에 마구 자신의 이마를 부딪히며 애정을 표현했다.
“오랜만이야, 데스나이트. 그동안 못 불러서 미안해.”
시몬이 데스나이트를 소환하는 동안 코르비니스도 바다에서 보석수들을 불러들였는지, 무수한 보석수들이 득실거리며 송곳니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럼 가볼까.”
시몬이 가볍게 어깨를 한 차례 풀고는, 피어가 아닌 드래고니안 슈트를 입었다.
저벅. 저벅.
시몬과 피어, 그리고 데스나이트가 걸어갔다. 이내 수많은 보석수들이 그들이 있는 골목으로 몰려오자, 셋은 단숨에 속도를 올려 돌파를 시작했다.
“도시의 피해를 최소화해 주세요 피어!”
[크하하! 정식 군단장이 되더니 신경 쓸 일도 많군!]피어가 크게 웃으며 좁은 골목으로 들어오는 보석수들을 향해 대검을 크게 휘둘렀다.
골목 도로를 부수며 뻗어나간 산더미만 한 참격이 보석수들을 그대로 날려 버렸다.
“후읍!”
시몬도 데스나이트와 함께 코르비니스를 향해 달려갔다. 코르비니스의 동공이 주황색으로 변하고, 뻗어간 주황색 선이 변화무쌍하게 들이닥쳤지만.
<드래고니안 연계기 – 봉마결계>
마나 자체를 무력화하는 벌집 모양 방패가 넓게 펼쳐지며 쏟아지는 주황색 선들을 모조리 무력화했다. 시몬이 방어에 전념하는 동안 데스나이트가 앞장서서 길을 열었다.
스릉! 스릉!
데스 오러 블레이드가 잔상을 일으키며 무수히 몰려드는 보석수들을 순식간에 갈라놓았다. 그렇게 단단하던 보석의 몸이 쩍쩍 갈라지며 로즈색 꽃잎이 터져온다.
그 뒤에 착 붙어서 봉마결계로 주황색 선을 무력화하던 시몬이, 밀집 주거지역에서 빠져나온 순간 초대형 아공간을 열었다.
“다들 나와!”
콰콰콰콰콰콰콰콰콰!
이내 스켈레톤과 좀비로 구성된 언데드 군단이 시커멓게 쏟아져 나와 보석수들을 공격했다. 전면에 병력끼리의 전투가 벌어졌고.
쩌정!
스릉!
퍽!
그 격전 속에서 선이 일자로 쭉 그어진다. 시몬과 피어, 데스나이트는 적들의 방어선을 뚫고 코르비니스를 향해 돌파했다.
기세에 밀린 코르비니스가 뒤로 물러나려는 듯했으나.
“못 도망쳐.”
시몬이 마정석을 공중으로 힘차게 던지며 외쳤다.
“나와, 미르미즈!”
아공간이 열리고 방구석 본 드래곤 미르미즈의 거대한 머리가 튀어나왔다. 공중에서 마정석 덩어리를 꿀꺽 받아먹은 미르미즈가 목을 불룩이며 강력한 브레스를 준비하는 그때.
키이이이잉!
주황색 선들이 연달아 미르미즈의 목에 닿았다. 본 드래곤인 미르미즈조차도 브레스를 준비하는 상태로 우뚝 멈춰 섰다.
[본능으로 움직이는 저급 언데드는 통하지 않지만, 이성이 있는 에이션트급은 우리 일족의 힘을 피할 수 없다!]처억.
그렇게 말하는 코르비니스의 목 옆으로 오러 블레이드가 닿기 직전에 멈췄다. 보석수들을 전부 베며 돌파한 데스나이트가 그의 앞에서 멈춰 선 것이다.
데스나이트의 몸에도 선이 지나가 있었다.
[네 언데드들은 모두 이성이 있어서 다행이구나.]그때 시몬이 씩 웃으며 입을 열었다.
[데스나이트.]언데드의 본성을 이끌어내는 힘인 절대명령.
데스나이트의 안광이 시몬의 말에 반응하듯 번쩍였다.
[베어라.]데스나이트의 팔이 다시 움직였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코르비니스가 급히 몸을 뒤로 뺐지만 한발 늦었다.
쩌저저저저정!
어깨로부터 왼팔이 그대로 잘려 나가고 말았다. 코르비니스가 신음을 토하며 잘린 왼팔을 붙잡고 물러나는 사이.
<봉마결계>
이어서 시몬이 봉마결계로 ‘덫’을 해제하자, 미르미즈의 머리가 다시 움직이며 브레스를 토해냈다.
[크윽!]코르비니스가 바라보는 시야가 순식간에 거대한 브레스의 빛으로 뒤덮였다.
“협상의 여지가 있을 때 협상하자니까.”
시몬은 태연히 바닥에 착지했고, 그의 등 뒤로 검푸른 폭발이 도시와 바다의 경계를 가르며 대폭발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