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e as a prison guard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140)
140화 후계자 (6)
그냥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해왕신을 부른다고 해도 통제를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걸.
“크아아아아아!”
폭주한 시니스터의 울음소리.
넓게 포진되어 있던 마물들이 따라서 울부짖더니 몸을 움직였다.
저들이 갈 만한 곳은 한 곳뿐이었다.
바랑마르 협곡에서 1차 방어선을 지키고 있는 애드리안 왕국의 병력이 있는 곳.
두두두두!
우르르 몰려가는 마물들을 보며 보스급 마물의 숫자를 파악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은 세 마리.
그마저도 막 탄생했기 때문인지 엄청나게 강해 보이진 않았다.
조금 걱정되는 부분은 보스급 마물과 함께 이동하는 마물의 숫자가 엄청 많다는 거지만.
레베카가 데리고 있는 병력으로 충분히 잡을 만했다.
“문제는 저 녀석인데…….”
시선을 돌려 폭주한 시니스터를 쳐다보았다.
몸에서 흘러나오는 마기가 심상치 않았다. 전부 담아내지 못한 마기가 시니스터 몸 주위로 흘러나왔다.
앞으로 달려 나가려는 시니스터 앞에 그림자 분신을 소환시켰다.
이대로 두면 레베카가 있는 곳으로 달려갈 거고, 저기 있는 병력들을 전부 쓸어버릴 터.
대참사를 막기 위해선 시니스터를 잡아 둬야 했다.
“……잡아.”
그림자 분신 다섯이 동시에 움직였다.
시니스터의 팔과 다리를 하나씩 붙잡고 바닥에 몸을 고정했다. 나머지 하나는 시니스터의 목 부분을 잡았다.
“크그그그그.”
시니스터의 가슴에 달려 있는 입에서 마그마가 쏟아져 나왔다. 주변에 있는 것들이 녹아내렸다.
군주 모드를 사용해서 그림자의 힘을 키웠다.
그림자 분신이 마그마에 영향을 받지 않고 시니스터를 제압했다. 그러자 시니스터가 자신의 몸을 비틀었다.
콰득!
콰드득!
무언가 부서지고 꺾이는 소리가 들리더니, 시니스터가 자신의 몸 구조를 바꾸어 버렸다.
마기가 사방으로 요동쳤다.
시니스터의 육체가 꿀렁이며 그림자 분신을 집어삼키려 들었다. 역으로 그림자 힘을 이용해 시니스터의 마기를 집어삼키려 해 보았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그림자 분신이 가지고 있는 힘이 시니스터에게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다급하게 분신을 역소환시키며 거리를 벌렸다.
쩌억!
후우우우웁!
시니스터의 가슴에 달린 거대한 입이 열리며 모든 것을 빨아들였다. 앞서 달려 나가던 마물이 빨려 들어올 정도로 강렬한 흡입력.
바닥이 떨리며 갈라지고 나무가 뽑혀 나갔다.
그림자 분신을 이용해 한 번 더 거리를 벌렸다.
안전한 지역에서 시니스터를 바라봤다.
입안으로 빨려 들어간 마물들이 시니스터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보스급 마물 세 마리를 전부 삼키고 나서야 입이 닫혔다.
“쩝쩝쩝.”
입맛을 다시는 시니스터의 입.
그와 함께 다시금 마기가 폭주했다.
쏴아아아아아!
거센 바람이 사방으로 퍼지며 마기가 흘러나왔다. 사방으로 퍼진 마기가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땅이 검게 물들고, 나무와 풀들이 썩기 시작했다.
그사이.
검은 돌풍이 일어나 시니스터의 몸을 감쌌다. 요동치는 마기 돌풍 사이에서 거대한 손이 튀어나왔다.
“거대화?”
시니스터가 사용하는 권능 중 하나였다.
돌풍이 한순간 사라지며, 몸집이 엄청나게 커진 시니스터가 나타났다. 녀석의 가슴에 달린 거대한 입이 벌어졌다.
펑!
펑!
펑!
마그마로 이루어진 구체가 뿜어져 나왔다. 사방으로 방출된 마그마 구체에 닿는 모든 것이 녹아내렸다.
주변을 초토화시키는 마그마.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거리가 멀어지며, 시니스터가 내뿜는 마그마 구체가 협곡까지 닿기 시작했다.
치지지직!
왕국 마법사들이 떠나기 전에 설치해 놓은 방어막이 녹아내렸다. 지금 당장은 버틸 수 있을지 몰라도 오래 가진 못할 거다.
“이러면…… 처리할 수밖에 없겠네.”
저 녀석을 막지 않는다면 큰 피해가 닥칠 것이다.
내가 원하는 건 레베카가 큰 공을 세우고 후계자 싸움에서 승리하는 거지만, 그 과정에서 큰 피해를 입히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지금 입는 피해는 마신교와의 전쟁에서 불리하게 다가올 수 있을 테니까.
슈아아악!
그림자 분신 이동을 사용해 협곡으로 이동했다. 숲에서 나와 레베카가 있는 절벽 위쪽으로 빠르게 다가갔다.
굳은 얼굴로 침을 삼키는 레베카.
조금 떨어진 곳에는 허망한 표정으로 시니스터를 바라보고 있는 기사들이 있었다.
거대화가 된 시니스터를 보면 보일 당연한 반응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저런 모습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다들 정신 차리고 전투 준비해! 기사들은 여분의 성수를 챙기고, 병사들은 성수가 달린 화살을 챙겨!”
분위기를 한번 환기시켰다.
정신이 번쩍 든 기사들이 내 명령에 따라 움직였다. 병사를 지휘하는 모습을 보며 레베카에게 다가갔다.
“정신 차리고 잘 들어. 지금부터 저 녀석을 죽일 거야.”
“뭐? 저걸 어떻게 죽여.”
“죽일 수 있어. 잘 봐.”
손가락으로 시니스터를 가리켰다.
레베카의 시선이 돌아가는 것을 보며 설명했다.
“저 녀석의 가슴에 달린 입 보여?”
“어.”
“입 안쪽에 보면 반짝이는 검은 보석이 보이지?”
“……어.”
“저게 녀석의 약점이야.”
모든 생명체는 약점이 있다.
시니스터에게도 약점이 존재했고, 지옥 불이라 불리는 녀석은 저 검은 보석이 약점이었다.
원래의 크기였다면 저 약점을 공략하기 쉽지 않았겠지만, 거대화를 통해 시니스터가 몸집을 키우면서 약점도 거대해졌다.
“저기만 공략할 수 있으면 신성 제국의 기사 없이도 충분히 잡을 수 있어.”
“넌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 건데.”
“오베르크 제국에 잠입해 있을 때 들었어. 저 녀석을 세상에 나오게 만든 게 오베르크 제국이거든.”
“이 모든 게 오베르크 제국에서 꾸민 일이라고?”
“어. 그리고 이번 후계자 싸움까지.”
레베카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잠깐만…… 그러면 날 두고 빠진 것도, 저 마물이 갑자기 저렇게 변한 것도 다 계획이라고?”
“아마도.”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뭔데?”
“왕좌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겠지. 나머지 이야기는 저 녀석부터 정리하고 하자.”
쿵!
쿵!
거대화한 시니스터가 발걸음을 움직일 때마다 협곡과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협곡으로 달려오던 마물들이 시니스터에게 밟히며 터져 나갔다.
그걸 보며 절벽 위에서 대기하고 있는 기사들에게 자세한 지시를 내렸다.
“녀석이 방어막을 건드리는 순간, 기사들은 나와 레베카를 따라서 저 녀석을 멈추게 할 거야. 그때 병사들은 가지고 있는 성수를 전부 던져.”
“예!”
“가자.”
협곡을 부수며 다가오는 시니스터를 향해 달려갔다. 가장 먼저 레베카가 앞장서게 하고 그 뒤를 따라 움직였다.
정화의 힘을 사용해 레베카와 기사들이 마기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막았다.
변화를 느낀 레베카가 고개를 슬쩍 돌리려는 것이 보였다.
“계속 앞만 보고 달려.”
다시 앞을 보는 레베카를 따라 절벽에서 몸을 날렸다. 지면을 박차고 앞에 있는 시니스터를 향해 달려들었다.
검을 뽑아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었다.
시니스터가 입을 벌리며 마그마 볼을 내뿜었다.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마그마 볼을 막기 위해 움직였다.
오러 블레이드를 사용해 마그마 볼을 쳐 냈다.
그대로 질풍베기를 사용해 밑으로 내려갔다. 단숨에 이동해서 지면에 닿는 순간, 몸을 회전하며 돌풍베기를 사용했다.
검에 담긴 마나가 돌풍이 되어 정면을 휩쓸었다.
콰가가가강!
살이 뜯겨 나가고 두꺼운 뼈가 보였다. 정화의 힘을 가득 담아 녀석의 뼈를 집중적으로 노렸다.
서걱!
발목을 끊어 버리자 시니스터의 무게중심이 무너졌다. 팔을 뻗은 시니스터가 바닥을 짚으며 땅을 쳐다봤다.
“지금이야!”
마나를 담아 크게 소리쳤다.
그 순간.
절벽 위와 밑에서 대기하고 있던 병사들이 성수가 담긴 화살을 쏟아부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성수가 시니스터의 전신에 떨어졌다.
치지지지직!
치지직!
성수가 닿은 부분에 하얀 불길이 일어났다. 작게 일어났던 불길이 전신으로 퍼져 나갔다.
시니스터의 몸이 불타올랐다.
겉으로 보기엔 화려해서 큰 효과가 있어 보이지만, 시니스터 입장에선 간지러운 정도일 뿐.
큰 데미지를 주는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런 쇼를 벌인 건 내가 어느 정도 데미지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손을 뻗어 시니스터의 몸을 잡았다.
형태 변환을 이용해 불사조의 힘을 강하게 만들면서 정화의 힘을 담아 시니스터를 공략했다.
“크아아아아아아!”
공격이 먹혔는지 시니스터가 괴성을 내질렀다. 동시에 가슴에 있는 입에서 마그마가 흘러나왔다.
바닥에 퍼지는 마그마.
그림자를 두른 상태에서 정화의 힘을 계속 사용했다. 그와 함께 약해진 마기를 그림자의 힘으로 집어삼켰다.
[그림자가 마기를 흡수합니다.]시니스터가 가지고 있는 강렬한 마기를 조금씩 갉아먹었다. 충만하게 차오르는 마기는 그림자의 힘으로 변환되었다.
“계속해서 성수를 날려라!”
바닥에 깔린 마그마를 피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기사들이 병사들에게 성수를 날리라고 명령했다.
그와 함께 성수가 계속해서 날아왔다.
시니스터의 주변에서 유리병이 깨지는 소리가 들린 후 하얀 불길이 꺼지지 않고 계속 유지되었다.
마기 또한 계속해서 갉아먹었지만.
내가 흡수하는 속도보다 시니스터가 자신의 몸을 회복시키는 속도가 더 빨랐다.
후욱!
시니스터가 마기를 폭발시키며 몸에 달라붙은 성수의 기운을 날려 보냈다. 손을 웅크려 바닥에 깔려 있는 마기를 잡고 사방으로 뿌렸다.
“피해!”
기사들이 다급하게 산개하며 시니스터의 공격을 피했다. 그 틈을 타서 시니스터가 몸을 움직였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 틈을 타서 다시 검을 들고 녀석의 발목을 베었다. 다시금 넘어지는 시니스터에게서 마기를 흡수했다.
“크아아아아아!”
시니스터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향해 소리를 내질렀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음파.
기사들이 다급하게 귀를 막으며 몸을 비틀었다. 전방에 있던 병사들이 고통스러움에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으아아악!”
“귀…… 내 귀!”
“아…… 아무것도 안 들립니다!”
“으아아아!”
단숨에 찾아온 혼돈.
그림자 군주 모드를 사용해 시니스터의 발목을 양손으로 잡고, 본격적으로 마기를 흡수했다.
슈아아아아악!
시니스터의 몸에서 흐르는 마기가 약해질 때쯤. 발목에서 손을 떼고 군주 모드를 해제했다.
이 정도면 레베카의 실력으로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터.
“레베카! 지금이야!”
다급하게 소리치며 시니스터의 등 쪽으로 올라갔다. 오러 블레이드를 만든 검으로 녀석의 등을 깊게 찔렀다.
“크아아아아아!”
시니스터가 상체를 일으켜 세우며 가슴에 달린 입을 크게 벌렸다.
때마침 레베카가 달려들었다.
그녀의 검에서 번쩍이는 오러 블레이드.
화려한 꽃잎이 휘날리는 것처럼 레베카의 검에 담긴 오러 블레이드가 바람에 휘날리며 시니스터를 향해 쇄도했다.
사사삭!
“끼에에에에엑!”
레베카의 공격과 함께 시니스터가 울부짖었다. 시니스터의 몸을 구성하던 마신의 육체 조각.
그게 부서지면서 시니스터의 육체도 가루가 되어 바람에 흩날렸다.
산발이 된 머리로 숨을 헐떡이는 레베카에게 다가갔다.
“수고했어. 이제 돌아가서 마무리 짓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