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677)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677화
북부에서 가장 깊고 어두운 곳.
자갈과 흙먼지가 우박처럼 쏟아져 내리는 검은 구멍 속에서, 사령관 로마리오가 숨을 헐떡이며 내려가고 있었다.
“허억! 후욱! 비켜라!”
그가 거칠게 검을 휘두르자 좀비의 머리가 날아갔다.
치열한 전투를 거친 듯 그의 몸은 성한 곳이 없었다. 갑옷은 부서지고, 무기는 날이 나갔다. 특히 투구가 깨진 이마 부위에 피가 철철 쏟아지고 있었다.
로마리오는 단신으로 지하를 내려가고 있었다. 동료인 크로노스와 볼드몬트 백작은 물론 다른 병사들도 없었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들었다.
이곳은 어비스.
프로스트 필드를 지배하는 북신이 사는 곳이다. 얼마나 깊은 곳까지 들어왔는지 알 수 없었지만, 등줄기에 자꾸만 오한이 돋았다.
로마리오는 자신이 세상의 끝에 들어와 있다고 생각했다.
‘아직 늦지 않았다.’
그가 결연한 얼굴로 검 손잡이를 힘주어 붙잡았다.
‘북신만 벤다면 모든 걸 만회할 수 있어.’
북신이 강한 이유는 사념으로 수많은 언데드들을 다스릴 수 있기 때문.
하지만 본체의 전투능력은 없다.
놈을 찾아서 이 검을 꽂기만 하면 이쪽의 승리다. 연신 언데드를 베어나가던 로마리오가 마침내 목적지에 온 것을 깨닫고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여기로군.’
어비스의 밑바닥.
그중에서도 무수한 혈관들이 향하는 곳. 로마리오가 언데드를 베며 망설임 없이 나아가고 있는데.
콱!
예상치 못한 일격이었다.
바닥을 기어 다니던 좀비 하나가 로마리오의 다리를 물어뜯은 것이다.
“크훕!”
로마리오의 무릎이 거칠게 꺾였지만, 즉각 팔꿈치로 좀비의 머리를 터뜨렸다.
살갗이 패고 뼈가 살짝 보일 만큼 심하게 물렸으나, 이를 악물고 다시 일어나 걸었다.
‘북신이 눈앞에 있다!’
깊이 들어오면 들어올수록 북신을 지키려는 언데드가 많아진다는 점이, 로마리오에게는 더더욱 강한 확신으로 다가왔다.
무수한 적을 없애며 마침내 혈관들이 뭉쳐 있는 곳. 어비스의 가장 깊은 곳에 들어온 그는 붉은 커튼처럼 드리워진 혈막을 걷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
절망했다.
손에 쥔 검 끝이 파르르 떨리다가 바닥에 절그럭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전신에 힘이 쭉 빠졌다.
-캬아아아아아악!
뒤따른 좀비 떼가 그의 목을 물어뜯었다.
* * *
이른 새벽.
“진군이다!”
드디어 출정 당일이 되었다.
뿔피리 소리가 울려 퍼지며 북부의 모든 병력이 프로스트 필드를 향해 진군했다.
북부군, 대공의 2군단, 그리고 시몬의 7군단까지.
모든 전력이 삼형제를 잃은 북신의 마지막 숨통을 끊기 위해 나아가고 있었다.
“긴장되느냐.”
병력의 선두.
말을 몰고 있던 대공이 그렇게 물었다. 오른편에 있던 시몬이 옆머리를 긁적였다.
“긴장이 안 된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북부의 운명이 걸린 마지막 전투.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몬은 키젠에 연락해서 복귀일을 미리 조금 늦춰두긴 했다. 지금은 눈앞의 싸움이 가장 중요했으니까.
“우리가 도착할 즈음엔 모든 전투가 다 끝나 있을 수도 있습니다, 대공.”
못내 미련이 남았는지, 대장군 가니로가 찝찝한 표정으로 말했다.
“북신의 시신에 칼로스의 깃발을 꽂고 시시덕거릴 왕국군 놈들을 생각하면…….”
“귀장은.”
대공의 맹금류 같은 날카로운 눈이 치켜떠졌다.
“북신의 죽음보다 더 중요한 게 있는 것 같군. 북신이 죽었다면 기뻐해야지. 그깟 체면과 공적이 더 중요하느냐?”
가니로가 찔끔하며 시선을 피했다.
“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그저 수백 년의 긴 싸움을 끝맺는 건 우리 북부인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물론 나도 내 검으로 북신의 숨통을 꿰뚫고 싶은 마음은 절실하느니라. 하지만 일의 경중을 혼동하지 말라. 귀장은 로마리오 사령관의 일만 관련되면 특히 그러는군.”
가니로의 얼굴이 벌게졌고, 시몬은 속으로 조용히 웃었다.
저 세상 무서울 게 없어 보이는 용감무쌍한 북부의 전사들도, 유독 대공에게만은 쩔쩔대는 모습이 신기했다.
시몬이 말했다.
“대공은 북신을 직접 본 적이 있어요?”
“없다.”
그녀가 말했다.
“다만 역대 대공 중에서는 북신의 앞까지 도달한 분들이 몇 분 있다고 들었느니라. 그분들의 이야기로 북신의 생김새나 능력에 대한 정보들이 전해 내려오고 있지.”
“……아.”
“물론 북신의 앞까지 도달한 대공은 있어도, 녀석의 숨통을 끊은 대공은 없다.”
그녀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다.”
시몬이 활기차게 대답했다.
“네!”
“크흠.”
그녀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이제 말을 몇 번 나눌 정도는 됐지만, 가끔 저런 반응이다. 시몬이 고개를 갸우뚱했고, 몇몇 뒤따르던 장군들이 화르르 불타는 눈으로 시몬을 노려보는 모습이 보였다.
“지금부터는 말을 아끼고 수분을 보충해 두거라.”
대공이 말했다.
“산을 넘어야 하니까.”
가파른 설산이 눈앞에 무수히 펼쳐져 있었다.
* * *
눈 덮인 설산을 오르는 건 쉽지 않았다.
기온은 뚝 떨어졌고, 갈수록 매서워지는 눈보라 때문에 시야도 좁아졌다. 무엇보다 가파른 언덕에 발 한번 미끄러지면, 부딪힌 뒷사람과 함께 영영 돌아올 수 없는 낭떠러지로 직행이다.
“으아아아아!”
마침 두 전사가 까마득한 설산에서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시몬은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끼며 괜히 돌부리를 더 힘주어 움켜쥐었다.
“서둘러라!”
대공이 목청을 높이며 병사들을 다독였다.
“군단의 언데드들은 저 멀리 앞서가고 있는데, 북부의 전사들이 뒤처져서 되겠느냐!”
“예!”
대공은 이곳 북부에서 신앙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녀의 외침 한 마디 한 마디에 전사들은 힘을 얻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소녀가 끌어드릴까요?]“괜찮아, 에르제.”
시몬은 팔다리에 칠흑을 일으켜 쑥쑥 절벽을 올라가고 있었다. 시몬은 설산 등반에 자신이 있었지만 에르제베트가 위험할 수 있다며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서로의 몸을 거미줄로 연결했다.
그리고 함께 앞으로 나가는데, 자꾸만 그녀의 뒷모습이 시야에 들어와 멈칫멈칫했다. 그때마다 귀신같이 눈치챈 에르제베트가 쿡쿡 웃었다.
뭔가 의도된 듯한 상황에 당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시몬은 열심히 움직였다.
[밀어줄게!]아공간에 들어가 있으랬더니, 기어이 밖으로 나온 헤르세바가 시몬의 등 뒤로 날아가 몸을 착 붙였다.
이내 지팡이에서 모래로 이루어진 팔이 생겨나 시몬의 등을 밀어주었다. 확실히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고마워. 헤르세바.”
[이 정돈 기본이지!]저번에 헤르세바의 ‘게하임’을 깨우친 뒤로 사이가 더 좋아졌다고 생각했다. 에르제베트가 앞에서 툴툴대는 모습이 보인다.
[크흐흐! 셋다 벌써 힘을 빼지 마라.]먼저 올라가 있던 피어가 말했다. 사람들 눈에 띄지 않기 위함인지 갑옷을 입고 있었다.
시몬이야 주위 동료들의 도움을 받고 있었지만, 일반 전사들은 죽을 맛이었다. 이탈자가 몇 명이고 발생했다.
-혹한에 꺾이지 말도록!
-다리를 움직여라!
그래도 이런 극한 상황에서 ‘북부의 긍지’는 도움이 되었다.
다들 죽을힘을 다해 산을 올랐다.
-대공께서 앞서나가시는데 무얼 하느냐!
-대공께서 후열을 기다리느라 걸음을 멈추셨다! 더 속도를 내라!
거기에 대공의 이름이 나오면, 눈에 힘이 빠져 있던 병사들의 눈에 다시 불길이 치밀었다.
북부군의 위용이었다. 확실히 이런 군대는 암흑연합 어디에도 없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며칠을 꼬박 이동하면서 고생고생한 끝에.
“다 올라온 것 같구나.”
앞서 걸어온 대공이 턱을 치켜들며 아래를 보았다. 시몬과 대장군 가니로도 다가와 그 광경을 함께 보았다.
“아.”
시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산맥 아래로 피처럼 시뻘건 지역이 보인다. 셀 수도 없이 무수한 언데드의 둥지가 가득했다. 지금껏 바로 저기서 언데드들이 끝없이 공급되어 북부를 괴롭힌 것이다.
“다행입니다!”
가니로가 주먹을 꽉 쥐었다.
“왕국군이 보이질 않습니다! 역시 길을 못 찾은 것 같은 게 틀림없습니다!”
대공이 턱에 손을 얹고 어비스를 쭉 훑어 내려갔다.
“그건 아닐 것이다. 둥지가 붕괴된 흔적이 곳곳에 보면, 왕국군은 이곳까지 도달했다.”
“예? 그 말씀은…….”
“으아아아!”
그때 갑자기 뒤에서 비명이 들렸다. 대공과 시몬이 멈칫하더니, 서둘러 비명이 난 곳으로 다가갔다.
“무슨 일이느냐!”
대공이 말했다. 눈밭에 엉덩방아를 찧은 전사가 손끝을 벌벌 떨며 자신의 바로 앞을 가리키고 있었다.
“사, 사람이!”
눈밭에 파묻힌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길을 가다가 물렁물렁한 게 밟혀서 확인해 보니 사람의 얼굴이었다는 것 같았다.
대공이 인상을 구겼다.
“왕국군이군.”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랐는지, 전사는 충격이 커 보였다.
몇몇 동료들이 다가와 놀리듯 낄낄댔다.
“아주 계집처럼 소리 지르던데.”
“겨우 그 정도로 놀라면…….”
움찔!
그때 눈밭에 파묻힌 얼굴이 움직였다. 놀리러 왔던 전사들이 더 소스라치게 놀라며 자리에 엎어졌다.
움찔움찔!
머리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내 눈밭에서 퍽! 하고 팔이 올라왔다.
“언데드화되고 있군.”
스릉!
대공이 검을 뽑아 들었다.
“왕국군이긴 하나, 전쟁에 생판 타지에 끌려온 젊은 목숨이 안타깝구나. 편히 잠들거라.”
푸욱!
그녀의 검이 심장을 꿰뚫었고, 언데드화되던 병사는 축 늘어졌다.
그녀가 검을 뽑으며 제장들을 둘러보았다.
“준비해라.”
“예?”
“놈들이 온다.”
휘이이이이이잉-!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눈보라를 뚫고, 어떤 새까만 무리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구, 군대다!”
“북신의 언데드 병력이다! 대비하라!”
북부의 전사들과 군단의 언데드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진형을 구축했다. 대공과 시몬, 그리고 북부의 장군들도 앞으로 걸어 나왔다.
“쫄 필요 없다! 삼형제를 잃은 북신의 마지막 발악이다!”
“뭐가 나오든 쓸어버리자!”
“오오오오!”
고대하던 어비스 진출을 앞두고, 북부군의 사기는 드높았다.
모두가 함성을 지르며 사기를 더더욱 끌어올리고 있는 그때, 눈보라가 그치며 마침내 북신의 병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잠깐.”
“설마…….”
소름 끼치는 정적이 주위를 휘감았다.
펄럭-
구멍 뚫린 왕국기가 혹한에 휘날린다.
지익- 지익-
망가진 갑옷과, 죽은 군마, 뼈가 훤히 드러나는 상처와 얼어붙은 창자들이 보인다.
지익- 지익-
부러진 다리로, 망가진 관절로, 팔꿈치로.
각양각색의 움직임으로 기어오고 있다.
북부군은 숨 쉬는 방법도 잊은 듯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아.’
시몬의 동공이 흔들렸다. 피어가 클클클 웃으며 옆으로 걸어왔다.
[이건 마치 옛날 장미회군을 보는 기분이군.]북부군을 가로막은 군대는 다름 아닌.
“와, 왕국군……!”
지금 그들의 눈앞에 보이는 건, 이틀 전에 북신을 처치하러 갔던 왕국군들이었다.
전부 언데드로 변해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질 나쁜 악몽과도 같은 광경에 모두가 충격에 빠져 있을 때, 대공만큼은 표정에 변화가 없었다.
“북신의 언데드화 능력은 당연히 고려했다. 하지만 며칠 만에 이런 규모를 언데드화시키는 건 제아무리 북신이라도 불가능할 터인데.”
“빌어먹을!”
붉은 수염의 장군이 식은땀을 흘렸다.
“쓸모라곤 없는 왕국군 자식들! 잔머리 살살 굴려서 먼저 출군하더니, 이딴 식으로 우릴 방해해?”
“상관없다.”
스릉!
대장군 가니로가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 들었다.
“북신에 조종당하고 있으나, 언데드가 된 지 오래되지도 않은 개체들이다. 저런 송사리들은 간단히 쓰러트릴 수 있…….”
[과연 그럴까.]섬뜩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북부의 하늘이 붉게 일그러지더니 한 언데드가 툭 떨어졌다.
“!”
[아아.]뼈가 돋아난 살벌한 외형의 언데드가 흐느적거리는 몸으로 왕국군의 앞에 섰다.
그는 다름 아닌.
“크로노스!”
[완벽한 몸이다!]언데드가 두 팔을 벌렸다.
키이이이이이이잉!
그러자 영창 준비도 없이 흑마법이 발동되며 주위의 모든 언데드들에게 저주 효과가 적용되었다. 언데드들의 몸에 불길한 붉은빛과 푸른빛이 연달아 튀어 오르며 강화되기 시작했다.
[위대한 북신이시여!]언데드가 광소했다.
[북신께서는 내게 무한의 육체, 바다 같은 칠흑, 그리고 망자의 군대를 주셨다. 나는 비로소 극의에 달했다!]그가 마법진을 일으킬 때마다 언데드들이 연달아 강해졌다.
“뭘 하는 거냐 네놈!”
가니로가 격분한 얼굴로 앞으로 나왔다.
“전투에서 패배해 죽었으면 얌전히 사라져라! 인간으로서의 이성도, 긍지도 잃었나! 부끄럽지도 않느냐!”
[응? 부끄러울 리가!]크로노스가 껄껄 웃으며 바들바들 떨었다.
[이거야! 이거라고! 내가 평생을 바라고 원했던 힘! 북신님의 힘으로, 나는 이제 군단장과 같은 존재가 됐다! 수를 초월하여, 북신의 뜻에 따라 모든 언데드를 지배할 것이다!]그가 팔을 펼쳤다.
[북신의 새로운 삼형제를 소개하마!]저벅.
저벅.
모두의 고개가 돌아갔다. 산 채로 뜯어먹힌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해골마를 타고 몸의 1/4만 남아 있는 기사가 걸어오고 있었다.
몸 곳곳에 팔이 달려 있었다. 뇌가 있어야 할 부분이 없고, 얼굴은 눈썹 아래로만 남아 있었다.
가니로의 눈이 시뻘겋게 충혈되었다.
“서, 설마. 로마리오!”
[죽…….]죽은 전선 사령관의 입이 열렸다.
[죽여줘…… 괴로워……. 죽여줘……! 죽여…… 꾸에에엑!]그의 목구멍에서 흥건한 타액으로 뒤덮인 손이 빠져나왔다. 그 괴기한 손이 허리춤에 찬 검을 뽑아 들었다.
[둘째야, 여전히 엄살이 심하구나.]크로노스가 클클클 웃어댔다. 로마리오가 휘청휘청하며 크로노스를 보았다.
[크로…… 노스…… 배신자……. 죽이…….] [어허, 전투 중에 진정한 주군을 만났을 뿐이거늘. 왜 내 뜻을 알아주지 못할까. 아! 그런데 막내는 왜 이렇게 늦…….]실실거리던 크로노스의 표정이 갑자기 진지해지더니, 팔을 앞으로 들었다.
쐐애애애애애애애애애액!
검은 직선이 쇄도했다.
대공이 긴 머리를 휘날리며 광풍의 화살을 날린 것이다.
크로노스는 두 팔을 들어 방어 마법진을 펼쳤다. 대공의 화살이 이에 부딪히며 고막이 터질 것만 같은 굉음이 터져 나왔다.
크로노스는 눈을 질끈 감고 있다가 떴다.
그리고 자신이 막은 게 믿기지 않은 듯 눈을 큼지막하게 떴다가, 이내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광소했다.
[하! 하하! 내가 막았다! 인류의 영웅의 일격을 한 번에 막았어! 이 몸으로 불가능한 건 없다!]크로노스가 자신의 새로운 힘에 감격하며 소리쳤다.
[다들 보아라! 내가…… 어?]쾅!
대공의 화살에서 나오는 빛이 한 번 더 번쩍이며 커졌다.
2단 강화. 마법진을 박살 낸 화살이 크로노스의 몸에 완벽히 꽂혔다. 망자의 신체가 단숨에 바스러지기 시작했다.
[잠……!]콰콰콰콰콰콰콰!
새까만 화살은 크로노스를 이끌고, 언데드 왕국군 군대를 반으로 가르며 계속해서 뻗어 나갔다.
모두가 입을 딱 벌리며 그 장면을 바라보았다.
대공의 화살이 기어이 크로노스의 몸을 뚫고 날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크로노스의 몸이 위와 아래로 분해되어 눈바닥을 뒹굴었다.
“전군, 두려워하지 말라.”
처억.
단 일격만으로 삼형제 중 하나를 날려 버린 그녀가 검은 투구를 들고 머리에 썼다.
검은 안광이 번뜩였다.
[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