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e as a prison guard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35)
35화 긴급 임무 (4)
“특임단원은 이미 죽었어. 녀석들은 특임단원이 가지고 있던 신분증을 이용해서 우리를 끌어들인 거야.”
마그네스의 새로운 대장.
독두꺼비 테리.
그는 작업과장 이전에 특임단이었으며, 그를 따라나선 이들 중에는 특임단도 몇 명 속해 있었다.
그냥 범죄자들이었다면 사용하지 못했을 신분증이, 그들의 손에 들어가게 되면서 역이용당한 거다.
보안 체계가 정립되지 않은 시기.
이러한 실수와 경험들이 쌓이면서 좀 더 완벽한 특수 조직을 만들어 내겠지만. 이왕이면 당하지 않는 것이 최고다.
좀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
“따라오는 적들은 없었습니까?”
“전부 처리하긴 했지만… 이곳도 안전하진 않아. 곧 녀석들이 찾아올 거야.”
해리스가 힘겹게 말을 이어 갔다.
“지금 당장 이곳을 빠져나가서 본부에 이 사실을 알려야 해.”
이대로 몸을 빼는 건 어렵지 않다.
레베카가 해리스를 담당하고, 내가 흔적을 지우면서 이동하면 녀석들에게 잡히지 않을 자신이 있다.
다만.
그렇게 움직인다면.
지금 잡혀 있는 체포조 인원들의 목숨을 장담할 수가 없다. 누군가는 운 좋게 살아남을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전부 죽을 수도 있다.
후우.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봤다. 특임단으로서 오랜 경험이 있는 해리스가 위험하다고 하는 상황이다.
그건 두말할 게 없다.
그럼 그 위험을 혼자서 감수할 만큼의 가치가 있냐고 묻는다면, 그것 또한 고민 없이 고개를 끄덕일 거다.
세리아가 가진 그림자의 힘.
후에 그녀를 따를 브라셀 조직.
그리고 미친 마법 재능을 가진 헤더. 그가 초마력탄 개발을 맡는다면 좀 더 이른 시기에 내가 그 힘을 쓸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체포조를 구할 가치는 충분하다.
“혼자 움직이겠습니다.”
해리스가 단호하게 막아섰다.
“한창 정의감이 치솟을 때라는 건 알아. 하지만 이번엔 진짜 위험해. 그러니 내 말 들어.”
“할 수 있습니다.”
“명령이야.”
해리스의 눈빛을 보면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품에 있던 말린 종이를 꺼냈다.
마렉을 통해 얻은 자료.
마그네스의 아지트 내부 구조와 간부들만이 아는 비밀 통로에 대한 것들이 적혀 있는 종이였다.
그걸 해리스에게 건넸다.
종이를 열어서 내용을 확인한 해리스의 눈빛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확인하고 입을 열었다.
“버닝헬에서 얻은 정보입니다.”
“버닝헬?”
“마그네스 소속이었던 자에게서 얻어 냈습니다. 비밀 통로를 이용한다면 체포조를 빼 오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겁니다.”
“잠깐.”
해리스가 손을 들어 올렸다.
“버닝헬이라면 수감자에게서 얻은 정보란 뜻이야?”
“맞습니다.”
“이 정보가 거짓이 아니란 건 어떻게 증명할 수 있지?”
모든 걸 설명하기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마그네스에서 우리를 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을 거다.
“정보는 확실합니다.”
“…….”
“일이 다 끝난 뒤에 차분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지금은 체포조를 구하는 게 우선입니다, 선배님.”
“후우…….”
해리스의 눈빛이 나를 향했다.
“계획은?”
“제가 미끼가 돼서 움직일 겁니다. 마그네스 조직의 이목을 끈 다음 비밀 통로로 아지트에 들어가 체포조를 구할 생각입니다.”
“미끼는 나와 레베카가 맡는다.”
‘위험할 거다.’, ‘그 몸으로는 무리다.’ 같은 말은 하지 않았다.
해리스 또한 이 상황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뿐더러, 이미 녀석들의 표적이 된 해리스만큼 확실한 미끼가 없다.
무엇보다.
레베카가 곁에 있는 이상 쉽게 잡히진 않을 거다. 그녀가 진짜 실력을 전부 꺼낸다면 상대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테니까.
“알겠습니다.”
“좋아. 녀석들이 이곳을 알아내려면 그래도 시간이 좀 걸릴 테니, 그동안 유령걸음을 알려 줄게. 익혀 두면 임무를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야.”
* * *
밤이 찾아왔다.
“이거 진짜 효과가 있잖아?”
해리스가 팔다리를 움직이며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작은 잔재주입니다.”
빠른 회복을 위해 해리스의 혈도를 활성화시켰다. 그 덕분에 몸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는 회복이 되었지만.
여전히 상태는 좋지 않았다.
좀 더 오랜 시간이 있었다면 상태가 훨씬 좋았을 테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이동하자.”
어둠을 타고 해리스와 레베카가 몸을 움직였다. 그 둘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반대쪽으로 이동했다.
지붕 위를 따라 빠르게 달렸다.
마나로 최대한 몸을 가볍게 만들고, 발바닥에 마나를 작게 퍼트려 소음을 없앴다. 몸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주위는 고요했다.
해리스에게 배운 유령걸음.
몇 번의 설명과 실습으로 쉽게 익힐 수 있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하룬겔의 심득 덕분이었다.
그가 가진 경험과 마나 운영법.
그것들이 해리스의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고, 더 나아가 높은 경지에 다다르게 해 주었다.
가르쳐 준 해리스조차 감탄할 정도로.
“젠장! 이 늦은 밤에… 귀찮게.”
“하아아암. 빨리 죽이고 오자고.”
죽은 자의 가면으로 보았던 초록집.
그곳에서 다수의 사람이 밖으로 걸어 나왔다. 하나같이 망토로 얼굴을 가린 채 보타만 영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근데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던데?”
“그럼 둘 다 죽이면 되지.”
해리스와 레베카가 모습을 드러내고 움직이기 시작한 모양이다.
그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본 뒤.
죽은 자의 가면을 이용해 브롤 항구에 찾아왔던 조직원 중 하나로 모습을 바꿨다.
[죽은 자의 가면을 사용합니다.] [가이로 변신합니다.]지붕에서 내려와 초록문 앞에 섰다.
문을 열자 안쪽에서 퀴퀴한 냄새가 흘러나왔다. 낡은 집안에 온갖 술병이 널브러져 있었다.
곳곳에는 곰팡이가 보였다.
기억을 더듬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감각을 끌어올려 인기척을 살피고, 안쪽에 있는 비밀 통로를 따라 밑으로 내려갔다.
빠르게 걸었다.
작은 공간과 함께 마그네스 조직원의 모습이 보였다. 나무 의자에 앉아 있는 그의 앞에 다가가며 망토를 벗었다.
그러자 조직원이 아는 채를 해 왔다.
“가이냐? 타이밍도 좋네.”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는 걸을 보며 역으로 물었다.
“뭔 일이라도 있어?”
“버닝헬 쪽에서 보낸 놈들이 온 모양이야. 지금 막 그놈들 잡으러 다들 끌려 나갔다.”
“개꿀이네.”
“그건 그렇고 테리 님이 시킨 일은?”
“확실하게 마무리 짓고 왔지. 이쪽은 어때? 남은 녀석 중에선 조직에 들어오겠다는 놈 있어?”
조직원이 입술을 떨며 고개를 저었다.
“이번 놈들은 꽝이야.”
“그럼 어떻게 한데?”
“계집애는 반반하게 생겼으니 살리고 사내새끼 둘은 죽이겠지. 근데 한 놈은 어디 갔어?”
“곧 만나게 될 거야.”
검을 뽑아 조직원의 목을 베었다.
[대상을 죽였습니다.] [저주받은 영혼을 수확합니다.]바닥에 축 늘어진 시체를 두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꽤 오랜시간이 지났지만, 구조는 마렉이 알고 있는 그대로였다.
체포조가 갇혀 있는 곳은 고문실.
발걸음을 옮기며 주변 정보를 머리에 담았다. 독두꺼비가 자리잡은 아지트치고는 사람이 너무나도 없었다.
마그네스의 3대장.
그를 따르는 이는 아무리 적어도 수천 명이 넘어갈 거다. 그런데도 조용하다는 건, 이곳은 임시 아지트란 뜻이다.
진짜는 따로 있을 거다.
그렇다면 오히려 부담 없이 움직일 수 있다. 독두꺼비를 따르는 강자들은 이곳이 아닌 진짜 아지트에 있을 테니까.
좀 더 속도를 올렸다.
고문실이라고 적힌 낡은 철문이 나타났다. 그 앞으로 발걸음을 죽이고 다가갔다. 작은 틈으로 내부를 확인했다.
스륵!
안에는 익숙한 얼굴들이 있었다.
돌로 된 벽에 기대어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세리아와 자신의 다리를 끌어안은 채 고개를 푹 숙인 헤더.
그리고 겁을 먹은 중년의 남성까지.
세 명이 모두 살아 있는 것을 확인하곤 카이로를 뽑았다. 새하얀 검신에 마나를 불어 넣고 철문을 그대로 베었다.
서걱!
두부처럼 잘려 나간 철문이 바닥에 떨어지며 안에 있던 세 명의 시선이 내 쪽으로 쏠렸다.
죽은 자의 가면을 해제하고 망토를 뒤로 넘겼다.
“구하러 왔습니다.”
“레딘……?”
헤더의 표정이 밝아졌다.
“속지 마! 뒤로 물러서.”
중년의 남성이 세리아와 헤더의 앞에 서며 몸을 떨었다. 그에게 특임단 전용 신분증을 보여 주고 활성화하는 것을 보여 주었다.
“특임 7단 레딘입니다.”
“…진짜냐?”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일단 수갑부터 풀겠습니다. 손을 앞으로 내밀어 주시죠.”
세 명 모두 마력을 억제하는 수갑을 차고 있었다. 버닝헬에서 사용하는 것과는 모양이 달랐다.
“열쇠가 필요해.”
세리아의 말에 입구에서 챙겨 온 열쇠를 꺼내 들었다. 먼저 세리아의 수갑을 풀기 위해 다가갔다.
우웅!
수갑을 잡자 몸 안에 흐르던 마나가 느껴지지 않았다. 수갑에 닿는 건 전부 마나를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다니…….
자연스럽게 독두꺼비 테리가 데리고 있는 자가 떠올랐다.
미쳐 버린 마도공학자.
그 녀석이 만든 게 분명하다.
철컥.
남은 두 명의 수갑도 풀었다. 그리곤 손짓을 하면서 그들과 함께 고문실을 걸어나왔다.
그리고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아라키스의 눈에 의해 세상이 붉게 물들었다.
위화감에 감각을 더욱 끌어올렸다.
주변에 다가온 적이 있는 건 아니었다. 다시금 주변을 돌아보았다. 붉은색의 진함을 보면 아직 시간적 여유는 충분했다.
그 사이에 파란색 실이 보였다.
일렁이는 파란색 실은 내가 걸어왔던 입구가 아닌 비밀 통로를 이용해야만 내려갈 수 있는 지하를 가리키고 있었다.
고민할 게 없었다.
“지금부턴 빠르게 움직이겠습니다.”
몸을 날렸다.
파란색 실을 따라 빠르게 밑으로 내려갔고, 그 과정에서 곳곳에 설치된 마력 폭탄들이 보였다.
너무나도 많았고.
너무나도 크기가 컸다.
지하에 가득한 마력 폭탄에서 붉은빛이 번쩍이며 삑삑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제 곧 폭발하게 될 거다.
“이… 이건 자살 행위야!”
중년 남성이 비명을 질렀다.
“난 죽고 싶지 않아!”
“살고 싶으면 따라오셔야 합니다.”
그리곤 다시 몸을 움직였다.
세리아와 헤더가 별말 없이 뒤를 따라왔고, 중년 남성은 고민하더니 위쪽으로 빠르게 달려 나갔다.
구태여 잡진 않았다.
“이리로.”
푸른 실을 따라 간 끝에는 막혀 있는 벽이 있었다. 실은 벽을 관통한 채 일렁였다. 저 너머에 활로가 있다.
검을 뽑으며 헤더와 세리아를 뒤로 살짝 물렸다.
그리곤 검에 마나를 불어넣으며 폭풍베기를 사용했다. 검이 빠르게 움직이고 거대한 폭풍이 일어나 벽을 집어삼켰다.
쿠구구구궁!
무너지는 벽과 흙먼지.
그 너머에 검은색 포털이 보였다.
푸른색 실은 그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동시에 세상이 완전 빨갛게 물들었다.
“달려!”
콰아아아아앙!
* * *
보타만 자작은 창문 너머로 보이는 거대한 폭발을 바라보았다. 검은 연기가 치솟아 오르고 폭발의 여파로 인해 창문이 파르르 떨렸다.
“크게도 벌렸군.”
그러자 뒤에 있던 소파에서 테리가 낄낄거리며 웃었다.
“잡초가 있으면 농작물을 제대로 키울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자라기 전에 뽑았을 뿐입니다.”
“이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가?”
“예. 그럼요.”
“이젠 어떻게 할 생각이지?”
테리는 품에 있던 고급 와인을 한껏 들이켜더니 입술로 혀를 핥았다.
“저희 고객님들이 불안에 떨지 않으려면 그 근원을 없애 버리면 되지 않겠습니까.”
“무슨 뜻이지?”
테리가 입꼬리를 길게 올렸다.
“버닝헬을 무너트릴 생각입니다.”