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star From Age 0 RAW - Chapter (1103)
0살부터 슈퍼스타 1103화
해당 영상이 뜨기 몇 시간 전.
사건 해결을 코코아엔터와 안다호에게 맡긴 서준은 재활운동을 하고 있었다.
“조금 더 천천히. 빠르게 한다고 좋은 거 아닌 거 아시죠?”
“후우. 네.”
재활의학과 의사의 말에 서준은 조금 뜨거운 숨을 내쉬며 3주 동안 쓰지 못했던 관절과 근육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모님과 두 매니저가 돌봐준 덕분에 그렇게 많이 굳은 것은 아니지만 작고 섬세한 부분은 아직 굳어 있었다. 줄어든 근육을 움직이는 것도 조금 뻣뻣하고 힘들었다.
“좋아요. 잘하고 있어요.”
의사는 신중한 눈빛으로 그러면서도 신기하다는 기색이 스민 얼굴로 서준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눈앞에 있는 환자가 다른 환자들보다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 알베르 모흐 교수’가 말했던 대로, 정말 자고 일어난 것뿐인 것처럼 다른 후유증이 없어서 가능한 일이긴 했지만.
“회복이 빠른데요?”
정말 회복이 빨랐다.
슬쩍 이것저것 검사해 보고 싶을 만큼.
“제가 원래 운동신경이 좋거든요.”
감탄하는 의사에 의자에 앉아 잠시 쉬던 서준이 웃으며 말했다. 깨어났던 날보다 체력이 는 것은 서준도 느껴졌다. 그래도 아직 쓰러지기 전의 상태로 돌아가려면 아직 멀었지만.
‘급하게 생각한다고 될 일은 아니니까.’
생의 도서관과 삶의 책이 없어서 아쉽지만, 매일매일 노력하면 금방 원래대로 돌아갈 터였다.
“아, 저도 알아요. 미국 쪽에서 넘어온 자료, 저도 봤거든요. 처음 봤을 때는 배우가 아니라 어디 특수부대 요원의 자료가 넘어왔나 했어요.”
서준이 깨어나자마자 서준의 회복 계획을 위해 모였던 재활의학과 의료진들이 모두 ‘멀쩡한 이서준’의 자료를 보자마자 자료 잘못 준 거 아니냐고 이야기할 정도로 대단한 기록들이었다.
그 진심 어린 감탄에 서준이 하하 웃었다.
재활의학과 의사는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서준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재활에 신체적 능력은 물론 정신적 능력의 회복도 빠뜨릴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클라인레빈 증후군의 환자는 깨어난 후 과잉행동과 인지장애,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었다.
‘하지만 괜찮아 보이네.’
환자의 빠른 회복에 의사는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감사합니다.”
“푹 쉬세요. 움직이지 마시고요. 쉬는 것도 재활입니다!”
“네.”
서준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전 재활운동을 끝내고 병실로 돌아와 잠시 쉬고 있을 때.
알베르 모흐 교수가 왔다.
“/몸 상태는 어떠니, 준?/”
“/괜찮아요, 교수님./”
빙그레 웃으며 대답하는 서준의 모습에, 서준을 신중하고 섬세한 눈빛으로 살펴보던 알베르 교수도 이내 미소를 띠었다.
“/곧 파리로 돌아가신다면서요? 지후에게 들었어요./”
서준이 일어난 이후에는 박지후와 함께 서울 여기저기를 구경했다고도 들었다.
서준의 말에 알베르 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래 자리를 비웠으니 이제 돌아가야지./”
서준이 쓰러지고 깨어난 지금까지.
3주 넘게 한국에 머문 알베르 교수였다. 미리 계획해 두었던 한국 여행 일정이 일주일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오래 머무른 것이었다.
“/언제 가시나요? 가시기 전에 식사 한번 대접하고 싶은데……./”
서은혜의 물음에 알베르 교수가 삼 일 후에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동안 ATR병원에서 진료를 도왔던 뇌 신경 파트 환자들에 대한 것들도 정리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에 돌아가기 전날 같이 식사를 하기로 했다. 서준도 그때쯤이면 외출이 가능해질 터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교수님./”
서준이 알베르 교수를 보며 말했다.
알베르 교수와 만난 건 6년 전 유럽 여행에서의 겨우 며칠뿐.
그 이후로는 가끔 연락을 주고받았을 뿐인, 그것도 친구 박지후를 사이에 둔 인연이었다.
그러나 알베르 교수는 쓰러진 서준을 위해 기꺼이 머나먼 나라까지 와주었고, 몇 주 동안이나 머무르며 도와주었다.
“/교수님이 아니셨더라면 저도 다른 사람들도 더 힘들었을 거예요./”
현실과는 전혀 다른 ‘세계’의 문제였기 때문에 실제로 알베르 교수가 할 수 있는 건 없었지만, 그저 세계적인 의사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의지가 되었을 터였다.
“/지금까지 정말 감사했습니다./”
하고 꾸벅 인사하는 서준의 밝은 모습에 잠깐 미소를 지은 알베르 교수가 이내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오늘 서준의 병실에 온 이유가 있었다.
“/안타깝게도 클라인레빈 증후군은 완치 판정을 내릴 수 없단다, 준. 원인도 치료 방법도 모르는 병이니까./”
서준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에 서은혜와 최태우의 표정이 흐려졌다. 알고 있었으나 입밖으로 내지 못했던 말이었다.
“/그래서 앞으로도 언제 다시 잠이 들지 모른단다./”
아, 아니…….
서준의 눈동자가 잘게 요동쳤다.
“/어쩌면 하루 이틀 잠들 수도 있고, 이번처럼 3주 동안 잠들 수도 있어. 어쩌면 1년이 넘을지도 모르고./”
예상하지 못하는 오랜 잠은 일상을 파괴하고 말 것이었다.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하는 중간에 잠들지도 모른단다./”
서은혜가 서준의 손을 붙잡고 최태우가 한숨을 삼켰다.
그러면 여러모로 곤란해질지 잘 알고 있었고, 서준이 얼마나 촬영을, 연기를 좋아하는지 알고 있어서 마음이 착잡했다.
“/아, 저, 이제 이렇게 오래 안 잘 것 같은데요……./”
서준이 최대한 진심을 담아 말했다.
이제 생의 도서관도 [무한환생]도 없으니 정말 쓰러져 오랫동안 잠들 일은 없었다.
“/……그럴 수도 있겠지./”
서준의 말을 그저 환자가 으레 말하는 ‘안 아프다, 괜찮다.’라는 뜻으로 이해한 알베르 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한 번 발병했으니, 언젠가 다시 잠들 수도 있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렴./”
전혀 안 믿으신다!
알베르 교수님은 물론, 엄마와 태우 형도!
아마 미리 이야기를 들었을 아빠와 다호 형도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을 터였다.
당연한 일이었다.
의학적 지식이 거의 없는 환자가 자신은 다 나았다고 주장해 봤자, 그냥 안 아픈 척하는 것 같을 테니까.
아마 자신의 병이 클라인레빈 증후군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똑같은 걱정을 할 터였다. 아니,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 그렇게 떠들썩했으니까.
‘이거…… 어쩌지?’
어쩌면 앞으로의 배우 생활에 꽤나 문제가 될 것 같았다.
이 이야기에 자신이 낙담할까 싶어, 걱정스레 바라보는 엄마와 최태우, 알베르 교수의 표정에 서준은 그저 어색하게 웃고 말았다.
* * *
점심시간.
일반식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점심을 맛나게 먹으면서(ATR병원은 밥도 맛있었다.) 서준은 딴생각에 빠졌다.
‘루머…… 괜찮겠지?’
코코아엔터와 안다호를 믿기는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었다.
‘인터넷을 둘러보니 이제 슬슬 사그라지는 것 같던데.’
역시 다호 형의 선택이 맞았나 보다.
파르비타의 나침반이 있으니까 좋은 방향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터였다.
‘병은 어떻게 하지?’
클라인레빈 증후군도 문제였다.
잠들어 있던 자신의 증상과 비슷한 병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이렇게 돌아올 줄은 몰랐다.
‘멀쩡하다고 해봤자 아무도 안 믿겠지.’
언제 어디서 얼마나 잠들지 모르는 배우라니.
서준이 생각하기에도 문제가 많았다.
하루 이틀이면 몰라도 1달 넘게 잠들면 촬영 일정에 영향이 생긴다.
장소 대여는 물론이고 해외 로케, 장비 대여, 건물 대여까지. 게다가 함께 출연하는 다른 배우들의 스케줄도 생각해야 했다. 거기에 운이 안 좋으면 1년이 넘게 잠들지도 모른다.
‘그렇게 늘어날 제작비만 생각해도…….’
슈퍼스타의 고개가 저절로 절레절레 저어질 정도로 어마어마할 게 분명했다.
게다가 ‘언제, 어디서’ 잠들지도 중요했다.
액션 장면을 찍을 때나 물 속에서 촬영할 때 잠들기라도 하면 큰일날 게 분명했다.
‘……라고 다들 생각하겠지.’
진짜 어떻게 해야 하지?
분명 자신은 멀쩡한데, 도저히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이것도 나침반이 해결해 줄 수 있으려나?’
안다호의 소원은 서준이 행복하게 오래 배우 활동을 하는 것이니까.
문득.
서준이 숟가락을 멈추었다.
‘그러고 보니 마나는 얼마나 남았지?’
자체적으로 충전이 가능한 부적 팔찌와 달리 나침반은 서준이 에너지를 충전해야 했다.
서준은 마지막으로 충전했던 날이 자신이 쓰러진 날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로부터 몇 주가 흘렀다.
보통 때라면 아직 마나가 남아 있었겠지만, 요 몇 주 사이 안다호가 내려야 했던 결정의 중요도(서준의 목숨이 달린)를 생각해 보면 일찌감치 바닥이 났을 터였다.
‘채워넣어야 하는데.’
그래야 [(선/제작)황금 인어 파르비타의 나침반]의 힘이 좋은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줄 텐데 말이다.
‘다호 형에게 나침반을 가져와 달라고 하는 편이 좋을까.’
하고 고민하는 사이 점심 식사가 끝났다.
“그래서 학교는…… 서준아?”
“아, 네.”
서준이 정신을 차렸다.
지금은 학교에 대해 최태우와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학교는 병결처리 했다고요?”
“응. 근데 생각보다 입원이 길어져서 아예 이번 학기도 휴학하는 게 낫지 않나 싶네.”
그에 서준이 끙 앓는 소리를 냈다.
“이제 조금만 더 들으면 되는데…….”
그게 1학기에만 있는 강의들이라서 문제였다.
지금 안 들으면 내년 1학기까지 학교를 다녀야 했다.
‘학교를 다니는 게 싫은 건 아닌데…….’
연기는 물론이고 교양에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이제는 졸업을 하고 싶달까.’
서준이 허허 웃고 말았다.
“……교수님들께 말씀드려서 최대한 이번 학기에 수강할 수 있도록 해야겠어요. 성적은 뭐…… 졸업할 수 있는 성적이면 되겠죠.”
그렇게 말하며 중간고사 날짜를 찾아보는 서준의 모습에 최태우가 웃음을 터뜨렸다.
학교 이야기가 대충 마무리된 후에는 내일부터 시작될 병문안 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장현준 다음으로는 김수빈과 서은수가 올 예정이었다.
“곧 퇴원할 수 있다고 해서 병문안은 며칠만 할 생각이야.”
“제가 가는 편이 더 편하긴 하죠.”
병문안이 시작됐다는 소리에 미국에서 날아오겠다던 사람이 몇 명이던가.
서준이 건강한 모습으로 직접 가는 편이 편하고 상대방도 더 좋아할 거다.
그때 최태우의 휴대폰이 울렸다.
코코아엔터의 연락이었다.
렉카들을 주시하고 있던 코코아엔터가 한 영상이 올라온 것을 발견한 것이었다.
[(너튜브)C소속사, 스타 배우 L씨 아동학대 증거 확보!]알파벳만 봐도 코코아엔터와 이서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헐? 진짜?
=렉카를 믿냐.
=22 이번에는 어떤 영화 장면 들고 옴??ㅋㅋ
=이번엔 이스케이프 고주원일 듯. 거기 배경이 병원이잖아. 고주원은 환자고.
=ㄹㅇㅋㅋ
-근데 이 정도면 진짜 뭐가 있다는 거 아니야?
=있겠냐고ㅋㅋ
영상이 올라왔다는 알림을 본 사람들이 영상을 클릭했다.
거기엔 전혀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고 잘나가는 스타가 정말 불행을 겪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이미 믿음이 가득한 표정으로 클릭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조회수와 들어올 수익에 눈이 돌아간 렉카는 손쉽게 그 확보한 ‘증거’를 보여주지 않았다.
-ㅅㅂ의혹 이야기만 하다가 다음 영상에 증거 올린다니.
=22 앞서 업로드 했던 영상들 요약 편집한 것뿐이잖음.
=33 진짜 조회수 얻기 쉽네.
=그거에 낚이는 너희들도 쉽고ㅋㅋ
-진짜 가지가지 한다.
=ㄹㅇ예고편이냐고.
-내일 영상 올린다는 거 보니까 증거 있는 것 같은데?
=22 있으니까 이렇게 어그로 끄는 거 아니야?
=ㄴㄴ없으니까 이렇게 한탕 하려는 거겠지.
-진짜 내일 올리는 거 맞냐?
=일단 기다려봄.
서준은 그 일을 알고, 곧바로 코코아엔터에 있는 안다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진짜 있는 걸까요, 형?”
-뭔가 있는 것 같긴 한데,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아.
“왜 그렇게 생각해요?”
-그렇게 엄청난 증거라면 차라리 코코아엔터 쪽으로 들고와서 협박하는 게 더 잘 먹힐 거거든. 계속 돈을 뽑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참 무시무시한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안 이사님이었다.
-그래도 증거가 나오면 고소할 수 있을 것 같아. 조작했을 테니까.
그런 담담한 안다호의 태도에 걱정하던 서준도 이내 안심했다.
“그럼 다행이네요. 아, 다호 형.”
-응?
“제가 선물로 준 나침반 있잖아요. 그거 영상통화로 보여줄 수 있어요?”
-? 그래.
뜬금없는 서준의 부탁에도 안다호는 별말 없이 영상통화 모드로 돌려 책상이 잘 놓아둔 은색 나침반을 보여주었다.
-여기 잘 놓아뒀어.
“그, 그렇네요.”
그리고 다시 안다호와 짧게 통화한 서준이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없어…….”
그리고 자신밖에 없는 병실에서 작게 비명을 지르듯 외쳤다.
“나침반이 없어……!”
은색 나침반에 새겨둔 [(선/제작)황금 인어 파르비타의 나침반]이 사라진 것이었다.
‘어떻게 된 거지? 부적 팔찌의 능력들은 분명 남아 있었는데.’
순간.
푸른 바닷속에서 온 힘을 다 끌어모았다고 말하던 파르비타가 떠올랐다. 몸이 작아질 정도 힘을 썼는데,
‘……그게 현실에 있는 힘까지 끌어다 쓴 거였구나!’
서준을 살리기 위해서.
진짜 있는 힘 없는 힘 다 끌어모았던 거였다.
으아아…….
서준이 얼굴을 쓸어내렸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알지만, 안다호와 서준에게 큰 도움을 주었던 나침반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아찔해졌다.
‘그럼 이번 일은? 클라인레빈 증후군은 어떻게 하지?’
과연 나침반의 도움 없이 잘 해결할 수 있을까?
짝!
저도 모르게 드는 생각에 서준은 두 손으로 자신의 두 뺨을 쳤다.
‘다호 형은 잘 할 거야.’
안다호에게 나침반을 선물로 준 것은 성인이 되고 난 후였다.
그 말은, 그 이전 서준이 아역일 때의 안다호는 나침반이 없어도 잘했었다는 거다.
‘그러니까 다호 형은 능력이 없어도 잘할 거야.’
이제는 ‘첫 생’이라는 위험도 없지 않은가.
‘다른 게 문제이지만…….’
일단 클라인레빈 증후군에 대한 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과연 어떤 것을 아동학대의 증거로 내세울지.
서준은 작게 한숨을 쉬며 조금 초조한 마음으로 내일을 기다렸다.
이번 일을 알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불안과 궁금함, 초조함과 불신과 의심을 가지고 내일을 기다렸다.
그리고 다음 날.
학생들과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고 여유를 즐기고 있을 무렵.
[(너튜브)C소속사, 스타 L씨 아동학대 증거 영상!]영상이 업로드되었다.
앞서 열심히 주절거린 렉카가 신난 어조(변형된 목소리)로 증거 영상을 보여주었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배경이 보인다.
나무와 흙으로 만든 벽과 기둥, 작고 아담한 장식장과 가구, 단정하고 아름다운 병풍.
마치 어느 궁궐의 내부 같았다.
거기에 붉은색 곤룡포를 입은 남자와 다홍색 당의를 입은 여자가 앉아있었다.
지금보다 젊은 얼굴이지만 누군지 한눈에 알아보았다. 여전히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 김종호와 배우 이지혜였다.
“종아. 아니 된다. 종아!”
곤룡포를 입은 김종호의 품 안에는 아이가 쓰러져 있었다.
사람들은 그 아이도 단번에 알아보았다.
어린 이서준이었다.
“누가! 누구 없느냐!?”
어린 서준을 안고 있는 김종호의 눈가가 벌게졌다. 그 사나운 인상에 섞인 불안은 보는 사람까지도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건 이미 연기가 아니었다.
쓰러진 서준도, 걱정하는 김종호와 이지혜의 모습도.
영상을 보는 모두가 알 수 있었다.
“구ㄱ……!”
[구급차!]클로즈업되는 김종호의 다급한 얼굴에 미처 이어지지 못한 김종호의 말이 이런 것이라는 듯 자막이 달리고.
거기까지라는 듯 영상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