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e as a prison guard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13)
13화 버닝헬 탈옥 사건 (1)
버닝헬 작업실.
들어가는 입구는 4사동과 5사동 사이에 있었다. 철문으로 잠겨 있는 계단. 작업과 교도관이 열쇠로 문을 열었다.
철컥!
문을 활짝 열고 옆에 선 작업과 교도관이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불쌍한 놈들, 하필 걸려도 두꺼비 독이 잔뜩 올랐을 때 걸려 버리냐.”
“홉 선배, 이 정도 벌을 받을 만큼 잘못한 겁니까?”
베르고가 설움을 토하자.
“아니긴 한데. 요즘 바쁘기도 하고, 두꺼비 신경이 한창 날카로울 때라. 우리도 사리고 있는 중이야.”
“하아…….”
“까라면 까야지 뭐. 똥 밟았다고 생각해. 오늘만 바짝 고생하면 될 거다.”
작업과 교도관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신입, 너도 그냥 흘려 넘겨.”
“예.”
“그럼 고생해라.”
베르고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앞장섰다. 그 뒤를 따라 걸었다. 발광석이 곳곳에 박혀 있어 어둡진 않았다.
꽤 긴 계단을 내려가니.
무언가를 두드리고, 갈고, 터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작업과 교도관이 보였다.
“빨리 뛰어와라.”
“예.”
지하 1층에 도착하니 거대한 공간이 나타났다.
왼쪽에는 가공되지 않은 마석들이.
중앙에는 마석 가공을 위한 작업대가.
오른쪽엔 가공된 마석들이 보관함에 쌓여 차곡차곡 탑을 이루고 있었다.
“따라와. 너희가 작업할 곳은 4구역이니까.”
작업과 교도관을 따라 작업실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입구에 있는 1구역은 최하급 마석.
2구역은 하급 마석.
3구역은 중급 마석.
4구역은 상급 마석을 가공하고 있다.
구역별로 죄수들도 구분되어 있었다. 같은 조직끼리 묶여 있었으며, 당연히 4구역은 마그네스 조직원들이 대다수였다.
어깨나 얼굴, 가슴, 다리.
어디 한군데에는 부엉이가 그려진 자들이 영롱하게 빛나는 마석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너희가 당장 마석 가공은 하기 힘들 테니, 잡일이나 하면서 작업이 빨리빨리 굴러가게 도와줘.”
미가공 마석들을 옮기는 거나, 가공에 필요한 물품들을 채우고, 가공이 완성된 마석들을 쌓는 일 등등.
작업과 교도관이 몇 가지를 알려 주었다.
“오늘 안에 마무리 지어야 할 물량이 많으니까 부지런히 움직이고, 드로우!”
교도관의 부름에 키 작은 꼽추 사내가 다가왔다.
“예. 부장님.”
“여기 있는 애들 데려가다 잡일 시켜.”
“알겠습니다.”
드로우가 썩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녀석을 따라 움직였다.
그러자 일순간 4구역의 작업이 멈췄다. 작업을 하던 죄수들이 나와 베르고를 쳐다보았다.
살벌한 기세를 내뿜는 자들.
조롱이 섞인 웃음을 짓는 자들.
각자 제각각의 표현법으로 우릴 반겨 주었다.
탕! 탕! 탕!
작업과 교도관이 다시 작업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나서야 집중되던 시선이 흩어졌다.
“이리로 오시면 됩니다.”
드로우를 따라 이동한 곳에는 가공되지 않은 마석이 쌓여 있었다. 그 앞에 놓인 여러 대의 수레.
“수레 하나씩 잡아서 마석을 담으시면 됩니다. 다 담으시면 빈 수레가 있는 곳과 바꾸시면 되니, 어려울 건 없습니다.”
“…….”
“너무 강하게 던지면 터질 수도 있으니까 조심히 다루셔야 할 겁니다. 큭큭큭.”
비웃으며 사라지는 드로우를 향해 베르고가 작은 함숨을 내쉬었다.
“얼른 끝내자.”
“예.”
각자 수레를 하나씩 잡고 움직였다.
주먹만 한 마석을 잡아 수레에 천천히 담았다. 손을 움직이면서 눈은 작업장 쪽에 두었다.
여러 개의 작업대.
저 중 하나에 심득이 새겨져 있다. 두 눈을 깜박여 아라키스의 눈을 활성화했다.
시야에 붉은색과 파란색이 일렁였다.
가공된 마석에서 붉은빛이 흘러나와 작업실을 뒤덮었고, 방금까지 걸어왔던 길로 파란색의 길이 생겨났다.
침을 삼켰다.
4구역에서 마석을 가공해 폭탄으로 만들 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게임 스토리에서도 버닝헬을 빠져나가기 위해 마석 폭탄을 사용했다는 설명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만들어진 마석 폭탄의 양이 생각보다 많았다. 더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담당님! 굼벵이 새끼도 아니고. 머가 이리 굼뜹니까. 여기 마석 다 떨어져서 작업 못 하는 거 안 보입니까.”
“큭큭큭. 임마. 위대하신 교도관님께 굼벵이라니.”
대놓고 무시하는 분위기다.
서로 웃고 조롱하는 분위기에서 베르고가 수레를 이끌고 죄수가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그러자 죄수가 히죽거리며 베르고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이야. 이거 담당님이 가져다준 마석이라 그런가 튼실하네. 감사합니다.”
“…….”
“왜 그따위로 쳐다보십니까?”
“…….”
“꼬우십니까?”
“아니…….”
빈 수레를 가지고 돌아서는 베르고의 뒤통수를 보며 죄수가 툭하고 내뱉었다.
“병신.”
터덜터덜 걸어오는 베르고의 표정은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교도관으로서 죄수들에게 모욕을 받았는데도 어찌할 수 없는 현실.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교도관으로서의 자긍심이나 자격지심. 이런 건 모르겠지만, 내가 화나는 부분은 딱 하나다.
쓰레기들이 떳떳하다는 것.
과거의 편린이 스쳐 지나가며, 감정이 벅차오르려고 하자. 차가운 심장이 발동하면서 차분하게 숨을 내쉬었다.
후우.
머릿속으로 생각을 정리했다.
나와 베르고가 여길 와야 했던 이유.
자연스럽게 연관되는 건, 마그네스 조직의 운영 방침이었다.
‘조직을 건드린 자는 죽음으로.’
마그네스 조직원들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독두꺼비가 우릴 제물로 바친 거다.
시선을 달리하자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작업대에 있는 죄수들은 설렁설렁 작업하고 있었고, 주위에서 잡일을 하던 죄수들이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다.
딱 봐도 수상한 분위기.
녀석들이 정확히 언제 폭탄을 터트리고 빠져나갈지 모르지만, 그 전에 나와 베르고가 죽는 건 확실해 보였다.
마그네스 놈들의 복수 방식은 그것 딱 하나니까.
“선배.”
“어?”
“작업대에 보면 붉은 액체가 담긴 유리병이 있을 겁니다.”
마석 폭탄을 만드는 데 쓰이는 재료.
“제가 신호를 주면 그걸 가지고, 로한 교관님을 찾아가세요.”
“로한 교관님?
“예.”
로한이 특임대 시절 데리고 있던 부하이자, 지금은 버닝헬 특임대 소속 특임 7단의 단장인.
데이론이 그곳에 있을 거다.
“그게 무슨 소리야.”
“무조건 성공해야 합니다. 선배님이 실패하면 많은 이들이 죽을 겁니다.”
“야… 야…….”
마석이 담긴 수레를 이끌고 중앙에 있는 작업대 쪽으로 움직였다.
중앙에 있는 작업대 하나.
그 밑에서 초록색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근처에 다다랐을 때, 일부러 수레를 살짝 비틀었다.
투두두!
일부 마석이 쏟아졌다.
자세를 낮추며 마석을 줍는 척, 초록색 글씨가 새겨진 곳에 손을 뻗었다.
[하룬겔의 심득 3을 획득하셨습니다.] [하룬겔의 심득 일부를 깨달았습니다.] [검성의 마나 호흡법이 머릿속에 각인됩니다.]머릿속에 새겨지는 호흡법과 함께 손에 쥔 마석을 꽉 쥐었다.
우웅!
호흡과 함께 마나가 공명을 일으켰다. 마석에서 흘러나온 마나가 몸 안으로 흘러 들어오며 길을 만들었다.
팔을 지나 가슴.
가슴에서 배를 지나 다리로.
몸을 한 바퀴 돈 마나가 배 밑 쪽에 모이며 작은 구슬을 만들어 냈다.
마나홀 1성.
기사를 준비하는 훈련생들이 평균적으로 1년은 투자해야 얻을 수 있는 단계.
그걸 단숨에 이뤄 냈다.
“킥킥킥! 완전 얼이 빠졌네.”
“저런 병신한테 맞고 다닌 거야? 맞은 새끼가 잘못했네.”
바닥에 떨어진 다른 마석들도 손에 쥐었다. 마나가 거침없이 흘러 들어와 온몸을 헤집고 다녔다.
원래라면 미친 짓이다.
검성의 지식에서도 이 방법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언제나 예외 사항은 있는 법이다.
검성의 깊은 깨달음.
레딘이 가진 특별한 힘.
그게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내 안에 들어온 마나를 완전히 지배하고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게 해 주었다.
차곡차곡 쌓이는 마나.
모래알처럼 작았던 마나홀은 점점 커지며 주먹만 하게 커졌다.
마나홀 3성.
소드 오러를 다룰 수 있는 경지.
마나홀을 만들었다는 성취감과 이게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것. 그리고 몸에서 느껴지는 충만한 힘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크크큭. 완전 웃기네. 수레 하나도 컨트롤 못 하는 놈한테 그렇게 뚜드려 맞았다고? 개뻥이지?”
고개를 들고 일어섰다.
작업대에 앉아 있던 죄수가 고글을 올린 채 낄낄거리며 웃고 있었다.
“하여간 우리 조직 새끼들도 정상은 없다니까.”
“여기가 감옥인지 도떼기시장인지, 범죄자 새끼들이 뭘 잘했다고 낄낄거려.”
“뭐?”
커뮤니티에도 저런 놈들이 있었다.
다 알아들어 놓고, 못 들은 척하는 놈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저렇게 알아서 시비를 걸러 온다.
“이 새끼가! 뭐라 지껄였냐!”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죄수를 보며 발을 뻗었다. 발바닥에 힘을 실어 작업대를 세게 밀었다.
퍽!
죄수가 의자와 함께 뒤로 쓰러졌다.
“큭!”
단발마가 울려 퍼지는 순간, 근처에 있는 죄수들이 전부 자리에서 일어나 내 쪽을 쳐다보았다.
각자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었다.
곁눈질로 4구역을 담당하던 작업과 교도관을 보았지만, 등을 돌리고 있는 상태다.
한통속이란 거겠지.
뒤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가공된 마석이 있는 쪽에 섰다. 그러자 쓰러졌던 죄수가 다른 죄수들을 가르며 내 앞에 섰다.
“이 새낀 내가 죽인다.”
“감옥에서 교도관을 죽인단 말을 이렇게 당당하게 해?”
“닥쳐!”
소리를 지르며 달려드는 녀석.
눈은 상대방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자세를 낮추며 주먹을 말아 쥐었다.
마나를 끌어 올렸다.
훅!
죄수가 주먹을 뻗었다. 눈에 훤히 보이는 궤적. 손을 뻗어 주먹을 잡았다. 오른 주먹에 가득 담긴 마나.
그 힘을 담아 그대로 뻗었다.
퍼억!
죄수의 가슴뼈가 단번에 무너지며 입이 쩍 벌어졌다. 질질 발을 끌며 뒤로 몇 걸음 가더니 알아서 쓰러졌다.
털썩!
그 순간 정적이 찾아왔다.
죄수들도 내가 이렇게까지 움직일 거란 생각은 못 했을 거다.
적들의 방심.
그로 인해 한 놈은 쉽게 보냈지만, 적들의 수는 터무니없이 많은 상황이다. 분명 저들 중엔 마나 제어석을 풀 수 있는 자들이 있을 거다.
거기다 죄수라면 다 받아야 하는 살인 금지 세뇌까지 풀었을 터.
살아남으려면 방법은 하나다.
이곳을 개판으로 만들고, 저 녀석들이 어쩔 수 없이 버닝헬에서 탈옥하게 만드는 것.
지금이 그 타이밍이다.
뒤에 있는 가공된 마석을 하나 잡으며 마나를 흘려보냈다. 웅웅거리는 마석. 그것을 죄수들이 있는 쪽으로 던지면서 베르고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지금.
콰아아아아앙!
지하 1층의 천장에 금이 가며 돌가루들이 쏟아지고, 폭발에 휘말린 죄수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크아아아악!”
“사… 살려 줘!”
“제에에엔장!”
“다친 놈들은 버려. 챙길 시간 없으니까! 멀쩡한 놈들은 빨리 마석을 챙겨서 위치로 움직인다!”
한정된 시야.
바닥에 떨어진 비루한 검을 하나 쥐고, 적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