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e as a prison guard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115)
115화 그림자 군주 (1)
2시간가량 이어진 파티는 끝이 났다.
로드웰은 네 명의 공작과 함께 궁전으로 들어갔고, 나머지 참가자들은 해산하여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고.
성문이 열리며 네 명의 공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피에르의 수장.
헤칸의 수장.
언터쳐블의 수장.
블러드의 수장.
서로 오묘한 표정을 지으며 헤어졌다.
마차 쪽으로 다가오는 파비안을 보며 마차 문을 열었다.
“타시죠.”
파비안과 함께 마차에 올라탄 뒤.
“출발.”
마차가 움직이고 한참이 지날 동안 침묵을 유지했다. 혹시나 도청당할 위험이 있어서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서쪽 구석에 마련된 임시 아지트.
마차에서 파비안과 함께 내려 아지트로 들어갔다. 아공간 주머니에서 도청을 무력화시키는 아티팩트를 꺼내 활성화시켰다.
우웅!
마법을 사용한 자로부터 거리가 멀수록 성능이 확실해지기 때문에, 아지트에서 사용하는 게 가장 좋았다.
“그럼…….”
파비안을 향해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쉿.
조용히 하라 한 뒤, 손가락을 한 바퀴 돌리며 주변을 확인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파비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눈을 감으며 피의 왕관을 만들어 내고, 혈술을 이용해 주변을 감시한 다음 다시 눈을 떴다.
“아무도 없습니다.”
“좋아.”
의자를 가져와 자리에 앉았다.
파비안을 마주 보며 물었다.
“분위기는 어땠어?”
파비안이 넥타이를 거칠 게 풀고, 깊은숨을 내쉬었다.
“황제는 완전 장난감 수준이던데요? 기사단장이라는 자가 실질적으로 제국을 지배하는 자였습니다.”
“그 녀석, 자신의 이름을 밝혔어?”
“진짜 이름인지는 모르겠지만 로웰이라고 부르라고 했습니다.”
“가짜 이름이네.”
“역시…… 근데 로웰이라는 자가 부단장님이 말씀하셨던 그자 맞습니까?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녀석.”
거짓된 진실의 열매를 넘기면서 알려 주었던 단편적인 정보들.
“맞아. 혹시 무슨 일 있었어?”
“별다른 일은 없었고, 안에서 나눈 이야기를 말씀드리자면. 로웰은 여섯 왕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킬 생각인 것 같습니다.”
“대략적인 계획은?”
“저흰 서쪽 영지를 확장해 나가면서 라비노 왕국을, 북쪽의 피에르는 레샤 왕국을, 동쪽의 언터쳐블은 애드리안 왕국을, 남쪽에 헤칸은 카빈 왕국을 1차 목표로 정했습니다.”
“지금의 전력으론 여섯 왕국을 전부 상대하기 힘들 텐데?”
“각 왕국에 협조자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정체를 알려 주진 않았지만 그들을 이용해 내부 분열을 일으키면, 왕국이 혼란스러울 때 저희가 쳐들어갈 것 같습니다.”
파비안이 알려 준 정보와 내가 알고 있는 시간의 흐름을 조합하면서 앞으로 흘러갈 그림을 그렸다.
“전쟁을 일으키는 시기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나누기로 하고. 일단은 세력을 확장하고 단단하게 키우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그래?”
여유 시간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
아공간에서 지도를 꺼냈다.
그중에 레샤 왕국의 북쪽에서 시작되어 라비노 왕국과 이어지는 산맥을 가리켰다.
오베르크 제국의 실험실.
초마력탄이 있는 곳.
그 근처에 있는 마을에 동그라미를 그렸다.
“피에르보다 빠르게 움직여서 이 지역을 확보해. 그리고 서쪽으로 라인을 그려 가면서 라비노 왕국으로 전진하면 돼.”
“피에르에서 문제를 삼을 겁니다.”
“라비노 왕국을 치려면 보급 루트가 두 곳밖에 없는데, 이쪽에 땅굴을 파면 훨씬 빠르다고 이야기해. 그래도 뭐라 하면 나중에 전쟁이 끝나고 넘겨준다 하면 좋다고 넘길 거야.”
“알겠습니다.”
“산맥을 확보하면 비비안을 통해 상단으로 연락해. 내 본래 이름을 대면 필요한 것들을 지원해 줄 거야. 그럼 땅굴 위치를 여기서부터 세 갈래로 파면 돼.”
이외에도 다른 조직의 움직임과 정보조직의 운영, 세력의 확장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든 이야기가 마무리 될 즈음.
파비안이 박수를 치며 입을 열었다.
“아. 깜빡하고 말씀 못 드린 게 있습니다.”
“뭔데?”
“내일모레부터 제국 기사단 선발 시험을 바로 시작한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빨리?”
“빠르게 구색을 갖추는 게 좋다고, 각 조직에서 실력 괜찮은 자들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지원시키라고 했습니다.”
오베르크 제국의 재건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알고 있는 게 드물어서 파비안의 정보 하나하나가 귀했다.
“시험 관련해서 알려 준 게 있어?”
“예.”
파비안의 말에 집중했다.
“과거에 존재했던 제국 기사단이 항상 지니고 다니던 물건. 그걸 찾아오는 게 첫 시험이라고 했습니다.”
* * *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제국 기사단 선발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시간 맞춰 오벨리아의 성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제국 기사단에 지원하는 이들.
대략 50명 가까이 되는 인원들이 무리를 지어 모여 있었다.
웅성웅성.
4대 조직이 각각 모여 있고, 나머진 개인 참가자로 보였다. 눈에 띄지 않게 구석진 자리로 이동해 참가자들을 눈에 담았다.
몇몇 낯이 익은 이들이 보였다.
원작의 흐름대로 흘러갔을 때, 오베르크 제국 소속으로 대륙에서 이름을 날릴 제국 기사단 출신들.
“이번엔…….”
그 자리 몇 개를 빼앗을 생각이다.
로드웰의 목을 수월하게 가져가기 위해선 기사단 내의 조력자도 필요하니까.
“전부 모이셨군요.”
낯선 목소리에 시선을 돌리자, 수염을 기르고 안경을 쓴 중년의 남성이 다가왔다.
“기사단장님의 위임을 받아 시험을 진행하게 된 로크라고 합니다.”
로크가 가볍게 인사를 한 뒤.
미리 준비된 단상으로 올라섰다.
“그럼 시간을 끌지 않고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첫 번째 시험은 과거에 존재했던 오베르크 제국 기사단이 들고 다니던 신분패를 찾아오는 겁니다.”
로크의 손짓과 함께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자들이 다가와 거대한 지도를 펼쳤다.
여러 개의 지역에 쳐져 있는 동그라미.
색깔은 세 종류였다.
빨강, 파랑, 노랑.
“동그라미가 쳐져 있는 곳은 신분패가 있는 위치고, 색깔은 정보의 수준에 따라 나누었습니다. 빨강은 확실, 파랑은 높은 확률, 노랑은 확인되지 않은 곳입니다.”
눈으로 동그라미를 살폈다.
총 개수는 10개.
그중 붉은 동그라미가 5개, 파랑 동그라미가 3개, 노란 동그라미가 2개 있었다.
파비안을 통해 미리 확보했던 것과 똑같았다.
아마 다른 조직에서도 지도를 확인했을 거고, 이걸 토대로 다양한 계획을 세웠을 거다.
정보를 얻지 못한 건.
4대 조직에 포함되지 않은 자들.
“이러면 전부 붉은 동그라미가 있는 곳에 쏠리는 거 아닌가?”
지원자 중 하나의 볼멘소리에 로크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확실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것을 노리든가, 불확실하지만 경쟁이 덜한 것을 노리든가. 선택은 자유입니다.”
“그럼 발 빠른 자가 유리한 거 아닙니까?”
“그러면 안 되겠죠. 이건 발 빠른 자를 뽑는 게 아니라 제국의 기둥이 될 기사를 뽑는 시험이니까요.”
깍지를 낀 로크가 활짝 웃었다.
“이번 시험에선 모든 것을 허용합니다. 남을 죽이고 빼앗아도 되고, 다른 조직을 이용해도 되고. 그 어떠한 기상천외한 방법을 사용해도 됩니다.”
“…….”
“합격 조건은 딱 하나. 신분패를 지니고 제게 건네주는 것. 그것만 명심하시면 됩니다.”
이건 미리 듣지 못했던 정보지만.
로드웰의 성격상 평범한 시험은 아닐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계획의 변수에도 이미 포함시켜 놓았다.
“그럼…….”
로크의 손짓과 함께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러 차례 울리는 종과 함께 로크가 시험의 시작을 알렸다.
“여러분의 무운을 빌겠습니다.”
그 즉시 무리는 두 개로 나뉘었다.
신분패를 찾으러 바로 움직이는 자들과 차분하게 상황을 살피고 계획을 재점검하려는 이들.
“넌 저 녀석들의 뒤를 밟고 먼저 움직여. 나머진 이쪽으로 잠깐 모여 봐.”
“우린 원래 계획대로 진행한다.”
“가자.”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험.
시선을 돌려 지도를 바라봤다.
각 대륙에 골고루 퍼져 있는 신분패 중에 블러드에서 확보하려는 숫자는 3개.
빨강에서 둘, 파랑에서 하나.
파비안이 만든 뱀파이어들이 확보할 예정이다. 그들이 3개를 무사히 확보하면 그중 하난 내가 가지는 거고.
신분패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다면.
다른 쪽 조직에서 확보한 신분패를 빼앗을 생각이다.
적어도 한 달 이상은 걸릴 터.
“그동안…….”
지도 동쪽에 있는 붉은 동그라미를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기사들의 나라라 불리는 애드리안 왕국의 수호 가문이자, 가주가 검귀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는 피데르 공작가.
그 근처에 있는 검은 산맥.
저곳에 마신교의 옛 본거지가 있었다. 아주 강력한 저주가 잠들어 있는 곳. 저기에 들러 그림자 군주의 꿈을 마무리할 생각이다.
“부지런히 움직여 볼까.”
* * *
버닝헬 소속 특수 집단.
케르베로스.
단장 데이론은 팔에 깁스를 한 채로 소장실로 향했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비서의 안내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부르셨습니까.”
데이론이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자, 소장 루켈이 데이론의 팔을 쳐다보며 물었다.
“상처는 아직인가?”
마석 광산에서 일어났던 폭발 사고.
폭발에 마기와 저주가 섞여 있어서 상처 회복이 상당히 더뎠다.
“조금 있다가 치료과장에게 마지막 치료를 받으면, 깁스는 풀어도 된다고 들었습니다.”
“다행이군. 앉게나.”
소장 루켈이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로 움직였다. 데이론과 마주 보고 앉아 비서가 준비한 차를 들이켰다.
“방금 여섯 왕국의 회의가 끝났네.”
“그렇습니까?”
“신성 제국을 제외한 나머지 왕국은 마신교에 대한 반응이 덤덤했네.”
“예?”
마신을 믿는 이들.
그들이 활동하기 시작하면 꼭 거대한 전쟁이 일어났던 역사가 있었다.
마물의 갑작스러운 증가.
조금씩 양지로 나오는 마신교도.
그래서 더욱 이해가 되질 않았다.
“대륙 곳곳에서 마물을 목격했단 보고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몇몇 마을은 주민들이 전부 몰살당했습니다.”
“흐음.”
루켈이 찻잔을 내려놓았다.
“마신교의 사제가 활동하지 않는 이상, 여섯 왕국은 큰 신경을 쓰지 않을 것처럼 보이네.”
“…….”
“무엇보다 오베르크 제국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모양이야. 신경이 다들 그쪽으로 쏠려 있네.”
“무슨 움직임입니까?”
“피에르와 헤칸, 신흥 조직인 언터쳐블, 블러드의 수장을 4대 공작으로 임명하고 내부 결속을 다졌다고 하더군. 그리고 어젯밤 오벨리아에서 다수의 인원이 움직였단 보고가 들어왔네.”
“다른 왕국에서 잠입시킨 자가 있는 겁니까?”
루켈이 고개를 끄덕였다.
통신 구슬로 공유되었던 지도를 활성화시키며 데이론에게 보여 주었다.
“이들의 첫 번째 목적은 제국 기사단의 신분패를 찾는 거라 하더군. 아마 붉은 동그라미로 많이 모이겠지.”
데이론은 한숨을 내쉬었다.
“세상이 시끄러워지겠군요.”
“마신교가 계획을 꾸리고 있다면, 지금이 활동하기엔 가장 좋겠지.”
“예.”
“오베르크 제국 쪽은 왕국들에게 맡기고, 케르베로스는 마신교의 사제를 찾는 데 집중해 보게나.”
“알겠습니다.”
“혹시 세워 둔 계획은 있나?”
데이론은 지도에 있는 붉은 동그라미 하나를 가리켰다.
피데르 공작가.
그곳으로부터 길을 따라 왼쪽에 있는 검은 산맥을 가리켰다.
“옛 마신교의 본거지였던 이곳을 중심으로 수색을 시작할 생각입니다.”
“좋군. 신성 제국에서 기사단 하나를 운영해 마신교를 조사한다고 했으니, 그쪽과 협업을 진행해 보게나.”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