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oning Genius of the Necromancer School RAW novel - chapter (948)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948화
“자, 형제 자매 여러분! 중요한 주의 사항에 대해서는 이 정도만 이야기하겠구요! 다음은 덜 중요한 주의 사항…….”
시몬이 합류한 뒤에도 리리넷은 끊임없이 설명을 이어나갔다.
하지 말아야 할 것.
어겨서는 안 되는 것.
비늘 없는 어류를 먹어서는 안 되고, 왼손으로 문 손잡이를 잡아서는 안 되고, 미사를 마친 뒤 헛기침을 하면 안 되고, 십자가를 허리나 다리에 걸면 안 되고, 제 코를 지긋이 누르는 행위도 금지.
신학적으로 부정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에프넬에서는 하면 안 되는 게 왜 이렇게 많은지, 시몬은 벌써 목이 갑갑한 느낌을 받았다.
리리넷은 길고 긴 금지 목록을 읽어주며 나중에 쪽지 시험을 치르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참! 가장 중요한 걸 빠뜨릴 뻔했네요! 신인 예배회에 참가한 학생들만 가능한 권리이자 중요한 예식이 하나 있어요!”
리리넷이 팔을 척 뻗었다.
“우수성사(憂愁聖事)! 다들 들어는 봤죠?”
“?”
시몬이 눈을 깜빡였지만, 다른 동기들은 이미 알고 있는지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었다.
“우수(憂愁)! 간단히 말해 여러분의 근심과 걱정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는 시간이에요! 신인 예배회 기간 동안 선발생 여러분은 그 누구에게도 우수성사를 요구할 수 있고, 하늘섬의 그 누구라도 우수성사를 받아들일 의무가 있습니다! 같은 동기들은 물론, 저희 선배들이나 교직원들도! 심지어-”
리리넷이 다가가 손끝으로 레테를 가리켰다.
“제 옆에 계시는 우리 ‘위대한’ 레테 성녀님까지! 선발생이 우수성사를 요구한다면 피할 수 없습니다! 얼마나 거룩한 예식인지 알겠죠?”
“…….”
뚱한 표정을 짓던 레테가 입을 와앙 벌리더니 리리넷의 손가락을 깨물었다. 와그작 소리와 함께 리리넷이 ‘아아악!’ 하고 손가락을 빼내며 탈탈 털었다.
“아윽. 아무튼 너무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일종의 고민 상담이나 도움 요청 같은 거죠. 여러분들도 서로서로 고민을 주고받고, 속마음을 터놓고, 기꺼이 도움을 요청하세요! 그러는 과정에서 신도 간의 결속이 생기는 거니까요!”
“네!”
일종의 고해성사와 비슷한 개념 같다.
단순히 고민을 털어놓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까지. 어떻게 보면 선발생들에게 주어지는 상당히 큰 혜택이었다.
“그럼 오늘은 첫날인 만큼! 간소한 친목회 자리를 준비했습니다!”
뒤에서 수도사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닌다 싶더니, 어느새 테이블과 의자가 깔끔하게 세팅되어 있었다.
총 세 명이 한 테이블씩, 마지막 테이블은 4명이 한 자리다.
리리넷이 직접 테이블에 앉을 멤버를 무작위로 골라서 한자리에 앉게 했다. 이내 각종 호화스러운 음식과 음료가 나왔다.
“다 정해졌죠? 그럼 자리에 앉아 주세요!”
시몬은 숨을 고르며 자리에 앉았다.
들키지 않는 게 가장 중요했다.
자신이 죽은 ‘유클리드’가 아니라는 사실은 물론, 네크로맨서 학교 키젠의 학생회장이라는 사실을 들키면 뒤를 봐주는 레테나 이스라필까지 위험해진다.
모든 몸가짐에 각별히 주의해야 했다.
‘첫 등장이 너무 눈에 띄었으니까, 당분간은 조용히 있으면서 애들이랑 친해지는 데 집중하자.’
식사 전에 리리넷의 주도에 따른 단체기도를 마친 뒤, 학생들은 비로소 테이블에 앉은 동기들과 인사하며 음식을 즐겼다.
시몬은 긴장했더니 목이 탔기에, 옆에 놓인 잔을 붙잡았다.
‘오, 포도주?’
신성연방의 포도주는 워낙 유명하니 기대가 됐다. 얼른 한 모금 맛을 보았다.
‘…그냥 과일 주스구나.’
당연히 선발생들은 특정 기간을 제외하면 강제 금주였다.
알코올은 없었지만, 그래도 또래들끼리 어울리는 시간이라 그런지 분위기는 빠르게 무르익어 갔다.
“너희들은 왜 에프넬에 왔어?”
시몬이 앉은 테이블의 대화를 주도하는 건 당연히 선발 1번인 메릴이었다.
그녀의 성격은 알기 쉬웠다. 대담하고, 용감하며, 출세하겠다는 의욕이 넘친다.
그녀는 동기들에게 질문을 던진 즉시 스스로 답했다.
“내 이야기부터 하자면, 나는 성녀가 되고 말 거야. 어떤 방식으로든! 누가 뭐래도 반드시!”
“…….”
탐정 모드가 된 시몬의 눈빛이 예리하게 반짝였다.
그 말을 옆자리의 한 여학생이 받았다.
“꼭 성녀가 되고 싶은 이유라도 있어요?”
“그럼 자매님은 되기 싫어?”
질문에 질문으로 응수하자 여학생이 움찔한 반응을 보였다.
“무, 물론 저도 되고 싶지만……!”
“그런 거야.”
메릴이 턱을 괴며 주스가 든 와인잔을 흔들었다.
“신성연방의 인간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경지잖아. 나는 반드시 최고가 될 거거든.”
“…….”
시몬은 머릿속에 레테가 말해준 프로필을 떠올렸다.
선발 1번, 메릴. 올해 최고의 프리스트 유망주이자, 가장 압도적인 성적으로 ‘선발생’이 된 소녀.
실력으로만 본다면, 누구보다 성녀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다.
동시에 시몬이 유클리드의 모습으로 나타났을 때 경계하던 유력한 ‘살인자 후보’이기도 하다. 성녀를 죽일 명확한 동기도 그녀에게는 있다.
“그런 의미에서, 거기 10번.”
생각에 푹 잠겨 있던 시몬은 ‘10번’이 자신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깜짝 놀라 정신을 차린 그가 미소 지으며 답했다.
“응. 왜?”
“실력이 나쁘면 수업에 임하는 태도라도 좋든가. 너한테 갑자기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예배회 일정이 늦어졌잖아.”
메릴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예배회가 끝나고 입학식 전까지 하늘섬 폭포에서 폐관수련하려던 내 계획이 망가졌어. 어떻게 책임질 거야?”
“아니, 그…….”
“네가 못하는 건 네 팔자지만, 그 때문에 나한테까지 피해를 입히는 건 못 참아. 경고하는데-”
“그만, 진정해.”
끼어드는 목소리에, 누구도 막지 못할 것 같던 메릴의 목소리가 거짓말처럼 멈췄다.
선발 입학생 10명 중에, 시몬이 연기하고 있는 유클리드를 포함하여 단 두 명뿐인 남자였다.
살짝 검은 기가 감도는 잿빛 머리카락의 미남자가 쾌활한 미소를 흘리고 있었다. 당당하고 거만해 보이는 표정에 두 팔로 뒷머리를 받친 채 등을 의자에 쭉 기대었다.
“그게 10번의 잘못은 아니잖아.”
자신을 두둔하는 남자의 말이었지만, 시몬은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선발 2번, 스웨이 에덴하트.’
이 남자 또한 요주의 인물이었다.
커다란 키, 번들거리는 눈, 늘씬하면서도 극도로 압축된 근육의 육체. 짐승과도 같은 눈매까지. 학교에 가면 한 반에 한 명은 꼭 있다는 전형적인 ‘포식자’였다.
그가 고개를 돌리더니 옆자리의 여학생에게 찡긋 눈짓을 보내는 모습이 보였다. 그 눈짓을 받은 여학생들이 뺨을 감싸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반응을 보였다.
딱 봐도 이성에게 인기 많아 보이는 타입이었다.
“그렇담, 스웨이.”
살짝 뺨이 상기된 메릴이 턱을 괴며 말했다.
“너는 왜 에프넬에 왔어?”
“그야 당연히.”
스웨이가 한쪽 눈을 감으며 검회색 머리카락을 쓸었다.
“여자지.”
싫은 녀석이다.
시몬은 첫인상부터 강한 거부감을 느꼈다.
“어머, 솔직해서 좋네.”
메릴이 입꼬리를 올렸다.
“에덴하트 가문이라면, 원하는 건 당연히 최고의 여자겠지?”
“어어, 당연하지. 예를 들면…….”
그가 손끝을 들어올려 메릴을 가리켰다. 그녀가 기뻐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 순간 스웨이의 손끝이 그 옆으로 지나가 여기서 한참 멀리 떨어진 연단에 앉은 하얀 머리카락 여자를 가리켰다.
“저 여자 같은.”
그는 레테를 가리키고 있었다.
메릴의 표정이 보기 좋게 구겨졌다.
“레테 성녀님? 너 미쳤어?”
“성녀는 여자 아니냐?”
스웨이가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시시덕거렸다.
“본인 입으로 말했잖아. 우리도 니들이랑 먹고 자고 떠드는 똑같은 사람이라고. 우린 다 같은 ‘에프넬’이니까 성녀도 더 이상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아니란 거지.”
그가 의자를 끌고 천천히 일어났다.
늘씬한 체형과 키가 한층 더 도드라지게 느껴졌다.
“다들 잘 보고 있어. 어떻게 하는지 보여주마.”
“자, 잠깐만! 저거 미쳤나?”
“진짜 가는데?”
성큼성큼 레테를 향해 걸어가는 스웨이의 모습을 보며 시몬의 눈이 가늘어졌다.
‘스웨이 에덴하트. 전체 2번, 특기는 성투학…… 같은 점들이 중요한 건 아니겠지.’
중요한 건 스웨이의 배경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네크로맨서를 살해한 프리스트.
암흑연합의 가장 위험한 적이자 전쟁 강경파.
다름 아닌 그 유명한 심문청장, ‘레이트’의 아들이 바로 저 스웨이였으니까.
“개인적으로 인사 올리러 왔습니다, 별의 성녀님. 아버지께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스웨이는 정말로 연단에 올라가 레테에게 말을 걸었다.
레테와 잡담을 나누던 3학년 리리넷마저 삐질삐질 진땀을 흘리며 뒤로 물러났다.
스웨이는 생글거리면서 웃더니 레테의 발밑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라툴라 미 키빌리스.”
물끄러미 스웨이의 웃는 낯을 바라보던 레테가 이내 ‘하아’ 하고 한숨을 쉬고는 하는 수 없이 왼손 손등을 내밀었다.
그가 레테의 하얀 왼손을 붙잡고, 검지로 손등을 슥슥 가볍게 쓸어 올리더니 말했다.
“죄송하지만 성녀께서 예법을 모르시는 건 아니실 테고.”
그가 불현듯 레테의 왼손을 내려놓더니, 그녀의 오른손을 가져와 붙잡았다.
“무엇보다 나는 쟁취하는 쪽이라.”
그러곤 경건히 그녀의 오른손에 입을 맞추려는 그때.
터업!
레테가 스웨이의 입을 찌그러뜨릴 기세로 우악스럽게 그의 얼굴을 붙잡았다. 그의 입술이 붕어처럼 튀어나왔다.
“이 새끼가 처돌았나.”
레테가 싸늘하게 내뱉었다.
주위의 선발생들이 놀라서 웅성거렸고, 리리넷은 사색이 된 얼굴로 제 입을 틀어막았다.
“다시 말해봐. 뭐? 쟁취하는 쪽?”
레테가 스웨이의 머리끄덩이를 붙잡은 채 단숨에 그를 들어 올리더니.
콰아아아아아앙!
근처의 테이블을 박살 내며 스웨이의 안면을 연단에 내리꽂았다. 두 쪽이 난 테이블이 쓰러지고, 연단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소문대로네, 스웨이 에덴하트. 네 속내야 뻔해. 내가 X발 변태 영감들 한두 번 상대하는 줄 알아?”
꽈아악!
레테가 쓰러진 스웨이의 뒤통수를 구둣발로 짓밟았다.
“왜, 인마. 누가 니한테 이런 적 처음이야? 아님 첫날부터 동기들 앞에서 굴욕당하는 게 열 받냐? 뭐 어쩌라고.”
쓰러진 스웨이가 순간적으로 두 손을 바닥에 짚고는 고개를 들려고 했지만.
“!”
체격 차이가 나는 레테의 완력을 어쩌지 못했다. 그녀가 순간적으로 머리끄덩이를 붙잡고 그의 고개를 들게 하더니 다시 쾅! 소리가 나게 바닥에 처박아 버렸다.
그리고 재차 머리를 들게 했다.
“집에 가서.”
쾅!
“질질 짜면서.”
쾅!
“니네 아빠한테 가서 꼰질러 봐. 껄떡대다가 여자한테 처맞았다고. 근데 어쩌냐? 니 아빠보다 내가 더 직위가 높은데.”
레테가 고개를 들어 조용해진 좌중을 바라보며 활짝 웃었다.
“형제 자매님들, 다들 뭐 하심까? 재미있는 구경거리 생기셨나 봐요.”
그제야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며 얼른 자리에 앉아 못 본 척 고개를 숙이거나, 아무렇지 않다는 척 이야기를 나누었다.
뒤에서 지켜보던 리리넷의 한숨이 깊어졌다.
***
두 시간이 지나고, 다행히 스웨이 사태는 해프닝으로 끝나는 분위기였다.
물론 리리넷의 활약이 주요했다.
“자, 자매님들! 자리 한번 바꿔볼까요옷!”
리리넷이 땀을 뻘뻘 흘리며 주눅 든 환영회 분위기를 어떻게든 이끌었다.
자리를 바꿔 앉게 하기도 하고, 우수성사를 어떻게 하는지 시범을 보일 겸 자기 동기를 한 명 붙잡고 이야기했다.
특히 본인이 직접 우수성사를 하며, 하늘섬에 갇혀 있으니 내 취향이 아저씨로 바뀐 것 같은데 어떻게 하냐고 말하며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렇게 서서히 분위기가 풀려갔고, 이제는 리리넷이 없이도 선발생들끼리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게 되었다.
힘겹게 제 역할을 수행한 리리넷이 다시 레테가 있는 쪽으로 돌아왔다.
“레테 성녀님. 아직도 안 가셨어요?”
까닥.
레테가 근처의 과일을 씹어 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바쁘시다고 들었는데.”
“뭐, 그래도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쉬어보겠슴까.”
“그, 그런데요…….”
리리넷이 슬쩍 레테를 피해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스웨이가 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열중쉬어 자세로 두 다리를 기둥에 붙인 채 부들부들 떨며 버티고 있었다.
“두 시간째라니. 너무 심하지 않아요?”
“냅두십쇼. 저 새끼 성격 지금 잡아놔야함다.”
레테가 시큰둥하게 말했다.
“나한테도 저러는데, 자기 동기나 다른 자매들한테 어떻게 나올지 뻔하잖슴까. 우리가 졸업한 뒤를 위해서라도 미리미리 조져놔야죠.”
“그렇긴 하지만…….”
두 시간 내내 벌을 받으며 죽을 듯이 땀을 뻘뻘 흘리는 와중에도 스웨이는 헤실헤실 웃으며 레테를 바라본 채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리리넷은 섬뜩함마저 느꼈다.
“아직 할 만한가 보네?”
레테도 눈 한번 꿈쩍 않고 옆의 수도사에게 말했다.
“저거 더러운 면상 보기 싫으니까 식탁보 같은 걸로 덮어놓으십쇼.”
“예!”
‘레테 성녀님이나 선발생이나, 독하다 독해!’
이내 레테와 리리넷도 자리에 앉아서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레테의 시선이 자꾸 슬쩍슬쩍 한 테이블 쪽으로 향했다.
“성녀님? 뭐 신경 쓰이는 거 있으세요?”
“아무것도 아님다.”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돌리는 레테는 어쩐지 입술이 삐쭉 튀어나와 있었다. 팔짱을 낀 채 툭툭 손끝으로 제 팔을 두들기기도 했다. 그녀의 시선이 다시금 끄트머리에 위치한 한 테이블, 시몬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여자들한테 둘러싸여서 신났네, 신났어. 조사는 제대로 하고 있는 거냐고.’
***
그렇게 선발생 예배회가 끝나고, 시몬은 숙소로 돌아왔다.
“……히, 힘들다.”
시몬이 풀썩 침대에 누웠다.
오늘은 첫날부터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시몬은 고개를 돌려 침대를 바라보았다. 아직 베개와 이불이 없었다.
‘곧 가져다준다고 했지.’
사람들을 상대하느라 피곤하긴 했지만 아직 자기에는 시간이 일렀다.
시몬은 방에 마련된 책상에 앉아 노트를 펼치고 깃펜을 끄적거렸다. 오늘 파악해 두었던 용의자와 정보들, 그리고 성녀 후보에 대해서 조사한 내용을 머릿속으로 떠올렸다가 글로 정리해 두기로 했다.
정신없이 생각나는 정보들을 써 내려가고 있는 그때.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침구류 가져왔습니다.
“아, 들어오세요.”
시몬의 말에 벌컥 문이 열리고 이불과 베개를 한 아름 안고 있는 여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받아드릴…… 어?”
그때 그 여자가 이불과 베개를 툭 던져서 시몬에게 넘기고는, 그의 침대에 걸터앉았다.
“레테!”
그녀는 다름 아닌 레테였다. 심지어 파자마 차림이었다. 그녀가 훗 하고 웃으며 입술에 검지를 올렸다.
“잠깐 들렀어요. 일 잘하고 있나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