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741)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741화
시몬 측과 레테 측 모두 무사히 고아원에 도착했다.
봉사활동 일정은 예전과 동일했다. 아이들이 깨기 전에 아침밥을 준비해야 했다.
“자, 자! 빨리 작전대로 하죠!”
오늘따라 기운이 넘쳐 보이는 레테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시몬이 웃음 지었다.
“왜 이렇게 들떠 있어? 레테.”
“으흐흐, 두 사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인데 제가 지금 안 들떠 있게 생겼슴까! 오늘은 리처드가 대쉬하겠죠?”
“그래 주셨으면 좋겠는데…… 아, 저기 온다!”
두말할 것 없이 바로 작전이 시작되었다.
머뭇머뭇 주방에 들어가려던 안나는 레테에게 떠밀려 장작창고에서 장작을 가져와 달라고 부탁받았다.
그녀가 장작더미 앞에 가서 장작을 빼내고 있는데.
“도와드리죠.”
리처드가 다가왔다. 그를 본 안나는 수줍게 시선을 내리깔며 인사했다.
“아, 안녕하세요 리처드.”
“좋은 아침입니다. 아일라.”
안나가 들고 있던 장작을 빼앗아 든 리처드는, 한발 늦게 안나의 모습을 제대로 보았다.
우르르르-
기껏 빼앗아 든 장작이 다시 바닥에 떨어졌다.
바람결에 휘날리는 아름다운 하늘색 원피스.
머리도 예쁘게 꼬아서 단장했다.
넓은 세상이 흐려지고, 그녀만이 눈동자에 또렷하다. 마치 그녀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는 것만 같다.
“괜찮으세요?”
안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왔다.
“다치지는 않으셨어요? 아, 여기 까졌…….”
“괜찮습니다!”
리처드는 그렇게 힘껏 대답하고는, 흐음 하고 민망한 헛기침을 했다.
“가시죠.”
두 사람은 장작을 들고 나란히 걸어가며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후후후.”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시몬과 레테가 조용히 두 사람을 훔쳐보고 있었다.
“잘되고 있는 것 같슴다! 아, 손도 잡았다! 어떡해요!”
흥분한 레테가 시몬의 등짝을 팡팡 때렸다. 가만히 있다가 괜히 얻어맞은 시몬이 그녀를 흘겨보았다.
“침착해. 레테.”
“아, 미안함다. 이런 건 처음인데 나도 모르게 과몰입하게 되네요. 이게 애들 키워가는 재미인가?”
레테는 진상 엄마처럼 두 손을 꽉 맞잡았다.
“안나 선생님 화이팅! 조금만 더 용기를 내세요!”
그리고 시몬과 레테가 숨어 있는 지점에서, 또 조금 떨어진 자리에.
이 모두를 훔쳐보고 있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안나 언니……!’
바로 이스라필이었다.
그녀는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벌벌 떨고 있었다.
‘새벽부터 왜 그렇게 부산스럽게 준비하나 했더니 이런 곳에……!’
고아 보호소의 봉사활동 자체는 문제 될 건 없다. 오히려 이런 건전한 활동은 이스라필 쪽에서 권장하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저 남자는 뭐냐고!’
뭔가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지 않은가.
천하의 숙맥이자 이성 관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안나가 남자라니!
‘크흡!’
이스라필은 울먹거리며 손수건을 물어뜯었다. 물론 언젠가 안나가 남자를 만날지 모른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게 지금이라니! 너무 일렀다. 아직 자신은 안나를 보내줄 준비가 되지 않았다.
질투심에 불타는 눈으로 리처드를 노려보던 이스라필의 시선이, 이내 레테 쪽으로 향했다.
‘순수하던 안나 언니께 이상한 물을 들이다니! 역시 레나가 모든 문제의 원인이야!’
“저기요!”
그때 고아원 원장이 뒤에서 불쑥 나타났다. 덤불에 숨어 있던 이스라필이 화들짝 놀라며 돌아보았다.
“네, 네?”
“봉사하러 오셨으면 놀지만 말고 좀 도와주셔야죠! 다른 분들은 다 일하고 있잖아요? 요즘은 왜 이렇게 시간만 때우려는 사람들이 많지?”
원장이 덥석 이스라필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아니, 잠깐만요! 저는 봉사하러 온 게 아니라……!”
“빨리 서둘러요! 관원 창고 청소부터 하시죠!”
이스라필은 그렇게 원장의 손에 강제로 끌려나갔다.
* * *
리처드와 안나는 이번 봉사활동 내내 붙어 다녔다.
음식 배식을 할 때도, 아이들과 놀아줄 때도 함께였다.
행복한 시간은 야속할 만큼 빠르게 지나갔고, 벌써 하루가 저물어가려 하고 있었다. 그래도 오늘은 1박 2일로 고아원에서 자고 가는 일정이었기에, 시간이 조금 남았다.
시몬과 레테는 설거지는 우리가 하겠다며 바락바락 우겨서 두 사람을 밖으로 내보냈다. 그 덕분에 두 사람은 잠시 정원을 거닐 수 있었다.
“저번에 만났을 때 내가 말했죠?”
안나의 걸음에 맞춰 걷던 리처드가 웃는 얼굴로 운을 뗐다.
“바다를 보여주겠다고.”
“아, 네에.”
고개를 살짝 숙이며 쑥스럽게 대답하는 그녀. 행동 하나하나가 사랑스러웠다. 입꼬리가 용솟음치는 것을 견뎌낸 리처드가 손을 펼쳤다.
“그럼, 지금 같이 보러 갈까요?”
안나가 눈을 깜빡거렸다.
“네? 하지만 여기서 바다는…….”
“생각보다 그리 멀진 않아요. 충분히 갈 수 있어요.”
리처드는 눈을 감고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두 손바닥을 펼치고 그 위로 두 장의 순수 마나 마법진을 펼쳤다. 그것을 본 안나가 물음표를 띄웠다.
“이게 뭔가요?”
“우릴 바다까지 데려다줄 아이들입니다.”
리처드가 마법진 안에 작은 조약돌을 던져놓고는 다시 한번 마법진을 발동시켰다. 조약들이 주위의 마나를 빠르게 빨아들이며 일렁이기 시작했다.
“내 앞에 헌신하라.”
리처드가 엄숙하게 팔을 내리쳤다.
“정령룡.”
끼이이이이이이이이-!
마법진 안에서 청색의 정령이 튀어나왔다. 잠자리와도 같은 날개가 뻗어 나왔고 몸통은 뱀과 말의 중간쯤 되는 형상을 이루었다.
마치 날개 달린 해마와 같은 모습. 두 마리의 정령룡들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어머, 이건……!”
“정령마법입니다.”
리처드가 지난 일주일 내내 만들었던 안장과 고삐를 꺼내 두 정령룡의 몸에 연결시켰다.
“폴렌티아 가문은 사실 정령술사 가문이거든요.”
리처드도 아주 어린 시절에 잠깐 정령마법을 배웠던 적이 있다.
하지만 가문에서 가출한 뒤로는 이름을 버렸고, 폴렌티아 가문에 대한 모든 걸 부정했기에 정령마법도 사용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지금.
그는 다시 리처드의 이름을 쓰고, 안나를 위해 흑마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바다까지 갈 방법을 고심하다 정령마법을 익히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근 일주일간 정령마법을 독파해 ‘정령룡’까지 익히는 데 성공했다.
“정령마법은 태어나서 처음 봐요! 예뻐라.”
안나가 손뼉을 치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리처드가 다가왔다.
“정령과 교감해 봐요. 천천히.”
안나가 손을 내뻗었다. 정령룡은 물끄러미 안나를 바라보더니 기꺼이 얼굴을 그녀의 손에 비볐다.
“예뻐라.”
“잘했어요.”
리처드는 덤덤하게 않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정령술사 가문의 피가 흐르는 것도 아닐 텐데 정령을 한 번에 따르게 하다니, 놀라운 감응력이었다.
“이제 올라타 볼까요?”
“네!”
리처드의 손을 붙잡은 안나가 천천히 정령룡 위로 올라탔다. 정령룡은 그녀가 등에 탈 때까지 잠자코 가만히 있어주었다.
“착하지.”
안나가 정령룡의 목을 부드럽게 쓰다듬자, 정령룡은 간지러운 듯 목을 흔들면서도 좋아했다.
리처드가 그 옆의 정령룡에 올라타며 웃었다.
“준비됐어요?”
“네!”
안나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고삐를 쥐었다. 덩달아 즐거워진 리처드가 마술사처럼 팔을 휘저었다.
“갑니다!”
정령룡들이 일제히 목을 들어 올려 활시위처럼 뒤로 쭉 젖히더니, 이내 거세게 쏘아져 나갔다.
“꺄아아아아!”
갑자기 지면에서 멀어져 고도가 확 높아지자, 놀란 안나가 정령룡의 목을 붙잡았다.
“진정하세요, 아일라. 괜찮아요.”
리처드의 말에 용기를 낸 안나가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주위의 모든 게 쌩쌩 뒤로 밀려나고 있는 가운데.
“아…….”
그림 같은 풍경들이 그녀의 동공에 비춰졌다.
“계속 달려볼까요?”
“좋아요!”
정령룡들이 속도를 높였다.
밤의 정글이 펼쳐졌다. 곳곳에 야광 식물들이 조명처럼 빛을 발하며 흔들렸고, 동물과 몬스터들이 나무를 타고 가고 있었다.
두 사람을 태운 정령룡은 조금씩 고도를 높여나갔다.
정글을 지나 위로 올라오자 눈부신 야경이 펼쳐졌고, 이내 점점 더 높이 올라가 구름 위로 향했다.
안나의 눈이 황홀경에 젖었다.
정글을 지나, 사막을 지나, 구름의 강을 달리고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신전에 갇혀 살다가 전장에 끌려온 그녀로서는 모르고 있었던 세상의 아름다움이다.
어디를 봐도 신비롭다.
책 속에서 본 그림, 이야기를 듣고 상상하던 것들, 그 이상의 광경을 직접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정말, 정말 대단해요!”
안나가 외쳤다. 리처드가 웃으며 말했다.
“아직 놀라기엔 일러요.”
구름 위에서 한참을 날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리처드가 아래로 손짓했다. 두 정령룡이 감속하며 천천히 구름 위에서 내려왔다.
“눈을 감아요. 아일라.”
“네.”
안나가 눈을 감았다. 이내 두 정령룡이 구름을 벗어났다.
“이제 떠요!”
안나가 천천히 눈을 떴다.
이내 깜짝 놀라며 입을 벌렸다.
“이게-”
안나가 감격에 입을 틀어막았다.
“바다……!”
쏴아아아아아아아!
철썩 철썩!
주위가 전부 새파랗다.
이 넓은 공간에 오로지 시퍼런 물 뿐이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속이 뻥 뚫리는 듯한 광경이었다.
정령룡이 고도를 낮추며 수면 위로 천천히 날았다.
“자, 따라 해보세요!”
리처드가 한쪽 팔을 바다에 담그자 하얀 물결이 거품처럼 일어났다. 안나도 웃으며 손과 다리를 물에 담갔다.
첨벙 첨벙!
주위에는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그 뒤로 돌고래들이 수면 위로 뛰어올랐다. 안나는 황홀경에 젖어 주위를 보았다.
시원한 맞바람.
푸르고 드넓은 바다.
조각배 같은 구름.
눈물이 날 정로도 환상적인 광경.
그 사이로.
“어때요 아일라!”
리처드의 얼굴이 보인다.
“즐기고 있나요?”
두근!
세찬 파도 소리가 심장 소리에 파묻힌다.
‘미안해요 리처드.’
기껏 리처드가 고생해서 보여준 바다의 경관은 이제 흐려져서 보이지 않는다.
그녀의 눈에는 오로지, 이를 드러내며 아이처럼 활짝 웃고 있는 리처드의 얼굴만이 보인다.
‘이상해.’
성경을 공부하다 깨달음을 얻었을 때도.
처음 성녀가 됐을 때도.
여신의 은혜를 느꼈을 때도.
이런 기분은 아니었다.
* * *
리처드와 안나는 잠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절벽에서 쉬었다 가기로 했다.
“…….”
“…….”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어느새 서로의 손을 맞잡고 있었다. 리처드는 거칠게 박동하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부단히 애써야 했다.
‘여자 한두 번 만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이렇게까지 떨다니.’
이상했다.
손을 잡을 때마다 심장이 멈춰 버릴 것 같았고, 그녀가 웃을 때는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지금까지 숱한 여자를 만나봤어도 이렇게 온 마음이 흔들린 경험은 처음이었다.
리처드가 고개를 돌리자, 감격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바다를 바라보는 안나의 모습이 보인다.
‘…….’
사랑스럽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 감탄해 주고, 가식 없이 웃어주며 순수하게 기뻐하는 그녀의 모습이.
따뜻하고 때 묻지 않은 마음이.
자신은 가지지 못한 것이기에, 그런 그녀의 순수함이 더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것일지도 몰랐다.
리처드는 옆으로 조금 가까이 다가와 앉았다. 안나는 놀랐는지 살짝 몸을 반대편으로 기울였다.
그 모습에 리처드는 주춤하며 물었다.
“조금 떨어져 앉을까요?”
“아, 아니요!”
놀라서 외치는 목소리에 그만 삑소리가 튀어나왔다. 제 입을 손바닥으로 틀어막더니, 끌어 올린 본인의 무릎 아래로 도망쳐 버리는 안나의 모습에 다시 리처드의 입꼬리가 춤을 추었다.
“저, 저어.”
그러다 안나가 용기를 내어 고개를 들었다.
“……멋진 광경을 보여주셔서 어떻게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전 오늘 일을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진심이에요.”
“제가 다른 누군가에게 그런 경험을 선사했다니, 영광입니다.”
맞잡은 두 사람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달빛이 밝아지고, 분위기는 완벽히 무르익는다.
리처드가 찐한 무드를 잡으며 천천히 다가오자, 안나가 히끅거리는 소리를 내며 눈을 감았다.
그러다 새된 목소리로 외쳤다.
“저, 저, 잘 몰라서……!”
‘아 참.’
그녀는 이성과의 연애경험 같은 게 전무하다고 했던가.
리처드는 흠. 하고 헛기침을 한번 했다.
“그럼 눈을 감고 가만히 있을게요.”
“네?”
“아일라가 하고 싶은 대로 해봐요.”
그러곤 눈을 감고 두 손을 내렸다.
이윽고 자는 것처럼 가만히 있었다.
“…….”
조금 진정됐는지, 안나가 리처드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완벽한 얼굴.
조각 같은 이목구비.
그리고 꾹 닫힌 입.
안나는 자세를 고치고 리처드의 얼굴을 천천히 살폈다.
두근-
심장이 미친 듯이 뛴다.
두근-
평생을 누군가의 요구에 맞춰 살아온 그녀는, 이런 상황에 약했다.
하고 싶은 대로 하라니.
나더러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걸까.
두근-
내 마음 가는 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안나는 그 말을 되새기며 천천히 리처드의 몸을 쓸었다. 어깨에 손을 얹어도 보았고, 얼굴을 손바닥으로 쓸어도 보았다.
이내 천천히 다가간 그녀가.
“!”
리처드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감고 있던 리처드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졌다.
얼른 떨어져 나온 안나는 얼굴이 한계치까지 벌게져서 고개를 숙였고, 리처드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멋진데요.”
이번에는 리처드가 안나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이내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끌어안으며 본능대로 행동했다.
밤이 깊어갔다.
* * *
“안 따라가 봐도 되겠슴까?”
고아원 일을 끝내고 근처 절벽에 걸터앉은 레테가 그렇게 말했다. 주위를 빙빙 돌며 스트레칭을 하던 시몬이 털썩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괜찮아. 괜히 따라갔다가 들키면 일이 곤란하기도 하고. 여기선 두 분의 마음에 맡기자.”
고개를 한 차례 끄덕인 레테가 무릎을 모아서 끌어안았다. 그러곤 달을 가만히 올려다보았다.
“그 두 사람, 지금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겠죠?”
그렇게 말한 그녀가 상기된 얼굴로 헤헤 웃었다.
“상상만 해도 너무 좋슴다!”
“갑자기 엄청 의욕적이네.”
“첫사랑에 빠진 안나 선생님의 소녀 시절, 지켜보는 재미가 있으니까요.”
그렇게 중얼거린 레테가 다시 달을 올려다보았다.
“운명적인 사랑이라, 로맨틱하네요.”
* * *
“…….”
간신히 고아원 원장의 손에서 빠져나온 이스라필은 진이 다 빠진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일을 너무 열심히 했어.’
건물 청소 중에 우연히 고아원의 재정상태가 적힌 서류를 보고, 너무 형편없어서 몇 마디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줬더니, 원장이 이스라필의 손을 붙잡고 도와달라고 난리를 쳤다.
결국 고아원의 재정상황은 물론, 전반적인 가이드라인까지 다 작업해 주고 돌아왔다.
‘이럴 때가 아냐! 그보다 안나 언니는……!’
이스라필이 고아원 주위를 온통 둘러봤지만, 그녀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 주위에 봉사자로 보이는 한 중년 남자를 보고 달려갔다.
“혹시 여기 봉사자 중에서 잿빛 머리카락의 여자분 보셨어요?”
“아일라 씨 말이지?”
중년 남자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 뭐야, 계속 같이 붙어 다니던 남자분이랑 어디 간다고 하던데. 뭐라더라. 뭘 보러 간다던데. 바다였던가?”
“!!”
이스라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어, 언제쯤이요?”
“같이 나간 지 두 시간쯤 됐을걸?”
“……감사합니다.”
비상사태다.
이스라필은 헐레벌떡 뛰어갔다.
‘납치인가? 납치 맞지? 여기서 바다를 보러 간다니 말도 안 돼! 레나 그 여자! 역시 뭔가 수상하다 했어!’
안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게 틀림없다.
그녀는 품에서 서신과 깃펜을 꺼냈다.
‘당장 막아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