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star From Age 0 RAW - Chapter (1113)
0살부터 슈퍼스타 1113화
“잘 끝나서 다행이다!”
“그러게!”
송유정과 임예나가 흐물흐물한 모습으로 늘어졌다.
어젯밤 코코아엔터가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을 때부터 쌓여왔던 긴장이 기자회견이 무사히 끝남과 동시에 풀린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둘 다 실실 웃고 있었다.
서준의 편지만으로도 감동적이었는데, 서준이 직접 고맙다고 말해주니 더욱 가슴이 찡해진 기분이었다. 그렇게 걱정하고 슬퍼했던 3주의 시간을 보상받은 느낌이었다.
“오늘 서준이 진짜 멋있었지!”
게다가 오늘의 서준은 정말 빛이 났다.
다시 떠올리기만 해도 흐흐흐 이상한 웃음이 나올 정도로.
“차기작에서 만나자는 말도 좋았어.”
“나도! 음, 근데 난 서준이 생일 이벤트를 먼저 했으면 좋겠더라. 그때 다 못 즐겼잖아.”
“그건 그래.”
아직 코코아엔터와 서준이 20주년 기념 행사를 계획 중이라는 걸 모르는 두 새싹은 지나간 서준의 생일에 아쉬워했다.
“다른 사람들 반응은 어때?”
“지금 엄청 좋아!”
임예나와 송유정이 휴대폰을 들어 [새싹부터]나 커뮤니티 사이트의 반응을 확인했다.
며칠 동안 여기저기 불을 지르던 악플러들은 어디로 갔는지 전혀 보이지 않았고, 평소 댓글을 쓰지 않는 사람들이 좋은 말 한마디씩을 남기고 갔다.
갑작스럽게 바뀐 분위기에 의아해하던 사람들은 너튜브 채널에 올라온 기자회견을 본 후 비슷한 댓글을 남겼다.
“기자회견 진짜 잘한 것 같아.”
기자회견 한 번으로 아동학대 루머에 대한 글들이 모두 사라졌다.
대신 너튜브 채널 [JUN]에 새롭게 올라온 [내의원-편집본]에 대한 이야기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던 서준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솔직하다 못해 가슴 찡하게 느껴졌던 서준의 말은 새싹이 아닌 대중에게도 확실하게 전해진 것 같았다.
코코아엔터 안다호 이사에 대한 글도 많았다.
대부분 스케줄표에 대한 것이었다.
벌써 ‘서준실록’이라고 이름도 붙었다.
“서준실록이래, 갖고 싶다!”
“서준이 사진까지 넣어서 팔면 좋을 텐데!”
벌써 공개된 서준의 사진들이 언제 찍혔는지 알아낸 새싹들이 있었다.
꼬마 서준의 사진과 함께 스케줄표를 읽어보니, 마치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 재미있었다.
“가끔 이서준 사단이랑 친구들 나오는 것도 웃기지 않아?”
“그러니까. 아, 여기 또 있어.”
김종호나 이다진이 있는 이서준 사단과 서준의 친구들인 황금 세대 배우들, 그리고 코코아엔터의 아이돌들의 이름도 스케줄표에 나오는 것이 참 인상 깊고 웃겼다.
덕분에 다른 배우들과 아이돌들의 팬들도 서준의 스케줄표를 보며 자신의 배우와 가수를 찾고 있는 중이었다.
-블루문이랑 뮤비 찍었을 때 이야기도 있네!
=메모) 가수팀이 아이돌 제안함.
=안 이사님ㅋㅋ진짜 사관이시냐고ㅋㅋ
=진짜 적지 말라고 한 것도 적는 사관의 피가 흐르시는 듯ㅋㅋㅋ
=난 이거 공개한 게 더 웃김. 농담으로 적은 것 같은데 그대로 공개함ㅋㅋ
=그러니까ㅋㅋㅋ직원분들 괜찮으신 거냐고ㅋㅋ 안 괜찮으면 당근을 흔드세요ㅋㅋㅋ
=콬아 분위기 좋은 거 잘 알겠음ㅋㅋ
-워킹맨 스키장 이야기도 있네ㅋㅋ 메모) 갑자기 워킹맨에 출연하게 됨.
=앜ㅋㅋㅋ
=매니저도 예상하지 못한 출연ㅋ
=워킹맨 찾아보면 더 나오겠다ㅋㅋㅋ
-촬영한 작품들 이야기도 있어서 좋음.
=ㄹㅇ내가 할리우드 영화 촬영 스케줄표를 보게 되다니!
=진짜 비하인드 같아서 재밌다ㅋㅋ
-미국 새싹입니다. 나도 읽고 싶어요ㅠ
=/지금 번역하고 있어! 조금만 기다려!/
=번역 순식간에 끝날 듯ㅋㅋ
“이것도 봐봐.”
다른 새싹들이 찾아놓은 재미있는 부분들을 읽던 송유정에게 임예나가 웃으며 휴대폰을 내밀었다.
[제목: 서준이가 자주 간 촬영지별 맛집.]나 먹수저.
서준실록 보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서준이 식단에 눈이 감.
근데 겹치는 음식들이 있는 거임. 식당 이름이랑.
아마 꼬맹이 서준이가 잘 먹는 거 보고 안 이사님이 체크하고 자주 주문하신 것 같음.
왠지 안 이사님이 체크해서 영양도, 재료도 좋을 것 같은 느낌!(느낌일 뿐입니다! 정확하진 않아요!)
그래서 서준이가 자주 간 맛집들을 정리해 봄! (근데 옛날이라 지금은 없을 수도 있으니 주의!)
(목록)
안 이사님이 왜 이런 것까지 기록하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감사합니다ㅋㅋ
새로운 맛집은 언제나 환영!
-아니ㅋㅋ 이걸 정리할 생각을 하다니ㅋㅋ
-나도 보다 보니까 음식에 눈이 가더라.
=중학생 때부터는 영양까지 확실하게 챙기심.
=이제 이서준 식단까지 나올 듯ㅋㅋ
=ㄹㅇ ‘중,고등학생 필수 식단’ 해서ㅋㅋㅋ
-그래서 어디라고?
=22 오늘 가봐야겠다.
=33 지금 출발한다!
-? 우리 가게 이름이 왜 여기 있지?
=오!
=가게 사장님?!
=+)ㄴㄴ할머니가 하는 가게인데, 장사가 안돼서 다음 달부터 폐업하기로 했는데…….
=아니, 잠깐만. 폐업이요?
=나 외국이라 이번 달에 못가ㅠ제발 다음 달까지 영업 해주세요ㅠㅠ
=22 안 돼ㅠ 없어진 곳이 많다고ㅠ
=+)나 지금 할머니 가게 가봐야 함! 갑자기 손님들이 많아졌대!!
=어? 설마?
=앜ㅋㅋ다들 너무 빠른 거 아니냐고ㅋㅋ
=이렇게 맛집 등극.
=강제로 영업하시게 된 할머니ㅋㅋ
=앞으로 부자 되실 거니까 제가 갈 때까지 영업해주십쇼!
=ㅋㅋㅋㅋ
“우리도 가 볼까?”
“그러자!”
물론 지금도 옛날처럼 맛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꼬마 서준이 맛있게 먹은 가게였다고 하니 한 번쯤 가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것 말고도 재미있는 이야기와 감탄할 만한 내용들이 많았다.
-서준이 연습시간 보니까 왜 연기 천재인지 알겠구요.
=22 이게 초등학생?
=33 나 초등학생 때 뭐했지?
-진짜 매일 연습하는 거 대단함.
=최근 스케줄표 봐도 연습시간 계속 있음.
=와. 그렇게 연기를 잘하는데 더 연습한다고?
그저 글로만 적힌 시간들이지만 새싹들은 그 안에 담긴 서준의 노력과 열정을 알 수 있었다.
이런 배우가 자신이 사랑하는 배우라는 사실에 마음이 벅차올랐다.
“서준이 팬이라서 너무 행복하다.”
“나도!”
그렇게 즐겁게 서준실록과 새싹들의 글을 읽어보고 있을 때.
띠링-
알림이 울렸다.
[새싹부터]에 서준이 쓴 새로운 글이 올라왔다는 알림이었다.침대와 한 몸이 되어가던 임예나와 침대에 등을 기대고 있던 송유정이 동시에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서준이의 새 게시글이라니!
아마 오늘 기자회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물론 그것도 맞긴 했다.
루머와 기자회견 때문에 걱정 많이 했을 새싹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서준의 글을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읽던 송유정과 임예나가 끝 부분을 읽던 중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
아마 모든 새싹들이 그랬을 터였다.
왜냐하면 서준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남겼기 때문이었다.
[……좀 더 자주 사랑하는 새싹분들을 만나고 싶어서 SNS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앞으로는 더 자주 만나요, 우리.]“드디어……!”
전 세계 새싹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 * *
기자회견을 무사히 끝내고 ATR병원으로 돌아와 짧은 검진을 받은 서준은 최태우(안다호는 코코아엔터 직원들과 이번 일을 마무리하는 중이었다.)와 함께 SNS 아이디를 만들었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SNS를 하는 건 본 적 있지만 딱히 관심을 두진 않았던 터라 용어나 사용법을 익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다.
“프로필 사진은 오늘 찍었던 것 중에 올리는 게 좋겠죠, 태우 형?”
“그것도 좋지.”
서준은 최태우가 찍어준 사진 중 가장 잘 나온 사진을 선택해 프로필 사진으로 올리고 소개에 [이서준LEE SEOJUN]이라고 썼다. 카테고리도 [배우]로 설정했다.
“바로 새싹분들한테 알려 드리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공식 SNS라는 걸 인증받고 알려 드리는 게 좋을까요?”
사칭 계정이 가끔 나타난다는 건 서준도 들어 알고 있었다.
놀라울 만큼 그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아 금방 사라진다는 이야기도.
그래도 다른 사람과 헷갈릴 수도 있으니 공식 인증 배지인 파란 배지를 받고 알리는 편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인증받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니까, 먼저 알리는 편이 좋지 않을까?”
“음. 그렇겠네요.”
최태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서준은 바로 [새싹부터]와 너튜브 채널 [JUN]에 편지와 함께 SNS 계정을 만들었다는 글을 남겼다.
그리고 다시 접속한 SNS에서,
“……어?”
순식간에 늘어난 팔로워들을 마주해야 했다.
“……음, 태우 형. 이거 오류 난 거 아니에요?”
서준의 물음에 최태우가 서준의 휴대폰을 바라보았다가 입을 쩍 벌렸다.
예상한 일이긴 했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많았다. 게다가 속도도 무시무시했다. 불과 몇 분 전에 공지를 올렸지 않았나.
‘진짜 오류인가?’
그러나 새로고침을 해도 팔로워의 숫자는 더욱 늘어날 뿐 줄어드는 일은 없었다.
“……오류 아닌가 봐, 서준아.”
“……그러게요.”
여전히 몇십몇백만 단위로 올라가는 팔로워의 수에 서준과 최태우는 말을 잇지 못했다.
서준이 SNS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은 대중들도 그랬다.
-이게 뭐냐고ㅋㅋㅋㅋ
=진짜 오류 난 거 아니야??
=아냐. 내 팔로워 수는 그대로야ㅠ
-이서준: 안녕하세요, 1000만 팔로워 배우 이서준입니다. 2000만 팔로워를 달성한 게 1시간 전인 것 같은데 벌써 3000만 팔로워를 달성하다니 정말 기쁩니다. 앞으로도 4000만 팔로워, 아니, 5000만 팔로워로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니ㅋㅋ 왜 천만 단위로 늘어나는 건데ㅋㅋ
=근데 진짜 이렇게 될 것 같다ㅋㅋ
-진짜 이서준 SNS 맞음? 이서준 SNS 안 한다며?
=ㅇㅇ맞음. 팬카페랑 너튜브에도 올라옴.
=사진도 오늘 찍은 거.
=지금 친구들이랑 배우 지인들 SNS도 팔로우하고 있음.
=앜ㅋㅋ 귀여워ㅋㅋ
-엌ㅋㅋ서준이 파란 배지 붙었어ㅋㅋㅋ
=이렇게 빨리?
=누가 봐도 공식계정이잖아ㅋㅋ
=게시글 하나도 없는데 공식 인증 받기ㅋㅋ
-기사 떴다!!
=기사마다 팔로워 수 바뀌는 거 너무 웃김ㅋㅋㅋ
=누가 5000만이라고 미리 적어서 기사 올려도 곧 달성할 것 같다ㅋ
-아무래도 아동학대 루머+기자회견+이서준 등장 때문에 지금 화제성 1위여서 더 빨리 느는 듯.
=22 진짜 위기도 기회로 바꾸는.
=33 근데 이서준 아니면 못함ㅋㅋㅋ
-앞으로 이서준 SNS에 올라오는 거 다 기사화+품절되겠다.
=ㄹㅇ지금 서준실록 맛집도 난리인데ㅋㅋ
-근데 왜 갑자기 SNS 함?
=이번에 쓰러져서 팬들 걱정할까 봐 만든 거 아닐까? 팬카페는 가볍게 글 올리기 조금 힘드니까?
=오. 생존신고 같은 건가?
=서준이는 진짜 S(생존) N(눈물) S(신고)임ㅠ
=ㅋㅋㅠㅠ
갑자기 SNS를 한다고 하면 어떤 반응일지 좀 걱정했는데 다들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음. 첫 글은 뭘 올리지?”
자신의 사진을 올리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지만, 지금은 입원복으로 갈아입은 상태라 새싹들을 슬프게 만들 것 같았다.
잠시 고민하던 서준의 시야에 병실의 풍경이 들어왔다.
꽉 차 있던 공간은 이제 곧 퇴원할 예정이라 조금씩 비워지고 있었다.
주변을 잠시 둘러보던 서준은 침대에서 내려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물건들을 하나씩 가져왔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그것들을 잘 올려두고 사진을 찍었다.
몬스터사 인형들, 바이올린 연주가 흘러나오던 스피커, 손때 묻은 대본들.
그리고 [새싹부터] 메인화면을 켜놓은 태블릿과 새싹들의 편지까지.
[제가 입원해 있는 동안 곁을 지켜주었던 물건들입니다.이 물건들을 볼 때마다 저를 걱정하고 기다려 주신 가족과 친구들, 지인들, 그리고 새싹분들과 여러분들이 떠오릅니다.
모두 감사하고 또 사랑합니다.]
뿌듯한 얼굴로 첫 글을 등록하자마자 댓글들이 순식간에 달렸다.
팬카페인 [새싹부터]와는 다른 분위기가 신기해 댓글들을 읽다 보니 순식간에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다음 날.
“……응?”
어느새 서준의 첫 글을 시작으로 챌린지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내가사랑하는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