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star From Age 0 RAW - Chapter (1116)
0살부터 슈퍼스타 1116화
그렇게 [워킹맨!-마라도 1편]이 끝났다.
뒤이어 [마라도 2편]의 예고편이 흘러나왔다.
-? 언제 끝남?
=언제 시간이 이렇게 지난 거야?
=ㅋㅋ진짜 20분도 안 지난 것 같은데ㅋㅋ
-마라도 편이 아니라 이서준 특집인듯ㅋㅋㅋ
=근데 재미있었잖아ㅋㅋ
=22 감동과 재미를 다 잡음.
-다 겪은 일인데 무슨 영화 보는 줄 알았다.
=영화도 이렇게 만들면 욕 먹어ㅋㅋ
=ㄹㅇ 구해준 고래가 찾아와? 그것도 미국이 아니라 한국에? 아픈 건 어떻게 알고??
=22 게다가 타이밍 좋게 워킹맨이 딱 찍음!
=스토리 개연성 없다고 할 듯ㅋㅋㅋ
=근데 그게 진짜 있었던 일입니다. 여러분!
=앜ㅋㅋㅋ
눈 깜빡할 사이에 끝난 듯한 [워킹맨!]에 시청자들은 놀라면서도 재미있었다며 댓글을 썼다. 커뮤니티 게시판도 기사란도 모두 서준과 우리 로키, [워킹맨!]으로 가득 찼다.
물론 기존에 있던 글이나 기사들도 대부분 서준에 관한 이야기라서 딱히 달라진 것 없긴 했다.
“시청률은?!”
[워킹맨!] 제작진이 시청률이 적힌 종이를 건네받았다. 그리고 환호성을 질렀다.서준이 출연하면 언제나 그렇듯.
시청률이 폭발했다.
* * *
“재밌었어!”
서은수의 말에 김수빈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랑 로키 나올 때는 진짜 영화 같았어.”
“나도 우리랑 로키 보고 싶다!”
귀여운 동생들의 모습에 서준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랑 로키는 보기 어렵겠지만, 다음에 씨 세이브 센터에 같이 가자.”
꼭 가자며 눈을 반짝이는 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세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서준아. 아픈 곳은?”
“없어. 괜찮아. 삼촌.”
두 아이를 데리러 온 김희상과 인사한 서준이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회사는 어때?”
“엄청 바쁘지. 옛날에 너한테만 선물해 줬던 인형들도 판매하면 안 되겠냐고 난리야.”
학대 루머로 잠깐 시끄러웠던 게 거짓말인 것처럼 조용해지고 다시금 좋은 쪽으로 몬스터사가 바빠졌다.
“빨리 해명해서 다행이지.”
“그러게.”
서준과 김희상의 대화에 김수빈과 서은수도 한마디씩 덧붙였다.
“처음 들었을 때는 다른 이서준이라는 배우가 있는 줄 알았다니까.”
“나도 그랬어! 코코아엔터가 또 있나? 생각했다니까!”
얼마나 황당하고 화가 났는지 모른다면서 말하는 두 동생에 서준과 김희상이 웃음을 터뜨렸다. 다 지나간 일이라 이렇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럼 우린 이만 갈게, 서준아. 재활 잘하고.”
“응, 삼촌. 수빈이랑 은수도 조심해서 가.”
아쉬워하는 서준바라기 동생들을 보낸 서준은 잠깐 스트레칭을 하고 노트북을 켰다.
노트북 화면에는 서준이 듣는 강의의 자료가 띄워져 있었다.
약 한 달 동안 학교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있을 때 이렇게나마 수업 자료를 읽으며 보충하고 있었다. 이제 곧 중간고사이기도 했다.
학교는 퇴원하자마자 바로 다닐 예정이었다.
수업을 들을 만한 체력은 있었고 담당 의사도 괜찮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음.”
잠이 든 사이 훌쩍 흘러가 버린 한 달이라는 시간이 아까웠고 미뤄져 버린 차기작 제작이 아쉬웠지만 서준은 천천히 만회하기로 했다.
서준은 다시금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며 부모님이 오실 때까지 집중했다.
* * *
다음 날도 여전히 [워킹맨!]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동화 같은 이야기였음.
=진짜 누가 동화 만들 것 같다.
=고래 구해준 아이가 아프니까 고래가 바닷속에서만 나는 약초 찾아서 오는 이야기.
=헐. 좋다.
=22 그림까지 잘 나오면 인기 많을 듯.
=벌써 고래 인형 팔리는 것 봐ㅋㅋ
=서준이 고래 구할 때도 이랬는데ㅋㅋㅋ
-나만 내의원 정주행 중임?
=ㄴㄴ나도 내의원 정주행 중.
=옛날 사극 처음 보는데 진짜 재밌네. 요새는 사극 안 찍어?
=PPL할 게 없어서ㅠ사극처돌이는 웁니다ㅠ
=근데 옛날 사극;;;벌써 옛날이 붙을 정도야?
=거의 15년 전이니까. 그때 태어난 애들이 벌써 중학생임.
=;;;;
-서준이 SNS에 하루 하나 이상씩 올라오는 거 너무 좋다.
=22 업로드될 때마다 행복하고 안심이 됨.
-이서준 맞팔한 사람들 봤음? 무슨 전 세계 유명인들은 다 모아둔 것 같음ㄷㄷ
=ㄹㅇ음악, 미술, 운동 등등 다 있음.
=일단 본업부터가 전세계급ㅋㅋ
=서준이 인맥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보니 무시무시하다ㅋㅋㅋ
-? 킹즈마켓은 알겠는데(사장님이 서준이 지인이심), NYPD는 왜 맞팔인 거야?
=??그러게??ㅋㅋㅋㅋ
=갑자기 분위기 뉴욕경찰ㅋㅋㅋ
=배우 인맥이 좀 이상한데요ㅋㅋ
=이러다 주지사랑도 맞팔할 듯.
=진짜 하는 거 아니냐고ㅋㅋㅋ
“전부 이서준 이야기뿐이네.”
“진짜 NYPD랑은 어떻게 맞팔한 거야?”
뉴욕경찰국 국장 우리 킴이 서준의 지인이라는 것을 모르는 타 소속사 관계자들이 에휴, 한숨을 내쉬었다.
“3월만 지나면 괜찮을 줄 알았더니.”
그러니까 이서준이 쓰러지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생일에 20주년 기념까지 겹쳐 3월 한 달 동안은 이서준으로 시끄러울 것을 예상했다. 그래서 최대한 묻히지 않게끔 스케줄을 조정했는데, 아뿔싸, 이서준이 쓰러져 버린 것이었다.
때문에 다른 쪽으로 3월 내내 화제였던 이서준은 4월이 되어 깨어나면서 계속 화제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게다가 루머에 [내의원]에 SNS에 챌린지에 고래에 [워킹맨!]까지.
보통의 연예인들은 흉내도 내지 못하는 일들에, 진짜 하늘이 내려주신 슈퍼스타가 이런 건가 싶었다.
“기사 낼 때마다 묻히니…….”
진짜 사고를 치지 않는 이상 지금 상황에서 이름을 알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도 이제 천천히 줄어들겠지.”
이서준이 깨어난 지 거의 열흘이 다 되어가고 있는 데다가 [워킹맨!] 방송도 끝났으니 더 이상 화제가 될 만한 일도 없지 않을까 싶었다.
“아직 하나 남았잖아.”
“뭐?”
“퇴원.”
아.
이제 곧 서준의 퇴원 이야기로 시끌벅적해질 인터넷을 떠올리며 모두 다시금 한숨을 내쉬었다.
* * *
드디어.
퇴원 날이 되었다.
“서준이가 퇴원하다니…….”
서준이 마지막 진찰을 받는 사이, 병실에 남은 짐을 정리하던 서은혜가 감격한 얼굴로 텅 빈 병실을 둘러보았다.
입원 첫날 이곳에서 절망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시간이 흘러 무사히 퇴원하게 될 줄이야.
그래도 이전처럼 이 모든 것이 꿈같이 느껴지며 불안하지는 않았다.
이제는 서준이 쓰러지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물론 그 믿음은 기자회견을 봤을 때처럼 강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세계의 기록’을 바꿔 서준의 진심이 전해지게 했던 [(선)기■석의 ■■막 ■편]이 천천히 그 힘을 잃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 번 생긴 믿음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터였다.
자연스럽게, 그리고 오랫동안 그 흔적이 남아 계속 안심할 수 있게끔 만들 것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한 번 믿으면 꽤 오랫동안 그 믿음을 간직하니까 말이다.
그 ‘고정관념’은 문제가 될 때도 있겠지만, 지금의 서준에게는 도움이 되었다.
“차로 더 옮길 건 없나요?”
“이게 마지막이에요.”
드르륵.
병실 문이 열리고 들어온 최태우 또한 벅찬 얼굴로 병실을 둘러보았다.
서준이 쓰러지던 모습은 평생 잊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퇴원을 할 수 있게 된 게 정말 기뻤다.
마지막까지 차로 옮긴 후, 잠시 기다리자 진찰을 받으러 갔던 서준과 이민준, 안다호가 돌아왔다.
“아들, 퇴원 축하해!”
“축하해, 서준아.”
문앞에 있던 서은혜와 최태우가 활짝 웃으며 커다란 꽃다발을 서준에게 안겨주었다. 서준을 먼저 들여보냈던 이민준과 안다호도 웃으며 퇴원을 축하했다.
커다랗고 화사한 꽃다발에 잠깐 놀랐던 서준이 이내 환하게 웃었다.
“엄마 아빠도, 형들도 정말 고생 많았어요. 고마워요.”
그 생기 넘치는 미소가 얼마나 가슴 벅찬지.
눈물을 글썽이는 엄마 아빠와 형들에 서준이 웃음을 터뜨렸다.
“사진. 사진 찍을까?”
“SNS에도 올리고!”
창문을 배경으로 꽃다발을 든 서준이 섰다.
안다호가 휴대폰 카메라를 켜 그런 서준을 앵글에 담았다.
찰칵!
화사하고 따스한 봄꽃과 함께 그보다 더 눈부신 서준의 미소가 카메라에 담겼다.
[저 퇴원해요!걱정해 주신 여러분들 덕분에 무사히 퇴원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늘 오후 9시에 너튜브에서 짧게 라이브를 할 예정이니 보러 와주세요!]
-서준아ㅠㅠㅠ
=서준이가 드디어 퇴원을 하다니ㅠㅠ
-오늘 파티를 열어야겠다!
=222 파티다!!!
-어떤 게 꽃인지 사람인지 모르겠다ㅠㅠ
=눈이 부셔>ㅁ<
-꽃 무슨 꽃이지?
=이젠 꽃까지 품절시키려고?ㅋㅋ
-라이브!? 라이브라고!?
=오늘 칼퇴다.
=ㄹㅇ 야근 따윈 없다. 안 되면 퇴사다. 현생 따위가 내 덕질을 방해하게 놔둘 수는 없지!
=그건 너무 간 거 아니냐고ㅋㅋㅋ
* * *
ATR병원.
조금 어수선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분위기 속.
신경외과에 입원 중인 환자와 가족들이 진찰을 받기 위해 의사에게로 향했다.
“다른 병원은 병명도 확실히 몰랐는데, 선생님에게 치료받은 이후로는 점점 나아지는 게 느껴집니다.”
타 병원에서 이런저런 치료를 받았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는데, ATR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니 몸이 점점 괜찮아지는 게 느껴진 환자가 감사를 가득 담아 말했다. 가족들의 표정도 같았다.
그에 의사가 조금 민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저도 처음에는 확신이 없었는데, 저명하신 교수님께서 환자분의 자료를 살펴보신 후 가르쳐 주셨습니다. 다 그분 덕분이죠.”
환자와 가족들은 아니라고, 의사 덕분이라고 말하면서도 궁금한 얼굴로 그 저명한 교수님이 누군지 물었다.
“알베르 모흐 교수님이십니다. 세계적인 뇌 신경외과 의사로 유명한 분이시죠.”
알베르 모흐 교수.
환자도, 가족들도 알고 있는 이름이었다.
뇌 신경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이런 세계적인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면 정말 좋겠다고 항상 생각했었으니까.
게다가,
“그분은 이서준 배우를 진료하러 오신 게 아니었나요?”
의식불명인 이서준 배우를 위해서 프랑스에서 한국까지 날아온 의사이기도 했다.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모를 수가 없었다.
“예, 맞습니다.”
의사가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서준 배우를 진료하는 김에 저희 병원 환자들까지 봐주셨습니다.”
덕분에 눈앞에 있는 환자도 알맞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ATR병원이 좋은 병원이기는 했지만, 세계적인 신경외과 교수에게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정말인가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세계적인 의사에게서 진료를 받았다는 이야기에 환자와 가족들 모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감사함도 가득했다.
“아, 그런데…….”
알베르 모흐 교수의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는 말은 ATR병원에 이서준 배우가 입원했다는 게 아닌가.
그걸 이렇게 밝혀도 되나 싶었다.
“괜찮습니다. 이서준 배우는 오전에 퇴원했거든요. 그리고 저희 병원에 입원했다는 것도 곧 기사로 나올 겁니다.”
“그렇군요.”
서준의 건강검진을 ATR병원에서 담당했던 만큼 서준이 ATR병원에 입원했을 거라고 추측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확실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었다.
그게 오늘 기사로 나갈 예정이었다.
이번 환자처럼 알베르 모흐 교수가 기꺼이 환자들을 진찰해 준 이야기와 함께.
“앞으로 이렇게만 치료하면 될 거 같습니다. 물론 재발의 위험이 있긴 하겠지만…….”
환자와 가족들은 의사의 설명을 귀 기울여 들으면서도, 퇴원했을 서준과 프랑스에 있을 알베르 모흐 교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서준이 아프지 않았더라면 알베르 교수가 한국에 올 일도 없었을 테니까.
물론 아팠던 게 고맙다는 말은 굉장히 이상하긴 했지만, 그래도 감사했다.
그런 환자들의 이야기가 기사를 통해 밖으로 알려지고.
다시금 세상이 시끌벅적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