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star From Age 0 RAW - Chapter (1189)
0살부터 슈퍼스타 1189화
“좋습니다. 그럼 서준 씨는 잠시 쉬시기로 하고.”
출연자들의 아우성에 제작진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에 알겠다고 대답한 서준이 상체를 조금 뒤로 물렀다. 서준의 얼굴에도 즐거움이 가득했다.
“그럼 다음 문제입니다.”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최강의 적이 사라지자 출연자들이 불타올랐다.
다들 번쩍번쩍 손을 들고 정답!을 외쳤다.
그러나 남은 적도 만만치 않았다.
“/위시리스트!/”
한국에서만 방송된(OTT 사이트에 업로드되어 있긴 하지만.) 드라마의 제목을 말하는 조나단 윌 감독이나 한국에서만 개봉한 영화를 알아보고 외치는 에반 블록과 리첼 힐도 무척이나 강력했다. 하지만 워킹맨 멤버들도 이런 게임에는 익숙해서 그냥 쉽게 당하지는 않았다.
때문에 치열한 정답과 오답의 향연이 이어졌다.
“아, 이 장면 아시는 분 없으세요?”
물론 제작진도 재미를 위해 쉬운 문제만 내지는 않았다.
내민 사진을 보며 끄응 앓는 소리를 내는 출연자들을 본 제작진이 희희낙락 웃었다.
“아니, 엄청 유명한 것만 있다고 했잖아요.”
“거의,라고 했죠. 거의.”
독립영화의 한 장면이 나온 것이었다.
[화]같이 엄청 유명한 작품이 아닌 이상 독립영화의 한 장면을 알아보기는 굉장히 어려웠다.“그럼 패스하겠습니다?”
“제가 맞혀도 돼요?”
서준이 웃으며 손을 들자 모두 정답을 말하기도 전에 ‘역시 이서준.’ 하고 감탄했다.
그리고 그 감탄대로 서준은 영화 제목이 뭔지, 어떤 내용인지도 맞혔다.
“이거 꽤 재미있어요.”
“오, 이 영화 역주행하겠네.”
멤버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서준이 재미있다고 말한 독립영화인 만큼 방송이 나가면 OTT 사이트에 업로드될지도 몰랐다. 어쩌면 재개봉할 수도 있고 말이다.
잠시 후.
게임이 끝나고 여섯 명의 승자와 여섯 명의 패자가 정해졌다.
서준은 당연히 승자였고, 에반 블록과 리첼 힐도 맛있게 요리된 음식 앞에 앉았다. 조나단 윌은 아쉽게도 1점 차이로 패자가 되어 전자레인지에 돌린 냉동식품을 먹게 되었다.
그에 오히려 워킹맨 멤버들이 안절부절못했다. 특별히 와주신 손님인데 대접이 이게 뭐냐면서 제작진에게 오버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괜찮습니다. 어제도 먹은걸요./”
조나단 윌이 태평한 얼굴로 특히 이 제품은 삼촌하고 가끔 같이 먹는다고 말했다.
“삼촌이라면 라이언 윌 감독님!!”
우와! 하고 여기저기서 감탄이 흘러나왔다.
그렇게 조금 늦은 저녁 식사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승자와 패자 테이블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었지만, 어느새 다 같이 둘러앉아 맛집의 요리들과 냉동식품을 나눠 먹고 있었다. 제작진도 딱히 별말 하지 않았다.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멤버들과 배우들, 감독의 모습이 더 보기 좋았으니까 말이다.
“켈리를 보러 갔다고?”
“/와! 준을 알아본 거야?/”
늑대 켈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워킹맨!] 방송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어느 편(서준이 나오지 않았다.)이 재미있었다는 리첼 힐과 에반 블록, 조나단 윌의 이야기에 멤버들과 제작진이 감동했다.
이야기는 저녁을 다 먹고 다시 돌아와 거실에서 쉴 때까지도 이어졌다.
곧 밤이 될 시간이었지만 다들 전혀 졸리지 않는 듯했다. 제작진이 그런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에반 씨는 부먹이셨구나. 리첼 씨는요?”
“전 찍먹이요!”
탕수육 부먹과 찍먹 이야기까지 나왔다.
정훈이 눈을 반짝였다.
“우리 밸런스 게임 해볼까요?”
“그거 재미있겠는데?”
멤버들도 출연자들도 눈을 빛냈다.
제작진이 뭘 찾을 틈도 없이 출연자들이 밸런스 게임 문제를 냈다. ‘초코 VS 바닐라’ 같은 음식 취향부터 ‘강아지 VS 고양이’까지 다양한 문제가 나왔다.
“그럼 이번엔 제가 낼게요!”
최소희가 두근거리는 얼굴로 서준과 에반 블록, 리첼 힐, 조나단 윌 감독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만약, 진 나트라와 나이트 진이 위험에 처했다면 둘 중 누구를 먼저 구하시겠습니까?”
예상도 못 한 질문에 네 사람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출연자들과 제작진 쪽에서도 ‘……와…… 와아……!’ 하고 감탄과 탄성이 뒤섞인 소리들이 들려왔다. 어느새 다들 조금 전의 최소희처럼 두근거림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역시 빌런보다는 히어로를 구해야지!”
관계자들(?)이 대답하기 전, 멤버들과 한준서가 먼저 대답했다.
“전 진 나트라요. 어렸을 때부터 고생 많이 했잖아요.”
“저도요. 진 나트라를 구해서 따뜻한 밥 잔뜩 먹이고 집으로 돌려보내고 싶어요.”
“에이, 그래도 빌런이잖아. 지구파괴미수범!”
출연자들은 4 대 4, 딱 반으로 나뉘어 열심히 이야기했다. 서준과 두 배우, 감독이 있는 것도 잠깐 잊은 듯했다.
그에 제작진이 막 손짓을 하자 그걸 본 박영진이 헛기침을 하며 네 사람에게 누구를 먼저 구할 거냐고 물었다.
“둘 중 하나를 꼭 고르라고 한다면 전 진 나트라를 먼저 구할 것 같아요. 나트라 패밀리잖아요.”
벨 나트라, 리첼 힐이 웃으며 말했다.
그에 나트라 패밀리를 좋아하는 멤버들과 제작진들이 소리 없이 좋아했다.
“/전 나이트 진을 구하겠습니다. 제가 만든 히어로니까요./”
[쉐도우&나이트]의 감독, 조나단 윌이 대답했다.당연한 일이라며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나이트 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고갯짓은 더 격렬했다.
“전…….”
에반 블록이 입을 열자 조금 긴장감이 흘렀다.
진 나트라와 나이트 진. 둘과 깊은 인연이 있는 쉐도우맨이었으니까 말이다.
“아무래도 진 나트라를 먼저 구할 것 같습니다. 마음의 빚이 있으니까요.”
그렇지.
하고 다들 고개를 주억거렸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이해가 되는 쉐도우맨이었다.
마지막으로.
모두의 시선이 서준에게로 향했다.
그에 서준이 웃으며 말했다.
“저라면 윌리엄 리를 구할 것 같아요.”
?
눈을 끔벅이던 사람들이 이내 머리 위로 !느낌표를 띄웠다.
그랬다. 또 다른 선택지가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네. 둘 다 윌리엄 리니까.”
“정답이 있었네!”
다들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꼭 한 명을 골라야 한다면?/”
이 주제가 흥미로웠는지 조나단 윌 감독이 다시 물었다.
웃고 있던 사람들도 귀를 기울였다.
그에 서준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제 힘으로 탈출할게요. 제가 윌리엄이잖아요.”
윌리엄 리이자 진 나트라였으며 나이트 진인, 서준의 대답에 다들 웃음을 터뜨리며 납득했다.
***
밸런스 게임을 마지막으로 오늘 촬영이 끝났다.
“/오늘 와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배웅 나온 서준의 말에 바깥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을 쓸어넘긴 리첼 힐이 활짝 웃었다.
“/고맙긴! 우리도 재미있었어!/”
“/맞아. 저녁도 맛있었고./”
“/게임도 재미있었어. 몰랐는데 내가 생각보다 한국작품을 많이 봤더라./”
에반 블록과 조나단 윌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서준의 미소도 더욱 진해졌다.
“/조심히 가세요. 다음에는 라이언 감독님 댁에서 봬요./”
서준이 생긋 웃으며 조나단 윌 감독을 보았다.
“/나이트 진 대본도요./”
“/윽!/”
말보다 많은 의미가 담긴 서준의 눈빛에 조나단 윌 감독이 몸을 움찔 떨었다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에반 블록과 리첼 힐이 웃으며 인사했다.
“/그래. 그때 보자, 준./”
“/내일 우리랑 로키 찾으러 간다고 했지? 꼭 만났으면 좋겠네!/”
인사를 마친 두 배우와 감독이 돌아가려고 몸을 돌리던 그때, 조금 떨어진 곳에서 알짱거리던 멤버들과 한준서의 인사가 쏟아졌다.
“조심히 가세요!”
“다음 작품 기다릴게요!”
“오늘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아까 인사했지만, 또 한 번 쏟아지는 작별 인사에 세 사람이 웃음을 터뜨렸고 이내 손을 흔들며 화답해 주었다.
***
다음 날.
한준서와 워킹맨 멤버들은 어제처럼 개운한 기분으로 깨어났다.
“서준아.”
“네?”
“여기서 쓰는 침대랑 이불이랑 베개 브랜드 좀 알려줄래?”
진지한 표정으로 물어보는 멤버들과 한준서에, 서준은 웃음을 터뜨렸고 제작진은 그 정도인가? 하고 고개를 갸웃했다. 제작진은 따로 숙소가 있어서 서준의 능력을 직접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서준이 브랜드를 알려주자 잘 메모해 둔 출연자들은 아침을 먹을 준비를 했다.
오늘 아침 식사는 게임은 없었지만 출연자들이 직접 해 먹어야 했다.
원래 LA 숙소에 있는 재료들과 제작진이 준비한 재료들로 만든 음식들이 식탁 위에 놓여졌다.
“드디어 서준이 요리를 먹어보네!”
어제 아침 식사 게임에서 지는 바람에 서준의 요리를 먹지 못했던 멤버들이 눈을 빛냈다. 또 서준의 요리를 먹어본 멤버들과 한준서도 눈을 반짝였다.
그리고 순식간에 서준의 요리들이 흔적도 없이 말끔하게 사라졌다.
그렇게 맛있게 아침 식사를 하고 난 후에는 오전 촬영을 시작했다.
LA까지 왔으니 LA의 이색적인 풍경을 담았다.
“미국에 오면 여기서 잭이랑 자주 놀았어요.”
“오!”
야구를 좋아하는 멤버들과 스태프들이 메이저리그 선수인 잭 스미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다른 사람들도 서준과 친구가 함께 들렀다는 음식점이나 배팅장을 보며 신기하고 재미있어했다.
“그리고 여기가 우리를 처음 본 곳이에요.”
[워킹맨!]은 당시 서준과 잭 스미스가 이동했던 길을 따라 그대로 이동하다가 푸른 바다가 펼쳐진 모래사장에 도착했다. 쌀쌀한 날씨라 바다에서 놀거나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은 없었지만 구경하는 사람들은 좀 있었다.“여기가!”
“진짜 다큐에서 본 그대로네!”
제작진이 그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편집할 때 [지금 우리는/바다에 있다]와 비교샷을 올릴 생각이었다.
“그러고 보니 준서랑 우리랑 좀 비슷하지 않아? 둘 다 서준이 덕분에 구조됐잖아.”
그에 한준서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그러네요.”
서준과 멤버들도 따라 웃었다.
“켈리도 생각해 보면 서준이 덕분에 다른 늑대들이랑 잘 합류할 수 있었고.”
“준서랑도 20년 만에 만났고 켈리랑도 만났으니까…… 우리와 로키랑도 만날 수 있는 거 아니야?”
만날 수 있는 확률이 굉장히 낮다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고 생각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묻어두었던 기대감을 조금씩 꺼내며 [워킹맨!]은 씨 세이브 센터로 향했다.
“/어서 오세요! 워킹맨 여러분!/”
씨 세이브 센터 입구.
여전히 구조팀에서 활발히 구조 작업을 하고 있는 케이트 오하스가 [워킹맨!]을 반겼다.
“/준도 잘 지냈죠?/”
“/하하. 네./”
작년에 한 번 들렀지만 다시 봐도 반가운 얼굴이었다.
“/게다가 우리와 로키를 만나기 위해서라고 하니 제가 다 설레네요./”
서준과 악수를 한 케이트 오하스가 들뜬 얼굴로 말했다.
그에 박영진이 물었다.
“팀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오늘 만날 수 있을 것 같나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케이트 오하스는 아쉬운 얼굴로 말했다.
태평양은 인간이 그 안을 모두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컸고 고래들은 그 넓은 바다를 여기저기 헤엄쳐 다녔다. 그런 상황에서 단 두 마리의 고래를 특정해 어디 있는지 찾기는 불가능한 일.
“/저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우연에 기대는 것뿐이죠. 그러니 첫 번째 시도 만에 만날 수 있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준과 한준서, 멤버들과 제작진도 그 의견에 동의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도 아예 0인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케이트 오하스가 찡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우리와 로키, 그리고 준의 사이에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 데다가 ‘이서준 레이더’도 있잖아요./”
이서준 레이더.
여기서 들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한 단어의 등장에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곧 웃음을 터뜨렸다.
“이서준 레이더를 어떻게 아세요?”
“/작년에 방송했던 것 봤거든요. 우리와 로키 나오는 편 말이에요. 한 배우님과 준에 대한 이야기도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영화도 개봉한다죠?/”
“/네. 미국에서도 개봉할 예정이에요./”
케이트 오하스의 안내를 받으며 서준과 한준서, 멤버들을 건물 안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