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509)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509화
[당신은 너무 엇나갔어. 니르티.]시몬의 그 말에, 니르티는 차갑게 냉소하며 비웃음을 쳤다.
“엇나갔다. 라?”
시몬에 대한 흥미가 사라지고, 그녀의 눈빛에는 한심하다는 감정이 일렁였다.
“왜, 당신도 복수는 나쁘니 뭐니 그런 같잖은 설교나 지껄일 셈인가?”
[아니.]시몬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참극을 일으킨 당신의 동기는 이해하기도 싫지만, 용서와 참회가 모든 걸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건 알아. 타라도스의 모든 사람들이 진심으로 용서를 빌어도, 당신의 증오는 사라지지 않겠지.]“뭐야, 그렇다면……!”
[하지만.]시몬이 그녀의 목소리를 일축했다.
[내가 보기에 당신은 이미 복수를 완성했어. 거기서 멈추지 않고 왕국을, 더 나아가 연합을 파괴하겠다고 선언했지.]카가각-
시몬의 대검이 던전의 바닥을 공허하게 긁었다.
[눈앞에서 내 소중한 사람들과 장소를 파괴하겠다고 지껄이는 상대를-]니르티는 엇나갔다.
[가만히 놔두는 바보가 있을까?]복수의 방향과.
그 대상까지 전부.
[무엇보다 가관인 건, 당신은 제삼자인 내게 손을 잡자고 제안했어. 그저 쓸 만할 것 같아서. 본인이 생각하는 대의에 유용한 수단이 될지도 모르니까. 내 목적과 의도는 아무래도 좋은 거야. 당신은 타인을 설득할 준비가 안 되어 있어. 아니, 설득할 의지 자체가 없지.]시몬이 눈이 삭막하게 가라앉았다.
[넌 지금 복수를 하고 있는 게 아니야. 니르티.]읊조리는 음색이, 싸늘하게 바닥에 깔렸다.
[네가 하는 건 복수가 아니라 화풀이다.]“…….”
긴 정적과 적막이 두 사람을 휘감았다.
시몬도, 니르티도, 이미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강한 자가 결정할 뿐이다.
시몬이 대검을 고쳐잡고, 니르티가 개조한 키메라 팔에 칠흑을 불어넣었다.
“이야기는 원점으로 돌아왔군.”
니르티가 말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너 혼자 뭘 할 수 있단 거지?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결사’의 승리가 유력해져.”
[지금부터 하나하나.]시몬이 입꼬리를 올렸다.
[내 승리가 유력해지도록 바꿔 나갈 생각이야.]쏴아아아아아아아아-
그 말이 끝나는 순간,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 대량의 모래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잊었어? 던전주를 우리가 데려갔다는 거.]헤르세바가 만든 던전의 지속시간이 끝난 것이다. 모래가 걷히고, 힘을 다 썼는지 축 늘어진 지팡이 헤르세바가 나타났다.
그 뒤에는 조각난 던전주의 몸뚱이가 보였다. 살점 곳곳에 무수한 검은 깃털과 모래가 뒤섞여 있었다.
니르티의 표정이 굳었다.
‘내 연구로 강화한 던전주를……!’
‘당연히 헤르세바와 아케뮤스가 이길 줄 알았지.’
던전주를 고깃조각으로 만들었지만, 던전이 파괴되지는 않았다.
이건 던전주를 다른 공간으로 데려갔을 때, 던전에 균열이 일어나지는 않는 걸 보고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다.
거기에 아직 던전주는 살아 있다. 불사의 능력이 발동하며 살점이 회복되려 하고 있었지만, 중간에 낀 아케뮤스의 저주 깃털이 그것을 봉쇄하고 있었다.
‘완전히 회복 불능으로 만든다면!’
탓!
시몬이 바닥을 걷어차며 던전주에게 돌진했다.
니르티 또한 칠흑을 박차고 날아올라 던전주의 앞을 가로막았다.
꽝!!
대검과 키메라의 팔이 정면으로 부딪쳤다.
굉음과 함께 두 사람이 동시에 주르륵 밀려나고 니르티가 왼팔로 마법진을 펼쳤다.
“연구 중지. 코드 해제. 전원 발진!”
그녀가 마법진을 발동하자, 사방에서 쨍! 쨍! 하고 실험관 깨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내 관 안에 갇혀 있던 키메라들이 모조리 밖으로 뛰어나왔다.
-크르륵!
-케에에에에에!
키메라들은 나오기 무섭게 시몬을 향해 적의를 뿜어내며 몰려들었다.
‘뭐, 당연히 물량으로 밀어붙일 생각이겠지.’
시몬이 기합을 내지르며 앞으로 뛰어나갔다.
쩌엉!
대검을 위로 올려 젖히자, 키메라 하나가 두 동강 나며 갈라졌다.
스릉! 스릉! 스릉! 스릉!
하얀 궤적이 연신 허공에 그어지며 몬스터들이 절삭당한다.
그러나 검의 궤적을 비집고 튀어나온 들소 키메라가 시몬을 들이박았다. 시몬의 몸이 큰 충돌음과 함께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
“놈을 죽여!”
두두두두두두두!
니르티의 고함에, 연구실의 모든 키메라들이 시몬 주위에 일어난 흙먼지 속으로 돌진했다. 동시에 시몬의 팔이 들어 올려졌다.
스르르르르릉!
흙먼지가 무수한 에메랄드빛 검광으로 조각나 그어지더니, 풍압으로 날아간다.
척! 척! 척! 척!
흙먼지를 가르며 청록빛 검을 들고, 망토를 휘날리는 스무 기의 스켈레톤들이 시몬의 옆으로 걸어나왔다.
[나를 따르라.]시몬이 앞장서고, 친위대가 청록빛 궤적을 그리며 뒤따랐다. 어두운 공간에서 형광빛이 번쩍일 때마다 키메라들의 몸이 쩍 쩍 갈라졌다.
‘어떻게 스켈레톤 따위로 키메라를?’
니르티의 입장에선 믿기지 않는 광경.
분쇄기에 들어온 고깃덩이처럼 키메라가 일방적으로 썰려 나가고 있었다.
보다 못한 니르티가 마법진으로 뭔가 신호를 보내자, 키메라들이 중간으로 모여들며 견고한 진형을 구축했다.
[그렇게 하길 기다렸어.]시몬이 아공간을 열었다. 동시에 친위대 몇 기의 몸에서 클라우드가 빠져나가더니, 아공간 앞에 마법진의 형태로 펼쳐졌다.
[나와라, 스켈레톤 나이트.]아공간에서 나온 다섯 기의 ‘스켈레톤 나이트’들이 고속으로 회전하며 뻗어나갔다.
그리고 친위대를 소모해 만든 마법진을 통과하는 순간.
콰아아아아아아아악!
청록빛 회오리들이 맹렬하게 전진하며 범위에 들어오는 키메라들을 모조리 갈아버렸다. 니르티의 입이 벌어졌다.
“저건 또 뭐야?”
친위대를 막으러 병력을 한 곳에 집중시킨 건 실책이었다.
거대한 회오리들이 거침없이 적진을 난자했고, 시몬과 다른 친위대들은 그 뒤를 안전하게 통과했다.
전력의 다수가 눈앞에서 증발하자, 니르티가 악몽처럼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전부 쏴!”
퍼엉!
펑!
후방에 있던 화력용 키메라들이 섬광이나 칠흑 투사체, 생체 포탄 같은 것들을 회오리에 쏟아부었다. 그 반동으로 스켈레톤 나이트의 회전이 멈추며 나자빠졌다.
[크윽!]친위대가 공격당하자, 주인인 시몬에게도 데미지가 들어왔다.
‘이 정도 한계는-’
시몬이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지도 않고 눈을 번뜩였다.
‘몇 번이고 뛰어넘는다!’
스켈레톤 나이트에 씌운 클라우드를 회수하고, 다른 친위대의 모든 뼈들이 시몬에게 집중된다.
친위대의 강점은 변화무쌍한 스타일.
시몬이 하늘을 박차고 날아오른다.
피어의 본 아머에 친위대의 비행모드까지 더해진다. 시몬의 등 뒤에서 클라우드가 부스터처럼 뿜어져 나오며 공중으로 치솟았다.
허공에서 긴 청록빛 궤적이 지그재그로 그어지더니 순식간에 가장 전면에서 후방까지 도달해, 화력용 키메라들 수십 기를 일격에 베어냈다.
“너어어어!!”
가장 중요한 키메라들이 재생 불능으로 썰리자 니르티가 격분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시몬이 돌진하는 동시에 클라우드를 모아 활의 형태로 바꾸었다.
검은 화살이 빛살처럼 날아가 니르티의 팔에 꽂히고, 곧바로 새까만 먹물 같은 폭발이 일어나 주위를 뒤덮었다.
“크으윽!”
키메라 팔이 너덜너덜해지는 대가로 공격을 견뎌낸 니르티가 주르륵 밀려나고, 그사이 시몬이 굉음을 일으키며 그녀의 코앞까지 도달했다.
하얀 대검이 그녀의 머리 위에서 일직선을 그으며 내려온다.
쾅!
니르티가 걸레짝이 된 키메라 팔을 들어서 막아냈다.
[크흐흐흐!]‘!’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아까보다 내려치는 힘이 약하다. 이제 보니 본 아머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알맹이가 없다.
‘설마 또……!’
그녀의 고개가 돌아갔다.
‘이중 페이크!’
본체.
본 아머를 벗은 시몬이 등 뒤에서 완벽한 투척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다리가 앞으로 나오고 어깨와 골반이 비틀어지며 전신의 힘을 실어 던진다.
콰르르르르릉-!
대기가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빛줄기처럼 날아온 두 자루의 자줏빛 창이 니르티의 복부에 꽂혔다.
커헉!
그녀의 입에서 시커먼 피가 쏟아져 나왔다.
‘대체 오리지널이 몇 개나 있는……!’
“아직 멀었어!”
시몬이 연속으로 카오스 스피어를 뽑아 던졌다.
세 발, 네 발째 창이 그녀의 복부와 가슴에 꽂혔고 뒤늦게 키메라들이 그녀의 앞에서 몸으로 막아냈다.
타앗!
원거리 공격을 중지한 시몬이 맨몸으로 돌진했다.
니르티에게 페이크를 걸었던 피어도 다시 무수한 뼛조각으로 분해되더니, 시몬의 몸에 착착 입혀졌다.
본 아머가 입혀지는 순간, 시몬의 속도가 다섯 배로 빨라졌다.
콰콰콰콰콰쾅!
그가 휘두르는 파멸의 대검에 그녀의 앞을 가로막은 키메라들이 나가떨어진다.
‘뭐야 이놈은!’
니르티의 동공이 흔들렸다.
‘흐름을 읽는 눈, 전투센스까지. 이미 프로의 수준을 아득히 넘어섰어!’
아까 본 아머를 벗었을 때 보인 모습. 분명 이 녀석의 정체는 학생회장 시몬이었다.
‘경험부족? 아니었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선과 한계를 넘고 여기까지 온 거지?’
꽈드득!
재생 불능의 대검에 무참하게 썰려 나가는 키메라들을 바라보던 그녀가 입술을 강하게 깨물었다. 하지만 사선을 넘은 횟수라면 자신 또한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았다.
“와라!”
그녀가 왼손으로 새로운 주사를 들어 목에 꽂은 다음, 배에 박아넣은 영속 마법진을 발동시켰다.
촤르르륵!
촤르륵!
배에서 촉수 같은 것이 뿜어져 나오더니 주위의 키메라들을 붙잡아 그녀의 몸에 턱턱 붙이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키메라를 베어 넘기며 니르티에게 오던 시몬이 걸음을 멈췄다.
‘이게 니르티가 마지막까지 아끼고 있던 한 수구나.’
팔다리를 키메라로 교체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원래대로 돌아가는 걸 포기하고, 백 기가 넘는 키메라와의 융합. 그녀의 몸이 머리만 남기고 가지각색의 살점으로 들끓었다.
[크흐흐! 미친 게 네크로맨서의 미덕이라고 한다만, 이건 정말 제정신이 아니군!]피어도 혀를 내둘렀다.
시몬은 대검을 붙잡고 숨을 헐떡였다. 그녀의 몸이 더 커지고 완전해지기 전에 목을 베어야 했지만.
‘무리하게 움직인 반동이……!’
지금까지 무수한 군단을 컨트롤하며 지하 3층까지 돌파했고, 클라우드 기술에 혼돈기까지. 할 수 있는 건 전부 쏟아부었다.
시몬은 간신히 다리에 힘을 주어 움직이게 했다.
그러나 몇 걸음 걷는 게 고작. 니르티는 점점 더 크고 강해지고 있다.
‘슬슬.’
시몬이 숨을 헐떡이며 위를 올려다보았다.
‘올 때가 됐는데.’
물론 비장의 수를 숨겨두고 있는 건 니르티 만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정신없이 싸우는 사이, 니르티의 연구실 천장에는 커다란 금이 적쩍 가 있었다.
그녀가 위를 신경 쓰지 못하도록 시몬은 계속 큰 소음을 내가면서 싸웠다.
앞으로 딱 한 방.
콰아아아앙-!
정확한 타이밍이었다. 굉음과 함께 연구실 천장이 완전히 박살 나며, 주먹을 내지른 자세의 소년이 보였다.
[하하하하! 기다렸어? 시몬!]위층에서 칼을 찾으러 갔던 프린스, 그리고 카쟌이 떨어졌다. 그들의 옆에는 거대한 실험관 하나가 있었다.
“무사해서 다행이다 시몬!”
[우리가 칼을 찾았어!]두 사람이 바닥으로 내려왔다.
프린스가 즉시 주먹을 움켜쥐더니, 실험관을 부쉈다. 노란색 액체가 줄줄 새더니 그 안에서 흐물거리는 액체가 튀어나왔다.
칼의 본체였다. 무언가를 갈구하듯 연신 흐물렁거리고 있었다.
[소년! 지금이다! 칼의 남은 절반을 꺼내라!]“네!”
시몬이 아공간을 열고, 원래 가지고 있던 칼의 몸을 꺼냈다. 이내 두 칼의 몸이 기다렸다는 듯 서로 뭉쳐져 합쳐지기 시작했다.
꾸르르르르륵!
두 몸이 하나로 돌아오며, 중앙에 코어로 보이는 게 일렁였다. 그것을 중심으로 바닥을 네 발로 단단하게 디디며 거대한 개의 형상으로 변해갔다.
‘이게!’
시몬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질병의 마수, ‘칼’의 진짜 모습!’
마치 녹색의 가스와 불꽃으로 휘감긴 모습이었다.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몸의 형태가 흐릿하게 보였다.
[처음 대면한 존재여! 나를 끝없는 고통에서 해방해 주어 고맙다.]시몬이 눈을 깜빡였다.
‘처음 본다고?’
아무래도 본체는 분신에 대한 기억이 없는 것 같았다.
“어때, 몸 상태는 괜찮아?”
[아니.]칼은 묵묵히 고개를 저었다.
[나는 이미 늦었다.]“음?”
[놈들에게 온 힘을 쥐여 짜여서 지금 이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다. 곧 완전히 소멸하겠지.]시몬의 동공이 급격히 흔들렸다.
“네 분신이 말했던 거랑 이야기가 다르잖아!”
[미안하군. 내 분신은 아무 상황도 몰랐을 거다. 본체인 날 구하는 게 최우선이었을 테니.]칼의 시선이 피어의 두개골에게로 향했다.
[피어, 나는 이제 곧 소멸한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겠지?] […….]피어의 눈에 안광이 번뜩였다.
[진심이냐? 칼.] [컹컹! 시치미 떼긴! 네놈이라면 이렇게 될 줄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지 않나.]쿠국!
건물 수십 층 높이의 니르티가 거대한 주먹을 들어 올리더니, 시몬 일행을 향해 내질렀다.
[다들 뭐 해! 오랜만에 만나서 좋은 건 이해하는데 한가하게 수다나 떨 때야?]프린스가 공중으로 치솟아 ‘히든카드 펀치’를 날렸지만, 힘과 질량이 달렸다. 프린스의 몸이 역으로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
“프린스!”
[서둘러라 피어! 그리고 인간!]칼이 입을 벌렸다.
[이대로는 전부 끝이다! 저 여자를 이기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 없어!]“피어! 뭘 해야 하는 건데요?”
[…….]피어는 사념으로 시몬에게 상황을 전달했다. 이번에는 시몬의 동공이 흔들렸지만, 이내 꾸욱 눈을 감았다.
시간을 끌 여유는 없었다.
“미안해. 칼.”
시몬이 파멸의 대검을 들어 올렸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컹컹! 피어가 선택했다면 리처드의 아들인가? 답지 않게 감성적이군!]칼이 시몬의 앞에 섰다.
[나는 놈들에게 무수히 착취당하고 고갈됐다! 이젠 지쳤다. 네가 날 위한다면, 네 손으로 날 거두어들여라!]시몬이 고개를 끄덕였다. 칼의 가슴이 벌어지며 코어가 드러났다.
칼은 이제 오래 버티지 못한다. 하지만 칼의 힘을 회수하는 방법은 있다.
“잘 가, 칼.”
파멸의 대검이, 칼의 코어를 꿰뚫었다.
칼은 홀가분한 웃음을 흘리더니 몸이 액체로 변했다.
쭈우우우욱-
그러고는 시몬이 든 파멸의 대검을 향해 빨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한 힘이 전달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무슨!’
시몬의 팔이 부들부들 떨렸다.
‘힘이 주체가 안 돼.’
이내 칼의 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파멸의 대검에 옅은 녹색이 깃들었다.
[한 번만 설명할 테니, 잘 들어라 소년!]피어가 말했다.
거대한 니르티의 발길질에 카쟌이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이제는 시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는 지금부터 칼의 힘을 쓸 수 있다!]화아아아아아아악!
파멸의 대검에 녹색의 연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하늘을 향해 울부짖는 개의 형상을 이루었다.
“후읍!”
작동법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칠흑을 대검에 집중시킨 시몬이 힘껏 대검을 바닥에 박았다.
꿀렁- 꿀렁-
대검을 중심으로 반경이 이질적인 독의 늪으로 바뀌었다.
니르티의 걸음이 늪에 빠지며 느려지고, 그와 동시에 늪에서 수백의 작은 개들. 칼의 ‘분신’들이 솟아올랐다.
시몬이 소리쳤다.
“쏴!”
투콱! 투콱! 투콱! 투콱!
수백의 분신들이 입에서 질병 효과가 있는 독극물들을 연사했다.
독극물이 끼얹어지자, 니르티를 이루고 있는 키메라의 몸뚱이가 제각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니르티가 자신의 몸을 컨트롤을 하지 못하며 마구잡이로 몸부림치고 있다.
‘아직이야!’
시몬이 대검 끝을 늪에 박고 달려가다가 힘껏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
독의 늪이 대검을 휘두른 방향으로 뻗어 나가더니 마치 뱀처럼 니르티의 거구를 휘감아 강제로 바닥에 주저앉혔다.
“괴, 굉장한데요!”
새로운 힘에 시몬이 탄성을 터뜨렸다. 피어가 클클 웃었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칼이 가진 능력의 핵심은 따로 있지! 알고 있지 않나?]피어의 시선이 던전주의 조각난 시체로 향했다.
[그 검으로 던전주를 파괴하고, 이 던전을 손에 넣어라! 소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