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248)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248화
이런저런 실랑이가 있었지만 결국 시몬은 무사히 던전 독점공략권을 받기로 했다.
왕비나 재무관들은 시몬의 선택에 다소 놀란 반응을 보였다.
꽤 독하게 나오길래 왕국이 보유한 가장 큰 던전들, 그것도 현재 공략을 준비 중인 던전의 공략권을 요구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었는데, 시몬의 선택은 의외였다.
흰 무덤 던전.
백석으로 지어진 지하 무덤에 던전 게이트가 발견되어 붙은 이름이다. 지금까지 공략대가 여럿 있었지만 애초에 출입부터 실패했다.
어떤 특별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건지, 누구도 게이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래서 현재는 공략대들이 철수하고 고고학자들이 던전 출입에 얽힌 비밀을 풀기 위해 조사하고 있었다.
그러기를 벌써 10년째, 이제는 계륵과도 같은 이 던전을 시몬이 가져가겠다고 했다.
왕국에서도 던전의 잠재적인 가치에 대한 미련은 있었지만, 어느 정도 수긍할 만한 선이었다.
단, 왕국에서는 시몬이 독점권을 가져가면 고고학자들은 모두 철수시킬 것이며, 그간 왕국에서 얻어낸 정보도 제공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오로지 시몬 혼자서 던전의 비밀을 밝혀내야 했다.
왕비와 관원들은 10년간 누구도 풀지 못한 이 수수께끼를 시몬이 절대 풀 수 없을 거라 굳게 믿고 있었고, 결국엔 공략권리를 일부 양보하는 것으로 다시 왕국에 의지할 것을 기대했지만.
[크하하하하! 출입 방법은 내가 알고 있으니 아무 상관 없다!]시몬에겐 피어가 있었다. 사실 그가 던전의 비밀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시몬은 던전 독점공략권을 약속받고 서류에 서명까지 한 뒤에 키젠에 복귀하기로 했다.
당장 던전에 들어가기에는 시간도 없고, 매그너스의 위협도 남아 있으니 천천히 준비할 생각이었다. 의뢰금 2,000골드도 무사히 수령했다.
‘짧지만 알찬 일정이었어.’
시몬은 그렇게 자평했다. 물론 세르네와 로레인의 알력다툼에 껴서 하루 종일 시달리느라 정신적으로는 피곤한 일정이었다.
그날 오후, 시몬은 텔레포트 마법진을 타고 키젠에 돌아왔다.
두 사람과 헤어지고 기숙사에 도착했는데, 409호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둘 다 임무가 덜 끝났나 보네.’
오늘이 3일 차였으니, 마지막 날인 내일이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시몬이 느긋하게 짐을 풀고 있는데, 뒤늦게 책상에 붙은 쪽지를 발견했다. 지렁이가 기어가는 것 같은 이 악필의 글씨체는 틀림없이 딕의 것이었다.
-비상 대책회의 중! 쪽지를 보는 즉시 잘 옷을 챙겨서 아래 주소로 올 것!
그 문구 아래에는 로체스트 쪽의 주소가 적혀 있었다.
시몬의 눈에 의아함이 깃들었다.
‘대책회의?’
* * *
시몬은 키젠에 돌아오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로체스트로 나갔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도시 곳곳에 마나 전구로 작동하는 가로등이 켜졌다.
‘밤인데도 사람들이 많네.’
임무평가 기간에는 통금 및 기타 제약들이 사라지기 때문에 청춘의 밤은 계속되고 있었다.
또 내일모레부터 BMAT 3차 시험을 준비하게 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질 게 뻔하니 다들 휴일을 알뜰하게 불태우자는 생각이었다.
“여기구나.”
시몬은 딕의 쪽지에 적힌 주소지 앞에 도착했다. 평범한 2층 가정집이었다.
주소는 2층을 가리키고 있어서 계단을 올라가고 있는데 벌써부터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렸다.
“실례합니다.”
시몬이 나무문을 두드렸지만 반응이 없다. 안에서 들리는 시끌벅적한 소리 때문에 노크 소리가 묻히고 있는 것 같았다.
잠금장치도 되어있지 않았기에, 시몬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아.”
통나무로 만들어진 아늑한 나무집이었다. 밖에는 밤바람 때문에 쌀쌀했는데, 안에 들어오니 따뜻해서 기분 좋았다.
-야아옹!
시몬이 들어오기 무섭게 희고 검은 작은 고양이들이 쫄쫄쫄 달려왔다.
‘어? 얘들이 왜 여기에?’
카미바레즈가 여자기숙사에서 키우는 새끼 고양이들이었다.
고양이들이 시몬의 발에 붙어서 몸을 비비며 애교를 부리자, 그간 쌓여 있던 피로가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시몬은 제자리에 쪼그려 앉아 고양이들을 간질간질 긁어주었다.
“야! 뭐 해? 지각했으면 빨랑빨랑 들어와!”
이제는 매우 익숙한, 메이린 특유의 버럭 하는 외침이 들렸다.
“시몬~”
카미바레즈도 고개를 쏙 내밀며 헤헤 웃었다.
“안녕하세요!”
“안녕 카미! 다들 와 있었구나.”
“네! 저랑 메이린은 오늘 아침에 도착했어요.”
시몬은 실내 슬리퍼로 갈아신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고양이들도 야옹거리며 시몬을 따라왔다.
“왔냐?”
책상 앞에 앉아 있던 딕이 씩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 옆에 보이는 벽난로에는 장작이 타들어 가고 있었고 식탁에는 간단한 간식들과 와인이 놓여 있었다. 푹신한 소파 위에는 각종 마법진 그리기 도구들이랑 책들이 쌓여 있었다.
“이게 다 뭐야?”
시몬이 어리둥절해서 묻자 딕이 두 팔을 펼치며 대답했다.
“대책회의 한다고 하루 빌렸지! 오늘은 다 여기서 자고 갈 거야!”
“갑자기 무슨 대책회의?”
“아직 모르나 보네.”
메이린이 시몬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BMAT 세 번째 시험의 테마가 밝혀졌어.”
시몬의 눈이 급격히 커졌다.
“그, 그게 벌써 밝혀졌다고?”
“음핫하! 내가 누구냐? 이 딕 님께서 누구보다 빠르게……!”
“잘난 척 좀 하지 마! 지금 어지간한 애들은 다 알고 있으니까.”
메이린이 핀잔을 주자 딕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흑흑, 내가 기대하던 치열한 정보전은 이런 게 아니었거늘!”
“그런데 이거 확실한 정보야?”
“네! 확실해요!”
이번엔 카미바레즈가 두 주먹을 꼬옥 쥐며 말했다.
“이번 시험의 테마는 ‘바다’예요!”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로크섬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지지 않은 바다에 대규모 마법진과 수중 시험장이 건설되고 있다고 했다.
“바다……!”
머리가 띵 한 기분이었다.
바다에서 치르는 시험이라니, 이건 상상도 못 했다.
“키젠이 움직이고 있는 물적 흐름이나 인적자원 등등 디테일한 것까지 싹 파헤쳐 봤는데 확실해.”
딕이 팔로 뒷머리를 받쳤다.
“하지만 키젠 본부 차원에서 철저하게 시험장소 출입을 금하고 있어서, 바다에서 어떤 종류의 시험이 벌어지는진 아직 몰라.”
“하지만 테마가 바다라는 건 확실하다는 거네.”
“바로 그거쥐!”
조금만 생각해 보자 머리가 새하얘졌다.
‘대체 바다에서는 어떻게 싸워야 하는 거야?’
왜 비상 대책회의까지 열었는지 알 것 같았다. 바다에서 어떻게 싸울지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나마 시몬은 바다에서 싸운 경험이 한 번 있었다. 두 번째 임무평가로 방문했던 ‘블루하버’섬에서 배신자 핀치와 싸울 때였는데, 물론 그때는 피어를 입고 있었고 바다에서의 전투라기보단 선상 전투에 가까웠다.
“바다라는 전장은 네크로맨서의 악몽이야.”
메이린이 설명했다.
“칠흑 마법진은 물속에 들어가면 결속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고 쉽게 흩어져. 사용할 수 있는 흑마법도 제한되어 있고, 칠흑화살 같은 원거리 투사체들도 물속에서는 느려지지. 부릴 수 있는 언데드들도 대부분 바다의 소금기에 취약하고, 스켈레톤은 거의 못 쓴다고 봐도 무방해. 뼈는 물보다 가벼워서 둥둥 뜰 테니까.”
그녀의 설명을 들은 시몬이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그것도 그런데, 바닷속에서 숨은 어떻게 쉬어?”
“응. 호흡이 제일 문제야.”
고양이들을 품에 안고 둥기둥기하고 있던 카미바레즈가 말했다.
“배를 타고 싸우는 시험이라면 괜찮지 않을까요?”
“해상전은 절대 아닐걸.”
딕이 음침하게 웃었다.
“키젠이 악랄한 게 오늘내일 일이 아니잖아? 우리 수갑 채워놓고 바다 밑바닥에 텔레포트 시켜도 이상하지 않은 놈들이야.”
“수, 수갑…….”
카미바레즈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메이린이 딕의 이마를 꾹 누르며 끼어들었다.
“이상한 소린 됐고, 우린 무조건 물속에서의 싸움에 대비해야 해. 카미 말처럼 수상전 테마라고 해도, 물에 빠졌을 때를 대비해야 하니까.”
“네, 그게 맞겠네요!”
카미바레즈에 이어 시몬도 고개를 끄덕여 동의했다. 메이린이 두 손바닥을 착 부딪치며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럼 조장으로서 지시할게.”
그녀는 소파에 잔뜩 쌓여 있는 책들 중 한 권을 꺼내 펼쳤다.
제목은 였다.
“시몬도 왔으니까 처음부터 이야기하면, 물에서 사용하는 흑마법이 아예 없는 건 아냐. 하지만 전부 고학년 때나 배우는 상위 수식들이 들어가 있었어.”
시몬이 책을 받아들고 직접 도면을 살폈다. 간이 아가미를 만드는 마법진인데, 본적도 없는 수식들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대충 살펴보니 이걸 만들려면 ‘파행’이라는 룬어를 배워야 하고, 그 룬어를 배우기 전에 거쳐야 할 다른 룬어들도 있었다.
“다른 책들도 대개 이런 식이야.”
“뭔가 불친절한 느낌이네.”
“하하! 뭘 기대해? 네크로맨서들이 다 그렇지 뭐!”
딕이 불쑥 끼어들었다.
“네크로맨서들은 기본적으로 실리파라서, 자기가 만들 수 있는 최선의 마법진을 개발해. 교과서가 아닌 이상 초보자들을 배려하는, 그것도 수중 초보자용 흑마법은 거의 찾기 힘들다고 봐도 무방해!”
“그러면 우리가 시험에 쓸 흑마법은 우리가 직접 만들어야 한단 소리네?”
“그거지! 역시 이해가 빠르네.”
“자.”
메이린이 조원들을 둘러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최우선으로 만들어야 할 건 물속에서 호흡을 도와줄 흑마법이야. 그 외에 바다에서 적을 요격할 수 있는 수중 공격용 흑마법과, 물속에서 빠르게 움직이게 도와주는 흑마법도 만들어야 해. 당장 이번 주나 다음 주에 시험을 치를지도 모르니까 서두르자.”
메이린은 세 사람에게 각자 역할을 맡기고 분담시켰다.
“그럼 시작!”
시몬과 메이린은 가장 중요한 호흡 마법진을 담당하기로 했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을 쭉 펼쳐놓고 중요한 수식만 쏙쏙 뽑아 쓰기로 했다.
그렇게 마법진을 만든 뒤에는 간단한 테스트 후 교수나 조교들에게 찾아가서 안정성 점검까지 맡기로 했다.
“근데 용케도 이 책들을 빌렸네?”
시몬의 말에 메이린이 ‘훗’하고 미소지었다.
“평민한테 정보를 전해 듣자마자 도서관부터 달려갔으니까.”
셋이서 바다와 관련된 흑마법 책들을 싹 쓸어 왔다고 했다. 심지어 자신들보다 더 빠르게 왔다 간 학생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제 도서관에 도착한 후발주자들은 당황했을 거야.”
“수고 많았어.”
시몬은 일단 메이린이 만든 마법진 도면부터 살폈다.
“이건 마법진에 공기를 저장해 두는 공기통 방식이네.”
“응응.”
“하지만 마법진을 물속에서 오래 유지하려면, 결속을 강화하는 수식을 더 넣어야 하지 않을까?”
그녀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것까지 넣을 자리가 없는데? 마법진 봐봐. 지금 이대로도 빽빽해.”
“그럼 불필요한 구조부터 바꿔서 최대한 공간을 확보해 보자. 일단 복잡한 칠흑 회로를 직선으로 바꾸는 것부터.”
“바보야! 이게 무슨 공격 마법이야? 회로를 직선으로 바꾸면 그냥 공기총 발사 마법이지!”
“마지막에 회로를 분산하면 돼. 잠깐만.”
시몬이 관련 자료를 찾아 책을 뒤적거렸다.
“카미! 회로 분산 관련 예시를 찾아줄 수 있을까?”
“네! 시몬!”
카미바레즈가 자료조사와 공격 마법 담당이었다.
한쪽 자리에 책들을 쫙 펼쳐놓고 그 안에 들어가 앉아 있던 그녀가 열심히 책장을 넘겼다.
“이거 어때요?”
“아, 빨리 찾았네! 고마워!”
시몬이 책을 가져와서 펼쳐놓고 도면을 깃펜으로 수정했다.
“바로 만들어볼게.”
메이린이 도면대로 허공에 마법진을 띄워놓고 칠흑을 흘려보내자, 칠흑이 중간에 새는 곳이 발견됐다.
“실패야. 칠흑이 줄줄 새네.”
“이쪽 라인에 저항이 생겨서 계속 데미지가 쌓이는 거야. 잠깐만.”
네 사람은 정신없이 수중 마법진 개발에 몰두했다.
메이린이 룬어를 검토하는 동안 잠시 한숨 돌린 시몬이 테이블의 미개봉된 와인을 집었다.
“이거 나 마셔도 돼?”
“어어, 맘껏 드셔!”
딕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몬은 취하지 않을 만큼 조금만 와인을 따라서 한 모금 마시고 안주도 집어 먹었다. 사실 저녁도 못 먹어서 배고팠다.
“야, 시몬! 이거 좀 봐줘!”
“응.”
순식간에 두 시간이 지나가고 밤이 깊어졌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마법진 개발은 계속됐다.
“푸하하! 쟤들 봐봐!”
딕이 손끝으로 가리켰다. 냄비 안에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들어가서 서로 끌어안은 채 자고 있었다.
메이린과 카미바레즈가 두 손을 맞잡으며 기쁨의 비명을 질러댔다.
“너무 귀여워요!”
“하으으, 심장폭행 진짜.”
“잠깐 쉴까?”
시몬의 제안에 두 소녀가 헐레벌떡 고양이들에게로 뛰어갔다.
딕은 그대로 소파에 퍼질러 누워서 눈을 붙였지만, 잠시 뒤 메이린이 등짝을 후려갈기며 깨웠다.
“시몬! 제가 만든 공격 마법도 좀 봐주세요!”
“알았어.”
카미바레즈가 만든 건 칠흑화살의 개조판이었는데, 벌써 칠흑어뢰라는 이름도 붙였다.
딕이 기웃거리며 다가왔다가 감탄성을 내뱉었다.
“오~ 구성 알찬데! 한번 시험해 보자.”
“어, 어디서요?”
딕은 화장실로 달려가 욕조에 물을 받았다.
“야!!”
그 모습을 본 메이린이 소리쳤다.
“하지 말라고! 사고 난다니까!”
“흐즈믈르그!”
딕이 여자 목소리를 내자, 메이린이 던진 후추통이 그의 이마로 날아왔다. 딕이 잽싸게 피하며 말했다.
“에헤이, 위험한 것도 아니고 칠흑화살 정도의 흑마법인데 괜찮아! 내가 책임질게!”
잠시 후 카미바레즈가 욕조에 들어가 수면 아래에서 마법진을 펼쳤다.
처음엔 자꾸 칠흑이 물에서 흩어지는 바람에 실패했지만, 곧 숙련도가 붙었는지 결속이 탄탄해지며 물속에서도 마법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좋아! 여기다 쏘는 거야!”
맞은편에는 딕이 방어 마법진을 펼친 채 대기하고 있었다. 시몬이 구경 왔고, 애써 무시하던 메이린도 결국 궁금해졌는지 슬쩍 시몬의 뒤에서 까치발을 세우고 있었다.
“칠흑어뢰!”
투웅!
카미바레즈가 발사한 투사체가 욕조의 물속에서 슝! 하고 날아갔다. 모두가 감탄성을 내뱉었다.
“?!”
그런데 갑자기 정면으로 향하던 어뢰가 딕의 방어 마법진에 부딪히더니, 깨지지 않고 공중으로 휙 솟구쳤다.
그대로 화장실에 달려 있던 마나전구에 적중하며 파바밧! 폭발음이 들렸다.
“우와아아악!”
“꺅!”
딕과 카미바레즈가 화들짝 놀라며 빠져나왔다.
마나전구가 산산조각 나서 바닥에 떨어졌고, 딕은 욕조에 걸려 우당탕 쓰러졌다.
“못살아 진짜! 내가 하지 말라고 했잖아 이 말썽쟁이들아!”
메이린은 화를 내면서도 웃긴지 입은 웃고 있었다. 시몬도 마찬가지였다.
카미바레즈는 고개를 푹 숙였다.
“죄, 죄송해요.”
메이린이 카미바레즈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고는 딕을 흘겨보았다.
“이게 다 실험용인데 방어 마법진을 두껍게 펼친 딕 잘못이야.”
“……와, 사람 차별하는 거 봐. 서러워서 못 살겠네.”
딕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욕조에 올라가 전구를 살펴보고 있었다.
“아싸 다행이다! 천장에 구멍 안 나고 전구만 깨진 거야.”
딕은 잔해들을 치우고 본인의 아공간에서 새 전구를 꺼내 달아주었다.
천장의 마법진을 작동시키자 불이 팟! 하고 들어왔다.
“시중에서 파는 거 말고 더 좋은 걸로 교체해 줬다! 이 정도면 주인아줌마도 불만 없겠지?”
시몬이 웃는 얼굴로 말했다.
“그래도 주인분한테 확실히 말해.”
“아~ 당연하지. 전구 바꿔줬으니 여관비 더 깎아달라고 졸라야지.”
모두가 소리 내어 웃음을 터뜨렸다.
대책회의의 밤은 깊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