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e as a prison guard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155)
155화 신성 제국 (9)
신성 제국의 몰락.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둥 역할이라 할 수 있는 교황과 성녀의 부재가 가장 컸다.
마신교의 사도였던 교황.
그로 인해 탄생하지 못한 성녀.
지금까지 만들어 낸 분기점의 선택 중에서 가장 큰 변화는 성녀를 살린 것이다.
신성 제국의 성녀 엘시아.
마신교를 대항할 구심점이 되어 줄 인물이자, 12사도들을 처리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다이크 대주교가 성녀의 입을 살짝 열고 포션을 흘려보냈다. 그 모습을 보다가 오싹거리는 마기에 시선을 돌렸다.
챙!
챙!
콰아아앙!
사도와 싸우고 있는 검후가 힘없이 날아가며 무너진 건물에 파묻혔다.
“크흐흐흐.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모르겠지만, 소용없는 짓이다. 전부 죽여 주마!”
사도가 이쪽을 향해 달려왔다.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들어 사도에게 반월참을 날렸다. 이걸로 상대할 순 없겠지만 찰나의 시간은 벌 수 있을 터.
콰앙!
사도의 촉수에 의해 반월참이 터지는 걸 보며, 다시 한번 불사조를 소환시켜 사도를 향해 날려 보냈다.
푸른 불꽃이 일렁이며 사도에게 쇄도했다.
끼에에엑!
입을 벌린 불사조가 사도를 집어삼켰다. 그와 함께 푸른 불꽃이 폭발했다. 귀를 때리는 굉음과 함께 엄청난 후폭풍이 일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죽을 녀석이 아니다.
슬쩍 시선을 돌려 성녀 쪽을 바라보자, 다이크 대주교의 손에 들려 있는 병이 텅 비어 있는 게 보였다.
아주 조금만 더 버티면 돼.
연기 사이에서 느껴지는 기척 쪽으로 그림자 분신을 소환시켰다. 10마리의 분신이 손에 검을 만들고 달려들었다.
그 틈에 검후가 있는 곳으로 갔다.
몸을 일으켜 세운 검후가 자신의 입에 흐르는 피를 닦아 내고 있었다. 그녀에게 다가가 엘릭서를 건넸다.
“부상과 체력을 회복시켜 주는 포션입니다.”
“이게 이자벨이 말하던 포션이란 거냐?”
검후의 제자이자 케르베로스의 일원이었던 이자벨. 그녀 덕분에 검후에게 포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됐다.
“예.”
꿀꺽.
포션을 마신 검후가 바로 효능을 느끼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거 엄청난 놈이네?”
“그리고 이건 부족한 마나를 채워 줄 겁니다.”
최근에 개발한 마나 포션.
그것까지 검후에게 넘겼다.
“호오. 더 있으면 줘 봐.”
“하루에 딱 한 병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게임에선 아무런 디버프 없이 막 사용이 가능했지만, 이곳에선 디버프가 존재했다.
하루에 한 병.
그 이상을 사용하게 되면 마나 폭주 현상이 일어나 마나홀이 파괴될 수 있다.
“아쉽네. 그래서 얼마나 더 버티면 돼?”
“조금만 더 버티면 성녀를 깨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녀가 깨어나면 잡을 수 있는 건 맞고?”
“예.”
“알았다.”
바로 마나 포션까지 마신 검후가 사도를 향해 움직였다. 그림자를 떨쳐 낸 사도에게 검을 휘둘렀다.
콰앙!
역으로 사도에게 한 방 먹인 검후는 이대로 분위기를 이어 나갔다. 사도를 계속해서 압박하며 시간을 끌었다.
그 틈에 다시 성녀의 상태를 확인하러 움직였다.
엘시아의 안색이 빠르게 돌아오는 게 눈에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굳게 감겨 있는 눈이 떠지질 않았다.
“호흡이나 심장박동은 정상입니다.”
대주교 중 한 명이 엘시아의 상태를 진단했다. 검후의 전투를 지켜보던 레베카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럼 왜 안 일어나는 건가요?”
“레딘 형제님이 주신 포션이 육체적인 부상을 빠르게 회복시켜 줬지만, 정신적인 충격은 해소해 주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신성력이 성녀를 정신을 봉인한 상황입니다.”
“정신? 봉인?”
“성녀님이 다치지 않게 창조신께서 보호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우실 겁니다.”
“그럼 언제 깨어나는 거죠?”
“그건 저희도 모릅니다. 창조신께서 충분하다고 판단되실 때, 다시 성녀님을 돌려보내 주실 겁니다.”
레베카가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이제 어떡해, 스승님도 한계야.”
콰앙!
콰가가강!
사도와 전투를 펼치고 있는 검후의 호흡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었다.
이대로면 5분도 채 버티지 못할 터.
그 안에 무조건 해답을 찾아내야 했다.
“…….”
성녀가 포션을 마셔도 깨어나지 못하는 건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메마른 입술을 훑었다.
사도를 잡을 새로운 계획이 필요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로드웰과 싸웠던 봉인검이지만, 아직 여분의 목숨이 없어서 사용할 수 없었다.
다른 방법이 필요한 상황.
여러 방면으로 머리를 굴려 봤지만, 그 끝에 귀결되는 답은 하나뿐이었다.
복사 스킬.
그걸 이용해 성녀가 가지고 있는 힘을 복사해서 사도를 처리하는 수밖에 없었다.
복사 스킬의 기회는 총 7번.
현재 내가 복사한 스킬은 차가운 심장, 아라키스의 눈, 호접지몽, 적룡지체까지 총 4개였다.
남은 복사 기회는 3번.
하나 정도는 사용해도 무방했다.
“신성 기사단은 전부 검후를 도와 시간을 끌어라! 성녀님이 깨어날 때까지 버텨야 한다!”
대주교들이 신성 기사단에게 신성 마법을 사용해 주는 걸 보면서, 상체를 숙여 성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냥 닿기만 하면 복사 스킬을 발동할 수 있으니, 심박수를 확인하는 척 목 쪽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두근.
두근.
[복사 스킬을 사용하시겠습니까?]어.
[엘시아]힘: D
민첩: D
체력: C
신성력: SS
운: S
재능: SSS
-보유 스킬: 심판의 검(SSS), 빛의 성녀(S), 찬란한 손길(S), 설교(A), 공감력(S), 신을 향한 마음(S)…….
몇몇 스킬은 대주교들과 겹치지만.
엘시아만이 가지고 있는 스킬들이 있었다.
심판의 검과 빛의 성녀.
심판의 검이란 스킬은 무기에 신성력 속성을 추가하는 스킬이었다. 다만, 속성을 추가하는 데 정말 많은 양의 신성력이 필요했다.
그런 신성력을 보충할 수 있는 게 빛의 성녀였다.
빛의 성녀라는 스킬을 가지고 있으면 상상 이상의 신성력을 만들어 낼 수 있고, 그걸 바탕으로 심판의 검을 사용하는 메커니즘이랄까.
두 개다 복사하는 건 불가능했다.
[심판의 검을 복사합니다.] [심판의 검(SSS)]-원하는 무기에 ‘신성’ 속성을 추가합니다.
-신성 속성은 암흑 속성에 강한 데미지를 줍니다.
-신성력이 많을수록 더욱 강해집니다.
-마신교를 상대할 때 더욱 효과적입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며 다이크 대주교를 바라봤다.
“대주교님.”
설명보단 눈으로 보여 주는 게 확실할 터. 주변에 있는 신성력을 끌어모아 심판의 검을 사용했다.
우우웅!
내가 쥐고 있는 검에 밝은 빛이 어리더니 광선 검의 형태를 만들어 냈다.
유지 시간은 극도로 짧았다.
속성 부여를 하자마자 모든 신성력이 소멸되며 심판의 검 효과가 끝났다.
하지만 설득은 이걸로도 충분했다.
“어떻게…….”
“설명은 나중에 하겠습니다. 일단은 저 녀석을 처리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많은 신성력이 필요합니다.”
“제가 대주교들과 신성 기사단을 모으겠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이크 대주교가 다른 대주교들을 모으고, 주변에 있는 사제들과 신성 기사들까지 싹 다 끌어모았다.
저들이 가진 신성력을 전부 내가 받는다고 해도, 심판의 검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1분 안팍.
그 안에 결판을 내야했다.
“다이크 대주교님, 제가 신호를 주면 그때 부탁드리겠습니다.”
대마법사의 욕망을 발동시키면서, 검으로 가슴을 깊게 찔러 바로 타오르는 영혼도 발동시켰다.
지면을 박차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사도와 싸우고 있는 검후 옆으로 가서 검을 휘둘렀다.
카가가강!
“지금부턴 제가 맡겠습니다.”
“방법은 찾은 거야?”
“예.”
검후가 거리를 벌렸고, 그걸 보며 사도를 향해 달려들었다. 타오르는 영혼의 효과로 사도와 일대일 무력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검을 휘두르면서 촉수와 사도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정신없이 사도를 몰아치며 무의식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전부 파악한 뒤.
다이크 대주교에게 신호를 보냈다.
우우우우웅!
거대한 태양처럼 만들어진 신성력이 내 쪽을 향해 날아왔다.
“고작 저따위 신성력으로 나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피식.
질풍베기 자세를 취하며 심판의 검을 발동시켰다. 거대한 태양이 검으로 빨려 들어오며 엄청난 빛을 만들어 냈다.
악을 멸하는 심판의 검.
검 자루를 양손으로 꽉 쥔 채 앞으로 달려 나갔다. 사도가 만들어 낸 촉수들을 단칼에 베어 냈다.
촤악!
촉수들이 허공에 떠오른 찰나의 순간.
몸을 회전하며 사도의 등을 향해 반월참을 날렸다.
콰아아아아아앙!
[저주 받은 영혼을 획득하셨습니다]* * *
사도의 기억을 쭉 훑었다.
교황의 신분으로 회의에 참가했던 사도는 다른 왕국들의 왕과 버닝헬의 소장 루켈을 앞에 두고 이렇게 이야기했다.
‘신탁이 내려왔습니다.’
범죄자들이 급증하게 되면 이 세상에 재앙이 찾아올 거다. 그전에 나쁜 놈들을 잡아들여야 한다.
그와 함께.
신성 제국에서 대대로 금지했던 살인이라는 규제까지 풀면서 특임단에게 강한 권력을 쥐여 줬다.
모든 게 사도의 계획이었다.
그렇게 각 왕국과 교도관들이 잡아들인 범죄자들은 버닝헬의 지하 감옥으로 모이게 되었다.
또한.
로드웰을 이용해 헨리 바스커반을 배신했던 브라셀의 잔당들을 버닝헬로 보냈다.
마그네스의 반란과 함께 무너졌던 버닝헬.
그때 잔당들이 재건축 작업에 참여하면서 버닝헬 지하 감옥으로 가는 비밀 통로를 만들었다.
여기까지가 사도의 기억이었다.
영혼이 되어 버린 사도를 쳐다보며 물었다.
“마계의 문 작업은 얼마나 진행된 거지?”
-준비는 끝났습니다. 마계의 문을 발동시키기 위한 마기만 충족시킨다면…… 문이 열릴 것입니다.
문을 열기 위한 대량의 마기.
그걸 만들어 내기 위해 사도가 신성 제국을 무너트리고, 남들이 보는 앞에서 성녀를 죽이려고 했던 거다.
마기의 근원은 부정적인 감정들이고.
세상 사람들이 신성 제국이 무너졌단 소리와 성녀가 죽었다는 이야기, 마신교가 세상에 드러났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절망, 부정, 공포와 같은 대량의 감정을 유발할 테니까.
“마계의 문은 버닝헬에 있는 게 전부야?”
-각 사도 한 명당 마계의 문 하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담당했던 마계의 문은 버닝헬에 있습니다.
“다른 곳의 위치는?”
-담당 사도들만 알고 있습니다.
마계와 이어진 문이 총 12개.
그것도 나머지 11개는 위치도 모르는 곳에 만들어진 상황.
“다른 사도들의 특징에 대해서 전부 이야기해.”
남아 있는 시간을 전부 이용해 사도에게서 다른 사도들에 대한 것들을 들었다.
12사도끼리도 전부 모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이야기와 함께 3사도, 5사도, 9사도에 대한 정보를 얻어 냈다.
일단 그들을 잡아내고, 다시 또 다른 사도들의 정보를 얻어 내는 식으로 마계의 문을 찾아내야 할 것 같다.
슈아아악!
사도의 기억에서 빠져나오자, 정신을 차린 엘시아 성녀와 주변에 모여 있는 대주교들이 보였다.
이외에도 여섯 왕국의 사절단과 검후가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