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al Story of a Sword King RAW novel - Chapter 66
던전 로어(3)
블러드 서커가 하나둘 건물 내부로 들어섰다.
한빈 일행을 노려보며 놈들이 괴성을 흘렸다.
“己e e ”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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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와중에도 한빈 일행은 재빨리 대처했다.
다들 곧바로 전투태세를 갖추며 무기를 꺼내 들었다.
아, 한 명 빼고.
“아직 디저트를 못 먹었는데?”
왼손에 치즈, 오른손에 와인 잔을 든 채 라온델은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식사를 도중에 관두는 건 왕족의 예법에 어긋나는 것이다.
결국 세이라가 폭발해 버렸다.
“지금 디저트가 문제냐, 이 화상아!”
“세, 세이라? 네가 감히 아트란 사스의 적통에게 폭언을……
“나중에 사죄할 테니 일단 검이나 뽑아요!”
이내 블러드 서커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세이라가 왼발로 바닥을 내리찍었다.
“람니아나의 기둥이여, 솟구쳐 휘몰아쳐라!”
수류의 소용돌이가 일어나 달려드는 블러드 서커들을 덮쳤다.
레벨 50의 영술사답게 상당한 위력이 었다.
여파만으로 건물이 흔들리고 바닥이 깨져 파편이 튀었다.
그럼에도 별 피해를 주진 못했다.
잠시 접근을 막는 정도였다.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온 놈들이 비릿한 괴성을 흘리며 재차 덤벼들었다.
“크아!”
그때 아티스가 마법을 날렸다.
세이라의 영술 덕에 마법을 완성시킬 시간을 번 것이다.
“버닝 플레어!”
붉은 섬광이 블러드 서커 세 마리에게 작렬했다.
놈들의 피와 지방이 끓어오르며 비명이 터졌다.
“캬아악!”
레벨 52 마법이라면 블러드 서 커라도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예상외로 강력한 마법에 놈들이 잠시 주춤거렸다.
그 틈에 에피르와 류한빈이 일행의 좌우로 나눠 섰다.
진영이 갖춰지자 에피르가 마검술을 펼쳤다.
-마검식 : 우레의 포효!
뇌격의 칼날이 블러드 서커를 찔러 갔다.
놈이 회피하며 좌측으로 몸을 틀었다.
그리고 곧바로 호선을 그리며긴 손톱을 찔러 오는 순간!
“합!”
그녀가 다리를 벌리며 급격히 자세를 낮췄다.
바닥에 거의 붙을 정도로 낮은 자세로 손톱을 피하며 곧바로 양발의 위치를 바꿔 접근, 그리고 짧게 끊어 치는 참격을 어퍼컷처럼 날린다!
파지지직!
나무랄 데 없는 깔끔한 연결 동작이 었다.
곧바로 뇌전이 깃든 참격이 코앞의 블러드 서커를 베어 갔다.
“크륵!”
피를 흘리며 놈이 물러섰다.
그 광경을 지켜본 류한빈이 혀를 내둘렀다.
‘저 기술이 저런 상황에서도 쓰이는구나.’
분명 막스브리드 투술서에 쓰여 있던 용법이고 한빈 자신도 열심히 연습했던 동작이지만, 저걸 저런 식으로 쓸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어느새 에피르의 검술이 그보다 우위에 올라 버린 것이다.
‘이제 내가 쟤 붙잡고 검술 배워야겠는데?’
한편 그녀는 재차 몸을 날리고 있었다.
제법 상처를 입히긴 했지만 아직 블러드 서커가 죽은 것은 아니었다.
-마검식 : 강철의 포효!
칼날에 예기를 싣는 마검술이었다.
절삭력을 높인 칼날을 그대로 블러드 서커의 심장에 틀어넣는다!
“타앗!”
하지만 칼날은 앞부분만 조금 박히고 그대로 멈췄다.
흥분한 블러드 서커가 연달아손톱을 휘둘러 댔다.
“크아아악!”
에피르는 당황하지 않았다.
‘내 힘으로 일격에 뚫을 수 있을 리가 없지.’
원래 블러드 서커는 레벨 55이상의 마물.
현재 그녀의 레벨로는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인 것이다.
예상하고 있었던 만큼 대책도 미리 생각해 두었다.
박힌 좌검 대신 우검을 역으로 쥐며 에피르가 블러드 서커의 겨드랑이 아래쪽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체중을 실어 짧은 참격을 연속으로 날렸다.
일격이 안 된다면 연격으로!
충격을 중첩시켜 상대의 근골을 꿰뚫는다!
우아한 검무가 펼쳐지며, 블러드 서커의 전신에서 계속 피가 튀었다.
놈도 어떻게든 에피르를 죽이려 발버둥을 쳤지만 소용없었다.
“카아악!”
분명 휘두르면 닿을 거리까지 근접해 있는데도 전부 피한다.
단순히 상대의 공세를 피하는 정도가 아니라, 유효 공격 범위를 미리 상정하고 먼저 위치를 선점하는 식이다.
결국 아무것도 못 하고 블러드서커 한 마리가 절명해 버렸다.
한빈은 눈을 빛냈다.
저것도 연습은 많이 했는데, 정작 이해는 못 했던 동작이었다.
‘나중에 가르쳐 달라고 해야겠다.’
지금은 일단 눈앞의 마물들을 처리하는 게 우선이니까.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류한빈이 손목을 까닥였다.
흑색 대검이 거대한 빛의 궤적을 허공에 남겼다.
쩌엉
가공할 파공음과 함께 진영 우측을 노리던 블러드 서커 네 마리가 일제히 일도양단되었다.
처절한 비명과 함께 피 비가 흩뿌려지며 무수한 살점과 파편이 사방으로 나부꼈다.
“크아아악!”
너무나 압도적인 광경이라 순간 다른 블러드 서커마저 잠시 굳었다.
“크륵?”
“ 켁!”
라온델과 세이라도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헉!”
“저게 무슨?”
저 마검사 소녀가 그토록 세련된 기술과 마검술을 총동원해서 겨우 하나 해치웠는데, 그냥 대충 휙 한 번 휘두른 걸로 네 마리가 즉사해 버렸다!
거구의 야만인이 육중한 대검을 가볍게 휘둘러 피를 턴다.
흉흉한 안광이 블러드 서커 무리 위로 쏟아진다.
“자, 그럼……
류한빈의 동체가 쏜살같이 튀어 나갔다.
“죽어라, 잡것들.”
콰앙!
땅을 박차는 것만으로 돌바닥에 금이 갈 정도의 도약력이었다.
순식간에 놈들의 앞을 가로막으며 한빈이 검을 크게 휘둘렀다.
“타앗!”
블러드 서커도 재빨리 손톱을 교차해 막았지만…….
콰직!
손톱이 모조리 박살 나며 팔뚝과 어깨, 몸통까지 일격에 두 동강 났다.
그 광경을 지켜본 세이라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말도 안 돼, 어떻게 저리 쉽게……
블러드 서커의 손톱은 놈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트린록의 블레이드 오러조차도 막아 낸 가공할 물건인데, 그걸 오러 유저도 아니면서 저리 간단히 베어 버리다니?
한빈의 흑색 대검이 또 한 놈의 옆구리를 깊숙이 베어 갔다.
“으랏차!”
단 일격에 블러드 서커의 상체와 하체가 따로 놀며 좌우로 날아가 버렸다.
“케에엑!”
그 와중에도 한빈은 힐끔힐끔 에피르의 전투를 지켜본다.
‘오, 저것도 공부 되네.’
한빈에게 덤벼들던 블러드 서커한 놈이 어깻죽지부터 사타구니까지 양단되며 피를 뿌렸다.
“저것도……
뒤따라 이어진 참격에 블러드서커의 머리통 세 개가 승덩 잘려 허공으로 솟구치고.
‘저건 지금 따라 해 봐야겠다.’ 곧바로 하단 공격이 날아들어 다른 놈들의 다리를 절단해 버린다.
‘좋아, 이건 나도 요령을 알겠군.’
마음껏 한눈팔면서도 연신 썰고 베고 부숴 버린다.
대검이 스치는 곳마다 혈화가 피어오르며 비명이 난무한다.
“크아아악!”
그때 였다.
간신히 한 마리 더 해치운 에피르가 옆을 돌아보며 소리쳤다.
“펠라드 님!”
거리를 벌린 블러드 서커 세 마리가 류한빈을 노려보며 입을 벌리고 있었다.
“고오오오!”
놈들의 피부가 붉게 빛나며 기이한 문양이 떠오른다.
동시에 시뻘건 혈구가 생성되어 포탄처럼 쏘아진다.
에피르의 외침이 이어졌다.
“ 피해요!”
설마 저거 맞고 한빈이 어디 다칠까 봐 피하라고 한 게 아니다.
저거 맞고도 멀쩡할까 봐 피하라는 것이다.
‘이크!’
한눈팔다 잠시 타이밍을 놓칠 뻔했다.
다급히 류한빈이 몸을 틀었다.
아슬아슬하게 혈구가 비껴 나가 건물 벽을 때렸다.
콰아앙!
마저 참격을 날려 세 놈의 목을 날린 뒤 한빈이 무뚝뚝하게 감사를 표했다.
“고맙다, 에피르.”
“별말씀을요, 펠라드 님.”
방금 피한 혈구를 떠올리며 그가 물었다.
“마법인가?”
그렇다기에는 느낌이 좀 다르다.
그런데 설명을 하기가 애매하다.
“오러예요.”
에피르가 대꾸했다.
“이놈들은 오러를 기반으로 한 능력을 쓰고 있어요. 역시 레벨 50이 넘는 마물답네요.”
‘아, 저게 그 오러라는 거였어?’ 말은 많이 들었지만 정작 보는 건 처음이다.
신기해하며 한빈은 포위하고 있는 블러드 서커 무리를 바라보았다.
놈들은 더 이상 공세를 펼치지 않고 거리를 벌린 채였다.
워낙 펑펑 죽어 나가니 아무리 마물이라도 무턱대고 덤벼들진 못하는 듯했다.
대신 입을 벌리고 시뻘건 기운을 끌어 올린다.
사방에서 응집하는 혈구를 노려보며 한빈은 재차 확신했다.
‘정말 느낌이 다르군.’
에피르나 아티스와는 기운이 다르다.
뭐가 다른지, 얼마나 다른지는 애매하지만, 하여튼 다르다는 건 알겠다.
그때 였다.
‘어라? 내가 이걸 어떻게 알지?’
오러뿐만이 아니다.
이제 보니 마검사인 에피르나라온델, 마법사인 아티스, 영술사인 세이라도 지닌 기운이 각각 다르다.
한빈은 당황했다.
분명 조금 전까지 자신은 아무 차이도 감지하지 못한 것이다.
‘왜 지금 갑자기 이게 느껴지는 거야?, 하지만 느긋하게 의문이나 캐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어느새 사방에서 시뻘건 혈구가 파괴의 기운을 흩뿌리고 있었으니까.
“크아아아!”
포효와 함께 블러드 서커들이 일제히 혈구를 쏘아 냈다.
한빈이 몸을 날렸다.
‘일단 이 자리를 정리하고 마저 고민하자!’
거대한 검의 궤적이 혈구와 블러드 서커 무리를 동시에 뒤덮었다.
세계가 쪼개지는 듯한 환영과 함께 또다시 피 보라가 일었다.
“크아아아악!”
혈우를 사방에 흩뿌리며 그는 계속 몸을 날렸다.
거구의 전사가 전장을 가로지를 때마다 피가 불꽃처럼 튀었다.
우렁찬 기합성이 폐허 가득 메아리 쳤다.
“타아아앗!”
? * *
서른이 넘어가던 블러드 서커무리는 깔끔히 몰살당했다.
이 중 대부분을 류한빈이 해치웠으니 세이라가 경악하는 것도 당연했다.
“굉장하군요, 아무리 발타라 전 사라지만……
그러나 딱히 그의 정체를 의심하진 않았다.
“눈으로 보지 못했다면 정말 믿지 못했을 거예요.”
찔리는 게 있는 류한빈이나 아티스는 내내 신경을 썼지만, 사실 다른 사람 입장에선 크게 의심할 이유도 없다.
오러 유저에 필적하느니, 초월하진 못하느니 하는 자잘한 사항다 빼고 간략히 요약해 보자.
상식 밖으로 세다고 소문난 놈이, 정말 상식 밖으로 셌다. 끝.
이 논리에 무슨 문제가 있는데?
‘이거, 내가 그동안 너무 예민하게 굴었나?’
아티스는 속으로 고소를 지었다.
이들은 순수하게 한빈의 힘에 감탄할 뿐이었다.
세이라뿐 아니라 그토록 건방지던 라온델도 류한빈을 보는 눈이 바뀌 었다.
“실로 대단한 무위였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그가 진심을 담아 칭찬을 이었다.
“어째서 품위도 고귀함도 없는 미천한 야만족이 그토록 우민들 입에 회자되는지 알 수 있었다.
100년도 못 사는 하찮은 인간이라지만 숫자가 워낙 많으니 그대 같은 자도 태어나는구나. 내가 인간을 칭찬하는 경우는 처음이니, 그대는 감복해도 좋다.”
열심히 떠들던 라온델의 표정이 문득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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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타라 전사가 어째 익숙한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왜? 이번에는 칭찬한 건데 빡!
털썩!
자근근 e……..
드 ―1 ? ?
자연스럽게 세이라가 양손을 교차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치유술걸게요.”
자연스럽게 에피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기다릴게요.”
등을 돌린 채 류한빈은 한숨을 내쉬었다.
뭐랄까, 이쯤 되니 슬슬 측은지 심마저 생겨날 지경이었다.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마, 이 미친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