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e as a prison guard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160)
160화 버닝헬의 지하 감옥 (5)
지하 감옥에 도착한 건 이자벨뿐만이 아니었다.
특임단의 단장들부터, 이전에 케르베로스에서 함께했던 이들이 도착했다.
그들 일부는 이자벨을 도와 서리 리치를 잡았고, 나머지 이들과 함께 지하 7층의 길을 뚫었다.
7층에 있던 죄수 대부분은 리치가 되는 데 제물로 사용되었기에 큰 피해 없이 확보할 수 있었다.
8층으로 내려가는 입구.
지하 8층은 헨리 바스커반 같은 죄수들이 갇혀 있는 곳으로, 버닝헬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특임 1단의 단장이 직접 관리하고 있었다.
“지금부턴 마스터급 이상의 실력자들이 갇혀 있을 겁니다. 익스퍼드 상급 이상의 실력자가 아닌 이들은 여기서 대기해 주시죠.”
익스퍼드 상급은 최소 마스터와 검을 비빌 수라도 있지만, 나머지 인원들은 허무하게 목숨만 날릴 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임단의 단장들과 검후의 제자인 아델라와 같은 소수 정예 인원들을 선별했다.
“그럼 들어가겠습니다.”
8층은 다른 곳과 달리 테마라 할 것이 없었다.
위층에 있는 죄수들은 그래도 갱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특수한 환경을 통해 갱생시키려는 시도는 했지만.
8층은 거물급 죄수들만 오는 곳.
갱생할 수 없는 자들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이 절대 빠져나갈 수 없는 특수한 감옥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오각형 형태의 바닥
그리고 다섯 개의 철창.
철창 안에선 그 어떠한 힘도 사용할 수 없도록 마법진을 설치했고, 외부에서도 부술 수 없도록 해 놓았다.
레샤 왕국의 마탑주들이 직접 설치했기에 당사자가 아니면 부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또한.
죄수들은 철로 만들어진 십자가에 양팔과 양다리가 묶인 채로 지내야 하며, 정말 최소한으로 버틸 수 있는 액체 형태의 식사만 보급되었다.
자칫 풀려나기라도 하면 버닝헬이 위험해질 수도 있는 죄수들을 왜 죽이지 않고 살려 뒀을까.
이 질문은 딱 하나로 정리가 가능했다.
마신교는 마계의 문을 열면서 마족들과 함께 죄수들을 마인화시켜 강한 세력을 만들어 냈다.
더 강하고 더 많은 죄수가 감옥에 갇힐수록 마신교의 힘이 세지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상황이 불리하면 8층을 봉인하고 대책을 세워 다시 공략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알았다.”
“그렇게 하지.”
무리를 이끌고 계단을 내려갔다.
딱 한 사람이 걸어갈 수 있는 길과 함께 정면에는 오각형으로 이루어진 철창 다섯 개가 나타났다.
내부에 있어야 할 죄수들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중심에 있는 오각형의 바닥에 후드를 뒤집어쓴 자들이 있었다.
기감을 끌어 올려 상대를 살폈다.
느껴지는 기세나 분위기가 죄수들로 보이진 않고, 마신교도들인 것 같았다. 계단 밑에서 기다리고 있는 그들의 분위기가 거세졌다.
사람 한 명이 겨우 움직일 만큼 좁은 곳.
이 상태로 전투가 벌어지면 우리 쪽이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너희들에게 허락된 건 여기까지다.”
쇠 긁는 소리와 함께 후드를 뒤집어쓴 자가 앞으로 걸어 나왔다. 동시에 나도 지면을 박차며 밑으로 뛰어내려 갔다.
일단 목표는 안전 지역을 확보하는 것.
양손에 검을 쥐고 마나와 정화의 힘을 담았다. 질풍베기와 폭풍베기를 사용하며 계단 밑의 장소를 확보했다.
뒤따라 내려온 이들이 자리를 잡았다.
각자 무기를 꺼내 들며 싸울 준비를 했다.
우리 쪽을 본 마신교도들도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마신의 유산물.
저주로 만든 무기들.
다양한 형태의 무기들을 들고 이쪽으로 달려들었다. 동시에 이쪽에서도 우르르 뛰쳐나갔다.
“으아아아아!”
“전부 죽여라.”
챙!
챙!
다수의 병장기가 부딪쳤다.
인원수는 전체적으로 우리가 밀리는 상황.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선 적들의 숫자를 줄여야 했다.
검을 쥐고 앞으로 움직였다.
타오르는 영혼을 쓰거나 대마법사의 욕망을 사용하면 이들을 정리하는 건 물론, 서리 리치도 손쉽게 잡았겠지만.
이 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내가 가지고 있는 필살기들은 최대한 아껴 둔 채, 이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챙!
챙!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빠르게 휘저으면서 그림자 분신으로 틈을 만들고 적군의 목을 베었다.
그렇게 하나둘 줄이다가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 마신교도에게 다가갔다.
“이렇게 마중까지 나온 걸 보면 아직 먼 모양이네.”
“……훗, 과연 그럴까?”
“여유 부리지 마, 네가 한 개수작은 이미 파악했으니까.”
이 녀석이 뒤에 있는 이유.
그건 죽은 마신교도들이 있을 때마다 저주를 집어삼키기 위해서였다. 여러 개의 저주가 모이면 그만큼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을 테니까.
“그건 최후의 보루일 뿐, 사용하지 않아도 우리가 이길 것 같은데?”
“과연 그럴까.”
쿠구궁!
바닥이 크게 흔들리면서 전신을 오싹하게 만드는 위화감이 솟구쳤다.
바닥 밑에서 느껴지는 마기.
아마도 마계의 문이 있을 지하 9층.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마신교도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무기를 꺼냈다. 둔기 형태의 메이스. 그걸 자신의 어깨에 걸쳤다.
녀석을 보며 검을 검집에 도로 집어넣었다.
“포기가 빠르군.”
“포기라니.”
아공간 주머니에서 작은 병을 꺼냈다.
신성 제국을 떠나기 전에 성녀에게서 받은 다섯 개의 성수. 성녀가 직접 기도를 통해 담은 성수로 안에 담겨 있는 신성력이 엄청났다.
작은 병을 손에 쥐고 녀석을 향해 달려들었다.
쨍그랑.
유리병을 깸과 동시에 성수에 담겨 있는 신성력을 끌어모아 심판의 검을 만들어 냈다.
찬란한 빛으로 만든 검을 양손으로 쥐고 마신교도를 그대로 반으로 갈랐다.
다급하게 들어 올린 메이스와 함께 반으로 갈라진 마신교도가 검은 재가 되어 사라졌다.
“세리아!”
내 부름과 함께 세리아가 앞에 있는 마신교도 하나를 죽이고 옆으로 붙었다.
이미 분위기는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
여분의 포션도 하나씩 보급한 상황이니 부상을 입을지언정, 죽는 이들이 나오진 않을 터.
세리아와 함께 지하 9층이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그나마 다행인 건, 9층에는 죄수들이 없다는 거다. 만약 적으로 나타나는 이들이 있다면 8층에 있었을 죄수들이 전부.
그것마저도 헨리 바스커반이 우리 쪽에 붙게 되면 해결될 문제다.
지하 8층으로 내려갔던 것과 똑같은 형태의 계단. 사람 한 명이 겨우 내려갈 수 있는 길을 따라 지하 9층에 도착했다.
“저게…… 마계의 문?”
“맞아.”
정면에 있는 거대한 공간에 직사각형 모양의 검은 문. 그 크기가 실감이 가지 않을 정도로 컸다.
온갖 음각이 새겨진 문.
마신을 상징하는 것들이 있었다.
그 앞에 있는 후드를 쓴 자가 이쪽을 쳐다보더니 천천히 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걸까.
당장에라도 뛰쳐 가서 제압하고 싶지만, 계단 밑에는 던전이 만들어져 있었다.
그리고 던전에서 흘러나오는 마기가 마계의 문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었다. 아마 저 안에 특임 단원들과 8층 죄수들이 들어 있을 터.
아공간 주머니에서 성수병 하나를 더 꺼내 손에 쥐었다.
심판의 검을 만들면서 그 위에 오러 블레이드를 씌웠다. 자세를 잡고 후드를 쓴 마신교도를 향해 반월참을 날렸다.
촤아악!
길게 뻗어 나간 반월참이 마계의 문을 강타했다. 그 순간 마계의 문이 흐물거리더니 괴수의 입이 튀어나왔다.
우적.
우적.
그대로 심판의 검을 집어삼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입을 다시 벌리고 사람만 한 신마석을 뱉어 냈다.
“이미 너에 대한 정보는 넘겨 들었다. 그 정도의 힘으론 절대 마계의 문을 부술 수 없을 거다.”
후드를 벗은 마신교도가 입꼬리를 올리며 마계의 문을 향해 손을 뻗었다.
다시 한번 입이 벌려지며 마신교도가 마계의 문에 집어삼켜졌다.
꾸물꾸물.
마계의 문이 꿈틀거리며 움직이더니 마기를 발산했다. 마기가 형태를 이루며 무언가를 만들어 냈다.
방금 삼켰던 마신교도의 상체가 문에 달려 있는 기괴한 형태. 양팔을 벌린 마신교도가 두 손을 하나로 모으며 주문을 외웠다.
“마신이시여, 당신의 뜻을 받들어…….”
주문과 함께 마계의 문 주위에 반투명한 검은 막이 만들어졌다. 보호막을 구성한 마신교도가 입꼬리를 올렸다.
“이제 끝이다. 이 보호막은 마계의 문이 열리기 전까지 지속할 테니까.”
“…….”
게임에서도 본 적이 있다.
별다른 공격 능력은 없지만, 방어 능력은 최고라 할 수 있는 흑마법. 시간을 끌어야 하는 마신교 입장에선 최고의 선택이다.
다만, 저 녀석이 모르는 게 있었다.
내가 저 방어막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거.
“세리아, 던전으로 가자.”
일단은 마계의 문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기를 생성하고 있는 던전을 처리하는 것이 첫 번째다.
던전으로 가기 전에 메시지 하나를 남겨 놓았다.
-던전을 공략하기 전까지 힘을 보충할 것. 추가 인원 파견 금지.
이 안에 벌어질 던전은 소수로 움직이는 게 편하다. 괜히 도와주겠다고 더 들어왔다간 공략이 더 어려울 수 있었다.
“들어가자.”
걸음을 옮겨 던전으로 몸을 날렸다.
* * *
버닝헬의 소장실은 매우 바빴다.
밖에서 처리하던 비서 한 명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아서, 추가 인력을 뽑아 업무를 분담했다.
“소장님, 레샤 왕국과 애드리안 왕국에서 파견 나온 인원들이 도착했습니다.”
“소장님, 특임단들도 막 복귀했다고 합니다.”
“레딘이 공급한 포션을 배급하고 지금 당장 지하 감옥으로 보내게.”
루켈은 빠르게 일을 처리했다.
도착과 함께 바로 지하 감옥으로 내려간 인원들은 빠르게 정리를 하며 더 밑으로 내려갔다.
“소장님, 지하로 내려간 특임 3단의 단장으로부터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지하 5층에 돌입. 죄수들을 전부 제압했다고 합니다.”
“특임 4단의 단장으로부터 보고입니다. 지하 6층에 있는 죄수들을 제압하고 안전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지하 7층에 수감했던 네크로맨서가 리치가 되었다는 보고입니다. 현재 레샤 왕국에서 파견한 이자벨이 대치 중이라고 합니다.”
빠르게 올라오는 보고들은 전부 좋은 소식들이었다.
지하 감옥을 빠르게 확보했고.
그 과정에서 크게 다친 이들도 없었다.
“지하 7층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지하 8층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현재 레딘과 세리아는 지하 9층으로 내려갔다고 합니다.”
“특임 3단 단장이 보낸 촬영 구슬입니다.”
비서가 구슬을 활성화시켰다.
구슬 안에는 좁은 계단이 보였다. 점점 밑으로 내려가자 버닝헬의 깊숙한 곳이라 할 수 있는 9층이 나타났다.
계단 끝에 있는 던전.
그 너머에 있는 마계의 문.
“현재 상황은 어떤가?”
루켈의 질문에 비서가 답했다.
“레딘과 세리아가 던전으로 들어갔고, 자신들이 공략할 때까지 대기하라는 메시지가 있었다고 합니다.”
“소장님, 케르베로스 측으로부터 급보가 들어왔습니다.”
루켈이 시선을 돌려 오른쪽에 있는 교도관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교도관이 침을 삼키며 입을 열었다.
“12사도 중 한 명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마계의 문을 발견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