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star From Age 0 RAW - Chapter (1187)
0살부터 슈퍼스타 1187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진짜 동물들은 알 수 없는 힘이 있는 것 같다며 다들 놀라워했다.
‘대박!’
특히 이 소식을 가정 먼저 알리게 된 제작진이 좋아했다.
우연인지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고래 우리와 로키가 한국까지 나타난 걸 보면 영 우연은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아마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겠지. 또 하나의 화제성을 얻은 제작진이 흐흐흐 웃었다.
늑대 켈리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새 엘리드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서준과 한준서, 멤버들은 엘리드 국립공원 직원에게 국립공원에 대한 안내와 주의점을 듣고 대기하고 있던 차에 올랐다. 아무래도 제작진까지 인원이 많다 보니 차량을 몇 대로 나누었다.
“/보통 야생동물들의 상태를 살펴보러 갈 때 쓰는 차량이죠. 이건 특수유리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보통 국립공원들을 구경할 때는 도보나 일반적인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했지만, 지금은 늑대를 찾으러 가는 것이니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이것도 있고요./”
메이슨 프랭코는 웃으며 마취총도 들어 올려 보였다.
방송 자막에 ‘전문가의 협조를 받아 안전하게 촬영했습니다’ 하고 적을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한 [워킹맨!]은 본격적으로 늑대 켈리를 찾기 위해 출발했다.
서준이 탄 차에는 한준서와 박영진, 정훈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최소희는 사다리 타기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안 돼애애!’ 하고 절망하는 소리가 아직도 귀에 남아 있는 듯했다.
하여튼.
네 출연자와 카메라맨, 메이슨 프랭코와 직원을 태운 차가 엘리드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와아……!”
우뚝 솟은 나무숲을 지나 밖으로 나오자 드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었다.
이런 광경은 처음인 한준서와 멤버들에게서 경이로움이 섞인 감탄이 흘러나왔다.
서준도 오랜만에 보는 엘리드 국립공원의 풍경을 감상했다.
여전히 생기가 넘치고 자연 그대로인 곳이었다.
“/메이슨, 켈리를 만날 수 있을까요?/”
서준의 물음에 다른 사람들도 관심을 가졌다.
그에 메이슨 프랭코가 웃으며 지도를 건넸다. 지역별로 다른 색으로 표시된 지도였다. 그중 하나, 파란색으로 표시된 꽤 넓은 영역 위에 ‘켈리Kelly’라고 쓰여 있었다.
“/우리가 가는 곳은 켈리 무리의 영역입니다. 좀 넓긴 하지만 드론 카메라도 있는 데다가 차들도 흩어져 찾을 예정이니 만날 수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게다가 이맘때쯤에 켈리의 무리가 꽤 발견되거든요./”
그와 동시에, 최소희 일행이 탄 차량과 뒤따르던 차량들이 가벼운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반대쪽으로 향하는 것이 보였다.
“하늘에서 보면 꼭 영화 같겠네.”
“그러게요.”
다들 감탄했다.
서준이 탄 차도 적당한 속도로 국립공원을 가로질렀다.
점점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드문드문 야생동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메이슨 프랭코는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다.
“/저기 곰 보이시죠?/”
곰!?
한준서와 멤버들이 놀란 표정으로 이리저리 눈을 돌려 살펴보았지만 곰의 ㄱ도 발견하지 못했다.
서준이야 벌써 나무 사이에 있는 곰을 발견하고 제작진이 준 카메라로 찍고 있었다. 미션이었다.
“어, 어디요?”
“/이런, 안타깝네요. 진짜 숲에서 이렇게 못 찾으시면 금방 사냥당하실 겁니다. 곰이 생각보다 엄청 빠르거든요./”
무서운 소리를 웃으며 하는 메이슨 프랭코였다.
부르르 몸을 떨고 있는 한준서와 멤버들을 보던 서준이 웃으며 손가락으로 창밖을 가리켰다.
“저기 있어요. 저쪽이요.”
그제야 초록색 나뭇잎에 사이에 서 있는 커다란 곰을 발견한 세 사람과 제작진이었다. 차에 타고 있었으니 망정이지 진짜 맨몸으로 밖에 서 있었다가는 발견도 못 하고 죽을 뻔했다.
“/하하. 위협만 안 하면 괜찮습니다. 국립공원에는 먹이가 많아서 사람은 안 건드리거든요./”
메이슨 프랭코가 웃으며 말하자, 바짝 긴장하고 있던 사람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차는 곰 영역을 지나 늑대 영역으로 향했다.
속도가 조금 줄어들었다.
“/이제부터 켈리의 영역입니다. 여기서부터 찾아보시면 됩니다./”
우우웅-
드론 카메라가 하늘을 나는 것이 보였다. 서준과 한준서, 박영진과 정훈이 창문에 가까이 다가가 밖을 살폈다.
-영진이 형! 발견했어요?
무전기를 통해 저쪽 팀에서 연락이 왔다.
“아니, 늑대 털도 안 보이는데.”
-저희도요!
차는 느릿한 속도로 늑대들이 있을 법한 장소를 돌아다녔다.
그러나 오늘따라 늑대의 꼬리도 하나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못 찾는 건가?”
“/아뇨. 오늘따라 안 보이는 것 같네요./”
메이슨 프랭코의 말에 다들 어깨가 축 늘어졌다.
고래들을 만나는 것보다 쉬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늑대 켈리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화제성이야 충분하지만.’
그래도 좋은 그림을 하나 뽑아냈으면 했는데.
아쉬워하면서도 제작진과 멤버들은 쉬지 않고 밖을 살펴보았다. 서준과 한준서도 그랬다.
그때.
“어?!”
한준서가 무언가를 발견했다.
“저기 늑대인 것 같은데요?”
그에 다들 한준서가 보던 창문에 머리를 박을 정도로 다가갔다.
한준서의 말대로 거기에 무언가가 있었다.
늑대였다.
“켈리!? 켈리인 거야?!”
-켈리 찾았어요!?
단번에 차 안이 시끄러워졌다.
제작진이 카메라를 들이대고 드론 카메라가 늑대의 모습을 더 확실하게 담기 위해 움직였다.
“아뇨. 켈리가 아니에요.”
“/켈리는 아니군요./”
그러나 곧 들려오는 서준과 메이슨 프랭코의 말에 ‘아…….’ 하는 탄식이 저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아쉬움이 가득 찼다.
“어떻게 알아본 거야, 서준아?”
“켈리는 좀 더 늠름하거든요. 딱 보면 다들 아실 거예요.”
켈리를 만나고 싶었던 서준도 아쉬운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응? 어어? 저 늑대 이쪽으로 오는데요?!”
시무룩해 있던 정훈이 잠깐 창밖을 봤다가 다가오는 늑대를 바라보며 깜짝 놀랐다.
“!!”
성큼성큼 가까워지고 있는 늑대에 다른 사람들도 화들짝 놀랐고 메이슨 프랭코는 얼른 마취총을 준비하고 운전사는 출발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다.
다가오던 늑대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멈추었기 때문이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갸웃갸웃하며 차를, 그 안에 있는 인간들을 살펴보는 듯했다.
“……나 방금 눈 마주친 것 같은데?”
소름이 쫙 돋은 것 같다며 말하는 박영진에 정훈과 한준서도 그렇다고 말했다.
서준도 늑대와 눈이 마주쳤다.
!
어쩐지 늑대의 머리 위에 느낌표가 뜬 것 같았다.
“어? 어? 쟤 그냥 가는데?”
금방이라도 차량을 덮칠 것 같았던 늑대는 다시 몸을 돌려 안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 늑대를 보며 다들 마른침을 삼켰다.
“엄청 빠르네…….”
“……진짜 밖에서 만나면 뼈도 못 추리겠네요.”
한준서의 말에 모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형형! 늑대 만났어요!?
-오빠! 켈리예요!?
무전기 너머가 시끄러웠다.
그에 박영진과 정훈은 방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놀람과 아쉬움이 뒤섞여 있었다.
“/그럼 다시 켈리를 찾으러 가보죠. 한 마리 발견했으니 이 근처에 있을 겁니다./”
그에 저쪽 팀도 이쪽으로 오기로 했다.
차는 천천히 이동했고, 서준과 한준서, 멤버들은 다시금 열심히 창밖을 살폈다.
“어!”
“찾았어요?!”
“아, 아니. 잘못 봤나 봐.”
박영진의 말에 정훈이 놀라게 하지 말라고 타박했다. 제작진도 같은 마음이었다.
“아.”
여기저기 살펴보고 있던 서준이 탄성을 뱉었다.
그에 한준서가 물었다.
“찾았어, 서준아?”
“네, 저기…….”
서준이 손을 들어 한쪽을 가리켰다.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아니, 따로 살펴볼 필요도 없었다.
“……우와…….”
조금 전 발견했던 늑대보다 커다란 늑대가 존재감을 뿜어내며 우뚝 서 있었다. 주변에는 무리로 보이는 다른 늑대들도 있었다.
다큐멘터리에서나 볼 법한 모습에 차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조용히 감탄만 흘렸다.
“켈, 켈리 맞지?”
“네. 맞아요.”
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딱 보기에도 그랬지만 켈리에게 사용한 [(선)알비노 늑대의 울타리]도 그 흔적이 남아 있었다.
“진짜 멋지네…….”
“그러게요. 다큐에서 본 것보다 더 멋진 것 같아요.”
박영진의 말에 한준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훈은 상기된 얼굴로 얼른 무전기를 들어 저쪽 팀에 연락했다.
“/아마 아까 그 늑대가 켈리를 데려온 것 같습니다. 아마 준을 알아본 게 아닐까요?/”
물론 반쯤은 농담이었다.
켈리라면 몰라도 다른 늑대들은 몇 년 전 정말 잠깐 서준의 얼굴을 봤을 뿐이었으니, 기억하고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서준은 메이슨 프랭코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얼굴이 아니라 기운을 느낀 거겠지.’
무리의 대장인 켈리의 기운과 서준이 가진 기운이 똑같다는 걸 알아차린 늑대가 켈리에게 알려준 게 아닐까 싶었다.
-뭐!? 진짜!?
-근데 우리 이대로 가도 되는 거야? 도망치면 어떻게 해?
무전기에서 들리는 말에, 넋을 놓고 카메라로 켈리 무리를 찍고 있던 제작진이 번쩍 정신을 차렸다.
갑자기 차들이 몰려오면 도망칠 게 분명했다.
“오지 마세요! 거기 있어요! 안 와도 돼!”
-아니, 우리도 보고 싶다고요……!
“어! 다가온다! 누나! 피디님! 이쪽으로 와요!”
정훈의 외침에 시끌벅적해지려던 차 안이 조용해졌다.
그 말대로.
멀리 우뚝 서 있던 켈리와 늑대 무리가 성큼성큼 이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 거침없는 걸음들이 너무 시원해서 오싹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꿀꺽.
조금 전 달려가던 늑대의 속도를 떠올린 누군가 침을 삼켰다. 이대로 차를 덮치기라도 하면……!
“/괜찮습니다. 공격 의사는 없어 보입니다./”
전문가의 말이었지만 눈앞에서 육식동물들을 보게 된 일반인들의 마음이 그렇게 쉽게 안정되지는 않았다.
서준만이 상기된 얼굴로 다가오는 켈리를 반겼다.
“……쟤 꼬리 흔들리는데?”
켈리도 그랬다.
박영진의 말대로 꼬리를 열심히 흔들 정도로 켈리도 서준을 반가워했다.
“……갠가?”
“어쩐지 웃고 있는 듯한 표정이네요…….”
긴장했던 것이 무색할 만큼, 일반인들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켈리는 친근하게 다가왔다. 대장이 그러니 무리의 늑대들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조금 열어드리겠습니다, 준./”
메이슨 프랭코가 약을 넣은 먹이를 줄 때 사용하는 조그마한 창문을 조금 열었다. 작은 바람이 차 안으로 흘러들어 왔다.
“/안녕, 켈리. 잘 지냈어?/”
서준의 목소리가 밖으로 흘러나갔다.
그에 켈리가 화답하듯 아우우- 울었다.
우악!
진짜 늑대의 울음소리에 다들 부르르 떨면서도 신기해했다.
“진짜 서준이 널 알아본 것 같은데?”
“그러게 말이야.”
영화에서나 볼 법한 만남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걱정 많이 했지?/”
아우-
서준의 말에 창문 앞까지 바짝 다가온 켈리가 바닥을 툭툭 치며 울었다.
진짜 걱정했어.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위험해진 것 같더라. 내가 도와주고 싶었는데 갈 수가 없었어. 그래도 열심히 힘을 쓰긴 했는데, 도움이 됐어? 대장(흰 늑대)도 괜찮아? 보기에는 건강해 보이는데, 이제 괜찮은 거지?
“……늑대도 말이 많구나?”
부모님이 개를 키우는 정훈이 아우아우 낮게 울어대는 켈리를 보며 말했다.
“그러게. 꼭 잔소리하는 것 같은데?”
“건강 잘 챙기라고 말하는 게 아닐까요?”
박영진과 한준서의 말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에 분위기가 풀렸다. 모두 차를 둘러싼 늑대들을 살펴볼 여유가 생겼다.
“얘 좀 봐. 완전 멋있어.”
“얘는 아직 좀 어린가 봐요, 형. 귀여워!”
다들 가까이서 보게 된 야생 늑대들을 신기해했다.
-거기 괜찮은 거예요?
그때, 무전기가 울렸다. 정훈이 신 난 얼굴로 무전기를 들었다.
“어디에요, 누나? 여기 늑대들 많은데!”
-그래 보여. 딱 사냥당하기 직전 같아.
아.
하긴 지금 차를 늑대들이 둘러싸고 있으니 그렇게 보일 것 같긴 했다. 서준과 사람들이 킥킥 웃었다.
“근처인가 보네.”
-네. 가까이 가도 될까 싶어서 연락했어요.
그에 박영진이 제작진을 보았다. 충분히 찍은 제작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와도 괜찮대.”
-알았어요.
그러자 조금 떨어진 곳에서 조금씩 달려오는 차들이 보였다. 차 안의 인간들을 신기하게 보던 늑대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분위기까지 변한 듯했다.
“멋있는데! 무서워!”
-우린 더 무서워!
살금살금 오던 차들이 멈추었다.
늑대들이 대장 켈리를 한 번 바라보고는 어슬렁어슬렁 그쪽으로 다가갔다.
그에 무전기 너머에서 ‘온다! 온다고!’, ‘도망가자!!’ 하는 비명 같은 소리가 들려, 서준과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