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866)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866화
널브러져 있던 용의 유골들이 뼈대를 갖추고 이족보행의 형태로 일어났다.
파직거리는 자줏빛 스파크가 갑옷의 이음새에서 연신 튀어 오른다.
순식간에 드래고니안 슈트가 완성되었다. 시몬은 전 소드마스터, 마누스의 두개골을 그 사이로 집어넣으며 말했다.
“잘 들어, 마누스.”
그냥 시몬 자신이 드래고니안을 입을까 했지만, 여기서는 상대가 상대인 만큼 마누스를 쓰는 게 좋아 보였다. 대신 신신당부해 두기로 했다.
“실컷 날뛰어도 좋지만 이거 하나만 약속해 줘. 내가 신호를 보내면 공격을 중단하고 무조건 봉마결계부터…….”
게에에에에에에에에에!
말을 들을 리가 없었다. 드래고니안 슈트를 차지한 마누스는 즉각 검 한 자루를 꼬나쥐고 발락을 향해 돌진했다.
‘들을 생각도 안 하네!’
이래서 정말로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면 마누스를 쓰고 싶지 않았다. 오랜만에 봉인이 풀린 마누스는 저번에 베지 못한 상대를 보고 눈이 돌아가 있었다.
[전에 봤던 그 존재인가.]거대한 악마의 형상을 한 인퍼널 아머가 다가오는 마누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런 몸에 갇혀 있는 꼴이 가련하다. 검의 달인이여.]그가 손짓하자,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독극물들이 모여들었다.
다시 한번 주위를 초토화시키는 맹독의 폭풍이 쏟아져 내렸다. 마누스는 두개골의 입을 벌린 채 게게게겍 웃어대며 검을 미친 듯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날아오던 독의 유성들이 중간에 썰린 과일처럼 갈라지며 파훼되었다. 가공할 만한 힘과 속도로, 마누스는 눈 깜짝할 사이에 발락의 앞까지 도달했다.
꾸드드드득!
이에 맹독갑주가 응답한다. 집채 몇 개를 이어붙인 듯한 거대한 갑주의 팔이 들어 올려지더니 단번에 내질러진다.
촤아아아아아아악!
마누스도 지지 않았다. 그가 날려 보낸 검기는 다가오는 주먹을 가르고, 뒤이어 팔의 깊은 곳까지 갈라 버렸다.
마누스는 바로 그 갈라진 틈으로 뛰어들었으나.
철썩!
갈라졌던 갑주가 난데없이 원래대로 달라붙었다. 마누스는 맹독의 팔 중간에 갇힌 셈이 되었다.
“마누스!”
뒤따르던 시몬은 당황했다. 그러나 잠시 후 팔 쪽에서 사각사각하고 뭔가가 베이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팔 한쪽이 무채처럼 갈라지면서 마누스가 바닥에 내려왔다.
물론 이번에도 썰려 있는 인퍼널 아머의 팔이 철썩! 하고 빠르게 붙었다. 시몬의 눈이 예리해졌다.
‘역시 전에 썼던 맹독 갑주와는 뭔가 달라.’
이러면 단순한 검술과 절삭력으로는 이기기 힘들다. 시몬이 소리쳤다.
“마누스 돌아와!”
게에에에에에에에에에!
그러나 마누스는 통제 불능이었다. 오로지 발락을 베기 위해 모든 적대감을 불태웠다.
‘끙, 일단 지금은 마누스에게 맞추는 수밖에 없어!’
시몬이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사념으로 명령을 내렸다.
‘마누스! 창천을 써!’
다행히 공격에 관한 명령은 따라주는 편이었다. 마누스가 걸음을 멈추며 최강의 기술을 준비했으나.
팟!
갑자기 저 거대한 독의 갑주가 눈앞에서 사라졌다.
시몬의 동공이 흔들리며 하늘을 응시했다. 저 거구의 거인이 거꾸로 뒤집힌 채 공중에 떠올라 있었다.
[한계가 명확하다.]콰아아아아아아아앙!
내려온 인퍼널 아머의 주먹이 마누스를 찍어눌렀다.
‘어떻게 저 덩치로 저런 속도를!’
물론 마누스도 노련했다. 다시 한번 주먹을 베어 가르고는 그 틈으로 빠져나와 인퍼널 아머의 몸통을 딛고 달렸다.
시몬도 앞으로 나가면서 팔을 뻗었다.
‘이 타이밍!’
마누스의 주위로 그림처럼 펼쳐진 비늘들이 한 곳으로 모여들었다. 이어서 시몬이 흑마법을 발동시키자, 비늘의 틈에서 자줏빛 파장이 파도처럼 퍼져 나간다.
주위에 모든 마나 원천 기술을 차단하는 안티 메이지 기술.
그러나.
[한번 본 기술은 통하지 않는다.]발락이 한 발 더 빨랐다. 그의 갑주가 다섯 점으로 흩어졌다. 몸통에서 두 팔과 두 다리가 떨어져 나오더니 그것이 다시 작은 사이즈의 인퍼널 아머로 변한 것이다.
극도로 흥분한 마누스는 몸통 부분의 인퍼널 아머를 검으로 쑤셔대며 지나갔지만, 그 안에 발락이 있을 리가 없었다.
결국 봉마결계의 지속시간이 지나고.
쿠우우우웅!
마누스는 다섯 인퍼널 아머의 집중공세를 받으며 무너져 갔다.
콰아아앙!
퍼어억!
드래고니안 슈트가 버티지 못하고 분해되어 바닥에 떨어져 갔다.
답답해진 마누스가 비명을 질러대며 한쪽 인퍼널 아머의 어깨에 검을 휘둘렀으나.
꽈득!
결국 검의 수명이 다해서 망가졌다.
기다렸다는 듯 맹독갑주를 벗어 던지고 밖으로 나온 발락이 직접 마누스의 가슴을 걷어차는 것으로, 드래고니안 슈트가 사방으로 흩어져 바닥을 나뒹굴었다.
‘수고했어, 돌아와.’
수습은 시몬의 몫이었다.
일반 스켈레톤의 뼈들을 날려 보내 흩어진 드래고니안의 파츠와 마누스의 두개골을 들어 올린 뒤, 아공간으로 끌어들였다.
-게에에에에에에엑!
마누스는 분한지 마지막까지 발버둥 치다가 아공간에 들어갔다. 시몬은 이마에 줄줄 흐르는 땀을 닦았다.
[이제 그 안티 메이지 기술로 나를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발락이 저벅저벅 뒤로 걸어갔다. 이내 몸을 돌려서 똑바로 서자, 인퍼널 아머 하나가 그를 집어삼켰고, 나머지 인퍼널 아머들도 옆에서 달라붙었다.
[이다음을 내놓지 못하면 끝이다, 시몬 폴렌티아.]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
인퍼널 아머가 최종 단계로 변화하고 있다.
그 크기는 살짝 줄어들었지만, 전신이 더더욱 견고한 갑주의 형태로 바뀌고 있었다. 등에는 가시가 일어나고, 투구의 뿔은 더 길어졌으며, 뒤쪽에는 꼬리까지 생겨났다.
이제는 갑주가 아니라 더 악마의 모습에 가까워진 형태가 되었다.
‘그래도 이 정도 해줬으면 충분해.’
다소 골치를 썩이긴 했지만 마누스는 충분히 제 역할을 했다.
다음 소환수를 소환하는 데까지 충분히 시간을 벌어주었으니까.
‘이때만을 기다렸다!’
시몬은 천천히 손바닥을 펼쳤다.
우우웅-!
첫 번째 소환식 작동 마법진이 펼쳐진다.
우웅-!
두 번째 축적 마법진이 펼쳐진다.
우우우우웅!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강화를 위한 장송 마법진까지 펼쳐졌다.
“나와라, 데스나이트.”
아공간에서 시몬의 새로운 언데드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은 성큼성큼 걸어 세 개의 마법진을 차례차례 통과해 나간다. 첫 번째 마법진에서 소환 마법진과 다크홀이 깨어나고, 두 번째 마법진에서 백은의 갑주가 입혀진다.
촤아아아아-!
마지막 세 번째 장송 마법진을 통과한 언데드가 고개를 든다. 손에 든 쓴 투구를 경건하게 두개골 위에 올려 썼다.
번쩍-!
투구의 틈 사이로 한 쌍의 둥그스름한 녹색 안광이 번쩍였다.
겉보기엔 언데드라기보단 마치 백은의 갑옷을 걸친 여기사의 모습.
이것이 현재 시몬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소환형 언데드였다. 시몬이 팔을 들어 올렸다.
“승부는 지금부터야, 발락.”
[어떤 소환수를 꺼내든-]끼기기기긱-!
5단계 인퍼널 아머의 거대한 오른팔이 들어 올려진다.
[나를 이길 수는 없다!]쿠와아아아아악!
이내 내질러지는 강속의 펀치.
이때 데스나이트는 마누스처럼 직접 팔을 베지 않았다. 현명하게 옆으로 뛰어서 피해냈고, 시몬도 뒤따라 달렸다.
“계획대로 가자! 데스나이트!”
데스나이트가 허리춤에 찬 깃발을 들어 올렸다. 이내 시몬과 함께 달리며, 이전 싸움으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언데드들의 몸을 깃발로 툭툭 때리며 지나갔다.
끄륵!
그어어어어!
데스나이트가 가는 곳마다 망가진 언데드들이 하나둘 다시금 깃발의 힘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맹독으로 신체 일부가 녹아버린 개체들이나, 시몬이 미리 뿌려둔 일반 시체들이 다시 일어섰다. 그것들이 일제히 발락에게 뛰어들었다.
[그런 잔챙이들로 뭘 하겠다는 거지?]발락도 소환수를 꺼냈다.
5단계의 능력인지, 그의 육중한 갑주 안에서 맹독 몬스터들이 스멀스멀 일어났다. 이내 맹독 몬스터들과 데스나이트가 일으킨 언데드들이 서로 맹렬히 싸우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작은 소환수들의 전투와는 별개로, 발락과 시몬, 그리고 데스나이트는 계속해서 서로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발락이 다음 기술을 사용했다. 주위에 퍼져 있던 독들이 허공에 모여들더니 이내 하늘에서 독의 구체가 아닌 거대한 독의 유성을 내리꽂았다.
키우웅-
그때 데스나이트가 시몬을 보며 뭐라고 말했다.
“뒤에 딱 붙으라고? 알았어.”
시몬이 데스나이트의 뒤에 서자, 데스나이트는 오러블레이드를 움켜쥐고는 쏟아지는 유성 세례를 향해 몸을 날렸다.
허공에 로즈색 검광이 연달아 그어지고, 독의 유성이 거대한 단면을 보이며 꽃잎과 함께 터져나갔다. 직접 발로 차거나, 흑마법으로 튕겨내기도 했다.
모든 걸 무차별로 베어버리는 마누스와 비교하면 방어기술이 훨씬 안정적이다.
[제법이군.]인퍼널 아머가 손바닥을 펼치자, 그 방향으로 허공의 파이프가 열리더니 독극물의 파도가 밀려들었다.
“데스나이트! 피해야……!”
그때 데스나이트는 불쑥 시몬에게 다가와 그의 허리를 끌어안고는 단번에 공중으로 치솟았다.
“우왁!”
시몬은 뭐가 뭔지도 모르고 끌려갔다. 고공에 떠오른 데스나이트는 방금 일어난 파이프들을 징검다리처럼 밟고 앞으로 나아갔다.
“자, 잠깐만!”
시몬은 식겁했다. 가끔 그들이 지나는 방향으로 맹독 몬스터들이 튀어나왔지만 데스나이트는 지체 없이 오러블레이드로 베어냈다. 싸우는 와중에도 가끔 본인이 안고 있는 시몬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툭툭 부딪히기도 했다.
뭔가 버프를 주는 토템이 된 기분이다.
타다다다닷!
파이프를 타고 인퍼널 아머의 팔에 착지한 데스나이트는 더욱 속도를 높였다. 집요한 추적을 피해 인퍼널 아머의 다리 쪽으로 내려오는 데 성공했다.
그 상태로 오러블레이드를 몇 번 휘두르자 인퍼널 아머가 쿵! 하고 무릎을 꿇었다. 다리의 갑주를 오러로 베어낸 것이다.
[크흡!]발락은 이번에도 베인 상처를 붙이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붙지 않았다.
‘소용없어!’
발락의 인퍼널 아머가 가진 능력은 날카로운 쇠붙이나 검기에 갈라지기 직전 원래의 형태를 복원하는 자가복원기술. 흔히 맹독술사들이 소환수로 부리는 슬라임들의 기술이다.
그러나 데스오러로 만든 오러블레이드는 베는 게 아니라, 파괴하는 힘이다.
단면과 함께 닿는 모든 것을 언어 그대로 삭제시켜 버리니, 벤 부위에서 자가복원이 이루어질 리가 없다.
터어어엉!
한쪽 다리를 무력화시켜서 인퍼널 아머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데스나이트가 단번에 고공으로 솟구쳤다.
무려 인퍼널 아머의 투구가 내려다 보이는 시점.
발락은 인퍼널 아머의 왼팔을 들어 방어자세를 취했으나.
촤아아아악-!
데스나이트는 단 일격에 그 거대한 팔을 베어냈다.
팔과 팔이 절단되어 떨어지고, 그 사이를 통과한 데스나이트와 시몬이 동시에 인퍼널 아머의 어깨 위에 안착했다.
‘우욱, 토할 것 같아!’
붙잡힌 채로 너무 빠르게 날아다녔더니 정신이 없었다. 시몬이 말했다.
“데스나이트! 이제 괜찮으니까 놔주…….”
시몬이 그렇게 말하기 무섭게, 데스나이트가 양팔으로 시몬을 와락 끌어안은 채 자신의 몸으로 감쌌다.
꾸우우우우웅!
즉각 인퍼널 아머의 오른손과, 방금 잘린 왼손의 단면이 좌우에서 밀려들어 둘을 붙잡았다.
[끝났다, 시몬 폴렌티아.]꾸르륵! 꾸르르륵!
발락은 붙잡은 채로 두 팔의 독성을 이용해 그들을 녹이려고 했다.
하지만, 시몬의 데스나이트는 오러블레이드만 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터어어어어어어어엉!
데스나이트의 몸을 중심으로 새까만 죽음의 결계가 펼쳐졌다. 발락의 두 팔이 튕겨 나갔다.
[무슨!]“가자!”
데스나이트가 오른팔을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렸다.
데스나이트에게 힘을 실어주듯, 시몬도 같은 동작을 취했다. 네크로맨서 상태에서는 쓸 수 없는 그 기술을 함께 떠올리며 오른팔을 힘껏 아래로 내리그었다.
콰르르르르릉!
죽음의 천벌이 인퍼널 아머의 어깨에 연달아 직격하며 폭발을 일으켰다.
발락이 ‘커헉!’ 소리를 내고, 인퍼널 아머의 몸이 크게 내려앉았다.
‘지금이 찬스!’
시몬의 동공이 미친 듯이 굴러가며 어깨를 살폈다. 발락의 칠흑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곳을 탐색해야 했다.
‘머리는 아냐. 목도 아니고.’
그러다 시몬은 오른쪽 어깨 아래에 발락의 강렬한 칠흑을 느끼고는 데스나이트에게 명령했다.
“저기야!”
얌전히 기다리던 데스나이트가 즉각 오러블레이드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더니, 시몬이 가리킨 방향을 내리찍었다.
촤아아아아악!
갑주의 어깨가 오러블레이드가 휘둘러진 방향으로 깊게 파였다. 데스나이트가 파인 부분으로 뛰어 들어가 다시 검을 내리쳤다.
촤아아아악!
그렇게 여러 차례 반복하자, 인퍼널 아머의 내부에서 발락의 머리카락이 보였다.
발락이 급히 탈출하려는 것 같았지만, 시몬이 쉰 목소리로 외쳤다.
“놓치지 마!”
데스나이트의 안광에 불똥이 튀며 다시 한번 오러블레이드를 내리그었다. 발락도 즉각 검 형태의 아티팩트를 뽑아 앞으로 세웠다.
까아아아아아아앙!
[크으윽!]발락의 눈이 시뻘겋게 충혈되었다. 이어서 데스나이트의 뒤로 뛰어들어 온 시몬이 새로운 마법진을 펼쳤다.
‘마법진을 펼치면 데스나이트와의 사념 연결이 약해지겠지만, 아주 찰나의 순간만!’
저주를 깨거나 마법진에 손상을 주는 흑마법, ‘캔슬레이션’의 상위 기술이다.
파지지지직!
검푸른 스파크가 파직거리며 쏘아져 나가 발락의 몸을 훑었고, 그중에 옆구리에 붙어 있던 인퍼널 아머의 수식을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시몬은 순간 자신을 옥죄고 있던 인퍼널 아머가 물렁해지는 걸 느꼈다. 동시에 발락도 마법진이 부서지면서 타격을 받았는지, 커헉! 하고 피를 토했다.
“지금이야!”
시몬은 오러블레이드를 쥔 데스나이트의 양손에 자신의 손을 포개어 올렸다.
‘하나, 둘!’
촤아아아아아악!
단번의 힘의 차이가 역전되며, 발락의 아티팩트가 부러지는 동시에 가슴에 긴 검상을 남겼다. 발락이 철제 마스크에서 피를 토하며 인퍼널 아머 내부로 도망쳤고, 시몬은 그대로 사념으로 명령했다.
“다들 들어와!”
우르르르르르르!
데스나이트가 일으켰던 언데드들이 몰려들어 와, 방금 베었던 자리로 파고들었다.
“실례할게.”
이번엔 시몬이 역으로 정신 못 차리는 데스나이트를 가볍게 안아 들었다.
-?!
그러고는 즉각 인퍼널 아머에서 뛰어내렸다.
이내 공중에서 몸을 빙글 돌린 시몬이 데스나이트의 어깨를 지탱하는 한쪽 손을 가볍게 펼치다가 주먹 쥐었다.
“시체 폭발!”
투콰아아아아아앙!
꽈아아아아앙!
데스나이트의 언데드들이 일제히 몸에 품은 오러로 폭발을 일으켰다. 캔슬 스파크로 마법진이 손상되는 데 이어서 내부에서 일어난 직접 폭발로 인해, 결국 마지막 단계의 인퍼널 아머가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쿠쿠쿠쿠쿠웅-!
거의 태산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다. 인퍼널 아머를 공략해 낸 시몬은 연신 숨을 헐떡인 채 고개를 내려 데스나이트를 내려다보았다.
“수고했어.”
다소 우스꽝스러운 포즈로 안겨 있던 데스나이트가 잠시 멍하니 있더니 이내 고개를 세웠다.
-키이잉.
고개만 바둥대는 모습에 킥킥대던 시몬이 하는 수 없다는 이마를 부딪혀 주었다. 데스나이트는 비로소 만족스러운지 몸에 힘을 뺐다.
‘뭐.’
시몬의 시선이 무너져 내린 인퍼널 아머 쪽으로 향했다.
‘여기서 암서 없이 끝나면 깔끔할 텐데.’
꿈틀 꿈틀-
무너진 맹독 덩어리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미세하게 박동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