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e as a prison guard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102)
102화 오베르크 제국의 부활 (3)
앞으로의 흐름은 다크니스 세븐이 부활시킨 오베르크 제국과 여섯 왕국의 기 싸움으로 흘러갈 거다.
그 사이에서 기회를 노리는 마신교.
현재의 케르베로스는 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데이론의 말처럼 성장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내 개인적인 성장도.
“하겠습니다.”
“무리다 싶으면 포기해도 돼. 다른 방법을 알아보거나 다른 사람을 찾아봐도 되니까.”
다른 놈들을 보내 봐야 다크니스 세븐의 그림자도 찾지 못할 거다.
그쪽에서도 이런 움직임은 충분히 예상하고 있을 거고, 첩자를 구별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 두었을 터.
촘촘한 틈을 뚫기 위해선.
아주 뛰어난 실력이 필요했다.
버닝헬에 그 틈을 파고들어 조직에 침투할 만한 인물이 있긴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 높은 자리에 있다.
지금 당장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을뿐더러.
꼭 내가 해야만 했다.
조직에서 잠시 벗어나 혼자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시간.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히든 피스들을 챙길 수 있을 테니까.
“제가 하겠습니다.”
“알겠어. 소장님껜 그렇게 보고할게.”
그러나 공짜로 할 생각은 없다.
“요청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얘기해 봐.”
“죄수 물품실에서 쓸 만한 게 있으면 챙겨 가고 싶습니다.”
죄수 물품실.
체포당한 죄수들이 지니고 있던 물품을 보관하고 있는 곳. 잘 뒤져 보면 쓸 만한 것들이 있을 거다.
“그 정돈 가능할 것 같은데. 또 원하는 거 있어?”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제가 조직을 꾸릴 권한을 가지고 싶습니다.”
버닝헬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특별한 무력 조직.
범죄자들을 이용한 특수 집단.
그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마신교의 잔당들을 처리할 생각이다.
“그렇게 보고할게.”
“저도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계획도 없이?”
“잠깐 이야기하는 동안 대충 그려 놓은 게 있습니다. 움직이면서 구체화시킬 생각입니다.”
데이론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눴다.
“조직에선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을 거야. 하지만 레딘 너라면 도움 없이도 잘 해낼 거라 믿는다.”
“예.”
“잘 부탁한다.”
데이론이 자리에서 일어나 의무실을 빠져나갔다.
잠시 적막함이 흘렀다.
침대에 누워 기지개를 켜면서 난잡하게 흐트러져 있는 생각을 정리했다.
오베르크 제국 잠입 임무.
이 임무의 목적은 다크니스 세븐의 계획을 알아내서 방해하고, 시간을 끄는 것이지만.
그건 임시방편일 뿐.
확실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내가 봤던 게임에서처럼 여섯 왕국이 무너지게 될 거다.
오베르크 제국과 마신교.
그 사이에서 무너지는 왕국들.
오베르크 제국은 왕국의 이탈자를 흡수해 힘을 키우고, 마신교는 마계의 문을 열어 마족을 등에 업을 터.
세력이 약해진 육 왕국으로는 마신을 잡을 수 없었다.
“로드웰…….”
미래를 바꾸기 위해선, 이 모든 사건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로드웰을 잡아야만 했다.
공식적인 정보가 풀린 게 없는 자.
다크니스 세븐의 수장이란 것과 이름을 제외하면, 다른 조직원들로부터 간간이 언급되는 것이 전부였다.
씨익.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작은 정보를 하나하나 모으다 보니 로드웰이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스킬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중 가장 경계해야 하는 스킬.
[심연의 눈]죽은 자의 가면보다 상위 호환에 가까운 스킬로, 상대방의 눈을 통해 과거를 전부 읽어 낼 수 있을뿐더러.
대상자가 하는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도 알아내는 미친 스킬이라 할 수 있다.
오베르크 제국에 잠입해서 다크니스의 심장부까지 가기 위해선 저 심연의 눈을 해결해야만 한다.
“딱 하나 있지.”
심연의 눈을 정면으로 받아칠 수 있는 특별한 아이템.
일단 그걸 구하는 게 우선이고.
아이템을 구하면 그 즉시 오베르크 제국에 잠입하는 게 두 번째 목표. 그다음엔 네 번째 복사 스킬을 챙기는 게 세 번째 목표다.
로즈웰을 상대하려면 지금 수준으론 불가능하니까.
“슬슬…….”
출발해 볼까?
* * *
죄수 물품실에 들러 물건을 몇 개 챙긴 뒤, 함선을 타고 항구에 도착했다.
항구를 빠져나와 숙소에 들렀다.
앞으로 제복을 입을 필요가 없어서 옷장에 걸어 놓고, 편한 모험가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하룬겔의 검은 아공간 주머니에 챙겼다.
이대로 들고 다니면 눈에 띌 가능성이 크니, 대장간에 들러서 쓸 만한 검을 사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준비를 마치고 숙소를 나오자.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붉은 머리의 여성이 보였다. 외모 하나는 정말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레베카.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처음 봤을 때와는 다른 깊이감.
한때 보였던 질투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눈동자에서 느껴지는 차분함. 케르베로스를 통해 임무를 수행하면서 성장한 것이 느껴졌다.
저 정도면 왕이 되어도 잘하겠네.
내 얼굴을 보곤 살짝 멈칫한 레베카를 보면서 손바닥을 들어 올렸다.
“오랜만이다?”
“그러게.”
“별일 없지?”
한쪽 눈살을 찌푸린 레베카가 고개를 슬쩍 뒤로 빼며 나를 쳐다봤다.
“없는데?”
진짜 걱정돼서 물어본 건 아니다.
마그네스 사건이 조기 종결이 되면서, 이 뒤에 일어날 일들도 혹시 앞당겨졌나 궁금했을 뿐이다.
기사왕의 죽음.
그와 함께 시작되는 왕권 다툼.
원작에선 형제 중 한 명이 왕이 되었고, 폭군이 되어 나라를 망치다가 레베카가 개입하게 되었다.
그 후에 레베카는 왕국을 떠났고.
얼마 가지 않아 애드리안 왕국은 스스로 자멸하게 되며 대륙에서 이름이 사라지게 되었다.
물론.
이번엔 그렇게 둘 생각이 없다.
“없으면 다행이고.”
“근데 넌 어디가? 단장님이 케르베로스 소속은 전부 집합하라고 하던데?”
“개인 임무.”
“무슨 임문데?”
“비밀.”
궁금해하는 레베카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경례를 했다.
“케르베로스를 잘 부탁드립니다, 레베카 부단장.”
“뭐? 그게 무슨…….”
“돌아가면 듣게 될 거야.”
손을 흔들며 숙소를 나와 항구에서 가장 유명한 대장간에 들렀다.
교도관들은 다 이곳에서 무기를 장만했다고 봐도 무방한 곳.
상태가 좋은 검 하나를 구매한 다음.
허리춤에 차고 텔레포터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목적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레샤 왕국.”
* * *
레샤 왕국의 수도.
매지티아.
마렉의 상단은 적탑이 있는 쪽에 있었다. 죽은 자의 가면을 이용해 얼굴을 바꾸고, 미리 전해 받은 주소를 보면서 거리를 걸었다.
평화로운 길거리.
매지티아에 잠깐 머물 때 자주 들렸던 가게가 보였다. 잠시 가게에 들러 토스트와 커피를 마시며 허기를 달래고 상단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넓은 울타리에 걸린 현판.
[리버스 상단]게임 속에서 마렉이 사용했던 상단명은 블랙이었다. 리버스로 바뀐 이유는 마렉의 미래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새로 태어났다고 생각하고. 그 의미를 담아 상단을 키워 볼게.
상단명은 그리 중요하지 않기에.
그렇게 하라고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작명 센스하곤.”
울타리 너머에는 마차와 짐으로 가득했다. 마차를 호위하는 병사들도 보이고, 짐을 확인하는 자들도 보였다.
마차를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바쁘게 움직이는 인파를 헤치며, 안내원이 있는 곳으로 갔다.
“어서 오세요. 리버스 상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상단주를 만나러 왔습니다.”
“예약하셨나요?”
“바하드.”
“잠시만요.”
안내원이 무언가를 확인하더니.
눈이 동그랗게 커지며 마른침을 삼켰다.
“대주주님……?”
“쉿. 그냥 조용히 상단주실로 안내만 해 주시죠.”
“알겠습니다.”
안내원을 따라 상단 내부를 움직였다.
계단을 따라 올라간 뒤, 복도 끝에 있는 상단주실로 들어가자 넓은 방과 발코니가 보였다.
분위기는 좋네.
“현재 상단주님이 외부에서 온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셔서 끝나는 대로 바로 모시고 오겠습니다.”
“예.”
“혹시 필요하신 게 있으시면 저 호출 버튼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마실 것은 금방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안내원이 나가는 것을 확인하곤 천천히 방을 돌아보았다. 책상에는 최근에 찍은 걸로 보이는 딸 사진이 있었다.
예전에 보았을 때보단 확실히 밝아진 얼굴.
사진을 두고 근처를 돌아보다가 오른쪽 구석에 있는 금고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암호는 15214. 네가 부탁했던 몬스터 소울을 모아 놓은 금고니까. 먼저 도착하면 챙겨 둬.
어젯밤, 고동 소리로 대화하면서 들었던 내용이 떠올랐다. 금고에 쪼그려 앉아 암호를 입력하자.
끼이이익!
금고 문이 열리며 수십 개의 유리병이 모습을 드러냈다. 병 안에는 몬스터 소울이 담겨 있었다.
“많이도 모았네.”
그중 하나를 꺼내 뚜껑을 열고 몬스터 소울을 꺼내 손에 쥐었다. 그대로 흡수하려다가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 그림자 분신을 소환했다.
그림자 분신에게 몬스터 소울을 넘겼다.
머릿속으로 먹으라고 명령을 내리자, 그림자 분신이 몬스터 소울을 자신의 입안에 집어넣었다.
[몬스터 소울(A)을 섭취하셨습니다.] [반사 신경이 상승합니다.]“신기하네.”
그림자 분신이 각각 던전을 공략하면서, 몬스터 소울을 섭취하며 강해지는 상상을 잠깐 했지만.
마렉을 통해 돈으로 긁어모으는 게 더 효율적일 것 같았다.
나중에 그림자 분신 하나의 실력이 익스퍼드 중급이 된다면 그리고 분신의 수가 많아진다면.
그때 휩쓸고 다녀도 충분했다.
금고에 있는 몬스터 소울을 전부 복용한 뒤 소파에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흐음.”
조용히 눈을 감았다.
시간이 나면 짬짬이 하던 가상 훈련을 머릿속으로 그렸다. 그림자 분신을 두 개 소환하고, 동시에 질풍베기를 사용하는 그림.
그림자 분신의 다양한 활용법.
그런 것들을 그리면서 시간을 보냈다.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백발의 머리를 가진 마렉 카지노.
환한 미소와 함께 내 쪽으로 다가왔다.
“일찍 왔네?”
“시간이 좀 여유로워서 일찍 왔습니다.”
“그래? 몬스터 소울은 다 챙겼어?”
“예. 시간이 얼마 없었을 텐데, 어떻게 모은 겁니까?”
“경매장에 사람을 두고 바로바로 긁어모았지. 앞으로 꾸준히 모아 둘 테니까, 간간이 들러서 챙겨 가.”
잠시 후, 비서가 들어와 마실 것과 과자를 챙겨 왔다. 커피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면서 다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애드리안 왕국 쪽엔 완전히 얼굴을 튼 겁니까?”
“완전히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선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아. 그래서 다른 왕국 쪽에도 조금씩 연줄을 만들고 있어.”
“빠르군요.”
“아마 바빠질 것 같아. 어제도 얘기했지만 조만간 오베르크 제국과 전쟁이 일어날 것 같거든.”
마렉이 과자를 한입 베어 물었다.
“그래서 보급품을 최대한 비축하는 중이야. 전쟁이 터지면 비싼 값에 넘길 수 있으니까.”
오베르크 제국의 부활.
거기서 포인트를 짚어 내서 돈을 벌 수 있는 길을 찾는 것. 이게 마렉 카지노의 장점이 아닌가 싶었다.
“그럼 그전까진 엘릭서 거래 빼곤 없는 겁니까?”
“애드리안 왕국의 귀족 중 한 명에게 광산 개발권을 얻어 냈어. 당분간은 그쪽을 개발하면서 자금을 확보할 생각이야.”
“엘릭서 쪽은 어떻습니까?”
“회복 시간을 좀 더 단축했다고 하던데, 아직 생산이 쉽진 않아서 시제품만 가지고 있어. 갈 때 챙겨가, 너 주려고 챙겨 놓은 거니까.”
그 뒤로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일전에 부탁했던 마법사는 현재 두 명. 꾸준히 확보하는 중이라고 했으니 제국 실험실에 들어가게 될 쯤이면.
10명 정도는 충분히 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역시 상단을 맡기길 잘했네요.”
“살려 준 생명의 은인이 시킨 일인데, 죽을 각오로 해내야지.”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가게?”
“예. 이제 슬슬 움직일 때가 돼서.”
“어제 부탁했던 물건은 어디로 보내면 돼?”
심연의 눈을 막을 수 있는 특별한 아이템을 구할 수 있는 곳.
드라이어드의 마을이라고도 불리는.
“제페토 마을로 보내 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