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1407)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407화(1407/1417)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407화
시몬은 생각에 잠겼다.
분명 눈앞에 정답이 있다.
콤펠로 상태의 나 자신은 이 문제의 해결 방법을 알았고, 그것을 현실의 나 자신이 알 수 있도록 기록했다.
하지만 아무리 들여다봐도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결국 긴 고민 끝에 시몬은 계획을 바꿨다.
‘오늘 밤에 이 필기 내용을 콤펠로 상태로 들여다보자. 무리하지 않고 딱 5분만 하는 거야.’
그렇게 날이 저물어갔고.
짙은 밤이 되었다.
* * *
시몬은 모두가 곯아떨어져 있는 숙소 방에서 조용히 일어났다.
옆에 넘어와 들러붙은 토토를 떼어내느라 애를 먹었지만, 다행히 들키지 않고 신발을 신은 채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이후 불침번을 서는 하수인들을 피해 은밀하게 뒷문으로 나간 뒤, 대궐에서도 어둠에 잠긴 곳을 향해 이동했다.
‘이쯤이면 되겠지.’
대궐은 워낙 넓어서 학생들은 물론, 교수진과 하수인들이 쓰고도 절반이 넘게 남았다. 사용하지 않는 대궐 지역은 모두 불빛이 꺼져 어두웠는데, 어둠에 녹아든 건물과 마을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키젠 캠퍼스보다 밤에 더 무서운 곳이 있을 줄은 몰랐네.’
하지만 망설일 시간은 없었다. 시몬은 콤펠로 상태에서 작성한 내용이 적힌 노트를 꺼내 근처의 마루 앞에 똑바로 세워서 고정했다.
다행히 이 세계는 밤이 그렇게 어둡지 않았다. 희미한 달빛이 어둠 속에서도 노트를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뒤로 몇 발자국 천천히 물러난 시몬이 아공간을 열었다.
“라미아, 도와줘.”
-삐융!
아공간에서 새끼 나가의 모습을 하고 있는 라미아가 튀어나왔다.
소환되자마자 짧은 지느러미 같은 두 팔을 흔들며 놀아달라고 달려들었지만, 시몬은 ‘쉿 쉿’ 하고 라미아를 진정시킨 뒤 말했다.
“이따 숙소에 돌아가면 놀아줄게. 내가 흑마법을 사용하는 동안 네가 주위에서 지켜줘. 그렇게 해줄 수 있지?”
-삐우웅.
볼을 부풀리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는 라미아였지만, 시몬이 칠흑을 담은 간식으로 유혹하니 금방 넘어갔다.
그렇게 바힐이 준 외눈 안경을 쓰고, 7개의 렌즈 마법진까지 펼친 시몬이 마침내 흑마법을 발동했다.
<바힐 오리지널 – 임페라투스 콤펠로>
즉시 모든 감각이 사라지고, 오직 시야만이 남았다.
이어서 점점 보이지 않던 게 보이기 시작한다. 동시에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는, 세상만사에 대한 알 수 없는 허무감이 몰려들었다.
‘집중하자, 집중.’
시몬이 밀려드는 허무감에 저항하며 노트의 내용을 들여다보았다. 드디어 뭔가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아.’
망했다.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콤펠로 상태에서 기록한 내용이니, 당연히 콤펠로 상태로 들어가면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나 오판이었다.
‘……설마.’
진리가 하나가 아닐지도 모른다.
혹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진리가 다르게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건 콤펠로 상태에 돌입할 때마다 같은 현상이 다르게 보인다는 건 상당히 골치 아픈 일이었다.
바로 그때.
‘큭!’
강렬한 두통이 치밀었다. 머리가 쪼개질 것 같은 고통. 처음 느껴보는 감각에 시몬은 당황했다.
‘뭐야 이게……?’
임페라투스 콤펠로 상태에서는 시각 외의 모든 감각이 비활성화된다. 그런데도 두통이 느껴지다니.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란 위기감이 훅 들었다.
‘최대한 빨리 끝내고 현실로 돌아가야 해.’
시몬은 손에 쥔 깃펜으로 당장 해석이 되는 내용부터 써 내려갔다.
여전히 100% 이해는 되지 않았지만, 필기를 하다 보니 예전 콤펠로 상태의 내가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어렴풋이 감이 잡혔다.
딱 한 가지 명확하게 보이는 게 있었다.
‘이것만 남길 수 있다면 충분해!’
군더더기는 모조리 생략하고 그 하나의 내용을 써 내려갔다. 두통이 심해지고 머리가 터질 듯이 아팠다.
그렇게 마지막 글자를 써 내려가는 사이.
-%$^@!
노트 옆으로 뛰어든 라미아가 짧은 지느러미를 흔들었다. 누군가 이리로 오고 있다는 뜻이었다.
시몬은 즉시 트리거를 발동시켰다.
‘해제!’
비로소 콤펠로 상태가 풀리며, 모든 감각이 한순간에 돌아왔다.
‘으악!’
생각했던 것보다 두통이 훨씬 심했다.
이마를 만지니 마정석 장비를 40시간은 돌린 것처럼 머리가 뜨거웠다. 이마를 부여잡은 시몬이 기절하지 않도록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는데, 저 멀리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랜턴을 든 채 달려오고 있었다.
“저쪽이다!”
“거기 누구십니까? 멈추십시오!”
대궐 근방을 순찰하는 조교들이었다.
심지어 이들 무리에는 오늘 당직으로 보이는 제인 교수도 함께였다.
‘큰일 났다.’
잡히면 단순한 벌점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두통이 치미는 와중에도 절대 잡힐 수 없다는 위기감이 치솟았다. 시몬이 라미아를 껴안은 뒤 무릎을 굽혔다.
‘단숨에 도약해서 빠져나가면……!’
스르르르르!
그러나 제인의 흑마법으로 보이는 나비들이 사방에서 나타나 밤하늘 같은 보랏빛 커튼을 드리우고 있었다.
결계가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무리해서 빠져나가려고 하면 바로 발각될 것이다. 시몬이 등을 딱 근처의 건물 벽에 붙였다.
‘어쩌지?’
심장이 거칠게 뛰었다.
평소라면 이 정도 난관이야 어떻게든 해결책을 마련해 냈겠지만 머리가 너무 아파서 고차원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다.
“이쪽에서 소리가 났습니다!”
하수인들이 시몬이 있는 곳 바로 근처까지 들어왔다. 시몬이 벽에 딱 붙은 채 쿵쿵 뛰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어쩔 수 없어. 사실대로 말하자.’
시몬이 결국 모습을 드러내기로 하고 등을 벽에서 떼려는 순간.
촤악!
갑자기 시몬이 몸을 기대고 있던 벽 뒤로 사람의 팔이 튀어나왔다.
그러고는 시몬의 입을 텁! 막았다.
놀란 시몬이 힘을 써서 빠져나가려는데,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도, 도와주러 왔어. 조용히.
그 두 팔은 시몬의 몸을 감싼 채 그대로 벽 안으로 통과시켰다. 직후, 하수인들이 달려와 랜턴을 그 자리에 비추었다.
“이쪽도 없습니다!”
시몬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 * *
“……!”
시몬이 끌려온 곳은 건물 벽의 내부였다.
하지만 주변 환경은 건물 내부라기보다는, 마치 생물의 내장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었다.
벽 곳곳이 피로 얼룩져 있고, 생물의 내벽과 나무 재질이 뒤섞인 듯한 기괴한 광경이 보였다.
그리고 시몬을 데리고 온 건 다름 아닌 전보다 머리에 땜방이 더 커진 듯한 청년 교수.
혈류학과의 아보 벨스만이었다.
“아보 교수님!”
시몬이 깜짝 놀라며 그에게서 물러났다. 그러다 목소리가 너무 컸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 흠칫했지만.
“거, 걱정하지 말렴, 하하. 음성 차단 결계도 함께 쳐뒀으니까.”
아보가 머리를 긁적이며 소심한 미소를 지었다.
“그보다 큰일 날 뻔했구나. 한밤중에 학생 혼자 이런 곳에 무슨 일이니?”
“그건…….”
콤펠로에 대해서는 굳이 다른 키젠 교수에게 알리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젠 교수들은 늘 바힐의 콤펠로를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니까.
서둘러 아공간에 라미아를 집어넣으며 생각하던 시몬이 심플한 이유를 밝혔다.
“저주학 과제가 잘 풀리지 않아서요. 잠도 잘 안 와서 밤 산책 중이었는데 소란에 휘말렸습니다.”
“그, 그렇구나.”
“그러는 교수님은 왜 여기 계시는 거죠?”
아보가 머쓱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이런 우연이! 하하. 나, 나도 연구가 잘 안 되어서 밤 산책 중이었어!”
“…….”
먼저 변명을 한 건 이쪽이니 더 캐묻기도 애매했다.
시몬이 그를 수상쩍다고 생각하며 바라보고 있는 그때.
“윽.”
잊고 있던 두통이 다시 밀려왔다. 시몬이 이마를 잡고 비틀거리자 아보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러니?”
“괜찮습니다. 조금 무리했더니…… 두통일 뿐이에요.”
아보가 시몬의 이마를 쓸어보더니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마가 불덩이 같구나.”
어지러움을 느낀 시몬이 힘겹게 벽에 몸을 기대자, 아보가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
“이거 잘됐군.”
스릉!
어디서 나타난 건지도 모를 단검이 아보의 손에 쥐어졌다. 시몬의 눈이 부릅떠졌다.
‘뭐가 잘됐다는 거야? 설마……!’
시몬은 반사적으로 전투 자세를 취했고, 아보가 단검을 휘둘렀다.
푸슈욱!
살이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핏물이 튀었다.
잠깐 사고가 정지해 있던 시몬이 고개를 돌렸다. 아보 본인의 반대쪽 팔에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잠깐 실례.”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아공간에서 도구함을 꺼냈다. 알약 케이스나 제약 세트를 꺼내놓던 그가 마침내 와인잔을 찾아내 미소 지었다.
이내 와인잔을 분수처럼 피가 흐르는 팔 쪽으로 향하게 했고, 피가 울컥울컥 쏟아져 나와 와인잔을 반쯤 채웠다.
“자, 마시렴.”
아보가 본인의 피가 든 와인잔을 내밀었다.
시몬이 너무나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것을 받아 들었다. 갑자기 피를 주는 것도 이상한데, 와인잔에 담아주는 센스는 대체 뭐란 말인가.
“항원과 항체는 충분히 고려했으니 안심하고 마셔도 괜찮단다. 이래 봬도 혈류학 교수니까.”
“아니, 그게…….”
시몬이 와인잔을 든 채 머뭇거리는 사이 두통이 더 심해졌다.
생각해 보니 제인 교수가 밖에서 눈을 훤히 뜨고 돌아다니고 있는데, 아보가 뭔가 수상한 짓을 하진 않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어떤 독이든 대처할 자신이 있던 시몬이 결국 그것을 꿀꺽 마셨다.
“자, 쭉 들이키렴. 쭉쭉.”
그렇게 피를 마시니, 신기하게도 증상이 크게 완화되었다. 아보가 미소 지었다.
“단서종의 피는 강력한 진통 효과가 있단다. 다행이야.”
“감사합니다.”
시몬이 입가를 닦으며 아보에게 와인잔을 돌려주었다.
“하하. 교수로서 학생을 보호하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야.”
아보가 머리에 땜방이 난 곳을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학생회장은 대륙을 좌지우지하는 대단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아직 살아온 세월이 많지는 않으니까. 조금 더 어른들에게 의지해도 괜찮아.”
그렇게 말한 아보가 건물 밖을 가리켰다.
“내 호문쿨루스가 무사히 조교분들을 따돌린 것 같네. 천천히 나가자.”
“……아, 넵. 감사합니다. 이번에 도와주신 것 잊지 않을게요.”
그 말에 아보가 다시 한번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
“오, 그래! 잊지 않는다구? 말 나온 김에 바로 한 가지 부탁해도 괜찮을까?”
이제야 본론이란 말인가.
빚을 지게 하고, 무슨 요구를 하려고?
그때 아보가 시몬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쭈글한 표정을 지었다.
“엘리시아 학생이 개인 면담을 신청했는데, 장소를 어디로 선정하는 게 센스에 뒤처지지 않을지 모르겠어! 여학생 면담은 또 처음이라……. 후우, 식은땀이……!”
“…….”
시몬은 로체스트의 조용한 카페를 추천해 주었다.
* * *
다음 날 아침이 밝았다. 아보의 피를 마신 이후에 조금 증상이 덜했지만, 여전히 두통이 떨어지지 않았다.
“음? 컨디션이 나빠 보이는군요.”
그 모습을 본 바힐이 불쑥 말했다.
“혹시 어젯밤 임페라투스 콤펠로를 쓰기라도 한 겁니까? 이런.”
마치 이럴 줄 알고 있다는 듯한 말투였다. 시몬이 이마를 짚은 채 한마디 했다.
“……임페라투스 콤펠로는 부작용이 없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물론 미치거나 광인이 되거나 하는 부작용은 없습니다. 그래도 흑마법 자체가 뇌에 부담을 주니 당연히 하루에 두 번 연속 사용하면 위험할 수 있죠.”
진작 좀 말해주지.
시몬은 바힐의 생글생글한 미소가 조금은 약이 올랐다.
“임페라투스 콤펠로는 무리한다고 해도 한 달에 한 번이 최대입니다. 더 사용하면 정신이 피폐해질지 모르고, 제가 모르는 부작용이 발현할 수 있죠. 그건 그렇고-”
바힐이 고개를 기울였다.
“두 번이나 임페라투스 콤펠로를 사용한 만큼의 성과가 나왔으면 좋겠군요.”
시몬이 두 노트를 꺼냈다.
왼쪽 노트에는 처음에 하루앓이를 보고 쓴 내용이고, 오른쪽 노트는 콤펠로 상태에서 저 노트를 보고 다시 쓴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 두 노트의 유일한 공통점은 바로 ‘세 줄 정도의 내용’이었다. 중간에 원을 마구 그리고, 난해하게 선을 그어놓은 듯한 그것.
시몬이 두 노트를 내린 뒤 솔직히 말했다.
“전혀 모르겠습니다.”
“…….”
바힐은 부드럽게 웃었다.
“당신은 자기 자신을 조금 더 믿어야 합니다. 콤펠로 상태에 들어간 당신이 이것을 남긴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긴 하지만 아무것도 이해가 안 되니까 문제네요.”
이에 바힐은 일말의 고민하지도 않고, 기다렸다는 듯 웃으며 답했다.
“자, 그렇다면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요?”
시몬이 살짝 불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솔루션을 주시는데, 왜 걱정부터 드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