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568)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568화
“…….”
90층을 지키는 경비들은 바짝 긴장한 얼굴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끔찍한 괴성을 토해내던 그 깃털괴물은 한번 격추된 이후 올라오지 않고 있었다.
지켜보던 한 경비가 입을 열었다.
“추격대를 보내겠습니다.”
“아니.”
책임자인 선임 네크로맨서는 고개를 저었다.
“우리의 임무는 90층을 지키는 것뿐이다. 다른 건 생각하지 마라.”
“예!”
아래를 내려다보는 선임 네크로맨서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분명.’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그 깃털괴물이 격추당할 때, 마치 세포가 분열하는 것처럼 뭔가를 뱉어내는 게 보였다.
뭘 밖으로 내보낸 걸까. 이들의 목적도, 수단도 알 수가 없으니 경계를 늦출 때는 아니었다
쿠웅-!
잠시 후, 그의 예상은 정확히 적중했다.
쿠우웅!
콰아아아앙!
아래에서 쇳덩이가 부딪치는 충돌음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얼마나 강한 충격인지 탑의 벽면이 떨릴 정도였다.
90층의 경비들이 바짝 긴장했다.
“이상현상인가?”
“아래층에서 나는 소리인 것 같은데.”
폭음이 점점 더 격렬해지고, 가까워지고 있었다. 경비들이 동요하자 선임 네크로맨서가 그들을 돌아보았다.
“진정해라. 전원 제자리를 사수하고 흑마법을……!”
그가 급히 말을 끊고 고개를 되돌렸다. 대기가 갈라지는 굉음과 함께, 뭔가가 90층으로 날아와 벽에 부딪혔다.
벽에는 커다란 흠집이 생겼고, 그 아래 털썩 주저앉아 숨을 헐떡이는 남자가 보였다. 로브 차림에 얼굴은 가면으로 가리고 있었다.
하지만 경비들은 그에게 신경 쓸 틈이 없었다.
“피해애애애!”
90층으로, 난데없이 거대한 기둥과 파이프 따위가 날아오고 있었으니까.
쿠우우우웅!
콰아아앙!
날아온 기둥들은 90층 경비들이 서 있는 발디딤대를 박살을 내며 천장이나 벽에 틀어박혔다. 발밑의 디딤대가 사라진 경비들이 비명을 지르며 떨어졌다.
“기, 기르돈이다!”
기르돈이 하늘을 날아오고 있었다. 몇몇 경비들이 지팡이를 세우고 흑마법을 날려댔지만 기르돈은 마치 마법을 흡수하듯 맨몸으로 빨아들이고 있었다.
결국 상정하던 최악의 상황.
쿵!
기르돈이 90층에 발을 디뎠다.
[놈은 어디 있나.]그가 고개를 휙휙 돌렸다. 쓰러진 상아탑의 경비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코를 킁킁거리더니, 90층 내부로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슈쾅!
선임 네크로맨서의 지팡이 끝에서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흑빛 저주가 날아갔다.
기르돈도 저 공격만큼은 무시할 수 없었는지 대처했다. 그의 뒤통수가 중간이 텅 빈 도넛처럼 변해 저주를 그대로 흘려보냈다.
[의외로군.]뒤통수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 기르돈이 돌아보았다.
[상아탑에 이 정도 수준의 저주를 쓰는 자가 있었나.]저주를 발사한 선임 네크로맨서가 희미하게 웃었다. 아케뮤스를 격추시킨 장본인이었다.
“상아탑이 저주에 약하다고 생각하는 건 편견이지.”
기르돈의 안광에 살기가 피어올랐다.
[방해하지 마라! 키젠은 이 세상에서 깨끗하게 지워야 한다!]“시몬 폴렌티아라면 이미 아래층에서 우리 쪽 경비들이 몰아붙이고 있다. 뭔가 잘못 짚은 것 같은데.”
선임 네크로맨서가 든 지팡이 끝에서 칠흑이 일렁였다. 기르돈의 입에서 쇠 긁히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멍청한 상아탑의 개 같으니! 아까 그놈이 키젠이다!]“아까 도망쳤던 자가 정말로 시몬 폴렌티아라고 해도, 학생 한 명쯤은 상관없다. 절대로 최상층으로 보내면 안 되는 인물은-”
처억!
그의 지팡이가 기르돈의 머리를 겨누었다.
“바로 네놈이다. 공간의 죄악 기르돈.”
[방해하지 마라!]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강자가 흑마법을 퍼붓기 시작했다.
* * *
쿠우우웅!
콰아앙!
90층 입구에서 연신 전투의 소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시몬은 그러거나 말거나 앞으로 달리는 중이었다.
[크흐흐! 계획대로 잘 풀렸군! 기르돈과 상아탑 놈들이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다!]‘네, 그러게요.’
시간의 유령이 준 힌트가 주요했다. 그는 88층에 토끼 가면 표시로 기르돈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공간계 흑마법을 다루는 기르돈은 탑의 시공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경비들의 입장에서는 절대로 보내서는 안 되는 인물이었으리라.
어쨌거나 경비들과 기르돈이 피 터지도록 싸우는 사이, 시몬은 시간의 유령이 남긴 토끼 가면 표시를 따라 이동하고 있었다.
‘여긴가?’
90층의 한 방에 토끼 가면이 걸려 있었다. 시몬이 즉각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그냥 평범한 집무실 같은 공간이 보였다.
아무것도 없었다.
전체적으로 주위를 한번 둘러보니, 방의 벽면 한쪽에 불룩하게 튀어나온 벽이 있었다. 바로 그 벽에 토끼 가면이 걸려 있었다.
시몬이 침착하게 벽면을 손바닥으로 훑고 있는데.
-90층에 침입자가 있다!
-찾아라! 어떻게든 찾아!
문밖에서 소란스러운 외침이 들렸다.
‘역시 그냥 내버려 둘 리가 없지.’
아무래도 기르돈과 싸우고 있는 90층의 경비들이 다른 층에 지원을 요청한 것 같았다.
들키기 전에 서둘러야 했다.
시몬이 필사적으로 벽면을 매만지는 도중, 벽 대신 뭔가 까끌까끌한 유리 같은 게 만져지는 구간이 있었다.
결계였다.
스릉!
시몬이 즉시 파멸의 대검을 들고 결계를 찢자, 벽면 한쪽에 마법진이 보였다. 원래는 봉인이 걸려 있었지만, 시간의 유령이 미리 풀어놓은 듯 마법진의 봉인들이 제거되어 있었다.
‘이거다.’
시몬은 그저 그 위에 손바닥을 올렸다.
쿠르르르!
벽면의 벽돌들이 숭숭 안으로 들어가더니 이내 작은 공간이 만들어졌다.
‘아.’
숨겨진 벽난로였다.
시몬이 몸을 굽혀 벽난로 안을 보자, 위로 갈 수 있는 구멍이 뻥 뚫려 있었다.
‘시간의 유령만 아는 비밀통로!’
시몬은 즉시 두 다리에 칠흑을 일으킨 다음, 벽난로를 올라가기 시작했다. 피어의 본 아머를 입고 있으니 벽을 타는 것도 전혀 힘들지 않았다.
벽난로의 출구는 알아서 닫혔다. 이내 주위가 짙은 어둠으로 뒤덮였고.
덜컥!
우르르르!
거의 동시에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며, 소란스러운 발소리들이 들렸다. 상아탑주의 병사들이 들어온 것이다.
시몬은 잠시 움직임을 멈춘 채 숨도 쉬지 않고 기다렸다.
“없는 것 같습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해!”
다시 우르르 밖으로 나가는 발소리가 들렸다. 시몬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다시 움직였다.
‘이 통로로 이동하면, 얼마나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거지?’
다섯 층 정도만 스킵할 수 있어도, 나머지 다섯 층은 시몬의 힘만으로 해볼 만했다. 기왕 사태가 개판 났으니 군단장의 힘까지 제대로 쓸 생각이었다.
그렇게 시몬이 벽난로의 꼭대기까지 도달하니, 끝이 막혀 있었다.
‘흠.’
시몬이 손등으로 천장을 툭툭 두들겨 보았다. 그러다가 다리를 좌우로 쭉 벌려 벽을 딛고 몸을 단단하게 고정한 다음, 두 팔을 천장에 대고 제대로 힘을 주었다.
그그그극-
마치 돌이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천장이 들렸다. 한번 힘을 주니, 시몬이 더 손쓰지 않아도 천장이 알아서 올라갔다.
어둠 속에서 빛이 새어 나왔다.
‘다행이다.’
시몬은 먼지투성이가 되어서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리고.
‘……!’
목도하고 말았다.
중앙에 떡 하니 놓여 있는 커다란 시계. 그것은 얼음으로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설마 이게.’
확실했다.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이자, 300년 전의 상아탑주가 목숨을 걸고 봉인했다는 그 유명한 던전주. ‘얼어붙은 시계’였다.
‘그렇다는 건.’
여기가 바로 ‘100층’이었다.
시몬이 팔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금 탈출한 벽난로의 구멍은 닫혀서 다시 반듯한 바닥으로 돌아갔다. 구멍은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춥네.’
시몬이 제 팔을 스르륵 쓸었다. 입김도 뿌옇게 나온다.
얼어붙은 시계에서 흘러나오는 냉기 때문인 것 같았다. 냉동창고처럼 곳곳에 서리가 껴 있었다.
시몬은 잠깐 주위를 둘러보다가 입을 열었다.
“약속대로 꼭대기 층까지 왔어요! 어디 있어요?”
시몬이 시간의 유령을 불렀지만, 주위는 잠잠했다.
100층으로 오는 비밀통로까지 알려줘 놓고선, 정작 본인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몇 차례 시간의 유령을 불러보던 시몬은 결국 포기하고 다시 얼어붙은 시계를 보았다.
‘이걸 뭘 어떻게 하란 거지?’
원래 계획보다 이틀 일찍 올라왔다. 아직 봐야 할 메이린과 세르네의 과거가 더 남아 있었고, ‘상아탑의 비밀’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
‘지금까지 본 것만으로도 판단해야 하는 건가?’
스릉!
일단은 파멸의 대검을 세워 들었다.
메이린과 세르네의 과거에서 이 ‘얼어붙은 시계’에 관한 정보는 없었다. 우선은 맨손으로 만지면 위험할 것 같으니 조심스럽게 검 끝으로 얼음을 건드려 보았다.
‘단단해……!’
파멸의 대검으로도 잘리지 않았다. 톱질하듯 위아래로 슥삭슥삭 움직여봐도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이건 파괴할 수 없는 광석이다.
그렇다고 열을 써도 녹을 것 같지도 않다. 시몬은 복잡한 수수께끼 앞에서 고민하는 학자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
“어머, 드디어 주연이 등장했네요.”
또각- 또각-
이곳 100층에 인기척과 함께 구둣발 소리가 들렸다. 시몬은 화들짝 놀라며 전방을 보았다.
저 멀리 어둠이 내려앉은 곳에서 누군가 다가오고 있었다. 시몬은 특유의 실루엣만으로도 누군지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상앗빛 머리카락을 흔들고, 새하얀 깃털들을 휘날리며, 위엄 넘치는 여왕같은 걸음걸이로 등장한 소녀.
“……세르네.”
“후훗. 오랜만이네요.”
그녀가 빙긋 웃으며 치맛단을 붙잡아 우아하게 인사했다. 시몬은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입을 열었다.
“아직 파견평가 중일 텐데. 네가 어째서 여기 있는 거지?”
“시몬도 차암~ 새삼스럽게.”
그녀가 윙크했다.
“내가 일탈하는 게 어디 한두 번인가요? 저번 임무 평가 때도 내 임무는 내버려 두고 시몬을 보러 타라도스로 갔었잖아요. 그거랑 같은 경우라고 생각해 주세요.”
“…….”
시몬은 짧게 한숨을 쉬고는 입을 열었다.
“둘러 말하지 않고 물을게. 너와 상아탑주는 한패야?”
“네.”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한 대답에, 시몬은 가슴이 철렁했다.
“그럼 이번엔 이쪽이 질문할 차례에요.”
그녀의 희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시몬의 가슴을 가리켰다.
“시몬과 키젠 본부는 한패인가요?”
“…….”
시몬이 입술을 깨문 채 반응하지 않자 그녀가 혓바닥을 날름거렸다.
“예를 들면 우리 몰래 탑의 정보를 캐가는 스파이라거나.”
그녀는 전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묻는 건 일종의 피아식별. 우리는 적이다. 세르네는 그렇게 말한 거나 다름없다.
시몬도 더 숨길 생각은 없었다.
“키젠 본부에서는 상아탑이 수상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생각해.”
“네, 맞아요.”
너무 순순히 인정하니 오히려 시몬 쪽이 얼이 빠졌다. 세르네가 손을 들어 올렸다.
“시몬도 우리의 계획이 궁금해요?”
움켜쥔 손을 펼치니 하얀 깃털 몇 장이 구겨져 있었다. 그녀가 후 하고 바람을 불자, 깃털들이 날아가 허공에 이런저런 그림을 그렸다.
“시몬도 첫날에 ‘관광열차’를 타봐서 알죠? 본래 상아탑은 2,000년 동안 대륙 전역을 이곳저곳 옮겨 다녔어요.”
깃털들이 만들어낸 형상은 그림이었다.
정글에 있는 상아탑.
섬 한가운데에 있는 상아탑.
사막에 있는 상아탑 등, 전부 시몬이 관광열차에서 본 그림들이었다.
“천 년 넘게 상아탑 세력의 본진으로 쓰였던 이 탑에는 사실 ‘이전 기능’이 있었어요. 덕분에 상아탑은 30년에 한 번꼴로 위치를 옮겨 다녔죠.”
“…….”
“그런데 상아탑에서 풍부한 마정석 재료를 확보하겠답시고 이곳, 암흑연합의 끝자락으로 이사 온 뒤에 그 ‘던전 게이트’ 사태가 터져 버렸어요.”
그녀가 손을 내리자, 허공에 띄워놨던 그림들도 사라졌다.
“사태는 수습됐지만, 탑 내부의 이전 마법은 물론 기록해 둔 수많은 마법이 사라지고 엉망이 됐죠. 상아탑은 결코 ‘홈’을 버릴 수 없었어요. 결국 바로 근처에 새로운 탑을 세웠고, 원래 이 지역에 살던 원주민들을 받아들여 기술을 주고 건물을 짓게 했죠.”
“그게 지금의 상아탑 광역권이 됐구나.”
“맞아요.”
그녀가 천천히 걸어가더니 ‘얼어붙은 시계’를 향해 손을 뻗었다. 시몬이 움찔하며 소리쳤다.
“잠깐 세르네! 함부로 만지면 동상에……!”
그녀는 빙그레 웃더니 얼어붙은 시계를 맨손으로 만졌다. 극도로 차가울 텐데도,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얼음을 쓰다듬고 있었다.
“역시 시몬은 상냥하네요.”
그녀가 여우 같은 눈웃음을 흘렸다.
“그런 한결같은 점이 싫지 않다니까요?”
“…….”
시몬이 입술을 꾸욱 깨물었다. 그녀는 얼어붙은 시계에서 손을 떼고 뒷짐을 쥔 채 등을 돌렸다.
“다시 현재로 돌아오죠. 상아탑은 시간의 탑의 이전기능을 마침내 복구했어요.”
“……뭐?”
“그리고 상아탑에는 원대한 계획이 있었어요. 나랑 메이린이 태어나기도 전에 있었던 탑의 최중요 계획이죠.”
우리들의 진정한 ‘홈’.
시간의 탑으로 돌아간다.
하필이면 게이트 사건 이후에, 네크로맨서와 프리스트의 시대가 열렸고 대륙은 양분됐다.
그렇게 상아탑은 암흑연합에 갇혀 버린 채 키젠의 뒤꽁무니나 보는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상아탑이 다시 탑을 이동시킬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우리는 중립지대로 갈 거예요, 시몬.”
상아탑 세력은 중립지대의 이권을 위해 지난 수백 년간 꾸준히 공을 들여왔다. 중립지대의 거물들은 물론 심지어 신성연방 쪽과도 이야기를 끝냈다.
세르네가 그토록 원했던 대륙의 삼분지계(三分之計). 이제 상아탑은 중립지대로 이동하여 그곳을 장악할 것이다.
현재 중립지대는 암흑연합과 신성연방의 전쟁터로 변질된 상태였다. 중립지대의 주민들이 느끼는 분노와 피로감은 대단히 컸다.
그렇기에 상아탑은 막대한 자금과 기술력으로 중립지대를 지금의 상아탑 광역도시 이상으로 발전시키고,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 새로운 왕국을 대륙의 중앙에 세울 것이다.
신성연방과 암흑연합 사이에 위치한 새로운 강국의 탄생.
현재 중립지대가 ‘중립’인 건, 그들이 약하기에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이었지만, 상아탑 같은 강력한 세력이 중립을 자처하는 건 이야기가 다르다.
“두 개의 강대국과 하나의 중립국. 그러면 어떻게 되겠어요? 상아탑이 편을 들어주는 세력이 이기는 거예요! 우리가 스포트라이트를 쥐고, 킹메이커가 되는 거죠. 신성연방은 벌써 그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우리에게 손을 내밀고 있어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은 시몬의 동공이 흔들렸다.
“그게 지금……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상아탑은 진지해요. 300년 넘게 중립지대에 공을 들였어요. 하지만 저와 아버님, 그리고 권력을 잡고 있는 소수의 급진파 사람들의 생각은 조금 달라요.”
“뭐?”
“중립지대 이전에 성공해도, 키젠에 굽신굽신해야 하는 꼴은 똑같잖아요? 시몬의 말대로 너무 낙관적인 계획이기도 하구요. 그런 건 싫어요. 사실 급진파의 진짜 목적은 대륙 이분지계.”
그녀가 입꼬리가 올라갔다.
“우리는 시간의 탑을 로크섬 한복판으로 옮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