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472)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472화
신입생들은 조교를 따라 대강당으로 이동했다. 이제 새로운 키젠 교복으로 갈아입고, 입학식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시몬은 남아서 조교들과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었다.
랭커스틴 쪽 도착이 늦어져서 행사가 조금 지체됐다는 것 같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고 조교들이 말해주었다.
“그럼 이제 저는 뭘 하면 될까요?”
한가해진 시몬이 그렇게 물었다.
“……음, 글쎄요. 그냥 이 주변을 한번 둘러보면서 몰래 빠져나온 신입생들을 발견하면 대강당으로 돌려보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곧 식이 시작할 테니까요.”
“알겠습니다.”
조교들과 헤어진 시몬은 홀로 느긋하게 1학년 캠퍼스를 거닐었다.
주위는 조용했고, 신입생도 보이지 않았다.
적당히 이 근처만 둘러보다가 끝낼 생각으로 골목을 도는 그때.
“그러면 안 돼! 알겠어?”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카미?’
시몬은 곧장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달려갔다.
팔에 학생회 완장을 차고 있는 연보랏빛 머리카락의 소녀가 왕왕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앞에는 키젠 교복 차림의 남학생 세 명이 서 있었는데, 빳빳한 교복을 보니 신입생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들의 손에는 시가가 들려 있었다.
“교내에서 그런 거 피우면 안 돼! 아니, 그 전에 우리는 미성년자니까 흡연 자체가 안 돼!”
날개를 파닥파닥 흔들며 후배들을 선도하는 카미바레즈의 모습에 시몬은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꼈다.
‘잘한다, 카미!’
그렇게 수줍음 많고 낯을 가리던 소녀가, 저 커다란 남학생들을 상대로 용기 내어 맞서고 있었다. 그녀의 학기 초 모습을 알았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감동했으리라.
속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던 시몬은, 이번엔 신입생 세 명을 보았다.
그들은 카미바레즈의 등장에 조금 당황한 듯한 반응이었다. 시가를 어색하게 손에 든 채 그녀의 잔소리를 듣고 있었다.
물론, 훈계가 정상적으로 먹히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까치발을 세운 채 땍땍거리고 있는 귀여운 선배의 모습에, 겁을 먹었다기보다는 얼굴을 붉힌 채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내 말 듣고 있어?”
그녀가 와앙 화를 내며 두 팔을 들자, 앞의 두 신입생이 움찔하며 뒤쪽의 눈치를 보았다.
뒤에는 어지간한 2학년 남자애들보다 큰 흑갈색 머리의 남학생이 차가운 눈으로 카미바레즈를 바라보고 있었다.
“……도, 돌아갈까?”
“그, 그러자! 선배님이신 것 같은데.”
두 신입생이 말했지만, 흑갈색 머리의 남학생은 픽 웃더니 시가를 입가에 물었다.
“조금만 태우고 조용히 돌아가겠습니다.”
건들지 말라는 듯한, 착 깔린 고압적인 목소리.
하지만 카미바레즈는 물러서지 않았다.
“안 돼! 지금 바로 대강당으로 돌아가. 곧 입학식이 시작한단 말야!”
카미바레즈가 다가와 입에 문 시가를 압수하려고 했지만, 그는 그냥 고개를 젖히는 것으로도 카미바레즈의 팔을 피할 수 있었다.
‘쬐끄만 게 짜증 나네.’
흑갈색 머리가 반항기 다분한 표정을 지었다.
“아, 진짜! 조금만 피우다가 가겠다고 말했……!”
흑갈색 머리가 움찔한 표정을 지었다. 카미바레즈는 그래도 내가 화를 내니까 들어주는구나 생각하며 더더욱 기세를 올렸지만.
“…….”
신입생의 시선은 카미바레즈가 아닌, 그 뒤를 향해 있었다.
고오오오오오오오!
벽 뒤에 숨어 있는 푸른 머리카락의 남학생이 무표정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다만, 무표정한 얼굴과는 달리 건물 벽을 짚은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후드득-
손을 짚은 벽에 금이 가며 흙먼지가 떨어졌다.
‘뭐, 뭐야 저 인간?’
흑갈색 머리 신입생은 온몸의 본능이 적신호를 보내는 것을 느꼈다.
섬뜩한 예기를 품은 동공.
마치 괴물이 포악하게 눈을 부라리고 있는 것만 같다.
뒤통수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그 또한 본인의 고향에서는 이 구역 미친놈이라 자부하고 있었지만, 역시 키젠은 격이 달랐다.
‘저, 저건 진짜로 미친놈이다.’
공포에 사로잡힌 흑갈색 머리가 입을 벌렸고, 물고 있던 시가는 툭 떨어졌다. 카미바레즈가 얼른 그것을 바닥에서 주워들고는 빼앵 소리쳤다.
“빨리 대강당으로 돌아가!”
“네, 넷!”
“죄송합니다!!”
불량한 신입생들이 후다닥 대강당으로 도망쳤다.
신입생들이 안으로 들어간 것까지 확인한 카미바레즈가 가슴에 두 손을 얹고는 ‘하아’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안녕, 카미.”
그때 등 뒤에서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아, 시몬~!”
뒤를 돌아보니, 세상 상냥한 미소를 짓고 있는 시몬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녀가 강아지처럼 뽈뽈 거리면서 달려왔다. 파닥파닥 등 뒤에 달린 박쥐 날개가 연신 반가움의 날갯짓을 했다.
“봤어요? 봤어요? 제가 후배들을 돌려보냈어요!”
“응! 정말 멋있었어 카미.”
시몬을 보자 안도감이 몰려온 그녀는 다시 한번 ‘하아’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실은 후배들이 제 말을 안 들어줄까 봐 무서웠거든요. 지금 들어온 애들이 저랑 동갑이기도 하고……. 하, 하지만 저는 이제 학생회고! 후배들을 관리해야 할지도 모르니까 기숙사에서 계속 거울 보고 무서운 표정 연습했어요!”
“무서운 표정?”
“네!”
그녀가 본인이 주장하는 ‘무서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양 허리에 손을 얹고, 눈에는 힘을 주고, 말했다.
“그러면 안 돼!”
시몬은 잠깐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어때요? 무섭죠?”
무서운 건 잘 모르겠지만, 가히 심장이 멈출 듯한 귀여움이었다.
시몬은 얼굴을 붉힌 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카미야! 신입생들이 도망칠 만한데.”
“정말요? 고마워요 시몬. 아!”
그때 카미바레즈가 고개를 돌렸다.
이번엔 신입생 여학생 두 명이 대강당을 살금살금 빠져나가려고 하고 있었다.
“시몬! 저 다녀올게요!”
그녀가 우다다 그쪽으로 달려가서 신입생들에게 돌아가라며 소리쳤다. 두 여학생들이 하는 수 없이 다시 대강당 쪽으로 돌아갔고, 카미바레즈는 쪼르르 달려와 마치 칭찬을 기대하는 강아지처럼 눈을 빛냈다.
“시몬! 저 해냈어요!”
이건 정말로 심장에 무리가 간다.
시몬은 지금 당장에라도 그녀의 머리를 마구마구 쓰다듬어 주고 싶다는 충동을 간신히 억눌렀다.
이제야 매번 카미바레즈를 껴안고 껌딱지처럼 붙어 다니는 메이린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녀가 칭찬 듣길 바라는 쪽은, 귀엽다는 것보단 선배로서의 위엄이리라.
“카미는 누구보다 좋은 선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 말을 들은 그녀가 만개하는 꽃처럼 해맑게 웃었다.
“고마워요, 시몬!”
아직 입학식까지는 시간이 남았기에, 두 사람은 주변 정찰 겸 나란히 걸으며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몬은 랭거스틴에 있었던 하이디 납치 사건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그녀는 푹 빠져서 시몬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
쫑긋하고 카미바레즈의 귀가 움직였다.
“누가 또 땡땡이를! 저기서 말소리가 들려요!”
“가보자.”
하하하하하!
꺄르르르!
남자 한 명과 여자 두 명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한 쪽은 또 유난히 익숙한 웃음소리였다. 시몬이 건물 벽 뒤에 숨어서 조용히 고개를 내밀었고, 그 아래로 카미바레즈가 쏙 고개를 내밀었다.
벤치에 앉아 있는 세 사람.
옷깃에 빨간 배지가 붙어 있는 2학년 남학생 사이로, 두 명의 신입생 소녀들이 큰 소리로 웃고 있었다.
그리고 남자 쪽은 다름 아닌 딕이었다.
“아- 니들은 진짜 편할 때 입학한 거야. 우리 때는 말이야~ 준전시 커리큘럼을 소화해야 했거든!”
“어머, 준전시요?”
“무슨 일 있었어요?”
“작년에 키젠에 성녀가 잠입한 거 몰라?”
두 신입생들이 놀란 표정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무, 무서워요! 호, 혹시 선배님도 보셨어요?”
“당연하지!”
딕이 거들먹거렸다.
“진짜 무섭게 생겼어. 막 산발인 흰머리를 휘날리고, 눈은 찢어져 있고, 입이 괴물처럼 쩌어억 벌어지면서 와악!”
“꺄아아아!”
“애들은 혼비백산 도망치기 바빴지만, 난 물러서지 않았지! 성녀의 목적은 키젠의 몰락과 1학년 전원의 목숨이었어. 나는 성녀에게 다가가 검을 뽑아 들고 이렇게 외쳤……!”
떠벌떠벌 과장된 이야기를 늘어놓던 딕이 움찔하며 말을 멈췄다.
“…….”
“…….”
시몬과 카미바레즈가 차갑게 식은 눈으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딕의 뒤통수에 땀이 삐질삐질 흘렀다.
“아, 시몬! 카미! 왔어? 하하하! 이건 그러니까…….”
시몬은 손끝으로 대강당 쪽을 가리켰다.
“신입생들은 지금 당장 대강당으로 돌아가.”
“네, 네에!”
“죄송합니다!”
놀란 두 여학생이 후닥닥 뛰어갔다. 신입생들이 사라진 뒤, 카미바레즈가 미간을 좁히고 말했다.
“딕! 실망이에요! 없던 일을 지어내서 후배들을 속이다니!”
딕이 멋쩍게 머리를 긁적였다.
“크흠, 미안해. 선배 노릇 좀 하려다가 나도 모르게 허세가 한 스푼…….”
“그런 건 됐고.”
시몬이 슬쩍 웃었다.
“다른 2학년 애들이 그러더라도, 최소한 우리 학생회는 애들을 돌려보냈어야지.”
“알지, 알아. 사과할게!”
딕이 벤치에서 일어났다.
“자! 자! 그보다, 곧 식이 시작해. 우리도 얼른 가서 준비하자!”
딕이 시몬과 카미바레즈의 등을 떠밀었다.
* * *
시몬이 대강당으로 돌아오자, 3층까지 사람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역시 키젠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다웠다.
1층에는 빳빳한 새 교복을 입은 신입생들이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들의 심정이 이해됐기에, 시몬은 조용히 웃음 지었다.
그리고 시몬과 학생회 임원들 자리는 1층의 가장 앞자리였다. 먼저 앉아서 멤버들을 기다리던 메이린이 ‘여기야~’하고 손을 흔들어 보였다.
“입학식 준비는 어때?”
시몬이 옆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완벽하지! 내가 누군데.”
그녀가 머리를 쓸어 넘기며 잘난 척했다. 이내 두 손을 무릎에 얹고는 반짝이는 눈으로 강단을 바라보았다.
“기대된다. 이제 곧 우리 학생회가 기획한 첫 행사가 시작해!”
“다들 마음에 들어 했으면 좋겠어요!”
팟!
파앗!
그때 대강당의 조명이 하나둘씩 꺼지기 시작했다. 메이린의 지시를 받은 학생회 직속 하수인들이 발 빠르게 커튼으로 창가를 걷었기에 주위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으로 물들었다.
주위의 웅성거리는 소리도 멎었다.
잠시 후 대강당의 강단 위에서 빛무리가 펼쳐졌다. 빛은 다양한 형태로 펼쳐지고 조립되며 마치 불꽃놀이를 보는 듯한 환상적인 쇼를 선보였다.
화르르륵!
그때 중앙의 허공에 검붉은 불길이 치솟았다. 이내 불길에서 종잇조각 같은 잔해들이 떨어지더니 착착 허공에 모여들며 글자를 맞추었다.
「키젠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한참 새 교복으로 갈아입고 분위기가 좋을 1학년들이 열띤 탄성을 토해냈다. 메이린도 손뼉을 치며 킥킥 웃었다.
“하여간에, 그 아저씨. 저런 거 좋아한단 말야.”
이내 주위의 조명이 하나둘씩 밝아지며 연단의 커튼이 흔들리며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흠흠-
챙 높은 모자를 쓰고 정장을 입은 큰 키의 남자가 허리를 숙여 신사처럼 인사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저는 영광스럽게도 키젠의 입학식 사회를 맡게 된! 세이위르 그리즈만이라고 합니다!”
“세이위르다!!”
요즘 랭거스틴에서 가장 핫한 스타 중 하나였기에, 신입생들은 큰 소리로 반겨주었다.
세이위르가 두 팔을 펼쳐 들며 손짓하자, 손짓한 방향으로 꽃 폭탄이 펑펑 터지며 꽃잎이 떨어졌다.
와아아아-!
세이위르는 이 모든 상황을 만끽하며 감격에 휩싸였다.
네크로맨서 시절에는 받아본 적 없는 환호를, 네크로맨서들의 심장인 키젠에서, 그것도 사회자로서 받게 되는 상황은 아이러니했다.
세이위르의 시선이 손뼉을 치고 있는 시몬과 학생회 일원들에게로 향했다.
커다란 과오를 잊어주고 자신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준 그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무대에서 온 힘을 다할 생각이었다.
“그럼 지금부터 키젠의 입학식을 시작하겠습니다!”
* * *
세이위르의 진행은 기대 이상이었다.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행사를 윤활유 같은 입담과 유머로 유쾌하게 만들었고, 곳곳에서 본인의 능력으로 특수효과를 일으켜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특히 요즘 가장 핫한 스타를 데려왔다는 사실에 신입생들도 더 없이 만족하고 있었다.
“시몬, 슬슬 학생회장 임명식 준비해야 해.”
딕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1학년 선서 다음다음 차례에 시작할 거야. 난 일단 먼저 2층에 올라가 있을게.”
“알았어.”
외부자들의 연설은 빠르게 끝나갔고, 이내 딕이 말한 그 선서 차례가 다가왔다.
“원로님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다들 가슴속에 새겨두시면 좋겠네요! 그럼 다음은 신입생 대표 선서가 있겠습니다! 신입생 여러분은 전원 자리에서 일어나 주시길 바랍니다.”
1학년들이 일어났다. 이때 시몬도 학생회장 임명식을 준비하러 옆으로 빠졌다.
‘참.’
시몬이 잠깐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1학년 특례 1번이 누군지만 보고 갈까?’
“자아! 호명하는 남학생과 여학생은 강단으로 올라와 주시길 바랍니다!”
그때 시몬의 귓가에 신입생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특례 1번은 당연히 그 ‘용병왕’이겠지?”
“응, 여지없지.”
“2번이 누굴까 궁금한데, 카그렉 가문도 있고. 몰리 공주님도 있고.”
명단을 펼쳐 든 사회자 세이위르가 입을 열었다.
“특례 2번, 아서 블레만!”
웅성 웅성 웅성!
사방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쏟아졌다.
당연히 특례 1번일 줄 알았던 용병왕이 특례 2번이다.
그럼 대체 1번은 누구란 말인가?
“아.”
그때 시몬은 의자에서 미리 일어나고 있는 익숙한 갈색 머리카락의 소녀를 보았다. 그녀도 시몬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녕. 시몬 오빠.’
그녀가 눈을 휘며 생긋 웃었다. 뒤이어 세이위르의 외침이 들렸다.
“특례 1번, 사샤 앤드라실! 연단으로 올라와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