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401)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401화(1401/1417)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401화
“여기 온 기자 놈들한테 다 들었다!”
별야가 삐쭉삐쭉한 상어 이빨을 드러내며 시몬의 머리를 마구 쓰다듬었다.
“첫날에 사용한 모든 독을 혈독으로 제작했다며? 하여간에 맘에 쏙 드는 짓만 골라서 한다니까.”
교수 입장에서 자기가 가르친 특화기를 100% 활용하는 전교 1위 만큼 예뻐 보이는 학생은 없었다.
시몬이 무안한 웃음을 흘렸다.
“전부 실패했지만요.”
“그게 당연해! 애초에 내 과제는 이번 기회에 실패를 좀 해보라고 기획한 거니까!”
그녀가 두 팔을 펼치며 씩 웃었다.
“그깟 실패가 뭐 대수야? 벌점 먹는 것도 아니고 평판 떨어지는 것도 아니잖아! 특히 너는 군단장이라 그동안 완벽한 모습만 강요받았을 거 아니냐. 이번 기회에 어디 한번 원 없이 실패해 보라고!”
시몬이 눈을 반짝였다.
“네. 말씀 감사합니다!”
그렇게 별야와 이야기를 나누고, 피츠제럴드와 토론도 하면서 걷다보니 무사히 숙소인 대궐로 복귀했다.
많은 학생들이 시끌벅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활기찬 학생들도 있는가 하면, 완전히 퍼져 버린 채 손가락 하나 꿈쩍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과목마다 상황이 다른 모양이었다.
“시몬! 여기예요!”
저 멀리 카미바레즈가 붕붕 손을 흔들었다. 그 옆에는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딕과, 피곤했는지 자리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메이린이 보였다.
“같이 밥 먹어요!”
“카미!”
시몬이 반갑게 학생회 멤버들과 합류했다. 딕이 큭큭 웃으며 팔꿈치로 시몬을 툭 쳤다.
“헤이, 맹독학 합숙 쪽은 어땠냐?”
“과제 자체는 흥미로웠지만, 난제였어.”
시몬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든 해결해봐야지.”
이어서 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른 과목 과제도 만만치 않은 모양이었다.
“특히 저주학 합숙 쪽은…….”
딕이 눈을 게슴츠레 뜨며 말끝을 흐렸다.
“바힐 교수님이 진짜로 합격을 줄 생각이 있긴 한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라더라.”
“그거 기대되네.”
진심으로 기대하는 듯한 시몬의 반응에 딕이 헛웃음을 흘리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렇게 학생회 멤버들은 각자 오늘 겪었던 고난을 이야기하며 저녁 식사를 위해 줄을 섰다.
오늘은 사령학과가 저녁 식사 담당이었다.
“맛있게 먹어, 얘들아!”
신디 비바체가 한 국자 크게 뜨며 말했다.
“오늘은 건강을 위한 식단이야! 메인은 브로콜리 채소 수프구, 디저트는 적양배추 엑토플라즘 주스!”
시몬은 식판 위의 음식을 보고 얼어붙었다.
둥둥 떠다니는 녹색 건더기가 떠 있는 수프. 그리고 짙은 보라색의 적양배추 주스를 보는 순간, 이번 과제에서 만들었던 맹독과 그걸 배설하는 단목마가 떠올랐다.
속이 울렁거려진 시몬이 ‘욱’ 하고 입을 틀어막았다. 카미바레즈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래요 시몬?”
“……아, 아무것도 아냐.”
순간 음식을 만들어준 동기들에게 실례할 뻔했다.
시몬은 얼른 식판을 들고 빠른 걸음으로 빈자리를 향해 걸었다.
* * *
다음 날 아침, 2일 차 맹독학과 합숙 훈련의 아침이 밝았다.
피어는 주변 천년향의 순찰과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잠시 떠났고, 알라제에게는 코랄 리치와 마검 듀라한을 비롯한 새로운 전력 보강을 맡겨두었다.
그리고 시몬은 전날 밤 떠올린 아이디어가 빼곡하게 적힌 노트를 가지고 뛸 듯한 걸음으로 합숙 훈련 장소에 도착했다.
“좋아, 다들 오늘도 열심히 해보자!”
“오오!”
시몬은 이번엔 공방에서 불면증 유발 독, 물 알러지 독, 기관병 맹독 포션을 만들었지만.
-쿠룩!
역시나 듣지 않았다. 열매를 먹어치우고 몸을 재생시킨 채 유유히 가버리는 단목마를 보며 시몬은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었다.
물론 시몬의 반응 정도는 침착한 편이었다.
“왜 안 죽는 거야 대체! 좀 죽어!”
저 멀리 번리 이미터의 비명 소리가 분지를 가득 울렸다.
시몬은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대륙의 독은 아예 먹히지 않는 걸지도 몰라. 불사를 상대하려면…….’
그의 시야에 주위에 자라난 꽃과 버섯들이 들어왔다.
시몬이 그중 하나를 뽑아 들자 흙 속에서 뿌리가 눈부시게 번쩍이고 있었다.
‘역시 불사의 세계의 물질을 써야겠지.’
시몬은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별야가 공지한, 이번 합숙 훈련의 포인트 중 하나.
-대륙에서 가져온 모든 독극물 사용 가능.
-천년향에서 새롭게 채취한 모든 독극물 사용 가능.
사실상 천년향의 재료를 쓰지 않으면 이곳의 생물을 죽이지 못하는 걸지도 몰랐다. 생각을 정리한 바로 옷을 챙겨입고 합숙장 밖으로 나갔다.
* * *
다시 봐도 아름다운 곳이었다.
드넓은 산맥과 계곡.
무엇보다 가히 단풍의 바다라고 할 수 있는, 붉고 노란 빛으로 물든 낙엽이 세상을 가득 채운 이곳은 마치 별천지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자, 뭘 채취하면 좋을까.’
합숙장 밖으로 나온 시몬은 눈에 띄는 식물들을 하나둘 뽑아서 바구니에 담기 시작했다.
버섯, 꽃, 독특한 외견의 풀까지.
일단 눈에 보이는 식물들을 닥치는 대로 채취하던 그는, 뒤늦게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이거 다 가져가도 효능이나 조제법을 모르잖아.’
그래도 공방에 가져가서 어떻게든 연구해 보면 되겠거니 생각하며 일단 지금은 재료 확보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약초들을 찾으려고 눈에 불을 켠 채 주위를 샅샅이 뒤져보니, 이 세계의 식물 생태가 예상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단 식물의 종류가 극히 단조로웠고, 아무리 이동해도 보이던 식물만 계속 보였다.
나무도 그랬다. 멀리서 보면 산 전체가 빽빽한 나무로 가득 차 보였지만, 실제로 가까이 가보니 나무 사이의 간격이 넓고, 몇 그루만 듬성듬성 자리하고 있었다.
단지 나무 하나하나가 고목처럼 거대했고, 가지가 넓게 퍼진 채 무성한 잎을 이루고 있어 산이 빼곡하게 보일 뿐이었다.
‘……죽음이 없는 세계, 천년향.’
시몬이 나무를 손으로 가만히 쓸어보다가, 손끝에 칠흑을 모아 겉면에 작은 상처를 내보았다.
나무는 갈라진 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곳의 식물은 다른 동물처럼 바로 수복되는 건 아닌 것 같네. 그래도 수명이 긴 건 마찬가지인 건가.’
시몬은 이제 채취보다는 탐험 같은 느낌으로 천년향을 둘러보았다. 곳곳에 너구리나 토끼 같은 평범한 초식동물들도 보였지만, 전부 덩그러니 바닥에 누워 있거나 무력하게 엎드려 있었다.
보통의 초식동물들은 기척에 상당히 민감해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들어도 도망치기 마련인데, 이곳의 초식동물들은 그냥 ‘날 죽이려면 죽이시오’ 하는 듯 늘어져 있었다.
죽음이 없는 세계만의 특징 같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니, 어느새 시몬은 합숙장과 상당히 멀어진 곳까지 와 있었다.
‘이제 돌아가야겠네. 그 전에 마지막으로 하나만-’
시몬이 고개를 들었다.
여러 고목들 중에서도 특히 거대한 나무가 눈앞에 있었다. 이 나무에는 포도알처럼 보이는 보라색 풍성한 열매가 달려 있었다.
긴 나뭇가지를 주워서 열매의 꼭지 부분을 가격하자 열매가 ‘톡’ 떨어져 내렸다. 시몬은 같은 방식으로 열매 세 개를 따서 바구니에 넣었다.
“다 됐…… 응?”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분명히 열매를 세 개 땄는데, 그중 하나가 사라지고 바구니에는 두 개만 남아 있었다.
유령에라도 홀린 기분이었다. 시몬이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다시 나뭇가지를 붙잡아 열매를 하나 더 땄다.
그리고 그것을 담으려 바구니를 바라보니, 아까 따놓았던 다른 두 개의 열매마저 모두 사라져 있었다.
“…….”
시몬은 이번엔 아무 말 없이, 세 번째 열매를 바구니에 넣은 채 가만히 노려보았다.
그러자 잠시 후.
샤아아아아아-
몬스터들을 회복시킬 때의 바로 그 미지의 힘.
열매가 노란색 실 같은 것으로 휘감기더니 그대로 대기 중으로 흩어져 사라졌다. 어이가 없어진 시몬은 다시 나무를 올려다보았다.
사라진 열매를 대신하듯 나무의 다른 곳에 새로운 열매가 열리고 있었다.
‘이 나무, 스스로 열매를 복원하는 건가……?’
“@%^*&.”
불쑥 들려온 목소리에 놀란 시몬이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소매가 긴 회색 천옷을 입은, 아직 10살도 채 안 되어 보이는 어린 소년이 시몬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 세계의 사람이다!’
시몬은 이 세계에 오기 전, 키젠에서 배워두었던 통역 마법 중 하나를 자신에게 걸었다.
“그 나무 열매는 가져갈 수 없소.”
그러자 목소리가 선명히 들렸다.
“다른 식물들과는 다르게, 저 나무는 열매 하나하나에 불사의 고리가 걸려 있거든.”
“불사의 고리?”
“흐흠.”
시몬이 되묻자, 소년은 눈을 게슴츠레 뜨며 빤히 바라보았다.
“천년향에 살면서 그런 것도 모른다니, 게다가 그 특이한 옷차림…….”
소년이 손뼉을 짝 쳤다.
“혹시 그대가 바로 그 ‘죽음을 만드는 자’ 아니오? 태수의 허락을 받아 저 멀리 폐허궁에 자리 잡은 자들!”
“……죽음을 만드는 자들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빈 궁궐에 자리 잡은 건 맞아.”
“역시 그랬구려! 좋았어!”
그가 흥분한 얼굴로 시몬에게 달려와 그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초면에 실례하지만 간절한 부탁이 있소!”
“뭐, 뭔데?”
“내게 ‘죽음’을 선물해 주시오!”
시몬은 잠시 뇌가 정지되는 기분을 느꼈다.
이 꼬맹이가 뭐라는 거야 지금.
“……그 부탁이 초면에 실례된다는 상식은 통하는 세계라서 다행이네.”
“아! 쪼잔하게 그러지 말고 제발 나를 죽여주시오! 그대들은 죽음을 만드는 자들 아니오! 그, 뭐라더라? 내그롬안사?”
“……네크로맨서야. 그리고 쬐끄만 게.”
눈높이를 맞추려 쪼그려 앉은 시몬이 소년의 이마에 딱밤을 따꼼하고 날렸다.
“그 나이에 벌써 죽여달라느니 하는 소리를 입에 담아?”
“어, 억울하오!”
소년이 불그레진 이마를 붙잡은 채 울먹거렸다.
“소인은 벌써 나이를 1,000살 가까이 먹었단 말이오!”
‘……응?’
시몬이 땀을 삐질 흘리며 주변의 오래된 고목을 바라보았다.
“수명이 무한대일 뿐이지, 겉모습은 계속 변하거나 자라는 게 아니고?”
“아니오! 우리는 이 모습 그대로 영원토록 유지되오! 그래서 더 힘들고 불편하지!”
소년이 억울한 표정으로 땅을 찼다.
“그리고! 죽음을 달라는 게 뭐 잘못됐소? 매일매일 똑같은 하루! 똑같은 삶! 우린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어도 나랏법 때문에 영원히 한 장소에 얽매여 살아가야 하오! 과거 현재 미래가 똑같은 절망감을 그대는 이해하오? 이제는- 읍읍!”
그때 시몬이 급히 소년의 입을 틀어막고는 몸을 낮추었다. 소년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고작 그거요 내그롬안사 양반? 숨 참기는 지금까지 나도 몇 번은 해본……!”
“쉿.”
시몬이 검지를 입 위에 올렸다. 만계 공통의 닥치라는 제스처를 본 소년도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
달그락, 달그락.
산비탈을 오르는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시몬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빨갛고 노랗게 물든 낙엽이 떨어지는 경관 사이로, 군마를 탄 두 명의 존재가 지나가고 있었다.
‘아.’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압도적인 기운이 느껴졌다. 머리에는 탈을 쓰고, 마치 망토처럼 휘날리는 길고 거대한 붉은 털을 휘날리며 지나가는 이들.
인간인지, 몬스터인지, 아니면 생물인지조차도 모를 존재였다.
‘언데드?’
그나마 가깝다면 언데드에 가까운 존재감이 느껴졌으나 칠흑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시체 특유의 냄새와 특징도 보이지 않는다.
‘후읍, 훕.’
소년은 시몬보다 더더욱 긴장한 듯 입을 꾹 다물고 눈을 굴리고 있었다. 그러다 말발굽 소리가 점점 더 멀어지자, 그제야 두 사람 다 참았던 숨을 내뱉을 수 있었다.
“……그런데 너, 불사의 존재라면서 왜 저들을 무서워하는 거야?”
시몬의 물음에 어린 소년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말했다.
“저들은 ‘금군(禁軍)’이오! 지금 들켜서 붙잡히면 최소 500년은 갇혀 있어야 한단 말이오!”
“붙잡힌다고? 그럼 너는 규칙을 어기고 여기 온 거였네.”
금군의 존재, 그리고 한 장소에 얽매여 살아가야 한다는 정보를 바로 조합한 시몬의 추론에 소년의 귀가 빨개졌다.
1,000년 가까이 먹은 사람치고는 감정 변화가 많다고 생각하며 웃은 시몬이 자세를 고쳐 앉았다.
“사실 나도 그래. 학교 수업에서 몰래 빠져나왔거든. 우리는 서로 도울 수 있을 것 같아. 예를 들면-”
시몬이 부스럭거리며 바구니를 들어 올렸다.
“네가 이곳의 독초나 과실의 활용법과 효능을 알려준다거나.”
소년이 눈을 반짝였다.
“그렇게 해주면 소인에게 죽음을 선물해 줄 거요?”
“……아니. 그게 가능해도 사양할 거지만, 아직 우리도 이 세계에서 죽음을 만들어내지 못했어. 연구 중이야.”
그러자 소년의 어깨가 축 처졌다.
시몬은 그 모습을 보고 가볍게 웃으며 아공간을 열고 배낭을 꺼냈다.
“그 대신 이런 건 어때?”
에슈의 조언이 떠올랐다. 포탈을 타고 다른 세계에 넘어간다면, 대륙이 자랑할 만한 물건들을 몇 가지 가져가는 게 좋지 않겠냐고.
시몬도 그런 물건들이 협상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가 꺼낸 건 다름 아닌-
“벨벳애플 케이크야.”
대륙의 디저트였다. 시몬이 보관 마법을 해제하고 케이스를 뜯어내 건네자, 소년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캐이구? 떡인가?”
“일단 먹어봐.”
시몬이 포크를 건넸고 소년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지못해 그것을 입에 넣었다.
그리고 잠시 후.
“흠! 흠! 뭐, 그럭저럭은 먹을 만하오!”
“입가는 닦고 말해.”
표정을 보니 먹을 만한 정도가 아니라, 황홀경에 빠진 듯한 얼굴이었다. 포크를 든 채 벌벌 떨고 있었다.
“꿀? 아니, 조청인가? 뭐지 이 맛은! 평생 처음 느껴보는 맛이오!”
“아까 1,000년 동안 늘 똑같이 살아서 재미없다고 했지? 내가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줄게.”
시몬이 딕의 발명품인 새 모양 장난감을 꺼내서 태엽을 감고 날렸다. 작은 새가 파닥파닥거리며 정신없이 날아다니자 소년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대신 너는 내 합숙 과제를 도와주고, 이 세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거야. 죽음을 줄 수는 없지만 나쁘지 않은 거래인 것 같은데.”
“크, 크윽!”
시몬이 가방에서 다음 케이크를 꺼내 보이자 소년이 바들바들 떨며 갈등하다가 고개를 푹 숙였다.
“내, 내일 다시 오겠소. 나도 식물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 약초책을 가져다주면 되겠지.”
“고마워.”
“그리고 거기 바구니 좀 보겠소. 오늘 맛있는 거 얻어먹은 값은 해야지.”
소년은 시몬이 채취한 식물 중 본인이 알고 있는 것부터 먼저 알려주었다. 식물들 뒤적거리던 그가 화를 냈다.
“아니, 이게 무슨 짓이요! 천년향에서는 식물을 뿌리째로 뽑으면 300년 형이오!”
“수백 년 형이 흔하네.”
“들키기 전에 어서 다시 흙에 심으시오! 채취할 거면 이렇게, 뿌리 위의 부분만 취해야 하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식물이 사라져서 다른 지역에 자라나고 말 거요.”
소년은 몇 가지 식물의 채취 요령을 알려주었다. 특히 독초에 대해서는 꽤 지식이 방대했다.
“이놈은 혀가 마비되고, 이 녀석은 환각 증상을 일으키는 버섯이오. 손에 묻은 채로 눈을 비비면 큰일 나니 조심하시오.”
시몬이 그의 설명을 머릿속에 담으며 물었다.
“넌 어떻게 이걸 다 아는 거야?”
“소인은 이미 수많은 독초를 씹어 먹어봤소. 하지만 한 번도 죽지는 않았지.”
그렇게 말하던 소년이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런 독초들로 죽음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오만, 내그롬안사 양반.”
시몬이 노트를 챙겨 들며 자신 있게 말했다.
“우리 세계 쪽 재료들이랑 시너지가 나면 또 모르지. 내일 약초학 책 가져오는 거 잊지 마.”
“물론이오.”
쿠르르르르르르르르릉!
갑자기 마른하늘에 천둥이 울렸다.
시몬과 소년이 동시에 말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뛰어갔다.
“저게…… 뭐야?”
저 멀리 보이는 천년향의 시골마을.
그곳에 하늘을 휘감듯 펼쳐진 금빛의 형상이 보였다.
‘용?’
거대한 황룡의 형상이 넘실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