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e as a prison guard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196)
196화 제3차 성마대전 (4)
성벽의 문이 열렸다.
아군이 힘찬 함성과 함께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들의 가장 선봉에는 레베카를 비롯한 왕실 기사단이 있었다.
레베카의 앞으로 적들이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어딘가 하나씩 이상한 부분이 있었다.
누군가는 귀가 길었고, 누군가는 상체가 크고, 누군가는 하체만 크는 등, 인간보다는 수인에 좀 더 가까워 보였다.
“우락카람 쿠라무!”
의사소통하는 말 또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베른 대륙 공용어가 아니었다.
마족.
고대 왕조에 기록된 이야기에 따르면 바알이 마계라는 곳에서 만든 자들이라고 적혀 있었다.
“전원, 검을 뽑아라!”
스르릉!
스릉!
사방에서 검을 뽑는 소리가 들렸다.
레베카는 좀 더 속도를 올리며 손에 든 검을 크게 휘둘렀다.
마나를 담은 일격이 전방을 향했다.
촤아아악!
푸른 실선이 생기고 그 위로 힘이 담겼다. 가장 선두에 있던 적들의 목이 일순간에 베어졌다.
바닥을 구르는 머리와 함께 마족들이 바닥에 쓰러졌다.
앞에 있던 이들이 쓰러지니 뒤에서 달려오던 이들도 발이 꼬이며 대열이 흐트러졌다.
이틈을 노려 적진 안으로 파고들었다.
“강한 이들 먼저 처리하세요.”
레베카는 왕실 기사단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들은 애드리안 왕국을 대표하는 검이었다. 다른 이들이 못 해 주는 것들을 해 주어야만 했다.
적진 곳곳에 있는 심상치 않은 마족들.
평범한 마족들은 뒤에 있는 다른 기사나 병사로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가자!”
“눈에 보이는 적들을 전부 죽여라!”
왕실 기사단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다가오는 적들을 손쉽게 정리하며 실력자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뒤이어 오는 기사와 병사들이 일반적인 마족들과 맞붙었다.
레베카는 다가오는 적들을 쓰러트리며 이 녀석들을 이끄는 수장을 찾았다.
“저긴가.”
무리에서도 가장 뒤에서 느껴지는 강한 기운. 앞에 있는 마족의 머리를 밟으며 높게 도약했다.
기운이 느껴진 곳에 적의 수장이 있었다.
보랏빛 눈동자를 가졌으며 수염이 길게 자라나 있는 백색 피부를 가진 인간. 이마에는 뿔이 있었다.
그가 할버드를 쥐고 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소.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보며 즐겁다는 듯이 웃었다. 뭐가 그렇게 웃긴 걸까. 레베카는 적의 수장이 있는 곳으로 몸을 날렸다.
서걱!
마나를 담아 검을 크게 휘두르자 전방에 칼날이 만들어지며 일직선으로 퍼져 나갔다.
적들이 쓸려 나가며 길이 생겼다.
그곳을 따라 빠르게 달리며 적의 수장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챙!
적의 수장이 창으로 검을 가볍게 막았다. 긴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레베카를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네가 여기서 제일 세냐?”
베른 대륙 공용어를 쓰는 마족.
“맞다면?”
“잘됐네. 안 그래도 찾으러 가기 귀찮았는데. 반갑다. 내 이름은 로카. 너를 죽일 저승사자의 이름이니 꼭 기억해.”
로카가 창을 들어 올리며 무지막지한 힘으로 레베카의 검을 쳐 냈다.
손에서 화려하게 움직이는 창.
회전하는 창이 레베카를 노리며 날아왔다. 너무나도 빨라서 환영이 남을 정도였다.
레베카는 정신을 집중하며 검후에게 배운 난화를 사용했다.
빠른 공격엔 빠른 공격.
환격에는 환격.
레베카의 검에서 꽃이 피어났고, 바람과 함께 꽃잎이 휘날리며 로카의 시야를 가려 버렸다.
카가가강!
챙! 챙!
서로의 공격이 허공에서 맞부딪치며 거대한 충격파를 휘날렸다. 계속해서 터져 나가는 충격파에 옆에 있던 마족들이 터져 나갔다.
콰아앙!
서로 무기를 떨어트리며 거리를 벌렸다.
레베카는 호흡을 정리하며 로카에 대한 정보를 정리했다.
속도도 빠르고 힘도 강했다.
형식이 없는 변칙적인 공격을 자주 사용해서 상대하는 게 까다로운 편이었다.
고오오오!
로카의 몸에서 마기가 흘러나왔다. 엄청난 기세를 내뿜으며 하늘로 크게 도약했다. 창에 모이는 마기가 창 끝에 모였다.
위험하다는 직감이 절로 들었다.
저 공격을 허용했다간 이 주변 일대가 날아갈 터. 레베카는 검을 들어 올리며 양손으로 잡았다.
저 공격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수련해 온 애드리안 왕국 검술이라면 충분이 가능했다.
“후우…….”
실전에서 써 보는 것은 처음이지만.
우우웅!
검에 마나를 불어넣어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었다. 그리곤 자세를 잡으며 마나를 회전시켰다.
“큭큭큭. 어디 한번 막아 봐!”
로카가 손에 쥐고 있던 창을 있는 힘껏 던졌다. 창끝에 어려 있던 마기가 폭발하며 쏟아졌다.
마기가 거대한 창날을 만들어 냈다.
그 안에서 느껴지는 기운을 느끼며 검을 위로 들어 올렸다. 회전하는 마나와 함께 파도를 연상시키며 검을 휘둘렀다.
오러 블레이드가 사방으로 퍼져 나가며 푸른 물결을 만들어 냈다.
거센 파도는 마기로 만들어 낸 창을 막아 냈다.
콰아아아앙!
* * *
라비노 왕국.
왕좌에 앉아 있는 파비안의 곁으로 비비안이 다가왔다. 뒤에서 조용히 목을 껴안은 비비안이 입을 열었다.
“적들이 오고 있어.”
“그래.”
파비안은 비비안의 손을 잡았다.
뱀파이어가 되면서 따스함을 잃어버렸지만, 마음속 뜨거움만큼은 그대로 전해져 왔다.
다가오는 적들.
이미 주둔지로부터 보고가 왔다. 마계의 문이 열린 것으로 추정되며, 그곳에 있는 마족들이 각 왕국을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
“오늘만을 기다려 왔어.”
아버지와 직접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눈 건 아니었다. 그래서 아버지에 대해 잘 모르고 살아왔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알았다.
아버지가 얼마나 자신을 사랑했는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왕국에서 어떤 취급을 받아 왔는지.
처음으로 후회라는 것을 했다.
“아버지…….”
만약 살아 계셨다면 하고 싶은 일이 많았겠지만. 아버지는 마신교에 의해 목숨을 잃으셨다.
“복수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이미 이복형과 왕비. 그 뒤에 있던 가문들을 처리했다. 하지만 그것으론 만족할 수 없었다.
아버지를 진짜 죽인 것은 마신교.
그들이 이 세상에서 지워 버리고 싶었다.
“파비안, 온 것 같아.”
비비안의 말에 파비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혈술을 이용해 몸을 박쥐로 만들었다.
흩날리듯 수십 마리의 박쥐가 되어 왕국을 빠져나갔다.
성벽 너머로 다가오는 적들이 보였다.
압도적인 숫자도 숫자지만, 그들 사이에 보이는 수장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었다.
성벽 위에 다시 몸을 만들고 섰다.
뒤이어 비비안이 모습을 드러냈고, 성벽 곳곳에 숨어 있던 뱀파이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인간 병사와 기사들은 뒤로 물린 지 오래였다.
성벽을 가득 채운 뱀파이어들과 함께 다가오는 적들을 바라봤다.
파비안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온다. 적들을 맞이하러 가자.”
자리를 박차고 뛰어내린 파비안의 몸이 박쥐로 변해 적들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그 뒤로 엄청난 무리의 박쥐들이 움직였다.
하늘을 검게 만든 박쥐들이 마족들이 있는 곳으로 도착하며 자신들의 원래 몸으로 변했다.
날카로운 이빨로 마족의 목덜미를 물어뜯었다.
마기가 잔뜩 느껴지는 피.
자칫 잘못하면 마기에 침식당해 죽을 수도 있었지만, 그것들에 대한 대비가 전부 되어 있었다.
마신교의 인물들을 이미 수하로 만든 파비안.
그들을 이용해 다른 수하들에게 마기 저항력을 극도로 높여 놓았다.
“전부 쓸어버려라.”
파비안의 담담한 말투.
뱀파이어들이 눈을 번뜩이며 마족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적의 수장이 움직였다.
녀석이 주먹을 쥐고 양팔을 벌렸다.
“일어나라! 너희는 이 정도로 죽을 자들이 아니다!”
힘찬 함성과 함께 마기가 쏟아졌다.
이미 죽어 있던 마족들이 몸을 꿈틀 거리며 일어섰다. 그들은 옆에 있는 뱀파이어의 팔다리를 잡았다.
“전부 찢어 버려라.”
적의 수장이 파비안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와 함께 사방에서 뱀파이어들의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죽어 나가는 뱀파이어들.
“이미 정보는 들었다. 뱀파이어라는 종족이 있고, 그들이 햇빛에 매우 약하다는걸.”
적의 수장이 손을 올리며 하늘을 쳐다봤다.
밝게 떠 있는 해.
파비안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이 맞아. 내 부하들은 햇빛에 약해서 제힘의 절반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 그런데 난 아니야.”
“너 혼자 우리 전부를 상대하겠다?”
“누가 나 혼자래.”
파비안의 눈이 번뜩였다.
피가 눈으로 모이면서 붉게 물들었다. 그와 함께 손에서 흐르는 피가 몸을 타고 머리 위로 올라가 왕관을 만들었다.
각성.
스산한 미소를 지은 파비안이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햇빛이 떠 있으면. 지우면 될 뿐.”
파비안이 주먹을 쥐는 순간. 머리 위에 있는 왕관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 하늘 위로 뿜어 나간 피가 거대한 원을 만들었다.
그대로 태양을 집어삼키며 거대한 공간을 만들어 냈다.
세상에 어둠이 찾아왔다.
뱀파이어들의 비명 소리가 잦아들고 마족들의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직도 자신 있나?”
“제법이구나. 하지만 우리 또한 어둠에 익숙한 자들이다.”
적의 수장이 자리를 박차며 파비안이 있는 곳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파앙!
파비안은 피로 방패를 만들어 적의 공격을 막아 내고, 다시 검을 만들어 역습을 노렸다.
촤악!
손에서 뻗어 나간 검이 수십 갈래로 나뉘며 수장의 목을 노렸다.
* * *
탑 7층.
온몸에 가해진 디버프가 4개.
왼쪽 팔을 쓰지 못하고, 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으며, 감각이 떨어지고, 온몸이 무거워졌다.
이런 상태에서 적을 상대해야 했다.
적은 거대한 둔기를 들고 있는 크기가 육중한 오크. 가시가 박힌 공에 쇠사슬을 연결해 놓았다.
후웅!
후웅!
바람을 가르며 가시 공이 빙빙 돌았고, 내 쪽을 향해 빠르게 날아왔다.
아라키스의 눈으로 방향을 예측하고 몸을 날리며 바닥을 굴렀다.
콰앙!
가시 공이 벽에 박혔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마나를 검에 담았다.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어 상대의 목을 노렸다.
촤르륵!
오크가 줄을 한 바퀴 감으며 내 검을 잡아챘다. 쇠사슬에 흘러들어 온 마나가 오러 블레이드인 내 검을 막아 냈다.
검을 놓으며 몸을 앞으로 날렸다.
오크의 머리를 잡고 다리로 녀석의 목을 감쌌다. 그대로 힘을 주고 녀석의 어깨에 앉았다.
아공간 주머니에서 포션을 하나 꺼내 입에 물었다.
목을 타고 흘러들어 가는 포션이 효과를 발휘하며 내가 가지고 있던 디버프들을 일시적으로 해제시켜 주었다.
회복 속도가 극에 달했기에 가능한 일.
일시적으로 돌아온 오른눈과 왼팔. 몸도 가벼워지고 감각도 빠르게 돌아왔다.
그 상태에서 문라이트를 꺼내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고 오크의 머리 위에 쑤셔 넣었다.
푸슉!
“크아아아아악!”
오크가 비명을 지르다가 손에 들고 있던 쇠사슬을 놓고 바닥에 쓰러졌다.
녀석의 위에 앉아서 한숨을 내쉬는 순간, 포션의 효과가 다하면서 디버프들이 다시 적용되었다.
“이제 2번만 더 고생하면 10층이네.”
다행이도 이 포션을 이용한 디버프 해제는 9층까지 사용이 가능했다.
바닥에 떨어진 검을 줍고 8층으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