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star From Age 0 RAW - Chapter (1181)
0살부터 슈퍼스타 1181화
다음 날.
코코아엔터에 들른 서준은 안다호에게 독립 계획을 전했다.
“독립이라. 그럴 때가 되긴 했지.”
안다호가 앞에 앉아 있는 서준을 바라보았다.
처음 만났던 8살 서준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독립할 때가 되었다니.
안다호 자신이 다 뿌듯해졌다.
“그럼 집을 알아봐야 하는데…… 서준이 네가 개인적으로 알아보는 것도 괜찮겠지만, 회사에서 추천하는 곳부터 둘러보는 건 어때?”
“그것도 괜찮겠네요.”
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코코아엔터에서는 소속 배우와 가수들을 위해 보안이 좋고 방송국이나 코코아엔터 등으로 이동하기 편한 아파트들을 제법 알고 있으니, 확실히 편하고 쉽게 집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서준의 대답에 안다호는 1팀에 연락해 자료를 보내달라고 했다. 서준이 독립한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1팀은 금방 안다호의 메일로 해당 자료들을 보냈다.
“여긴 블루문 숙소도 있어서 괜찮아.”
“어쩐지. 익숙하다고 생각했어요.”
제법 가 본 적이 있는 블루문의 숙소가 있는 아파트부터 태블릿으로 살펴보며 서준과 안다호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구들 숙소 근처에 살아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하고 웃으며 말한 서준은 다른 집들도 살펴보았다. 사진으로만 봐도 좋은 위치에 있는 좋은 집들인 걸 알 수 있었다.
“바로 집에서 나올 건 아니지?”
안다호도 신중한 얼굴로 사진들을 살펴보았다.
다 괜찮긴 했지만, 서준이 혼자 살 집이니 좀 더 좋고 안전한 곳이었으면 했다. 아무래도 더 자세히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급하게 나올 생각은 없어요.”
빠른 시일 내에 독립할 생각이긴 했지만, 내일 당장 나올 생각은 없었다.
“그럼 천천히 알아보자. 연습실 공사도 해야 하고.”
안다호의 말에 서준이 눈을 반짝였다.
새로 살 집보다 새 연습실 이야기가 더 흥미로워 보이는 서준에 안다호가 웃고 말았다.
“연습실에 만들어줬으면 하는 거 있어?”
“네! 있어요.”
서준이 상기된 얼굴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지금 사용하고 있는 집 연습실과 코코아엔터 연습실도 정말 좋았다. 새로운 카메라와 장비들이 나올 때마다 교체하기도 하고 필요하다면 크고 작게 공사도 하고는 했으니까.
‘그래도 새 연습실이잖아!’
듣기만 해도 설레고 즐거워져 서준은 들뜬 얼굴로 신나게 ‘이런 연습실이었으면 좋겠어요!’ 하고 이야기했고, 그런 서준의 말을 귀 기울여 듣던 안다호는 웃으며 새로운 연습실을 어떻게 만들지 체크했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서준은 최태우나 부모님과 함께 새로 살 집을 보러 다녔다.
코코아엔터에서 가까운 곳도 있었고 부모님 집과 가까운 곳도 있었다. 공항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편한 곳에 위치한 집도 있었다.
물론 서준이 가장 주의 깊게 살펴본 건,
“여기 연습실로 쓰기 딱 좋지 않아요, 태우 형?”
연습실로 쓸 방이었다.
두 번째로 본 집의 유난히 넓은 안방을 바라보며 서준이 눈을 반짝이며 말하자 최태우는 웃고 말았다. 참 서준다웠다.
연습실이 될 방을 제일 먼저 살펴본 서준은 다음으로 침실과 서재가 될 방을 살펴보았다.
‘여기엔 침대를 놓고, 여기엔 책상을 놓고.’
방 안에 둘 가구를 생각하다 보니 세트장이나 연극 무대를 꾸미는 기분이라 재미있었다.
‘여긴 빔프로젝터도 놓아두고.’
햇빛이 잘 들어오는 거실.
드라마를 볼 TV도 놓아둘 생각이지만, 영화를 볼 수 있는 스크린과 빔프로젝터도 설치하고 싶었다. 암막 커튼을 설치하면 낮에도 좋은 화질로 영화를 볼 수 있을 터였다.
‘여긴 테이블을 놓아둬야지.’
친구들이 오면 쓸 테이블이었다.
벌써부터 집들이를 오겠다고 들썩거리던 친구들이 떠올라 서준이 작게 웃었다. 분명 시끌벅적할 거다. 물론 지인들도 오기로 벌써 예약해두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집들을 둘러보고 있으니, 진짜 독립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설레고 좋기도 하면서도 엄마 아빠 생각이 조금 났다.
“다 좋은 집인 것 같아요, 형.”
며칠 동안 여러 집들을 살펴본 서준이 말했다.
코코아엔터가 찾은 집들답게 다 좋은 상태였던 터라, 그냥 서준의 기호에 맞춰 선택하면 될 것 같았다. 최태우가 더블체크하기도 했고.
“여기가 좋을 것 같아요.”
서준이 고른 집은 코코아엔터와 가까운 곳이었다. 또 부모님 집에서도 그렇게 멀지 않았고 공항까지의 이동도 제법 편한 곳이었다.
연습실로 쓸 방도 제일 컸던 집에 비해 조금 작았지만, 다른 집들보다 넓었다.
“알았어. 인테리어는 어떻게 할지 생각해 봤어?”
최태우의 물음에 서준이 고개를 저었다.
“아뇨. 아직 고민 중이에요.”
너튜브 알고리즘이 인테리어 영상으로 가득할 정도로 고민 중인 서준이었다.
“깔끔한 게 최고지!”
“맞아, 맞아. 화이트로 해. 올 화이트로.”
“로봇청소기 쓸 거면 바닥에서 조금 띄워진 가구를 사는 게 좋아, 서준아.”
“난 취향대로 꾸민 게 좋더라.”
친구들이나 지인들의 조언을 떠올린 서준이 입을 열었다.
“깔끔하게 꾸며놓고 나중에 천천히 바꿔나가는 건 어떨까요?”
“그것도 괜찮지.”
아무래도 부모님이 인테리어한 집에서만 살다가 처음 독립하는 것인 만큼, 천천히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연습실 인테리어는 어떻게 할까?”
“이렇게 해주세요!”
다른 건 몰라도 연습실만큼은 확고한 취향을 가진 서준이었다.
그렇게 집을 정하고, 인테리어를 결정한 후에도 해야 할 일이 많았다.
텅 빈 집을 채울 가구도 사야 했고 사용하기 편한 전자제품도 사야 했으며 수저나 그릇, 냄비와 같은 물건들도 준비해야 했다.
하지만 서준이 살 필요는 없었다.
“공기청정기는 내가 사줄게!”
“그럼 에어프라이기는 내가!”
친구들부터,
>에반 블록: 세탁기는 내가 사줄게.
>리첼 힐: 그럼 난 냉장고!
>리첼 힐: 사고 싶은 냉장고 모델명 말해줘, 준!!
>리첼 힐: 센스가 없네! 에반 블록ㅋㅋㅋ
지인들까지 선물해 주겠다고 연락이 왔다.
리첼 힐은 사고 싶은 냉장고의 모델명까지 말해달라는 맞춤 서비스까지 해주었다. 에반 블록도 웃으며 골라놓은 세탁기의 모델명을 알려달라고 했다.
이서준 사단에게서도 연락이 왔다.
“그럼 뭐가 남았지?”
“TV? 소파?”
진지한 표정으로 인터넷을 찾아보는 김종호와 이지석에,
“에어컨이랑 식기세척기도 있어요, 형.”
“식기세척기! 있으면 진짜 편해요.”
박도훈과 이다진도 의견을 냈다.
“또 다른 건 없을까요?”
“글쎄…… 청소기?”
“좋아, 청소기도 사자! 다른 거 뭐 필요한 거 없어, 서준아?”
거기에 어느새 이서준 사단으로 불리게 된 최소영과 한준서, 강태영까지 진지한 표정으로 고민했다.
한 상 가득 차려진 저녁식사를 먹는 둥 마는 둥하며 선물을 고르는 지인들의 모습에 서준은 그냥 웃고 말았다. 말려도 들을 것 같지 않았다.
선물 목록을 한 아름 받고 돌아온 집.
하지만 선물 세례는 아직 끝나지 않아 보였다.
“나라는 아예 카탈로그를 보냈어.”
“나라 이모가?”
서은혜가 웃으며 건네주는 카탈로그에 서준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동차네?”
킹즈마켓에서 취급하는 전자제품 카탈로그일 줄 알았는데, 자동차 카탈로그였다. 그것도 브랜드별로 있었다.
“독립하면 많이 타고 다닐 거라고 하더라. 서준이 네가 안 고르면 자기가 골라서 보내겠대. 3대나.”
“나라 이모 통 큰 건 알아줘야 한다니까.”
호쾌하게 웃고 있을 킹즈마켓 사장님, 나라 킴을 떠올린 서준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독립을 준비하고 선물을 받는 중에도 서준은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보가 될 작품들을 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냉철하게 투표했다. 친분도 인맥도 상관하지 않고 오로지 작품과 연기를 보고 판단했다.
1월 말.
아카데미 시상식 노미네이트 작품들이 공개되었다.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발표!] [우리나라 아카데미 회원은 누가 있을까?] [배우 이서준, 올해도 아카데미 회원으로서 투표!]한국 배우가 출연한 작품이나 한국 작품은 없어서 한국에서는 그렇게 커다란 화제가 되지 않았을 예정이었지만, 하나의 이름이 제법 큰 관심을 불러왔다.
[생존자들, 아역배우 앤드류 워커! 남우조연상 노미네이트!]-헐! 앤드류ㅠㅠㅠ
=우리 이안이ㅠㅠ
=이안 위시라고ㅠ풀네임 말하라고ㅠㅠ
-얘 이제 막 성인 되지 않았나? 대단하네!
=ㄹㅇ벌써 조연상 노미라니!
-이 영화 재미있었음. 연기도 진짜 잘하더라.
=ㅇㅇ생존자들에서도 잘했는데, 점점 더 잘하는 것 같더라. 약간 서준이 느낌 나는 것도 같았음.
=오!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서준이 연기 보고 배웠나 봄.
-/다 준이 가르쳐준 덕분이에요!/
“/아니야. 앤드류가 잘한 거지./”
기뻐하는 앤드류 워커의 모습에 서준도 빙그레 웃었다.
-/아니에요. 항상 준이 가르쳐줬잖아요. 어떻게 연기하면 좋을지 말이에요./
[생존자들] 이후 같이 촬영한 적은 없었지만 미국에서 만날 때마다, 또는 궁금한 게 있어서 전화할 때마다 서준은 귀찮아하지도 않고 친절하게 앤드류에게 설명해 주고는 했었다. 얼마나 많이 배웠는지 모른다. 그래서 앤드류는 형이자 스승인 서준의 연기와 느낌이 비슷하다는 말이 정말 좋았다.“/그래도 너무 따라 하려고는 하지 말고./”
-/네! 저도 알아요./
앤드류 워커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에 서준도 웃고 말았다.
그 작던 아이가 이렇게 훌륭한 배우가 된 것을 보니 자신까지 흐뭇해졌다. 종호 삼촌이나 지석이 형도 자신을 보며 이런 감정을 느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김종호나 이지석이 알았다면 ‘서준이 넌 옛날부터 잘했어.’라고 말했을 테지만 말이다.
한참을 재잘대던 앤드류 워커가 물었다.
-/이번 오스카 때 오죠, 준?/
“/응. 갈 생각이야./”
-/그럼 그때 봐요!/
“/그래. 오스카에서 보자./”
서준이 웃으며 대답했다.
***
[여전히 깨지지 않는 오스카 최연소 기록!]-이걸 보니 12살 이서준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겠다.
=22 게다가 이서준은 조연도 아니고 주연이잖아;;;
=33 서준이는 진짜 영화계에 길이길이 남을 레전드임.
-15년이 지났는데도 아무도 깨지 못하는 최연소 기록.
=12살 최연소를 어떻게 깸ㅋㅋㅋㅋ
=ㄹㅇ 그럼 주연배우가 10살 9살이라는 소린데, 이서준이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힘들듯ㅋㅋ
-이서준은 가능하다는 게 웃기다ㅋㅋㅋ
=그러니까ㅋㅋ진짜 이서준은 할 수 있을 것 같음ㅋㅋ
=그맘때 찍은 게 쉐도우맨1, 2랑 내의원임. 가능함.
슈퍼스타답게 서준은 아카데미 후보 목록에 없는데도 종종 기사에 나타났다.
물론 약간의 아쉬움도 있었다.
“이서준 배우 작품 나왔으면 그걸로 도배가 됐을 텐데 말이죠.”
“그거야 그렇지. 근데 작년엔 개봉한 게 없으니까.”
영화 개봉은커녕 큰일이 일어날 뻔했던 작년 3월을 떠올리며 [워킹맨!] 제작진이 부르르 몸을 떨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해피엔딩이 됐지.”
“그러니까 말이에요.”
서준이 아무 탈 없이 깨어난 덕분에 촬영해 두었던 고래 우리와 로키의 영상도 아주 잘 쓸 수 있었다. 시청률이 천장을 찍었던 작년 방송을 떠올리며 다들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그때 금일봉도 넉넉히 받았었다.
“그래서 말인데. 다음 기획은 이걸로 해보는 건 어때?”
전민재 피디의 말에 다들 묘한 표정을 지었다.
“나쁘진 않은데…… 저게 될까요?”
작가의 말에 모두 떨떠름한 얼굴로 글자가 적힌 화이트보드를 바라보았다.
[촬영장소: LA] [게스트: 배우 이서준, 한준서] [미션: 고래 우리랑 로키 만나기]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