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star From Age 0 RAW - Chapter (1112)
0살부터 슈퍼스타 1112화
[마지막으로, 이서준 배우를 모시도록 하겠습니다.]안다호의 말에 TV로 보고 있던 시청자들이 들썩였다.
-헐. 진짜 이서준 나옴?
-서준아ㅠㅠㅠ
=이제 이름만 불러도 자동적으로 눈물이 나오네ㅠ
-입원한 뒤로 카메라 앞에 서는 거 처음 아닌가?
=22 사진만 보여줬었음.
-깨어난 지 일주일도 안 됐을 텐데, 이런 소동이 생겨서 고생이 많겠다.
-아픈 사람 기자회견장에 참석시키는 게 학대 아니냐고.
=니들 때문에 더 골치 아플 것 같은데.
떠들썩하던 반응은 서준이 무대 위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일제히 멈추었다.
3주간 의식불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순조롭게 회복되고 있었다는 게 사실인지 무대를 걸어 나오는 서준은 살이 조금 빠진 것 빼고는 변함없이 눈부신 모습이었다.
아니, 아팠던 탓인지 색다른 매력이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와…… ㅁㅊ
플래시를 조명 삼아 미소를 짓고 있는 서준은 보기만 해도 감탄이 튀어나올 정도였다.
-역시 이서준ㅋㅋ
=22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아우라가 남다름.
-기자회견장이 무슨 팬미팅처럼 되어버렸네ㅋㅋ
=카메라 플래시가 안 멈춰ㅋㅋㅋ
=근데 나라도 셔터 계속 누를 것 같음.
이어 안다호와 서준이 눈을 마주치고 웃는 모습도 카메라에 찍혔다.
-진짜 그냥 봐도 엄청 친해 보이는데?
=누가 사이 안 좋다고???
서준이 자리에 앉자 플래시가 천천히 줄어들었다.
-여전히 잘생긴 서준이ㅠㅠ
=기자회견이라 차분한 정장 입고 온 것 같은데, 너무 잘 어울려ㅠ
-의식불명으로 입원한 게 아니라 성형수술 받은 건가?
=?어디를 고쳤는데?
=달라진 거 1도 없는데??
=22 그냥 서준이가 잘난 거.
=게다가 성형수술 받으려면 조용히 받았겠지, 이렇게 시끄럽게 했겠냐고.
=별 루머가 다 생기네, 진짜.
새싹들은 시끄러운 댓글창을 내버려 두고 TV 화면을 바라보았다.
살이 내릴 만큼 아팠던(자고 있었을 뿐이라고는 하지만) 서준을 보니 슬프면서도 이렇게 모습을 보일 정도로 건강해져서 무척이나 기뻤다.
-서준오빠 카메라 보고 웃는 거 치임.
=22 누가 이 얼굴 보고 억지로 카메라 앞에 선다고 생각하겠어.
기자회견장 카메라도 카메라인 듯 좋다고 웃는 서준을 보니 정말로 반갑고 웃기고 행복했다. 눈물도 찔끔 나왔다.
카메라를 보며 서준이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배우 이서준입니다.”
그러자 어쩐지 평범한 TV인데도 마치 기자회견 현장에 있는 것처럼 서준의 목소리가 아주 가까이에서 들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새싹들과 사람들은 저 평범한 인사말이 왠지 모르게 마음에 와닿는다고 느꼈다.
진심이 전해진다.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정말로 친한 사이라도 진심이 전해지지 않아 사이가 틀어질 때가 있는 법이었다.
가족이나 연인이 ‘사랑한다’고 말해도 가끔 정말로 사랑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의심이 들 때가 있을 수도 있었고, 친구가 ‘고마워’ 하고 말해도 정말로 고마운 것인지 그저 이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신이 들 때가 있을 수도 있었다.
누군가의 ‘미안해’라는 말이 정말로 미안해서 사과하는 것인지, 누군가의 ‘반가워’라는 말이 정말로 반갑다는 말인지.
항상은 아니더라도 문득문득 그런 의문이 들 때가 있게 마련인데, TV 화면 너머로 만나는 사람에게 듣는 말은 어떻겠나.
저것이 대본인지 아닌지, 그저 이 상황을 피하려고 꾸며내는 말인지, 진심이 담긴 말인지 알 수가 없는 법이었다.
그정도로 진심을 표현해도 그것이 100% 전달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게다가 처음부터 불신하는 사람들에게 진심을 전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뭐라고 말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
그런 사람들에게까지도 서준의 진심이 100% 전해지고 있었다. 한 치의 의심도, 오해도 없이.
“차기작이 아니라 이런 자리에서 뵙게 되어 아쉽지만, 그래도 여러분들을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그건 정말로 새로운 경험이었다.
듣자마자 서준이 말하는 모든 말이 진심인 것을 깨달아버리고 만다.
마치 엄마 아빠를 사랑하는 아기의 눈빛과 표정, 몸짓에서 ‘사랑’을 느낄 수 있듯, 서준이 진심 어린 아쉬움도, 반가움도 모두 느껴졌다.
“먼저 제가 입원해 있을 동안 걱정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얼마나 놀라셨을지, 얼마나 걱정하셨을지.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죄송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생의 도서관에서 자신을 보호해 주던 삶의 페이지들을 떠올리며 말하는 서준에게서 생겨난 고마움의 감정이 마치 해일처럼 사람들에게 밀려왔다.
그 마음을 100% 느끼게 된 모두의 가슴이 뻐근해졌다.
“많은 분들이 클라인레빈 증후군의 재발을 걱정하시고 계시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앞으로는 결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약속드리겠습니다.”
‘정말로요!’
모든 진실을 말할 수는 없지만 진심을 담아 서준이 말했다.
그리고 그 진심은 기록석의 마지막 파편을 통해 사람들의 안으로 파고들어 사람들에게 믿음을 심어주었다.
정말로 앞으로는 서준이 쓰러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말을 100% 믿는다.
그건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이번 루머로 걱정해 주신 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동학대는 정말로 없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서준이 단단한 목소리로 진실을 전했다.
“코코아엔터는, 그리고 안다호 매니저님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계속 저를 위해 노력해 주셨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품에 출연할 수 있도록, 또 재미있는 작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고, 촬영 때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서포트해 주셨습니다.”
서준이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코코아엔터가 없었더라면 지금처럼 즐겁고 행복하게 배우 활동을 하지 못했을 겁니다.”
코코아엔터가, 안다호가 없었다면 일찌감치 첫 생, 한준서를 만나 죽어버리고 말았을 거다.
그 생각에서 흘러나온 진심이 사람들에게도 전해졌다.
“이 자리를 빌려 코코아엔터 직원분들과 안다호 매니저님, 최태우 매니저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고 말하는 서준에 안다호는 물론이고 뒤에서 듣고 있던 코코아엔터 직원들과 최태우까지 감동한 얼굴로 서준을 바라보았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제가 깨어나기를 애타게 기다리셨을 새싹분들과 시청자 여러분들께도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걱정해 주셔서,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남기신 기도와 편지에 많은 힘을 얻고 있습니다.”
무대 위의 서준은 스포트라이트도 비치지 않는데도 어쩐지 오늘따라 더욱 진실하고 빛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저는 후유증 없이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으니, 이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러분들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하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하던 서준이 이내 빙그레 미소 지었다. 조금은 장난꾸러기 같은 밝은 미소였다.
“그럼 다음은 차기작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모두 기대해 주세요!”
어쩌면 없었을지도 모르는 다음을 기약하는 서준의 목소리에 담긴 벅참과 설렘, 행복을 사람들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으로 코코아엔터의 기자회견이 끝났다.
서준이 말문을 열었을 때부터 멈춰 있던 댓글창이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했다.
-와. 뭐지? 느낌이 좀 이상함.
=22 뭔가…… 뭔가임.
=33 이서준이 하는 말마다 왠지 되게 믿음이 간달까? 진심처럼 느껴짐.
=44 생각해 보면 그냥 평범한 말들이었는데.
-이게 가스라이팅이라고?ㅋㅋㅋㅋ
=22 아무리 봐도 진심으로 말하는 것 같은데ㅋㅋ
=이게 연기면 이서준은 진짜 연기의 신이다.
-나 진실된 목소리가 어떤 건지 궁금했는데, 이번 기자회견이 딱 그런 목소리더라.
=ㅇㅇ난 인간불신인데 이서준이 말한 거 다 믿어버린 것 같음.
=나도ㅋㅋㅋㅋ
-아니, 이거 사이비 교주 재능 아니냐고ㅋㅋ
=22 왜 사이비 교주한테 속는지 알겠다. 그냥 홀린 기분임.(좋은 쪽으로)
=좋은 쪽으로 홀리는 건 어떤거야ㅋㅋㅋ
=옆 사람이 하니까 덩달아서 자원봉사하는 느낌?
=아, 알 것 같음.
-따뜻한 물 만졌을 때 ‘따뜻하구나.’ 느끼는 것처럼 서준이 말이 ‘진심이구나.’ 하는 게 생각하기 전에 느껴짐.
=ㅇㅇ이런 기분이었어.
-진짜 걱정해준 사람들한테 고마워한다는 게 느껴지더라.
=팬카페 편지도 읽어봤는데, 진짜 말로 직접 들으니까 몇 배는 더 진심 같음.
=코코아엔터랑 매니저들한테 고마워하는 것도!
-서준이가 직접 클라인레빈 증후군 걱정 안 해도 된다니까 어쩐지 진짜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음.
=22 나도. 이제 진짜 1도 걱정 안 됨.
=33 마음이 편안하다.
-차기작 이야기할 때 나만 울었어?
=나도 울었어ㅠㅠ 서준이가 계속 건강하게 배우 활동한다고 생각하니까 눈물이 저절로 나오더라.
=기대해주세요, 도ㅠㅠㅠ
-? 그러고 보니 헛소리하던 놈들 다 사라졌네?
=??그러네??
진심으로 의심하고 있던 사람들부터 재미로 의혹 글을 남기던 사람들까지도 모두 기자회견을 보고 서준의 진심을 느꼈다. 그리고 있는지도 몰랐던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진심이라는 건 그렇게 대단했다.
-클린하다.
=계속 이렇게만 깨끗했으면 좋겠다.
물론 기자회견을 안 본 사람들도 있었고 언제까지 능력의 효과가 지속될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히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일 터였다.
이제 코코아엔터는 좋은 이미지만 남아 있을 테니까.
그리고 본의는 아니지만 코코아엔터의 좋은 이미지를 공고히 해줄 사람들도 있었다.
“좋았어!”
아역배우 학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려던 신입 피디가 상기된 얼굴로 외쳤다.
기존의 기획을 바꿔 코코아엔터가 아역배우 처우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큐멘터리에 넣으려고 했는데, 증거 영상이 나오며 다시 바꿔야 할 뻔했다.
그래도 다행히 기자회견이 잘 끝났다.
“이제 빨리 만들어서 방영하기만 하면 돼!”
서준과 코코아엔터가 화제의 중심인 지금, 시청률도 잘 나올 터였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기사들이 쏟아졌다.
[코코아엔터, 아동학대 의혹 완벽 해명!] [영상은 그저 연기였을 뿐!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9살 아역배우의 연기력!] [코코아엔터 매니저가 직접 쓴 배우 이서준의 스케줄표!] [배우 이서준, 직접 말하다!]연예부를 가득 채우다 못해 다른 기사란까지도 이서준과 코코아엔터의 이야기로 들썩였다.
한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그랬다.
서준과 인연이 있는 제작사와 배급사, OTT 플랫폼이 더욱 기사를 내보냈다.
더는 슈퍼스타 이서준과 코코아엔터가 아동학대 의혹으로 관련되지 않도록.
그리고 도를 넘은 황색언론들과 사람들을 고소했다.
‘의혹’일 뿐이라서 어느 정도까지 처벌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인생이 고달파지긴 할 터였다.
코코아엔터도 마찬가지였다.
정말로 서준을 걱정한 사람들은 제외하고 선을 넘은 기자들과 사람들을 고소할 예정이었다. 당연히 이번 일의 중심이 되었던 렉카도 앞으로 꽤 시달릴 터였다.
그리고 하나 더.
기자회견 때 공개했던 [내의원] 삭제 영상을 편집해 너튜브 채널 [JUN]에 업로드했다.
다만 기자회견 때처럼 ‘이서준’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방영된 [내의원]의 장면을 이어 편집한 영상이었다.
* * *
성녕대군과 허의관이 만나 행복하게 지내던 모습을 보여주던 화면이 이내 바뀌었다.
애가 타도록 부르는 태종의 품 안에 성녕대군이 안겨 있었다. 흘러나오는 숨이 너무나도 연약해 금방이라도 멈춰 버릴 것만 같았다.
그렇게 죽어가는 성녕대군을 비추던 화면이 바뀌어 성녕대군의 처소로 달려오는 허의관의 모습을 비추었다. 다급한 얼굴이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자식을 잃게 된 부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종아!]찢어질 것 같은 태종과 왕후의 목소리에 허유선은 성녕대군의 처소 문쪽을 바라보다 흙 위에 풀썩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연약한 얼굴로 눈을 감고 있는 성녕대군의 모습이 다시금 비친다.
불길한 죽음의 냄새가 풍긴다.
[종아! 아니 된다! 종아!]엎드린 허유선의 등이 흔들렸다. 온몸을 휘도는 절망감과 좌절감에 울음소리 하나 내뱉을 수가 없었다.
아아,
겨울에 찾아왔던 주인이 겨울에 떠나갔다.
[태종 18년(1418) 2월 4일. 성녕대군, 이 종 졸.]* * *
-이걸 이렇게 보여주네. 감사. 압도적 감사.
=22 기자회견 보면서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이것도 너무 좋다ㅠㅠ
=내의원 피디가 편집한 거라는데, 이대로 방송본이랑 바꿔도 모를 듯.
=ㄹㅇㅋㅋ 플러스에 있는 거 이걸로 바꿔주라ㅋㅋ
-근데 진짜 왜 편집했는지 알 것 같다. 지금 폭풍눈물 중ㅠㅠ
=22 제대로 촬영 못 한 게 이 정도인데, 각 잡고 촬영했으면 진짜ㅠ
=33 몇 번을 봐도 성녕대군 너무 불쌍하고ㅠㅠ 슬프고ㅠ
-내의원 정주행해야겠다. 플러스에 있지?
=ㅇㅇ지금 배너 떠있음. 서준이 다른 작품들이랑 같이.
=ㅋㅋ진짜 빠르네ㅋㅋ
=유니버스도 지금 서준이 작품들 배너 띄워놓음ㅋㅋ
=역시 걸어 다니는 화제성ㅋㅋㅋ입원 후 첫 등장마저도 평범하지 않네.
=그러니까. 뭐, 까딱하면 동료(소속사)가 큰일 날 뻔했지만 위기마저도 이겨내는 게 히어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