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al Story of a Sword King RAW novel - Chapter 152
대책이 필요하다!(3)
대련을 끝내고 한빈 일행은 다시 저택 안으로 돌아왔다.
상처를 치유하고 지친 기력을 회복하며 휴식을 취한다.
그러는 동안 레온하트가 류한빈에게 말했다.
“일단 확인한 부분부터 말해 주지.’’이제껏 한빈을 상대했던 이들은 모두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뭔 힘이 이렇게 세?
-신체 능력이 너무 높아!
레온하트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한빈과 싸웠을 때, 그 가공할 괴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자네의 신체 능력은 실로 엄청 나. 자네가 가진 최고의 장점이자 강점이라고 할 수 있겠지.”
류한빈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저건 자신도 잘 아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레온하트가 쓴웃음을 지었다.
“알고 보면 저게 딱히 자랑스러워할 일은 아니거든.”
검왕 바오톨트와도 만나 본 적이 있는 레온하트였다.
“분명히 검왕은 순수한 신체 능력 면에서도 지금의 자네보다 우위에 있었지.”
하지만 검왕을 보고 뭔 힘이 저리 세냐며 경악한 적은 없다.
바오톨트는 단순히 힘뿐만이 아니라 오러양, 오러 스킬, 검술이며 전투 경험 등 모든 점에서 압도적 이었으니까.
“저건 거꾸로 말하면, 신체 능력에 비해 다른 부분이 크게 떨어진다는 소리도 된다.”
한빈이 인상을 썼다.
“아니, 그것도 여태 줄곧 해 온 말이잖아! 뭘 이제 와서?”
지겹도록 잔소리를 들었다.
신체 능력에 비해 오러 스킬이나 검술이 뒤떨어진다고.
그래서 그토록 노력해서 여기까지 온 것 아니었나?
“그래. 단지, 내가 간과한 것이 있었어.”
레온하트가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자네의 신체 능력에 비해, 다른 부분이 대체 얼마나 떨어지는 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영술권사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레온하트는 실로 오랫동안 노력해 왔다.
그리고 그 지식과 지혜를 통해 한빈 일행이 강해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다.
“하지만, 그래 봤자 내 레벨은 112일 뿐이지.”
아무리 경험이 많고 깨달음이 깊다 해도, 자신보다 높은 레벨에 대해서는 명확히 판단하기 힘든 것이다.
올라가 보지 못한 경지는 어렴풋이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니까.
“그런데 일단 문제를 인식한 다음, 집중해 확인하고 나니 알 수 있더군.”
류한빈을 똑바로 응시하며 레온 하트가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한빈, 자네는 라트나에 처음 떨어졌을 때 자신의 진짜 레벨이 몇이었을 거라고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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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빈은 고민했다.
‘그때 내가 실제로는 몇 레벨이었냐고?’
가이드라인 오류로 인해 당시엔 자신의 진짜 레벨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많은 일을 겪은 지금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대충 레벨 80 정도가 아니었을까?”
레벨 75 마검사였던 알레한드로 보단 확실히 위였다.
하지만 손쉽게 처리할 정도로 압도적이지도 않았다.
당시의 그는 오러란 게 뭔지도 몰랐고, 검술 역시 독학한 수준이라 삼류에 불과했으니까.
그 후에 막스브리드 투술서를 얻어 모자란 검술을 메웠지만…….
“블러드 서커 퀸을 상대로는 힘들었어. 오러를 터득하지 못했다면 졌을지도 모르고. 그러니 그 때가 대략 레벨 85 정도?”
레온하트도 동의했다.
“내 생각도 그렇다. 당시의 자네는 지나치게 밸런스가 엉망이었으니까.”
신체 능력이 워낙 무지막지해서, 몰아붙일 땐 거의 레벨 100에 육박하는 무위를 선보인다.
하지만 오러도 모르고 검술도 부실하니, 전략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오면 순식간에 레벨 70 이하까지 떨어져 버린다.
“할 줄 아는 것만 잘하는 반쪽 짜리 전사였으니, 종합적으로는 딱 그 정도 레벨이었겠지.”
이후 블러드 서커 퀸을 상대하며 운 좋게 오러를 습득했다.
“사실 그건 운이 좋았다기보다는 당연한 결과였겠지만.”
고소를 머금는 레온하트를 보며 한빈이 의아해했다.
“당연한 결과라니?”
“그야 헌터들이 주로 쓰는 오러각성 수법이 아닌가? 하여튼 이건 나중에 따로 설명하고……
손을 내저으며 레온하트가 다시 본제로 돌아왔다.
“자네는 오러를 습득했고 용케 오러 운용법도 익혔어. 막스브리 드 투술서만 읽고서는 무리였을테니, 에피르 양이 옆에서 많이 도와준 덕분이겠지.”
옆에서 듣고 있던 은발의 소녀가 몸을 배배 꼬며 겸양을 표했다.
“에이, 그걸 가지고 무슨. 그동안 제가 도움받은 게 얼마나 큰데요!”
어쨌거나, 그 이후 검왕의 검술까지 얻어 실력이 크게 상승했다.
그리고 레온하트와 처음으로 싸웠다.
“이때 자네의 실제 레벨은 몇이었을까?”
이건 짐작하기 너무 쉽다.
“레벨 110대 초반 정도였겠지?”
레온하트가 레벨 112니까 당시의 류한빈도 딱 그 정도였겠지, 뭐.
“그럼 여기서 또 질문.”
묘한 미소와 함께 레온하트가 물었다.
“그렇다면 자네의 오러 운용 능력은 과연 몇 레벨 수준일까?”
오러를 터득한 후에도 류한빈은 여전히 신체 능력이 다른 요소보다 높았다.
그걸 감안해서 대충 짐작해 보자면…….
“에, 한 레벨 100 정도?”
“천만에.”
레온하트는 고개를 저었다.
“자네의 오러 운용력은 고작해야 레벨 80 수준일 뿐이야. 지금 와서야 나도 깨달은 사실이지만.”
납득할 수 없다는 듯 류한빈은 인상을 썼다.
오러를 습득한 뒤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스스로도 상당한 경지에 올랐다고 여겼다.
전투 시에도, 자신이 월등히 강해진 것이 실감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그것밖에 안 된다고?”
레온하트가 콧방귀를 뀌었다.
“당연한 것 아닌가? 자넨 다른 이계인들처럼 레벨만 올리면 저 절로 완성된 기술이 생기는 게 아니잖아.”
사실 류한빈의 오러 훈련 기간은 고작해야 몇 달 정도다.
평범한 라트나인이라면 아직도 기본에 매달리고 있을 시기인 것이다.
“자네의 무재를 생각하면 그조차도 불가능한 진도라네. 워낙 육체가 받쳐 주다 보니 평범한 재능으로도 가능했던 것이지.”
이후 어둠의 성물을 얻은 류한 빈의 오러양은 폭증했다.
심지어 그 오러를 완전히 소화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까지 했다.
“그 후에 레벨 100 전후의 이계인 여섯 명과 비등한 전투를 벌였지? 그러니까 투혼을 발동하기 전.”
저 정도면 추정 레벨 120의 실력자라 할 수 있다.
“고작 레벨 80에 불과한 오러운용 능력으로, 레벨 120의 무위를 선보였다는 말일세. 월등한 신체 능력과 방대한 오러양이 모자란 부분을 메워 주었다는 의미지.”
그제야 류한빈도 이해가 갔다.
“그러니까, 이 수준까지 오른 지금도 여전히 신체 능력에 비해 오러 운용이 크게 떨어진다는 소리네?”
“그래. 그게 바로 내가 간과한 부분이라는 거고.”
한숨을 쉬며 레온하트가 말을 이었다.
“난 그동안 자네가 오러에 충분히 숙달되었다고 여겼어. 처음부터 워낙 밸런스가 안 좋았으니까.”
왼팔이 오른팔보다 열 배 큰 석상이 있다 치자.
누가 봐도 균형이 안 맞아 보일 것이다.
그래서 조각가가 열심히 노력해, 오른팔을 다섯 배 크게 만들었다.
옆에서 그 과정을 지켜보던 이들이 말한다.
-오! 이제 좀 균형이 맞는군!
하지만 여전히 그 석상은, 왼팔이 오른팔보다 두 배나 큰 기형일 뿐인 것이다.
“그동안 많이 따라잡은 걸로 밸런스가 잡혔다고 착각한 거지, 나도.”
눈을 깜빡거리다 한빈이 질문했다.
“잠깐! 그럼 나, 능력치만 보면 대체 몇 레벨 수준인 건데?”
“내 계산으로는……
잠시 호흡을 고른 뒤 레온하트가 입을 열었다.
“한빈, 자네의 신체 능력은 레벨 140의 이계인에 필적한다고 본다.”
아티스와 에피르가 입을 쩍 벌렸다.
“맙소사, 레벨 140?”
“그러니 그렇게 무지막지하지……?”
처음 한빈을 만났을 때의 의문이 풀렸다.
오러도 못 쓰고 검술도 삼류인 인간이 어떻게 저리 강한가 했더니, 그저 기초 능력이 상상 이상으로 아득히 높았을 뿐이었던 것이다.
키비에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어쩐지 어둠의 성물이 효과가 너무 좋다 싶더라니.”
선택받은 라트나인이 어둠의 성물을 취한다 해도 4대력 증폭도는 두 배 정도가 한계였다.
류한빈처럼 몇 배나 폭등하진 않았다.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고 해서 그냥 어둠의 성물과 유독 궁합이 좋은가 하고 넘어갔는데, 생각해 보면 이계인이 라트나인보다 궁합이 좋은 것도 이상한 이야기다.
“그냥 그릇이 워낙 크니까 그만큼 많이 담겼을 뿐이었네?”
레온하트가 설명을 정리했다.
“즉, 지금의 한빈은 레벨 140의 신체 능력과 레벨 140의 오러양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지.”
한빈은 무심코 가이드라인을 켰다.
그리고 자신의 상태 창을 확인했다.
「류한빈 : 검사(劍士) Lv. 6보유 스킬 : 찌르기, 가로 베기, 세로 베기, 사선 베기, 언어 소통절대자 스킬 : 천상천하유아독존 (天上天下뺘我獨 尊) 근력 27(+1,364), 체력 23(+1,364), 회복력 17(+682), 방어력 18(+1364), 동체 시력 7(+341), 반사 신경 9(+341), 순발력 10(+341).j 저 lv. 6이 lv. 140이라면, 무지막지한 추가 능력 수치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거참, 내가 실은 레벨 140이라고?”
“그건 절대 아니고.”
레온하트가 바로 핀잔을 주었다.
“착각하지 마. 신체 능력과 오러의 총량만 보면 그 정도란 소리니까.”
검술이나 오러 스킬의 위력, 오러 운용 능력은 여전히 한참 떨어진다.
그래서 종합적인 전투 능력은 딱 레벨 120 수준.
류한빈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내 가이드라인이 멀쩡했으면 레벨 140까지의 오러 스킬도 전부 쓸 수 있었다는 소리잖아?”
이래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하는 모양이다.
이제까진 다른 이계인처럼 마신에게 휘둘리지 않아 참 다행이라고 여겨 왔는데, 막상 이렇게 되니 또 억울하다.
“이왕이면 레벨 표기 부분만 고장 나고 스킬은 그냥 줬으면 좀 좋아‘?”
그런데 레온하트가 손을 저었다.
“그래서 다행이라고 한 걸세.”
“뭐?”
“자네가 평범한 레벨 140의 이계인이었다면, 그들처럼 레벨 업을 통해 오러 스킬을 얻어 그 힘을 손에 넣었다면……
정말 안도한 듯 그가 말을 이었다.
“더 이상의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었을 테니까.”
다른 이계인들이 강해지는 방법은 오직 하나뿐이다.
주야장천 마물이나 라트나인을 사냥하며 레벨을 올리는 것.
반면 류한빈은 가이드라인의 도움 없이도 꾸준히 강해져 왔다.
라트나로 떨어진 후 그의 레벨은 고작 5에서 6이 되었을 뿐이다.
가이드라인상으론 고작 능력치 눈곱만큼 올라간 게 전부란 소리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속적으로 강해지지 않았나?
“자넨 배우고, 터득할 수 있어.
다른 이계인에겐 없는 엄청난 장점이지.”
황당해하며 한빈이 되물었다.
“다른 지구인들은 뭐가 다른데?
그냥 가이드라인 스킬이 아닌 무술도 따로 익히면 되는 문제잖아.”
대체 저게 뭐가 장점인지 모르겠다.
‘당장 예전에 만난 그 남미계 지구인도 막스브리드 투술서 들고 다니던데?’
레온하트가 조소를 머금었다.
“하위 레벨일 때야 가능하겠지.
하지만 레벨이 높아지면 절대 불가능해.”
류한빈이 아니라, 가이드라인에만 의존해 강해진 다른 이계인들에 대한 비웃음이었다.
“그들은 첫 단추를 잘못 끼워버렸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