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e as a prison guard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124)
124화 첫 번째 임무 (2)
활짝 열린 문 안에는 또 다른 문이 존재했다. 복잡한 문양과 기호가 그려져 있는 마석으로 이루어진 문.
제국 실험실에 들어가기 위해선, 저 두 번째 문까지 해제해야 했다.
“쓰읍.”
헤더가 오기 전.
이곳에 먼저 들른 적이 있었다.
마렉이 구한 마법사 중 가장 실력이 뛰어난 한 명을 데려와 먼저 문을 열어 보려고 했지만.
아직까지도 답을 찾지 못한 상태다.
“헤더.”
“어?”
“혹시 이거 풀 수 있겠어?”
“잠깐만…….”
헤더가 자신의 배낭에서 필기구를 꺼내더니 문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진지한 표정으로 문을 바라보다가.
뭔가를 적어 가면서 풀어 나가기 시작했다.
마법 천재는 뭔가 다르네.
헤더가 뭔가를 알아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다가갔다. 마나가 느껴지는걸 보니 써클을 가동시킨 모양.
우웅!
문에 그려져 있는 네 개의 문양.
동서남북.
그중 북쪽에 있는 문양이 움직였다.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돌조각이 이리저리 이동하더니 물방울 모양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헤더가 다시 자리에 앉아 뭔가를 적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문에 손을 가져다 댔다.
쿠구구구!
이번엔 오른쪽에 있는 문양이 움직이며 불 모양을 만들어 냈다.
그다음은 일사천리였다.
남쪽은 바람, 서쪽은 물. 4대 원소의 형태를 띠고 있는 문양이 동서남북에 자리를 잡자.
우우우웅!
헤더의 마나에 반응한 마석 문이 거센 진동과 함께 반으로 갈라졌다. 미닫이문처럼 마석 문이 벽 속으로 들어갔다.
“대박이네.”
감탄이 흘러나왔다.
처음에 데려왔던 마법사도 마탑에선 이름을 날리던 천재였는데, 그자도 풀지 못한 걸 헤더는 몇 분 만에 뚝딱 해결했다.
재능을 늦게 개화했는데도 이 정도인데.
더 어린 나이에 재능을 올바르게 다룰 줄 알았다면 얼마나 더 높은 곳에 있었을까.
피식.
뭐 그랬다면 이곳에 없었겠지만.
“최곤데?”
헤더를 향해 엄지를 들어 올리자, 녀석이 머리를 긁적이며 자신의 배낭을 챙겨 들었다.
“구조가 생각보다 간단해서 다른 사람이 왔어도 금방 열었을 거야.”
“아니. 이건 네가 엄청 대단한 거야.”
헤더가 어두컴컴한 문 안쪽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국 시절에 존재하던 실험실인 건 알겠는데, 여기선 무슨 실험을 했던 거야?”
“초마력탄.”
“초마력탄? 뭔가 엄청난 것 같네.”
“엄청나지. 왕국 하나를 그냥 날려 버릴 정도니까.”
“진짜?”
“자세한 건 네가 직접 보는 게 빠를 거야. 안으로 들어가자, 내가 앞장설게.”
이 내부에는 뭐가 있을지 모른다.
아공간 주머니에서 쓸 만한 검 하나를 꺼내 손에 쥐자, 뒤에 있던 헤더가 마법을 사용했다.
“빅 라이트.”
마나가 요동치더니 헤더의 손에서 튕겨 나가 문 안쪽으로 향했다.
번쩍!
주먹만 한 동그란 빛이 실험실 내부를 비추었다. 당장 실험실이 있는 건 아니었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보였다.
“가자.”
먼저 걸음을 옮겼다.
기감을 끌어 올리고 헤더가 만든 빛과 함께 내부로 들어갔다. 그렇게 얼마나 갔을까.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아라키스의 눈이 발동하며 세상이 붉게 변했다.
위험하다는 신호.
쿠구구궁!
천장이 크게 흔들리며 돌가루들이 떨어졌다. 뿌옇게 변해 버린 시야. 검을 휘둘러 가루를 휘날렸다.
그 순간.
전신을 섬찟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요정의 날개를 사용해 몸을 뒤로 이동했다.
후웅!
내가 있던 자리를 뭉툭한 주먹이 휩쓸고 지나갔다. 정신을 집중해 주먹을 휘두른 정체를 확인했다.
몸이 돌로 이루어진 골렘.
고대 제국의 마법사들이 만든 수문장.
녀석의 몸 이곳저곳에 마법진이 빼곡히 그려져 있었다.
“헤더, 저 마법진들이 뭔지 알아볼 수 있겠어?”
“엄청난데…… 당장 보이는 건 소리나 기척을 없애는 마법이랑 강화, 폭발, 증폭. 그 외에도 너무 많아서 뭐가 뭔지 모르겠어.”
“제국 마법사 놈들…….”
아주 괴물을 만들어 놨구나.
자리를 박차고 앞으로 달리며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었다. 질풍베기와 함께 골렘의 머리를 노렸다.
카가가가강!
골렘의 몸에 만들어진 보호막이 오러 블레이드를 막아 냈다. 뒤이어 골렘의 주먹이 날아왔다.
주먹 위에 그려진 마법진.
푸른빛이 번쩍이며 번개가 퍼졌다. 골렘이 번개가 담긴 주먹을 내 쪽으로 빠르게 뻗었다.
콰지지직!
그림자 분신으로 골렘의 밑으로 이동했다. 바닥에 손바닥을 올리고 그림자의 힘을 사용했다.
그림자 속박.
골렘을 제압하려고 했지만, 그림자가 녀석의 몸에 닿는 순간 그대로 소멸되며 사라졌다.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눈을 흘기며 골렘의 전신을 살폈지만,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골렘의 핵이 보이지 않았다.
보통은 배나 심장 쪽인데.
“흐음…….”
골렘을 무력화시키는 아이템은 있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없었다.
잠깐 나갔다가 다시 와야 하나?
아니면 가지고 있는 힘을 전부 쏟아부어야 하나.
둘 중 고민하고 있는 찰나.
헤더의 다급한 외침이 들렸다.
“레딘! 잠깐만 시간 끌어 줄 수 있어? 저 녀석을 얌전하게 만들 방법을 찾은 것 같아.”
“얼마나?”
“5분이면 돼.”
“오케이.”
그림자 군주 모드를 사용했다.
그림자가 바닥에서부터 올라와 전신을 뒤덮으며 갑옷을 만들어 냈다. 동시에 몸 안에 충만해지는 그림자의 힘.
예전에 드래곤을 소환했을 때처럼.
골렘과 비슷한 형태의 그림자를 만들어 냈다. 그림자로 이루어진 소환수가 골렘이 내뻗는 주먹을 잡았다.
“그대로 버티기만 해.”
내 말을 듣기라고 하는 걸까.
골렘의 몸 주변에서 마법진이 번쩍이며 마법을 사용했다.
소환수가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정신을 소환수와 연결하여 직접 녀석을 움직였다. 마주 잡고 있던 손을 놓자 골렘이 주먹을 뻗었다.
후웅!
골렘의 주먹을 피하고 흑웅의 주먹을 사용해 골렘에게 날렸다.
콰아아앙!
지이이이잉!
보호막에 막힌 주먹.
애초에 먹힐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잠시 주춤거리는 골렘을 보며 뒷걸음질 쳤다가 다시 달려들어, 다른 쪽에 시선이 끌리지 않게 유도했다.
“헤더, 멀었어?”
“다 됐어! 트랜스 폼.”
헤더의 심장에서 요동치는 마나.
써클의 회전과 함께 푸른빛이 뻗어 나와 골렘에게 향했다.
우우웅!
헤더가 보낸 마나가 골렘의 몸 곳곳에 새겨진 마법진을 뒤덮더니, 마법진에 그려진 술식을 변경시켰다.
몸을 축 늘어트린 골렘.
소화수를 해제시키고 골렘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옆으로 다가온 헤더가 골렘을 만지며 눈을 반짝였다.
“완전 대박이야…… 이거 잘만 연구하면 케르베로스 임무복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거 내가 연구해 봐도 돼?”
“얼마든지.”
“아싸.”
“일단 더 들어가 보자.”
“어.”
헤더가 골렘을 조종했다.
가장 앞에 골렘을 보내고, 그 뒤를 따라 길을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공간이 나타났다.
그 안에 세워진 탑.
탑을 중심으로 외곽에 있는 벽 쪽에는 먼지가 가득 쌓인 테이블과 온갖 마법 도구가 잔뜩 널려 있었다.
“우와.”
“잠깐.”
헤더가 앞으로 가려는 걸 잡아 세웠다.
아라키스의 눈이 골렘을 만났을 때보다 진해져 있었다.
입구를 경계로.
탑이 있는 쪽이 새빨갰다.
“뭔가 있어.”
“골렘을 보내 볼까?”
골렘이 몸을 움직여 탑이 있는 쪽으로 향하자, 탑에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수십 개의 마법진이 그려졌다.
그걸 보며 헤더가 침을 삼켰다.
“폭발 마법이네. 누군가 들어오면 이 공간 자체를 날려 버리려고 했나 봐.”
“저것도 해제할 수 있겠어?”
“이건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마법진이 내가 알고 있는 거랑 좀 달라서 어디서부터 건드려야 할지 감이 안 와.”
“할 순 있다는 거네?”
“아마도.”
대답하는 와중에도 헤더의 시선은 탑 쪽에 있는 마법진으로 향해 있었다.
천재의 집념.
이대로 두고 싶기도 하지만, 확실하게 해 둘 것이 있어서 어깨에 손을 올렸다.
툭.
“혼자서 힘들 것 같으면 다른 마법사들 좀 보내 줄까?”
“혼자가 편할 것 같아.”
“그래. 그럼 필요한 거 있어?”
“음…… 아니?”
“잘 곳이나 먹을 건 어떻게 하게.”
헤더가 웃으며 배낭을 주섬주섬 뒤지더니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넓은 천.
써클을 이용해 손가락을 튕기자, 넓은 천이 알아서 움직이며 텐트 모양을 만들어 냈다.
뒤이어 얇은 뼈대를 꺼내 텐트의 모양을 따라 고정시키고, 마법을 사용해 텐트를 고정시켰다.
무언가 계속 나오는 마법의 배낭.
잠을 잘 수 있는 침낭과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는 도구들, 심지어 식재료가 담긴 아공간 주머니가 따로 있었다.
“이걸 다 준비해 온 거야?”
“혹시 몰라서. 나 그럼 연구 시작해도 돼?”
“어.”
탐구욕으로 가득한 눈빛.
헤더가 신난 표정으로 움직였다.
조금만 더 지켜볼까 싶었지만.
파비안이 보낸 붉은 박쥐가 내 옆에 내려앉았다.
긴급 호출.
아마, 제국 기사단으로서 본격적인 임무가 시작될 모양. 제국 실험실은 헤더에게 맞기면 되니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밖으로 나왔다.
* * *
그림자 분신으로 저택에 돌아오니, 파비안이 제국으로부터 온 편지를 건넸다.
“지금 당장 성으로 집합하라는 명령서입니다.”
“알겠어.”
벗어 두었던 제복으로 갈아입고, 외형이 달라진 명검 카이로를 허리춤에 챙겼다.
저택을 나와 마차를 타고 오벨리아 성으로 향했다.
다그닥!
다그닥!
달려가는 마차 안에서 다음 임무가 뭘지 생각해 봤지만, 이때 로드웰이 뭘 하고 다녔는지 알고 있는 게 없었다.
내가 아는 건.
가장 먼저 애드리안 왕국의 후계를 정하는 자리에 깊게 관여할 거라는 거.
그러나 시기상 아직 일렀다.
“흐음…….”
적당히 고민하다가 생각을 털어 냈다. 어차피 성에 도착하면 알게 될 터.
어떻게 하면 레베카를 왕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창문 너머로 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도착했습니다.”
“수고했어.”
마차에서 내려 성으로 들어갔다.
제복을 입은 내 모습에 병사들이 고개를 숙였고, 가볍게 목 인사를 해 주며 성 안에 있는 기사단실로 향했다.
끼이익!
기사단실에는 제국 기사단 일원들이 도착해 있었다. 그중 한 명이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다가왔다.
“단장님.”
“왜?”
“도착하시는 대로 올라오라고 하셨습니다.”
“누가.”
“재상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그럼 가자.”
기사들을 이끌고 재상인 로드웰의 집무실로 움직였다. 굳게 닫힌 문을 두들기자, 안에서 들어오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옆에 있던 기사가 문을 열었다.
뒷짐을 지고 있던 로드웰이 고개를 돌리며 내 쪽을 바라봤다.
“왔는가?”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니야. 딱 시간 맞춰 왔네.”
로드웰이 있는 책상 앞으로 가서 다리를 벌리고 손을 뒤로 모았다. 그러자 로드웰이 책상에 올려져 있던 명령서를 내게 건넸다.
총 다섯 장.
명령서에 적힌 내용을 확인했다.
-도발 작전 명령서.
-레샤 왕국 북쪽에 있는 마물 ‘시니스터’를 도발하여 레샤 왕국을 침략하도록 유인하라.
다른 네 장의 명령서는 각각 크레인 왕국, 라비노 왕국, 애드리안 왕국, 카빈 왕국에 대한 것이었다.
“인원을 적당히 나눠서 진행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